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우리 신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최재숙 글, 이광익 그림 / 보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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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숙 글 / 이광익 그림 / 보림


세상에 맨 처음 살았던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맨발로 다니다가 지구의 날씨가 변해 이동을 하면서 풀이나 나무껍질, 짐승 가죽 같은 것을 발바닥에 대고 나무 덩굴로 묶어 신었어요.

그러다 묶을 필요없이 신고 벗기 편한 샌들을 만들어 신었고 북쪽 추운 지방 사람들은 샌들만으로는 발이 시려웠기 때문에 짐승 가죽을 이용해 가죽 장화를 만들었고 북극의 이누이트들은 죽은 북극곰의 발을 장화처럼 만들어 신기도 했습니다.
고구려 무덤 벽화를 살펴 보면 우리 조상들은 반장화 같은 목이 있는 신발(화)와 목이 없는 신발 (이)를 신었는데 이 신발모양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삼국시대엔 가죽신과 짚이나 부들, 삼같은 풀로 엮거나 금동과 청동, 흙으로 만든 신발도 있었습니다. 
고구려의 무사들은 바닥에 못이 박힌 금동 신발을 신었고 백제와 신라의 금동 신발은 임금이나 높은 사람의 무덤에 넣어 주었어요.
신발은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신지만 몸을 꾸미기도 해 통일 신라시대에는 신발도 옷처럼 화려했어요.
조선시대엔 양반 남자는 목화와 흑혜, 태사혜를 주로 신었고 양반집 여성은 당혜와 운혜, 수혜를 신었고 일반인들은 짚으로 만든 신을 신었어요. 그리고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울 때, 특별한 날에 신는 신발들은 다 달랐답니다.
예로부터 신발에 관한 풍습도 많아  측간에 신발을 빠뜨리셤 측신을 달래려 떡과 밥을 해 빌었고 설날에는 야광귀가 찾아와 신발을 신고 갈까봐 체를 걸어두기도 했어요.
서양풍습이 들어 오면서 가죽신 모양을 본떠 만든 고무신을 신었고 경제화라고 부르던 운동화가 생겨난 뒤에 사람들이 양복을 입으면서는 서양식 구두를 신게 되었답니다.

[뚜벅뚜벅 우리 신]이라는 제목, 그리고  제목처럼 사람들이 커다란 신발 위를 걸어가는 책표지그림이 눈길을 잡아 끄는 이 책은 세계 신발의 기원과 우리나라 신발의 역사를 소개하는 그림책이에요.
오늘날에도 신발을 신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에게 당장 신발이 없다면 어떨까요?
태어나 걷기 시작하면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신을 신기고 항상 신을 신고 벗으며 살아왔기에 신발이 없다는 걸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신발의 시작이 어땠을지도 한 번 생각해보지 않았는데요.. 
이 책에서는 언제부터 어떻게 사람들이 신발을 신게 되었는지, 발견된 신발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은 무엇인지 또 우리 조상들이 신었던 신발은 무엇이 있는지 잘 살펴볼 수 있답니다.
금동신발, 태사혜, 수혜, 당혜, 운혜, 지총미투리, 짚신, 목화, 나막신, 멱신 등 우리에게 익숙치 않았던 우리 신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옛 사람들의 주거환경과 가치관, 지혜, 문화, 풍습등도 이해할 수 있고 신발을 측간에 빠뜨렸을 때 떡과 밥을 해 빌었던 것과 설날의 야광귀신 같이 신발에 관련된 풍속도 실려 있어 아이들이 무척 흥미로워 했어요.
맨 뒷장 '엄마랑 아빠랑'에서는 옛 조상들이 신던 여러가지 우리나라 전통 신발을 실제 사진으로 실었고 신발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풀잎, 나무껍질 등으로 발에 대고 묶던 원시적인 신발에서 하이힐까지 신발이 사람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고 또 환경에 의해 그 형태가 달리 변형된 것도 있고요.. 13cm나 되는 굽높이의 구두를 신은 사람이 여성이 아닌 남성 거기다 프랑스의 왕이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고무신의 등장과 1920년대 벼 두가마 값을 하던 신여성이 신던 구두이야기도 재밌네요. 
대화체의 글에 굵직굵직 시원스럽게 그려진 그림은 시선을 사로 잡는데요.. 크게 그려진 여러가지 신발 그림을 통해 신발의 모양과 무늬, 기능도 살필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서 간단한 활동지를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해보았어요.

 

 '신발'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무엇이 있을까?
이번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적을까 했는데 각자 따로 하게 되었습니다.
유주는 신발종류로 연상이 되어졌는지 사이좋게 옛날 신발과 현대에 신는 신발을 써놓았고요..
규현이는 가장 먼저 '깔창'을 적고는 뭘 쓸까? 엉덩이를 들썩거리다 유주처럼 거의 신발이름을 적었습니다.
생각그물이니까 생각을 계속 넓혀 써도 좋겠다 했는데 유주만 그물이 좀 짜여지고 규현이는 다음 문제로 바로 넘어갔어요. 


세 번째는 책에 실린 신발 그림과 연계도서에 실린 그림을 스캔해 신발의 이름을 써놓고 설명을 책에서 찾아 써보게 하는 것이었는데
유주는 그냥 넘어가고 규현이는 우선 중간쯤 하다가 다음날 하겠다고 멈추었어요.
마지막 페이지에 세상에 하나 뿐인 특별한 신발 디자인 하기를 얼른 해보고 싶다 해서 그러라 했습니다.
규현이가 세 번째 것을 찾아 쓰는 동안 유주는 구두 디자인을 아주 금새 마쳤어요.
색다른 구두가 디자인되려나 했는데 유주가 자주 그리는 리본과 하트, 동그라미가 구두 속에서 잔뜩 그려졌습니다.

 

옛 조상들이 신던 신발중에 유주가 신어보고 싶은 신발은 '목화'와 '수혜'라 해요.
목화의 모양은 부츠처럼 생겨서 따뜻할거 같고 수혜는 예쁘기 때문이라 하네요.
그리고 디자인한 구두는 거인에게 줄거라 합니다.
신발 그림이 커서 자기나 친구들이 신기엔 너무 크겠다고.. 발이 커서 신발이 없는 거인에게 줄거라 했어요.

 

 규현이는 옛 신발중 나막신이 걸을 때 또각또각 소리가 나서 재밌을거 같다 하네요.
신발 디자인은 무얼 할까 생각하더니 신발 모양이 마치 자동차같다고.. 바퀴달린 신발을 그린다고 합니다.
그리곤 어느새 '사람이 신는 신발'이라는 생각은 잊고서 신발 모양의 자동차가 아주 빠르게 달릴 수도 있고 거기엔 미끄럼틀이랑 터널이 있어서 자기랑 친구들이 마음껏 놀 수 있다 말하며 그림을 그리더군요.
재밌어하며 그리길래.. 신발 디자인보다는 규현이 나름의 상상화를 완성하도록 두었어요.
안이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신발 모양의 자동차는 자동차도 되고 놀이공원도 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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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 그림책은 내 친구 31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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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 이지원 옮김 / 논장

 

우리 딸은 숨는 걸 좋아해요. 껍데기 속으로 숨는 달팽이처럼.
우리 딸은 새처럼 즐겁다가 물개처럼 슬퍼요.
토끼처럼 얌전하다가 악어처럼 거칠기도 해요.
미어캣처럼 조심스럽다가 나무늘보처럼 태평스럽기도 해요.
물고기처럼 조용하다가 수탉처럼 시끄럽기도 하고요.
가끔은 사자처럼 으르렁거리지만 아기 양처럼 순해요.
하마처럼 서툴기도 하지만 다람쥐처럼 잘하기도 해요.
속으로는 섬세하고 부드럽지만 겉으로는 단단하고 숨기를 좋아하지요.  
우리 딸은 나에게 이 모든 것이에요.               (본문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아이들의 모습을 동물에 비유한다면 어떤 동물이 먼저 떠오를까요?
아이의 다양한 심리와 행동을 여러 동물의 습성에 견주어 아이들이 가진 양면성을 재미있게 표현한 이 책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새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사자처럼 사납고 거칠기도 하지만 이내 양처럼 순해지기도 하고 겁없이 코끼리처럼 힘차게 행동하다가도 아기 고양이처럼 한없이 작게 움츠러들며 여린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완전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동물에 비유한것도 재미있는데요.. 그녀의 글과 그림을 함께 보다보면 절로 공감하게 된답니다.
그래서 책읽기를 할 때 동물이름 앞에 '우리 규현이는', '우리 유주는'하고 함께 읽어주곤 하는데 아이들도 싫지 않은 눈치에요. 

외국작가지만 왠지 친근감이 앞서는 이보나는 한 가지 그림에서도 다양한 것들을 기발하게 이끌어 내는 작가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그 이면에 숨은 뒷면의 이미지로 아이들 혹은 인간이 가진 양면성까지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조적인 성향의 동물들 뿐만 아니라 바르게 바느질된 앞면과 비뚤어진 뒷바느질의 그림을 뒷장에 바로 연결해 실어 아이들이 가진 다양한 양면성과 우리가 만나게 되는 여러 상황을 상징하고 있거든요.
숨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찾아 옷장을 살피면 옷장 뒤에 새처럼 있던 아이는 어느새 슬픈 물개가 되어 있고 침대 뒤에 얌전히 있는 토끼인가 하고 보면 다시 악어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린넨천 위에 여러가지 천으로 수를 놓거나 바느질을 해 만든 삽화 그리고 그 뒷면의 이미지까지.. 한땀한땀 손바느질된 그녀의 작품들을 통해 작가 특유의 꼼꼼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섬세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맨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녀가 헌옷을 파는 가게에서 사모은 천으로 왜 손바느질을 해 이 책의 그림을 완성했는지 알 수 있는데요..
손으로 한 바느질이 완벽하지 못해 엉성한 부분도 실이 풀어진 곳도 있고, 바느질 뒷면도 그대로 보이게 했는데 이를 통해 어떤 일이든 그 뒷면에는 삐뚤빼뚤한 실 자국이나 튀어나온 매듭 같은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앞면 또한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란 것이죠.
그래서 맨 마지막에 휠체어를 타고 문밖을 내다보는 그녀의 '우리 딸'은 더 깊은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무늬의 천과 다양한 기법의 바느질, 동물 이미지는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뒷표지의 여러 헝겊으로 만들어진 달팽이는 아이들도 따라해보고 싶어 하더군요.
그래서 부드러운 천 대신 마분지와 색종이를 가지고 이보나의 작품을 따라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유주가 마분지에 그린 달팽이를 오려 다른 마분지에 모양대로 하나 더 그리게 했어요.
처음에 오렸던 달팽이 한쪽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 번호를 매기고.. 조각 순서대로 색종이에 대고 오려 내 나중에 그린 달팽이에 붙이게 했습니다.
같이 달팽이를 할까 했는데 규현이는 동물로 선택하고 싶다며 늑대를 할까 하다가 악어로 골라 그렸어요.
그런데 유주랑 달리 바느질만 할거라 해서 안쪽으로 선을 그리고 바늘 구멍을 내 주었습니다.

유주 것도 선따라 바늘 구멍을 낸 다음, 아이들에게 바느질하고 싶은 색깔의 실을 고르라 했어요.
규현이는 어두운 색을 고르고 유주는 하고 싶은 색이 넘 많아 결국 환한 색으로 해보게 했어요.
전에 인형 만들기를 하면서 바느질을 한 번 해보았다고 조심스럽게 바늘을 다루고 엉키지 않게 천천히 하더라구요.
바느질을 하면서 유주는 "엄마가 된 것 같아"하고 규현이는 둘레를 다 마치곤 '아효 힘들었다' 해서 이보나 작가는 이 책의 그림들을 만드느라 무척 힘들었을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유주가 달팽이 눈을 스티커로 한다며 달라 했는데.. 제자리에 없어서 찾다가 눈알을 붙이거나 그리자고 했더니..
자기 마음처럼 화가 난 달팽이로 그려놓았네요. ㅠ..ㅠ
우리 딸도 이렇게 돌고래처럼 친절하다가 늑대처럼 쫌 사납습니다.^^ 

 

 

 

 

규현이는 바느질만 할거라더니 나중에 색종이를 세모 모양으로 잘라 악어 몸통에 붙였어요.
전체를 붙일까, 그냥 조금만 붙여도 될까?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더니 이것으로 끝! 이었어요.


단순하지만 종이 인형을 만들어놓고 각자 잠잘 때 옆에 놓고 잔다며 함께 누웠어요.
규현이는 전에 만든 공룡인형을 악어가 물어버렸다고 장난도 치고 악어를 맘에 들어라 하면서 다음에 또 바느질을 하는 독후활동을 하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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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진 화이트하우스 피터슨 글, 데보라 코간 레이 그림, 이상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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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화이트하우스 피터슨 글 / 데보라 코간 레이 그림 / 이상희 옮김 / 웅진주니어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내 동생은 특별해요. 세상에 이런 동생은 흔하지 않지요.
내 동생은 피아노를 칠 줄 알지만 노래는 못 불러요.
내 동생은 내가 "조심해"하는 소리는 못듣지만 짝지어 춤을 추거나 줄 맞춰 걸을 수도 있고 정글짐 꼭대기에 오르는 것도 잘해요.
난 풀밭에서 나는 아주 작은 소리를 놓치지 않고 듣지만 동생은 풀밭에서 보이는 아주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답니다.
동생은 아주 어린 꼬마였을 때부터 엄마에게 말하는 법을 배웠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는 입술 읽는 법도 배웠어요.
다른 사람들은 동생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동생이 말하는 것을 알아들어요.
동생도 내가 하는 얘기들을 잘 알아듣는데 동생은 내 입술과 손가락 뿐만 아니라 눈이 하는 말도 볼 줄 알아요.
동생은 자기 기분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지만 얼굴표정과 어깻짓으로 누구보다 분명하게 기분을 말해요.
동생은 밤중에 복도에 불이 꺼져 깜깔할 때 울음을 터뜨리곤 하는데 어둠 속에서 귀를 막았을 때 아무것도 안들리고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인걸까요? ... 난 궁금해져요.

제목에서처럼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과의 일상을 언니의 시선으로 담담히 들려주는 책입니다.
제목글이 본문 글의 맨 앞과 맨끝에 그대로 쓰일 만큼 이 문장은  책 전체 내용에 지배적인데요..
처음 제목을 보고선 장애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생각했는데.. 언니는 동생이 소리를 듣지는 못하지만 대신 특별한 것들을 가진 '특별한' 동생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언니는 동생에 대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과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차근차근 말합니다.
사실적으로 들려주는 일상의 순간순간들에는 동생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이해를 지닌 언니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것은 어느새 동생에 대해 이해하고 또 따뜻하게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동생이 가진 장애보다 동생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말하는 언니는 장애란 것이 그냥 사람마다 서로 좀 다른 거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소리를 못 들으면 귀가 아플까?" 동생에 대해 궁금해 하는 친구들의 질문에 언니는 "귀는 안 아파.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 말을 못 알아들으면 마음이 아픈 것 같아."하고 대답하지요.
장애로 아픈 것보다 장애인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더 아프게 한다는 것을 일러주는 말 같습니다. 

책표지엔 살짝 미소를 머금은 여동생의 얼굴이 연필 스케치로 그려져 있어요.
표지 뿐만 아니라 본문 모두 흑백으로 표현된 이 책의 연필그림들은 부드러우면서도 잔잔한 느낌이 들게 하는데요..
책을 읽고서 '동생에 대해' '오빠에 대해' 특별한 한 페이지의 책을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도화지를 반 접어 안쪽에 내용을 적고 앞 표지 그림은 연필과 목탄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그리기로 했어요.
'내게는 "*** 하는" 여동생이(오빠가) 있습니다"
'***' 그 안에 들어갈 수식어는 서로를 잘 생각해보고.. 
긴 문장이 어려우면 동시로 써도 좋고 한줄 글이라도 좋다고 또 그림과 형식 모두 자유!라 했습니다.


 

유주는 오빠에 대해 생각하면 가장 먼저 '태권도'라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상황을 떠올려 차근히 적어보라고 했더니 거침없이 혼자 적어 나갑니다.
그림에 말풍선을 넣어도 될지 묻기에 오케이~
쓱쓱 그림을 그려 색칠하더니 얼른 오빠를 그려보고 싶다고요..

제목을 쓴다고 하는데 어째 문장이 끊어지게 적길래,, 한마디 했두만
"내맘대로 하는 거잖아~~ 세 글자씩 적을라고 그랬어"하네요. 암만~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게 하고 목탄으로 그리도록 했어요.
모자그림을 할 때 손에 검댕을 묻혀 문질러 주면 옅은 회색이 된다 일러주었더니 팔도 그렇게 꾸며 놓았습니다.


규현이는 유주가 위에 글을 적었으니까 아랫줄에 쓸거라며 한 줄 쓰고.. 표지를 먼저 하고 싶었다며 갑자기 볼멘 소리를 했어요.
(분명 목탄이 묻으니까 나중에 하는거라고 설명했는데..ㅠ.ㅠ)
그러더니 유주의 얼굴과 주변에 한글 자음과 모음을 건성으로 그려놓고 또 건성으로 칠하고는 다했다 합니다.

유주의 얼굴을 그리기가 어렵다 해서 규현이에게는 유주의 사진을 갖다주었어요.
머리와 눈, 코를 그리더니 이젠 눈물바람~
책표지 그림처럼 그리고 싶었는데 유주 코가 돼지코가 되었다며 우는 거였어요.
규현이를 달래 네가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그리면 되는거라 했더니 유주도 옆에 와서 "잘 그렸고만~~"하고 거들어 주었습니다.ㅎ
다시 목탄으로 윤곽과 머리 색칠을 하고 옷 부분을 문질러 칠해보면서 그제사 얼굴 표정이 바뀌었어요.


내게는 태권도를 좋아하는 오빠가 있습니다.
우리 오빠는 엄마가 밥을 차릴 때 태권도를 합니다.
아빠가 돌아오면 태권도를 멈추고 아빠한테 가서 (아빠 안녕히 다녀오셨어요?)합니다.
그리고 아빠한테 (아빠 겨루기 해요!) 합니다.

유주는 야구모자를 눌러쓴 오빠로 표지 그림을 그렸어요.
요즘 유주 그림에 등장하는 오빠는 자주 야구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내게는 수다쟁이 여동생이 있습니다.
잠을 잘 때도 재잘거리고 샤워할 때도 재잘거리고 놀 때도 시끄럽게 재잘거립니다.

규현이 눈에는 유주가 수다쟁이 같은가 봐요.
책표지처럼 네모 줄을 긋고 싶다고해 자를 대고 그려보게 했습니다.

유주가 규현이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눈이 엄청 크네. 그래도 잘 그렸네~~" 하자 규현이도 유주가 그린 표지그림이 맘에 든다고요.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규현이가 "아까 내가 잘 했어? 유주가 잘 했어?" 하고 물었어요.
"제발 좀 울지 말아라"하고 싶었지만 "안쪽 글을 위쪽에 크게 썼더라면 규현이가 더 잘했다 해주고 싶은데 오늘은 똑같이 규현이도 잘했고 유주도 잘했다" 했어요.
규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달래는 것이 쉽지만 않았는데 책 속의 언니가 가진 마음의 크기가  새삼 크게 와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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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엄마 데려올래요! 사랑해, 사랑해 1
브리기테 라브 지음, 유혜자 옮김, 마누엘라 올텐 그림 / 두레아이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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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기테 랍 지음 / 먀뉴엘라 올텐 그림 / 유혜자 옮김 / 두레아이들

월요일, 엄마한테 가게 놀이를 하자고 했는데 저녁밥을 지어야한다고 놀아주지 않아 나는 슬프고 화가 났어요.
그래서 다른 엄마를 데려올거라 말하고 우리 동네 슈퍼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데려왔답니다
새엄마는 내가 하루 종일 가게 놀이를 하자고 해도 그렇게 해주는.. 정말 좋은 엄마였요.
화요일에 나는 놀이터에서 만든 모래 케이크를 모두 짓밟은 오빠에게 화가 나 제과점집 오빠를 데려왔어요.
수요일, 책을 한 권만 읽어주고 끝내는 아빠에게 화가 난 나는 서점에 갈 때마다 책을 읽고 있던 아저씨를 데려왔지요.
목요일엔 친구하고만 놀려고 하는 언니가 미워 놀이터에서 함께 줄넘기 놀이를 하던 동네 언니를 데려왔어요. 
새로운 가족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지만 금요일이 되니까 너무 피곤하고 싫증이 났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엄마, 아빠, 오빠, 언니가 너무너무 보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새엄마, 새아빠, 새오빠와 새언니를 내보내고 옛날 우리 가족을 다시 불러왔어요.
식구들은 모두 바빠 나랑 같이 놀아 줄 시간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우리 가족이 돌아오니 너무 좋아요. 난 다시는 다른 엄마를 데리러 가지 않을 거에요.

그림책 속 아이처럼 어떻게 잠깐이라도 가족을 한 번 바꿔볼 기회가 있다면 어떨지.. 즐거운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가족이라지만 서로 화가 나거나 충돌할 일이 생길 때 혹은 다른 이의 가족이 넘 부러울 때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볼거 같아요.

저도 어릴 적에 친구의 요구를 다 들어주시는 친구의 부모님이 부러워서, 동생을 일일이 챙겨주는 친구네 언니가 마냥 좋아서.. 
우리 엄마면 좋겠다, 오빠들 대신 언니가 있음 좋겠다 하고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림책이기에 가능한 일일지 모르지만 가족들에게 서운했던 아이는 자기 맘대로 가족을 바꿉니다.
하지만 행복을 줄것만 같던 새가족도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좋지는 않지요. 
아이는 새가족들과 지내며 자기 가족이 얼마나 편하고 소중한지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가족들은 여전히 전과 똑같지만 아이는 이제 '그래도 괜찮아요' 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을 그립니다.

가게놀이, 책읽기, 모래케이크, 함께 이야기나누기.. 아이가 가족들에게 바라던 것은 그냥 소소한 놀이였습니다.
그 일이 안되었다고 토라져버리는 그림책 속 아이는 바로 우리집 아이들 같기도 한데요..
이 아이를 통해 아이들이 바라는 가족의 모습은 무얼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서 이야기를 나누니 규현이는 엄마를 안바꿀거라 하고 유주는 "숙모는 내가 해달란대로 다 해주니까" 하면서 큰숙모로 엄마를 바꾸고 싶다 하네요.
 지금도 글을 쓰다말고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가 좋아?"하고 물으니 규현이는 "엄마 같은 엄마가 좋아"하는데 유주는 오늘도 여전히 '숙모 같은 엄마'라 합니다. 이런이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엄마가 언제 좋은지?'를 물었어요.
가장 먼저 '책 읽어줄 때', '맛있는거 해줄 때', '함께 책놀이할 때', '함께 게임을 할때', '어려운 일을 도와줄 때', '요리를 함께 만들 때'
둘이 질세라 주거니받거니 말하는데 이 상황들 모두 '함께' '같이'할 때라는 공통점이 있더군요.

1. 함께 요리하기 - 식빵피자 만들기

아이들이 말한 것중에 '함께 요리하기'를 해보기로 했어요.
(원래 유주 방학숙제로 있던 것인데 유주는 피자나 소스가 들어간 음식을 워낙 싫어해서 하자 하지도 않고 그냥 넘어가도 될 판이었지요.)
그런데 규현이가 워낙 좋아하는 것이라 겸사겸사 '같이 하는 요리'로 식빵피자를 선택했습니다.
 


콘옥수수, 마요네즈, 케찹, 햄, 맛살, 양송이버섯, 양파, 피클.. 집에 있던 것중에 피자재료로 쓸만한 것을 다 모았습니다.
작게 자르라고 주었더니 양송이 버섯을 썰던 유주가 애벌레 같아 징그럽다 하고.. 규현이가 흑기사를 자청했습니다.
양파는 자르다 맵다고 서로 양보해 제가 대신 다져주었어요.
작게 자른 재료에 콘옥수수와 마요네즈를 넣어 버무리고.. 식빵에 피자소스를 바른 다음 피자치즈를 올리고 재료를 올리게 했어요.
유주는 치즈냄새가 싫다며 저만치 가버리고 규현이가 마무리를 해 오븐에 넣었습니다.

막 나온 식빵 피자를 보고 유주는 반응이 없고 규현이는 잔뜩 기대했어요.
뜨겁다면서도 치즈가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게 재밌다며 맛있게 먹었고 더불어 엄마 점수도 팍팍!! 올라갔습니다. ^^  

2. 우리가족 그리기


아이들이 놀면서 그리는 그림 속에는 가족이 많이 등장합니다.
공주들을 잔뜩 그려놓고 자기와 엄마라 하길래 유주에게 '우리가족'을 한 번 그려보자 했어요.
연필로 그린 그림을 다시 싸인펜으로 윤곽선을 따라 그리고 지우개로 지우느라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어요.


웃고 있는 우리 네식구가 그림에 가득 채워졌어요. 
우리 가족이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오빠는 아빠를 닮았고 유주는 엄마를 닮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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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각 삼층장 이야기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석
지혜라 글.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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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화각공예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중인 지혜라작가가 우리나라 전통 가구의 하나인 화각 삼층장을 소개하는 전통공예 그림책이에요.
새롭게 보는 전통공예 그림책인데 이번에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된 전통공예 그림책 나비장석 시리즈의 첫 권이라고 하네요.
이 책의 작가는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수상을 한 바 있는 화각공예가로서, 화각삼층장 만드는 과정을 실제적인 작업 공정을 상세히 담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작고 아기자기한 민화풍의 그림과 섬세하게 표현한 공예그림의 부분들이 어울려 우리의 전통미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사한 주황빛의 표지색깔, 화각 삼층장을 연상케하는 풍성한 모란그림과 나비장석 문양, 책 제목의 글씨체는 이 책의 이미지는 물론 다른 책과 다른 고급스러움과 정갈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딸이 평생토록 가까이 두고 쓸 쓸모 많은 것으로 마련해주고 새색시처럼 곱고 아름다운 것들을 챙겨주고 싶은 것인가 봅니다.
복사꽃 만발한 봄날, 이듬해 시집가는 외동딸을 위해 한 홀아비가 장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로 찾아갑니다.
홀아비의 주문에 제격이라는 화각 삼층장..
화각은 소뿔을 얇게 갈아서 종잇장처럼 만들어 예쁜 그림을 그린 거라 하네요.
나무로 짠 삼층장에 화각으로 옷을 입히는 화각 삼층장을 만들기 위해 소뿔을 다루는 각질장,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 그림을 그리는 화원, 옻칠을 하는 칠장, 쇠붙이로 가구 장식을 만드는 두석장이 모였습니다.
여러 해 묵혀 잘 말린 잣나무 목재로 소목장은 삼층장을 짜고 각질장은 좋은 소뿔을 골라 소뿔을 삶고 자르고 말리고 다시 굽고 펴고 깍고 갈아 각지를 만듭니다.
무엇을 그릴지 구상한 화원은 각지 한장, 한장에 옮겨 그려 오색 고운 빛깔로 색칠하고 이렇게 만든 화각지를 각질장이 다시 삼층장에 붙여 옷을 입힙니다.
칠장은 화각지를 붙이지 않은 삼층장의 안쪽과 뒷면에 구석구석 옻칠을 하고 두석장은 삼층장의 몸통과 문을 튼튼하게 이어줄 이음쇠와 소중한 물건을 지켜 줄 자물쇠를 만들게 되지요.
화각 삼층장 하나를 만들기 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한 것 없이,, 소목장, 각잘장, 화원, 칠장, 두석장 다섯 장인은 일 년 내내 공들여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다섯 장인의 정성과 외동딸이 잘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화각삼층장은 복사꽃이 피는 날 새색시 꽃가마 뒤를 따라 가새색시 방에 놓이게 되지요.

빨강과 노랑, 두 삼층 화각장이 나란히 놓여진 새색시의 방이 환합니다.
새색시는 이 화각 삼층장을 바라보며 오래토록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고향을 생각하겠지요...
그림책 속에는 삼층장에 그려진 꽃과, 나비, 모란과 물고기, 봉황과 연꽃.. 그림마다 갖고있는 저마다의 의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화각 삼층장을 짜기 위해 여러 장인이 힘을 모아 맡은 일을 해내는 작업 과정은 순서에 따라 장인이 하는 작업 공정 과정을 실어 보여주고 있어요.
일을 맡은 장인이 해야 할 일을 설명한 뒤, 다음 페이지에서는 작업 공정 과정과 만들어놓은 작업물을 소개하고 작업 과정에 어떤 재료와 어떤 도구가 어떻게 쓰여지는지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종종 이런 전통가구를 볼 기회가 생기면 '아름답다' 혹은 '우아하다' 하는 감상으로 그쳤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화각 삼층장을 보며 '가구마다 어떤 사연이 있고 누가 어떻게 만든 과정이 담겨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니 더 애틋하고 귀하게 다가옵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과 이 책의 그림으로 보는 화각장은 화려한 듯 하면서도 정갈하고 은은한 멋을 가진 공예가구인 거 같아요.
그리고 화각공예는 다른 전통 공예보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정성과 시간, 기다림이 있어 보입니다.
물건 하나도 예사로 쉽게 만들지 않고 정성을 다한 옛사람들의 마음과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이 책은 잊혀져가는 우리문화를 다시 돌아보게 되고 관심갖게 합니다. 
화각 삼층장 만치나 곱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진 이 책은 아이는 물론 어른이 함께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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