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한비자>를 넘어서서 <묵자2>를 읽고 있으니,

너무 편하고 여유롭고 행복하다.^^;;

490페이지 분량임을 알고 '후훗!'하는 여유로운 감탄사가 나왔고,

읽으면서 벽돌 <한비자>에 비해 너무 쉽게 줄어드는 페이지 수 때문에

행복했다.

높은 산을 넘고 휴식 겸 동네 뒷산을 오르는 기분이랄까.

<묵자2>의 문장들이 술술술 머릿속에 잘 들어오고.

(이건 아마 분량 때문에 생긴 착각일 것이다.

'논변'을 중심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장과 표현을 구사하는 <묵자2>의 초반부는

<한비자>에 비해 결코 쉽게 읽힐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기분이 좋아서 묵자가 주장하는 차별 없는 사랑인 '겸애'

알아서 솟아나올 지경이다.^^;;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책을 파악하는 이성적인 부분만큼이나,

책을 받아들이는 감성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묵자2>를 읽는 경험은 그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독서의 경험으로 내게 다가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비자 - 난세 리더십의 보고 한비자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447페이지. 처음에 이 책을 읽으려고 했을 때는 몰랐다.

이 페이지 수의 존재감을.

그냥 조금 두껍고 무거운 책이려니 했다.

하지만 읽어나갈수록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처음에 책을 들었을 때 느꼈던 책의 무게는 읽으려고 가지고 다닐수록 더욱 더 무거워졌다.

처음의 무게에 비해 나중에 책을 들었을 때가 10배 더 무거워진 느낌이랄까.

분량에 대한 느낌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책의 분량에 대한 압박감은 더 심해졌다.

500페이지를 읽어도 33%를 읽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그 경악감이란.

다른 책 두 권을 읽은 분량인 700페이지를 읽었을 때,

50%정도 읽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혹시 못 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가 몇번이나 포기하려고 책을 덮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책을 읽어나갔다.

마지막에 다 읽고 나서 어찌나 안도감이 들던지.

이제야 다 읽었다는 생각과 함께.

책을 다 읽고 이 책에 대한 생각을 한번 정리해봤다.

보통 이런 류의 두껍고 무거운 책을 벽돌책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나에게 인간사랑판 <한비자>는 벽돌책이 아니라

그냥 '벽돌'이었다.

책이 아니라 진짜 벽돌을 들고 다닌 느낌이랄까.

들고 다니며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책의 용도가 아닌

온갖 다른 용도로 이 책을 사용하는 상상을 했다.

흉기,방어도구,방탄복 대용 등등.

책의 내용보다는 책에 대한 느낌이 더 강하다는 건,

나에게 이 책이 한비자의 사상을 담은 책으로서 다가온 게 아니라,

그냥 두껍고 무거운 벽돌로서 더 다가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벽돌에 대한 느낌이 한비자의 사상을 몰아냈다고 해야할까.

한비자가 하늘에서 들으면 대노할 일이지만,(^^;;)

나에게 인간사랑판 <한비자>는 딱 벽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벽돌은 벽돌인데 그 안에 한비자의 사상이 담긴 정도.

결론적으로 내게 이 책은

유익한 지식을 전해준 벽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총 1447페이지의 인간사랑판 <한비자>.

1447페이지의 고지 등반을 위해 노력 중인데

여전히 힘드네요.^^;;

837페이지를 읽었는데 이제 겨우 절반을 넘은 정도...

다른 책 같았으면 두 권을 읽고도 남을 분량인데,

겨우 절반을 조금 넘은 정도라니...

힘들고 숨이 막히지만 포기는 없습니다.

고지 정복을 위해 앞으로 전진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공사 때문에 한달동안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슬퍼질려고 했는데...

공사까지 남은 기간동안 1인당 최대 50권까지 대출하고 대출기간은 한달로

하는 일종의 한정 이벤트(??)를 연다는 글을 보고,

'오!!!!!'라는 감탄사를 속으로 외치며 도서관으로 달려갔습니다.

50권을 빌릴 것을 기대하며.

그런데 기대는 산산조각났습니다. ㅜㅜ

일단 50권을 빌릴려면 기계가 아니라 직원에게 가라고 하더군요.

여기서부터 뭔가 불안하더군요.

직원에게 가서 책을 내미는데

20권을 넘어 30권째를 넘게 빌리니...

30권을 넘게 빌리니...

무슨 동물원 원숭이 보듯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아니 지들이 빌리라고 해놓고,

왜 많이 빌리니까 이상하게 쳐다보고 그래!!!

그럴거면 50권 빌리라고 하지 말던가...

너무 열받아서 36권만(??) 빌리고 나왔습니다.

열받은 김에 다음에는 반드시 50권을 다 빌리겠다는 각오를 하고.

*추신: 다음에 가니 저보다 많이 빌리는 사람님들이 있더군요. ㄷㄷㄷ

직원들은 이제 그런 사람들에게 적응했다는 듯이 무덤덤하고...

아니 그럴거면 나도 덤덤하게 쳐다보던가...^^;;

2.

인간사랑 출판사에나 나온 <한비자>를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총 페이지수가 1447페이지라 여러모로 너무 힘듭니다.

일단 들고다니기가 너무 너무 힘듭니다.

무겁고 크고 잘 들어가지도 않고.

진짜 책이 아니라 벽돌을 들고 다니는 기분.

그리고 읽어도 읽어도 페이지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분명히 300페이지를 넘에 읽었는데 1/10도 줄어들지 않는 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이걸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불신이 들더군요.

무겁고 크고 읽어도 페이지 수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 속에서 제 정신이 이상해지나(??) 봅니다.

이 책으로 사람을 공격하거나 다른 사람의 공격을 막거나

방탄복 대신 이 책으로 총알을 막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는 것처럼.

하여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겠습니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DYDADDY 2019-02-18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권이면 하루에 두 권은 읽어야겠군요. 다음번에는 카트를 가져가시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짜라투스트라 2019-02-19 09:50   좋아요 1 | URL
네 알겠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9-02-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번주에 초췌하시던 것이었습니까?

짜라투스트라 2019-02-19 10:56   좋아요 0 | URL
ㅋㅋㅋ

cyrus 2019-02-19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사 때문에 한 달 동안 도서관 휴관하는 건 새 발의 피예요. 제대로 공사를 하면 일 년 반 정도 휴관하는 도서관이 있거든요. 제가 근래 몇 년 동안 제가 다니는 도서관 두 곳이 일 년 공사하여 새 건물로 단장했어요.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이 없으면 그 도서관 두 곳에 가게 되는데 공사 기간 때문에 이용하지 못했어요. 책은 빌릴 수 있지만, 제한적이에요.

도서관이 50권 대출 이벤트를 하는 것에 납득이 되지 않아요.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벤트를 만들었는지... ^^;; 책 한 권이든 50권이든 한 달 동안 대출해서 마음껏 읽을 수 있다고 해도 책을 반납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요. 한 달이라는 대출 기간 내에 책을 분실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엔 도서관이 손해를 보는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짜라투스트라 2019-02-21 13:57   좋아요 0 | URL
네, 그런 부분도 있겠죠.^^
 
개와 하모니카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와 하모니카 -에쿠니 가오리-

 

*원래라면 제가 집중적으로 읽고 있는 ‘동양고전’ 관련된 책 리뷰를 써야하지만 어찌어찌하다보니 소설 리뷰를 먼저 하게 됐네요.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한 번 써보겠습니다.^^;;

 

철학책을 읽는다는 건, 무언가 옳고 그름을 따지는 ‘당위’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말과 같습니다. 제가 요새 집중적으로 읽고 있는 동양고전들도 동양철학이라는 영역에 포함되기 때문에(자세하게 파고들어가면 여기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지만 일단 복잡한 문제이기에 이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무수한 ‘당위’의 세계들을 헤치고 다녔습니다. 이 주장과 저 주장이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닮았으며 어떤 주장들이 시대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지나서 결국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그 세계를. 당위의 세계들을 떠돌고 다니다 보니 의식적으로는 느끼지 못했지만 제 뇌가 피곤했나 봅니다.^^;; <개와 하모니카>라는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을 읽는데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지지 않아서 너무 편안하고 좋다’라는 뇌의 메시지가 전해졌거든요. ㅎㅎㅎ

 

제 뇌가 전해온 메시지를 곰곰이 들여다보며 생각해봅니다. 그 메시지가 전하는 건, 철학책의 세계와 소설책의 세계가 다르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철학책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파고듭니다. 필연적으로 철학책은 가치판단이 된 상태로 독자 앞에 나타납니다. 그에 비해 소설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들을 그 자체로 보여줍니다. 소설에서 가치판단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 달려있습니다. 물론 소설도 완벽하게 가치판단이 제거된 상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가치판단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어느 정도의 가치판단이 개입되었다고 소설이 철학책처럼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파고들어가서 따지는 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설은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책을 읽는 독자에게 보여주는 장르라는 것이죠.

 

어쩌면 제 뇌는 다음번 당위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나 봅니다. 휴식이 있어야 다시 당위의 세계로 들어가서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휴식으로서의 독서에 <개와 하모니카>가 잘 들어맞았다는 칭찬을 저런 형식의 메시지로 전했나 봅니다. 제 뇌가 제 자신에게 전하는 칭찬. 우습지 않나요? 본인이 본인에게 칭찬을 했는데 그 메시지를 해독하는 저 자신이라니. ㅎㅎㅎ

 

우스움과 더불어 소설을 읽으며 휴식하는 저 자신에게 또다른 말들이 떠오릅니다. 비평을 하지 않고 읽는 책읽기가 이렇게 편안하고 즐겁구나. 이건 저 자신의 분열증적인 책읽기에서 기원한 말입니다. 저는 소설을 읽으면서도 가끔씩 다른 스타일로 책을 읽는 또다른 저자신을 상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책읽기는 책읽기와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얼마나 먼지. 이 책을 읽을 때도 어떤 특정 철학사조 스타일로 비평을 하는 저 자신이 떠올랐고, 그 사람이 이 책이 얼마나 끔찍하고 잘못됐는지를 주장할 수 있는지를 상상하니 얼마나 싫던지.

 

비평가 스타일로 책을 읽는 저 자신을 상상하다가 다른 영역의 상상이 떠오릅니다. 이번에는 도덕,윤리를 들먹이는 도덕군자 스타일의 책읽기를 하는 저 자신이 등장합니다. 이 사람은 어떤 책을 읽든 도덕,윤리를 들먹이며 잠시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일탈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 사람은 일탈이 나오기만 몸을 부르르 떨며 비난의 말을 퍼붓기 바쁘고,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이해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일탈에 대한 욕만 하는 인간형입니다. 그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얼마나 몸을 부르르 떨며 욕을 할지를 생각하니 왠지 즐거워지네요. 이런 제가 이상한 사람일까요?^^;;

 

어찌되었든 <개와 하모니카> 읽기는 즐거웠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섬세하고 독특한 필체와 인물묘사가 펼쳐보이는 어떨 때는 이해할 수 있고, 어떨 때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군상들의 소소하지만 이색적인 삶의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으니까요. 제가 가닿을 수 없는 영역의 이야기라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에쿠니 가오리 스타일의 상상을 할 수 없는 인간이거든요.^^

 

에쿠니 가오리 스타일은 에쿠니 가오리 스타일대로 이해하면서 그것 자체를 즐기기를 한 것 같아요. 이건 어떤 책이든 그 책 스타일에 맞게 생각하면서 즐거움을 찾아내려는 저 자신의 독서 취향에서 기인한 것 같습니다. 딱히 커다란 주관이랄 것 없이 어떤 책이든 읽으면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책읽기를 하는 인간이 저이거든요. 물론 그런 저에게도 한계를 넘어서는 책들은 있습니다. 그런 책들에는 가차없는 비판을 합니다. 천개의 사물들이 있다면 그 천개의 사물 각각에서 재미를 찾아내고, 만 개의 사물들이 그 만 개의 사물 각각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그런 책읽기를 제가 하고 있는 것 같아 만족감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책읽기 여정을 할 예정이니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의 독서 여정을 기대하며 이 글은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