프리모 레비를 처음 읽고 약 일주일 동안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내 몸은 덜덜 떨리거나 경련을 일으켰다. 타데우쉬 보로프스키의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는 책상의 가장자리를 꼭 붙잡고 읽었다. 하지만, 그 뒤로 몇 년동안은 대체로 멜로드라마 같은 책들 사이를 헤매다가 마침내 케르테스의 <운명>을 읽고 다시 한번 도전을 받은 기분이었다. -p301


서경식 작가의 책을 읽고 프리모 레비를 알게 되었고, 그의 책들을 찾아 읽었다. 홀로코스트는 상상을 초월한 일이라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 잔상이 너무 강하게 남는다. 이 문장을 읽다가 <신사 숙여 여러분,가스실로>라는 책이 있지만 읽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냈고, 큰 맘 먹고 꺼내 읽었다. 

















창비 세계문학 전집 중 폴란드편으로 총 6편의 소설이 수록되어있다. 표제작인 이 작품은 30페이지 정도의 단편이다. 일단, 이 작품만 읽었다. 저자(1922~1951)는 나치 검열을 피해 출간한 시집이 빌미가 되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감금되었다가 전쟁이 끝난 후 풀려났다. 작품 활동을 하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아우슈비츠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더더욱 소설 속 내용이 소설이 아닌 현실로 받아들여졌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싣고 들어오는 기차. 그들이 가져오는 물건들은 한쪽으로 쌓이고,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다시 트럭에 실려 수용소와 소각장으로 끌려갔다. 눈 앞에 놓인 현실은 까마득히 모른채 밀려가는 사람들. 사람이 비워진 기차 안에는 더위에 질식한 사람들, 갓난 아이들의 시체가 뒹굴고, 그 시체들도 바로 소각장으로 보내졌다. 


수송열차가 도착하면 물건을 챙기고, 소각장으로 보내고 하는 작업들을 하는 사람들 중 '나'의 시선이다. 누군가는 죽지만, 그들로 인해 배를 불리는 사람들, 그들의 대비가 너무나도 공포스러웠다. 


저자는 그 고통으로 인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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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4 08: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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