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어머니(시어머니)위 대소변을 처리해야 했을 때, 당혹스러웠다. 어머니의 치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 기어이 여기까지 오고야 말았다는 사실이, 슬프고 아팠다.-p 23
어제 엄마 보러갔다가 패드를 갈아드리고 왔다. 덩치가 있으시다보니 힘이 든다. 하지만, 힘이 들기는 엄마또한 마찬가지라정리를 마치고, 엄마 고생했어라고 말했더니, 네가 더 힘들지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또 얼마나 고마운지.
엄마 스스로 목욕을 하기도 힘들어 목욕을 시켜드린지는 몇 년 되었지만, 작년에 욕창으로 수술을 받으시면서부터는 패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엄마 대소변을 처리하는 것에 이젠 익숙해졌다. 참으로 이상한 것이 비위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케어를 하는데 있어서는 전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엄마, 나 애기때 기저귀 갈아줬다고 지금 나한테 엄마 기저귀 갈라고 하는거야?" 라는 농담을 던지고는 서로 웃곤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런 상황까지 왜 와야했을까 수도 없이 생각하지만,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한없이 슬프고 아프지만 피할 수도 없다. 하지만, 아빠 덕분에 요양 보호사의 힘을 빌어 집에 계실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싶다. 가장 힘든 분은 아빠라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아빠 힘을 덜어드리기 위해 마음을 쓰지만, 항상 부족하다. 엄마, 아빠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는 날이 없다.
노년의 책 서른여섯 권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 내가 읽은 책은 그 중 두 권 시몬 드 보부아르의 <아주 편안한 죽음>과 권남희의 <스타벅스 일기>뿐이었다. 노년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기를.
책의 시작은 시어머니가 2025년 1월 20일 세상을 떠났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내 시어머니도 2025년 2월 28일에 돌아가셨는데, 다정했던 어머니가 보고싶다. 어머니는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다 하시다가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들어가신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해 더 아쉽다. 어머니 뵈러 한 번 다녀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