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한 사실은, 로든베리 가설과 그 가설이 대표하는 수세기 동안의 관점이 틀렸다는 것이다. 우리는 연습을 통해 공감을 키울 수 있고 그 결과 더 친절해질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놀랍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이는 수십 년 동안의 연구가 뒷받침하는 사실이다. 나의 연구실을 포함하여 많은 연구실에서 나온 연구 결과들은 공감이 고정된 기질적 특징보다는 기술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려준다. 시간을 들여 예리하게 단련할 수 있고 현대 세계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기술 말이다.

타고난 상태에서 인류는 39퍼센트 정도 친절하거나 71퍼센트 정도 친절하거나 아니면 그 사이 어느 정도로 친절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상태가 어떤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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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9-24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말 넘 공감돼요. <중요한 것은 처음의 상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지다> 이 책 찜합니다.^^

오거서 2021-09-24 09:04   좋아요 0 | URL
정말 그렇죠? 저 말이 저한테는 크게 위안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끝까지 읽어보려구요. ^^;
 

신간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와 같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몇달 지난 신간인, 자밀 자키가 지은 <공감은 지능이다>를 골라 놓았다.
아내가 앞의 책을 먼저 읽고, 나는 후자를 먼저 읽을 요량으로 말이다. 그래서 아내가 읽는 책은 종이책으로, 내 것은 전자책으로 정했다. 아내가 전자책을 좋아하지 않기에. 출퇴근 길에 읽기에는 전자책이 좋다.
저자는 책에서 ‘친절은 인간의 생존 기술이다’는 명제를 제시하고 공감에 대해 설명한다.
(밑줄긋기 여기에)
요즘 부쩍 느끼는 바이지만, 나의 전자책 단말기에서 페이지 이동이 절대적으로 편하지 않다. 잠시 책의 앞부분에서 맨뒤에 붙은 “부록 A 공감은 무엇인가?”를 읽고 원래 페이지로 돌아오는 것이 너무너무 불편하다.
종이책이 그립다. 요즘 부쩍 더 그렇다. 전자책이 과연 편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공감이 그 자체로 하나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당신의 고통을 느끼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공감은 그보다 더 복잡하다. 사실 ‘공감‘이란 사람들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몇 가지 방식을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인지하는 것(인지적 공감),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정서적 공감), 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공감적 배려)이 바로 그 방식들이다.
● 공감에 대한 더 자세한 정의는 "부록 A. 공감이란 무엇인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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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9-23 1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먼카인드에서 저자가
사파엔스가 네언데르탈인을 이긴 것은 친밀감이라고 한 말이 떠오르네요 :-)
좋은 저녁 되세요~

오거서 2021-09-23 19:55   좋아요 1 | URL
인류학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인 것 같아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말씀하신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더군요.
편한 저녁 보내세요! ^^
 

추석 연휴가 시작됨과 거의 동시에 읽기 시작한 <증오의 세기> 벽돌책을 차근차근 읽어서 두꺼운 부담감을 조금씩 줄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벽돌책으로 머리를 두드려 맞는 느낌을 떨쳐내고 기분 전환을 위해 잠시 펼쳤던 <클래식의 발견>에서 언급된 <서·동 시집>으로 촉발된 페이퍼를 마치고서 벽돌책으로 서둘러 돌아가야 하거늘 연휴 마지막 날임에도 구물거리면서 나한테 있는, 안문영 외 16인이 우리말로 옮긴 <서·동 시집>을 펼쳐 놓고 있다. [주1]

다니엘 바렌보임이 상임 지휘자를 맡은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 이름이 괴테의 <서·동 시집>을 따라 명명하였다고 해서 시집의 실체를 알고 싶어 구입한 책이었다. 나의 서가 한켠에 고이 모셔놓고 있을 뿐 끝까지 읽지는 못하였다. 가끔씩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을 기회가 생기면 시집을 펼쳐서 시 한 편 읽는 것이 만족스럽다.

괴테는 60대에 들어 방문한 고향에서 그를 환대해준 친지의 약혼녀를 연모하는 마음을 표현한 시를 백여 편 지었고, 괴테가 생전에 <서·동 시집>으로 출판하였다.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 아니었다면 나는 그 존재를 미처 몰랐을 수도 있는 시집이지만, 내가 소장한 시집을 펼쳐서 수록된 시를 읊으면서 사랑은 무엇이든 초월하는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오늘은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 연주 대신에 괴테의 시 한 편 골라서 읽는다.

고백

감추기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불이다!
낮에는 연기로 들통 나고
밤이면 불꽃을 드러내는 그것은 괴물이다.
또 감추기 어려운 것은
사랑. 가슴속에 살포시 품고 있어도
살며시 두 눈으로 나오는.
가장 감추기 힘든 것은 한 편의 시.
시를 말 아래 놓는 사람은 없으니.
새로운 시를 읊은 시인은
그 시에 흠뻑 젖어들어
멋들어진 글씨로 적어놓고
세상 사람 다 좋아하길 바란다.
시가 우리를 괴롭히든, 위로하든
누구에게나 흥겹게 큰 소리로 읽어준다.



주1. 옮긴이 명단에서 전영애 이름이 보인다. 전영애 교수가 새롭게 번역한 <서·동 시집>이 지난 7월에 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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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1786년 9월부터 1788년 4월까지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이 때 여행한 기록과 감흥을 담은 책이 <이탈리아 여행>으로 1816년에 출간했다. 그 당시 괴테는 <서·동 시집>을 한참 쓰고 있었다.
<서·동 시집>은 독일어로  West–östlicher Divan, 영어로 West–Eastern Diwan. ‘서·동‘은 독일과 중동(이란) 간의 교류, 더 나아가서 라틴 문화와 페르시아 문화,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 간의 교류를 의미한다.  14 세기경에 생존한 이란 시인 하피즈가 지은 <디반(시집)>을 동양학자 요제프 폰 해머가 번역하였고, 괴테가 읽고 동방의 신비로움과 이슬람의 관능미에 자극을 받아서 새로운 시의 영감을 받았다. 나이가 들면서 시들해진 괴테의 시작(詩作) 능력이 다시 깨어나게 되었다.
한편, 괴테는 1814년 여름에 라인 지역과 고향인 프랑크푸르트암마인을 방문하는데 친지인 은행가 빌레머(요한 야코프 폰 빌레머)의 약혼녀 마리아네를 알게 되어 서신을 주고 받았다. 60대인 시인이 (마음은 여전한 청년) 자신을 환대하는 여인을 흠모하는 사랑의 노래를 지었고, <서·동 시집>을 탄생시켰다.
괴테는 자신과 마리아네가 연서(戀書)를 주고 받았듯이 시집에서 하템과 줄라이카가 주고 받는 연가(戀歌) 형식의 시를 지었고, 12개 서(書)로 나뉘어 시집을 구성하였다. 괴테가 시작에 몰두하면서 중점을 두었던 동양과 서양을 결합하려는 시도를 더 이해하기 쉽도록 역사적 인물, 사건, 용어 및 장소에 대해 언급하는 ˝메모 및 쿼리˝를 단행본으로 출간한 시집에 추가했다.  <서·동 시집>은 12개 서와 산문연구 ‘보다 나은 이해를 위하여‘ (Besseren Verständnis)가 함께 있다. 1819년에 발표하였고, 1827년에 개정된 <신 디반>(Neuer Divan)이 나왔다.
괴테는 동양과 서양의 교류를 시도한 뿐만 아니라 음악과 인연이 남달랐다.
1921년에 괴테한테 친구가 펠릭스 멘델스존을 소개했다. 70대인 괴테가 12 살의 멘델스존을 처음 만났고, 괴테는 멘델스존의 천재성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괴테는 친구와 대화에서 ‘그 아이‘에게 크게 감명을 받아 모자르트와 비교할 정도였다고 전한다. 멘델스존은 이후 몇 차례 더 초청을 받았고, 괴테에게 영감을 받아 그의 시에 곡을 붙이는 등 여러 작품을 남기게 되었다.
또한, <서·동 시집>에 수록된 시에 슈베르트, 슈만, 멘델스존, 휴고 볼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쇤베르크 등이 곡을 붙였는데 시집은 후대에까지 영감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서·동 시집>은 괴테의 후기 작품으로 중요성을 가지지만,  동양과 서양을 결합하려고 시도한 그의 노력 역시 후대에 계속 전해져  에드워드 사이드(팔레스타인 계)와 다니엘 바렌보임(유태 계)에 영향을 끼쳤고, 둘이 합심하여 1999년에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는 결실을 이루었다.  사이드가 2003 년에 사망하였지만,  공동 설립한 바렌보인-사이드 아카데미가 2016년 12월에 문을 열어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클래식의 발견> 저자인 존 마우첼리도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 책에서 고전음악의 힘과 기쁨이 국경과 무관함을 상기시킨다.

˝이어지는 글에서 나는 청취의 기술을 살펴보며 아울러고전음악이 어째서 서양 예술과 인간 표현의 정수인지, 그리고 1700년대 초반 유럽에서 발달한 지역적 현상이 어떻게 전 세계적인 문화가 되었는지 보여주려 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지구상에 국가와 문화를 가르는 경계선 따위는 없다.
바렌보임이라면 당연히 이런 사실을 이해할 것이다. 그는(작고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문화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와 공동으로)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 아랍 · 이란의 젊은이들로 이뤄진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기도 했다. 유대인과 무슬림이 주축이 된 이 오케스트라는, 대부분이 기독교도였던 백인 남성 유럽인들이 작곡한 음악을 연주한다. 젊은 단원 한 사람은 이곳을 두고 ˝인류의 실험실˝이라 불렀다. 국경없는의사회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치유의 힘을 가진 보편적인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전한다.
고전음악은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내준다. 평생에 걸쳐 즐길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게 준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우리의 모습이 바뀌듯 고전음악도 모양과 형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여러분이 고전음악을 더 많이 즐기도록 돕고 싶다. 고전음악의 기쁨에는 끝이 없다.˝ (17)

올해 신년음악회에서 지휘자로 나선 리카르도 무티가 텅 빈 객석 대신에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서 짧지만 강력한 멘트로, 음악의 힘으로 세계 평화를 지키고 세계적인 위기를 극복하자고 힘주어 말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코로나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처음 맞는 신년음악회라서 더욱 인상 깊었다.
나는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웨스트-이스트 디반‘ 표기 자체가 잘못 된 것인 줄 알고 내 눈을 의심하였었다. 여기저기 수소문 해보니 내가 모르고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 때는 얼굴에 웃음기조차 없었을 테지만 이제는 흐뭇하다.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의 명예 회원으로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게리히가 위촉된 것도 알고 있다.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 한번 들으면 절대로 잊히지 않을 이름이다. 음악의 기쁨을 알고 음악의 힘을 믿기에 <서·동 시집>과 함께 ‘웨스트-이스트 디반(서·동 시집) 오케스트라’는 반가운 이름이기도 하다.



반가운 신간 소식이 있다. 국내에 <서·동 시집> 번역서가 이미 여러 권이 나와 있음에도, 나도 한 권 가지고 있지만, 지난 7월에 <서·동 시집> 번역서가 새로 나왔다. 괴테 전문 연구자인 전영애 교수가 ‘새롭게‘ 번역하는 괴테 전집의 일환이다. 20권 예정된 새로운 괴테 전집의 첫 번째가 2019년에 발간되었다. <파우스트>로 2권 구성. (1권 620쪽, 2권 892쪽) 괴테 전집의 두 번째가 <서·동 시집> (544쪽)

이제껏 국내에 제대로 된 괴테 전집이 없었다고 하며 전영애 교수가 방대한 괴테 전집을 1인 단독 번역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하니 괴테 전집이 완성되는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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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2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전음악의 기쁨에는 끝이 없다]
동감합니다!!🖐 ^^

막시무스 2021-09-23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렌보임이 우리나라에서도 서동오케스트라라는 타이틀로 공연한 적이 있는것 같기도 한데요..가물가물하네요..ㅠ.ㅠ....저는 오래전 서동오케스트라라는 말을 들었을때 신라 서동요를 컨셉으로 동양풍의 한국적인 연주를 뭔가를 하나보다하고 대충 넘겼는데 깊은 이야기가 있었네요!ㅎ 덕분에 오늘도 한수 배웁니다. 즐건 하루되십시요!ㅎ

오거서 2021-09-23 11:37   좋아요 1 | URL
저도 기억합니다. 2011년에 내한 공연하였어요. 임진각에서 평화콘서트가 열렸고 tv로 중계하는 방송을 보았는데 날씨가 좋지 않았고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바렌보임이 잔뜩 찌푸린 표정을 tv 화면으로 보면서 기대보다 실망감이 컸던 기억이 나요. 사실 오케스트라보다는 지휘자인 바렌보임이 워낙 유명해서 관심을 모았었죠. 그 당시 바렌보임과 동행한 오케스트라 이름이 ‘서동시집’이어서 제 눈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익숙한 이름으로 대하지요. 비밀스런 이름에 대한 실체를 알고자 시집을 구입했다는 … 괴(테)알못이면서 ㅎㅎㅎ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길! ^^
 

1. 추석 전야

고향생각을 잠시 했었다. 고향을 떠나온지 얼마나 지났는지 햇수를 세는 일도 타향살이를 잠시나마 잊고자 향수에 젖는 일도 이제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명절에 고향 가는 일만큼은 꼬박꼬박 해왔는데 작년에 처음 빠트렸다. 올해는 고향에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는데 막상 사정이 허락하지 않았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동생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혼쭐이 났다. 동생이 나를 많이 보고픈가 보다. 책을 읽지만 머리에 남지 않는다. 한 잔 술을 들이켜보지만 마음이 뒤숭생숭하다. 창밖이 밝을 줄 알았건만 추석 전날 한밤중인데 보름달이 보이지 않는다. 달은 커녕 비가 내리고 있다. 낮에 감상했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시 들을까 보다.

2. 꿈의 대화

아, 시벨리우스! 그대를 진정한 인상파라고 말하지들 않는지 모르겠소. 드뷔시가 창가에 달빛이 쏟아지는 느낌을 피아노 곡으로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그대는 드뷔시를 능가한다고 생각하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대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있으면 그대의 나라에 순간 이동한 느낌이 들고 바이올린 선율은 나의 가슴에 시린 기분이 스며들게 하기에 그렇소. 들어도 들어도 좋소. 혹시 그대의 바이올린은 악마의 것인지 묻고 싶소만, 그렇다고 그대가 파가니니도 파우스트도 아니지. 나도 아오. 하여튼 정말 좋소. 이 세상 최고라고 내가 인정하는 바이오. 화답하는 의미로 들려 줄 테니, 우리나라 시인이 남긴 시조를 한번 들어보시오.

벽공(碧空) / 이희승

손톱으로 톡 튀기면
쨍 하고 금이 갈 듯

새파랗게 고인 물이
만지면 출렁일 듯

저렇게 청정무구(淸淨無垢)를
드리우고 있건만.

시벨리우스, 그대의 바이올린 현이 튕기는 소리는 내 마음 속에서 청명한 하늘에 쨍 하고 금이 간 듯 생채기를 남겼소. 가끔은 아프다오…


3. 추석 아침

비가 밤새 내렸고, 눈을 떠보니 비는 그쳐 있다. 아침 공기가 차다. 한기가 느껴짐에 북유럽의, 마시면 바로 얼어버릴 것 같은 가슴 시린 공기인 듯 싶다. 고향 대신 북유럽에 가는 기분을 다시 느껴볼까.


국내서 판매 중인 (품절/절판 상태가 아닌)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수록한 음반을 모아 보았다. 정경화가 연주하는 음반이 모두 품절 아니면 절판 상태여서 참 안타깝다. 정경화는 1970년에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와 협연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하여 첫 음반으로 내놓았는데 명연주 중 하나로 뽑힌다. 그리고, 최근에 리사 바티아쉬빌리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었는데 20대의 정경화를 지금 보는(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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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9-21 1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벨리우스는 어제 스캇님 페이퍼를 통해서 처음으로 진득하게 들어보았는데 세상에 이런 곡도 다 있구나! 생각해서 그런지 꿈의 대화 느낌이 오는것 같아요!ㅎ
오늘은 올려주신 차이콥형님의 바협으로 인생격정과 무상함을 느끼기 좋은 아침인것 같습니다!ㅎ 즐건 명절되세요!

mini74 2021-09-21 1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쓸쓸하셨겠어요. 그래도 좋은 음악 들으시면서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9-22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벽공!
오랜만에 보는 시...^^
학교 다닐때 시를 다른 방식으로 감상했었으면 그 좋은 시들을 그렇게 시험지 안에 묻어버리지 않았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