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한국희곡명작선 118
김성희 지음 / 평민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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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동행>은 고부갈등에 관한 이야기다.

고부갈등은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가 양산한 폐단 중에 가장 고약한 것으로 간주된다. 나의 입장은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가부장제를 무조건적으로 폐악스럽게 판단할 수만은 없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제도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는 사라져야 하거나 과감하게 수정되어야할 구시대적 유산에 불과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고부갈등은 시어머니로 대표되는 구세대적 여성과 며느리로 대표되는 신세대적 여성 사이의 투쟁적 갈등이다. 그 투쟁 사이에는 이를 중재해야 할 남성, 즉 시아버지나 남편이 늘 존재하지만 그들은 암묵적으로 고부갈등을 당연시하거나 외면하기 일쑤다. 간혹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결을 시도하고자 덤비지만 안타깝게도 남성들은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오히려 고부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만다.

희곡 <동행>은 고부갈등을 야기하는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나 고부갈등에서 비롯되는 여성 간의 투쟁의 주제를 한풀 걷어내는 기염을 보인다. 오히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서로를 바라보며 세대간의 이해와 여성으로서의 화해를 도모하는 모습에 집중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진부한 면이 없지 않지만, 고리타분하지는 않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갈등은 마치 죽어가는 화초를 닮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죽어가던 화초마저 살아난다는 적절한 비유와 장과 장 사이에 곁들어지는 다양한 짧은 회상 장면들이 희곡 <동행>을 읽는 재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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