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명작선 107
강수성 지음 / 평민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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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어볼만한 희곡입니다.

결혼 상대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낸 여자. 광고를 보고 여자를 찾아온 두 남자, 장일남과 구이남. 이들이 동거하면서 서로가 마음에 드는 짝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가면서 한 달 후에 결혼을 위한 결정을 짓자는 합의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면서 결혼과 삶에 대한 묘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이 희곡이 가지는 재미이자 묘미입니다.



이 희곡 <짝>은 생활문화적 또는 아마추어적 연극단체(동호회나 동아리 같은)에서 다루기에 좋을 듯합니다. 작품의 수준이 높다 낮다 하는 그런 의미에서가 아닌, 명확한 구성과 코믹적 내용이 재미있게 무대화할 수 있을 것같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희곡이 그러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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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한국희곡명작선 118
김성희 지음 / 평민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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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동행
#김성희
#평민사
#한국희곡명작선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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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동행>은 고부갈등에 관한 이야기다.

고부갈등은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가 양산한 폐단 중에 가장 고약한 것으로 간주된다. 나의 입장은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가부장제를 무조건적으로 폐악스럽게 판단할 수만은 없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제도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는 사라져야 하거나 과감하게 수정되어야할 구시대적 유산에 불과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고부갈등은 시어머니로 대표되는 구세대적 여성과 며느리로 대표되는 신세대적 여성 사이의 투쟁적 갈등이다. 그 투쟁 사이에는 이를 중재해야 할 남성, 즉 시아버지나 남편이 늘 존재하지만 그들은 암묵적으로 고부갈등을 당연시하거나 외면하기 일쑤다. 간혹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결을 시도하고자 덤비지만 안타깝게도 남성들은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오히려 고부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만다.

희곡 <동행>은 고부갈등을 야기하는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나 고부갈등에서 비롯되는 여성 간의 투쟁의 주제를 한풀 걷어내는 기염을 보인다. 오히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서로를 바라보며 세대간의 이해와 여성으로서의 화해를 도모하는 모습에 집중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진부한 면이 없지 않지만, 고리타분하지는 않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갈등은 마치 죽어가는 화초를 닮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죽어가던 화초마저 살아난다는 적절한 비유와 장과 장 사이에 곁들어지는 다양한 짧은 회상 장면들이 희곡 <동행>을 읽는 재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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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과 아코디언 한국희곡명작선 56
윤한수 지음 / 평민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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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색소폰과아코디언
#윤한수
#평민사
#한국희곡명작선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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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희곡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서 희곡은 ‘무대상연을 위해 쓰여진 문학‘이다. 그런데 ‘무대상연을 위해 쓰여진‘이라는 문장에서 ‘위해‘라는 표현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이 단어는 ‘전제‘ 또는 ‘목적‘으로 대체될 수 있다.

즉, 희곡의 정체성은 무대상연 또는 공연 내지 연극에 목적을 두게 됨으로써 희곡의 최종 소비자는 관객일 수밖에 없게 된다. 관객은 희곡을 읽는 대상이 아니라 연극을 관람하는 대상이다. 관객은 독자가 아니다.

또한 희곡은 연극 제작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때 대본으로 전환된다. 희곡은 대본 이전의 순수 문학 상태의 것이고, 대본은 희곡이 연극 제작을 위해 전환(수정, 각색 등의 변화)된 것이다.

이 말은 종국에 관객은 순수문학으로서의 희곡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연극적 수단으로 변형된 희곡을 만나는 셈이다.

그렇다면 순수문학으로서 희곡의 독자는 누구인가? 1차적으로는 제작자이다. 희곡의 무대상연이라는 목적을 실현시켜 줄 기획자, 연출가 등의 제작자인 것이다. 그리고 2차적으로는 연극 배우 및 스텝들이다. 무대상연의 실질적 담당자들인데, 이들의 참여에서 희곡은 대본으로 전환되어 버린다. 그외에 연극관련 학과를 전공하는 또는 그쪽으로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 정도일 것이다.

한마디로 희곡은 극소수이자 특수한 독자들의 선택에 의해 읽혀질 뿐이다. 그것도 독서적 읽기라기 보다는 특수 목적을 위한 수단적 읽기에 불과하다랄까.

그럼에도... 희곡이 일반적으로 읽혀지길 바라고 바랄 뿐이다. 셰익스피어나 안톤 체홉과 같은 너무나 유명한 작가의 희곡에만 머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발표되는 낯선 작가들의 희곡들조차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꽃 피길 바랄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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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판 1쇄 발행일 2021년 1월 20일
정가 8,000원
ISBN 978-89-7115-754-1 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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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곡 <색소폰과 아코디언>은 평생 색소폰을 연주하며 살아온 노인 영수를 둘러 싼 이야기다.

영수에게 색소폰은 먼저 하늘로 간 아내와의 오래된 추억이 깃든 소중한 악기이며, 하나 뿐인 아들을 번듯한 검사로 키워낸 인생이 담긴 악기이다. 뿐만 아니라 영수의 여생에 버팀목이 되어주는 유일한 동반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수는 심장병으로 인해 의사로부터 색소폰을 절대 불면 안 된다는 통보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 광호와 며느리 선영, 손자 현우 사이에서 색소폰을 두고 이런저런 갈등이 야기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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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곡 <색소폰과 아코디언>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대사 위주의 이야기로 연극성은 다소 약하다.

언제 쓰여져 언제 발표되어졌는지, 그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 다만, 작품의 문체가 70~80년대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로 이러한 작품을 출간할 때에는 작품에 대한 정보를 소개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조금 더 욕심을 표하자면, 작품이 공연된 바 있다면 공연 정보도 스틸 사진과 함께 담겨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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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
요즘 난, 너무 허전해. 물론 인생의 뒤안길을 걷고 있으니까 그러겠지만, 자꾸 내가 살아온 뒤를 돌아보게 돼...... 과연 내가 세상을 잘 살아 온 걸까? 한평생을 살았는데, 과연 내 것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이 세상에 뭐가 있을까 하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것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은 이 색소폰뿐이야......

금희
그런 생각마세요. 그냥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세요. 인생이란 대 허전하기 마련이에요. - P41

현우
모르세요? 믿음이 없으면 희망이 없다는 걸.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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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제왕신위 한국희곡명작선 48
차근호 지음 / 평민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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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제왕신위
#차근호
#평민사
#한국희곡명작선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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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곡 <조선제왕신위>는 3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과 제3장은 조선 제17대 왕인 효종이 선왕인 인조의 제를 올리는 장면이고, 제2장은 인조반정을 필두로 소현세자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조의 생전의 이야기다.


제1장은 효종이 선왕 인조의 유언을 따라 북벌을 주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 제1장 (7쪽)
효종
선왕 인조 대왕께서는 대국 명나라를 섬기고 오랑캐 청국을 정벌하라는 국시를 내리셨다. 이는 대명사대(大明事大) 반청북벌(反淸北伐) 조선의 국시다. 이젠 명나라가 멸망하여 대명사대는 불가하나 반청북벌은 여전히 조선의 제일 과업이다. 나는 인조 대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봉림대군 효종이다. 법도에 따르면 장자이신 소현세자께서 보위에 오르시는 게 타당한 일이나, 형님이신 세자께서 일찍 승하하시어 인조 대왕의 둘째 아들이며, 세자 저하의 동생인 내가 조선의 17대 국왕으로 등극했다. 국왕인 나의 책무는 발해의 땅 요동을 회복하고, 유학의 문명국으로서 오랑캐와 왜를 교화해 명실공히 대조선제국을 이루는 것이다. 나는 천명한다. 오늘 인조 대왕의 기제일을 맞아 대조선국은 청국을 정벌할 것이다.


그러나 신료들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효종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여기서 효종이 인조와 관련한 기록을 살피는 중에 장면은 인조반정이 거행된 1623년 3월 12일로 돌아가며, 제2장 인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제2장 (16쪽)
금관조복1
(즉위교서를 읽는다) 조선 개국 231년, 서기 1623년 3월 12일. 혁명군은 조선왕조 15대 임금 광해군을 왕위에서 축출한다. 혁명의 명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왕 선조 대왕을 독살하고, 형과 아우를 죽이거 어머니를 유폐시킨 죄. 둘째, 과도한 토목공사로 민생을 도탄에 빠트려 정사를 위태롭게 한 죄. 셋째, 대명사대를 하지 않고 두 마음을 품어 오랑캐한테 항복한 죄. 이에 혁명군은 선조 대왕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빈 소생인 정원군의 맏아들 능양군 이종(李倧)을 조선의 새로운 국왕으로 추대한다.


제2장은 인조반정을 필두로 병자호란, 삼전도의 굴욕, 청에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세자의 귀환, 북벌론 주창, 반청북벌을 위한 전쟁 준비, 인조와 인조의 대의명분에 반발하는 소현세자의 갈등과 대립, 소현세자의 죽음 등 인조의 생전 이야기가 펼쳐진다.


광해군을 축출하고 왕위를 찬탈한 인조에게는 왕권에 대한 대의명분이 대명사대 반청북벌에 있었던 만큼 북벌론이 무엇보다 엄중하다. 하지만 인조의 대의를 물려받아야 할 소현세자는 인조의 명분에 의문을 가지면서 자식으로서의 입장과 세자로서의 입장이 갈린다. 이 갈등이 제2장을 긴장하게 만든다.


제3장에서 인조의 반청북벌의 유언을 효종이 결국 철회하면서 이야기는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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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곡 <조선제왕신위>는 평민사 출판본으로는 107쪽에 달하는 대작이다. 이 작품은 이미 1999년에 발표되어 새로운 형식의 무대언어를 선보인 연극으로 제작되어 공연된 바 있다.

공연 당시 작가 최근호는 공연 프로그램에서 ˝인조와 소현세자, 이 둘의 갈등은 정(正)과 반(反)의 역사의 충돌이며,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의 충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작품 안에서나마 인조와 소현세자, 이 부자의 피맺힌 갈등을 풀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부자의 화해라고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역사의 화해란 그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기에˝라며 극작 의도를 밝혔다.

또한 ˝비단 인조반정으로 상징되는 역사의 사건이 한국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들과 연계되어 일차적인 해석으로만 끝나기는 바라지 않는다. ‘역사는 진보하는가?‘ 아니면 ‘역사는 반복되는가?‘ 이 두 개의 질문 앞에서 나는 고뇌한다.˝라며 작가적 고민을 피력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의 고민이지만, 그 고민은 단지 그 당시에서 머무르지는 않아 보인다. 지금도 작가의 질문과 고민은 진행형으로 남아있지 않은가. 역사는 그런 것인가 보다. 진보와 반복의 끊임없는 연속성... 그럼에도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지금 2023년 우리의 역사는 왠지 퇴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무튼, 작품이 갖는 힘은 역사에 대한 현실적 인식에 있어 우리는 과연 어떠한 기준으로 과거를 해석하고 오늘을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에 있지 않나 싶다. 작가는 ‘도덕적 판단‘으로 봤다고 하는데, 당신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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