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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 소년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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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2년 2월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샌포드에서 자경단장에 총을 맞은 17살 흑인 소년의 죽음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진 책이다.

열일곱 살의 소년, 트레이본 마틴이 총을 맞게되고 되레 그를 쏜 스물여덟 살의 청년이 체포되지 않고 풀려나게 된 것은 마틴이 흑인이라는 이유 뿐이었다.

흑인이었고 후드티를 입고 있는 모습에 그가 위협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자경단의 청년은 사탕과 음료수를 사러 나온 소년을 총을 소지한 것으로 잘못 판단하고 총을 꺼내들었다고 한다.

설령 그렇다쳐도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도 바로 풀려날 수 있는지, 자신이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되면 무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법'이 작용했다는데.. 피해자가 되레 가해자로 해석된 불합리한 법이 지금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나라 미국에서 일어났다는 게 놀라웠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 속에 가상의 인물 제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이 불합리한 법에 그리고 불평등한 세상에 맞서게 된다.

한국에서 입양된 제이는 마틴의 옆집에 산다.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아빠와의 사이가 좀 서먹해진 제이는 자기가 버려진 아이라 생각하고 있고 또 학교에서는 덩치가 큰 하비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제이가 당할 때마다 흑인인 니콜은 하비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당한 만큼 갚아주자 하지만 마틴은 '눈에도 가슴, 이에도 가슴'이라며 제이를 토닥여주고 제이는 그런 마틴을 친형처럼 따른다.     

엄마와 이혼해 따로 사는 아버지를 만나러 간 샌포드에서 마틴은 편의점에 다녀오다 자경단장 짐머만의 총에 맞아 죽는다.

마틴의 죽음을 슬퍼하던 제이는 마틴이 먼저 공격했다는 짐머만의 증언을 믿을 수 없고 또 짐머만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않고 무혐의로 풀려난 것을 용납할 수 없어 하비, 니콜과 함게 샌포드로 향한다.

마틴 형이 어떤 사람이었고 마틴의 죽음이 얼마나 억울한지 밝혀내려 찾아간 경찰서에서 제이일행은 무자비한 인종차별 주의자인 사건 담당자 베어경위를 보게 되고 존 경관으로부터는 진실보다는 지켜야 할 가족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는다.

거기다 짐머만의 신고를 받았던 911 상담원 수잔은 마틴의 억울함을 알지만 세월이 흘러서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하고 사고 장소에서 찾은 목격자 할머니는 증언해주지 않는다.

 

마침내 제이는 마틴다운 방법을 택하기로 한다.
'나도 트레이본 마틴 입니다. 우리도 정의를 원해요!'

마틴이 입었던 것과 비슷한 검은색 후드티를 사입고 마틴의 사진을 넣은 피켓을 만들어 샌포드 시청 앞에 선 것이다.

제이 곁으로 다시 돌아온 니콜과 하비 그리고 아이들에게 비겁했던 어른들이 잘못을 깨닫고 그들 옆에 선다.

그리고 샌포드 시청 앞은 이내 후드티를 입은 수천 명의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고 마틴을 추모하는 후드티 시위는 백만 후디스 운동이 되어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간다.

 

아이들 옆에 수잔이 찾아오고 할머니가 찾아오고 마틴이 사랑했던 에일리와 존 경관이 찾아오는 장면엔 뭉클한 감정이 일었다.
그리고 동화 마지막에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마틴과 형을 사랑했던 제이의 그림과 글이 오랜 여운을 주었다.

 

제이, 고마워.

"뭐가?"

날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당연한 거 아냐?"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을 때도 많아. 너도 이젠 잘 알잖아?

"마틴 형, 얼마나 더 오래 기다려야 할까?

얼마나 오래 참아야 차별 없는 정의로운 세상이 올까?"

그건 모르지. 하지만 세상은 변할 거야. 아주 천천히.

 

아버지의 아버지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 싫어했기 때문에 싫어한다는 하비의 아빠, 차별에 맞서는 방법은 타협이 아닌 무력이라 말하는 니콜의 아빠처럼 우리 또한 무의식중에 선입견이나 편견을 키우고 그것을 내 자식에게도 부지불식간에 가르치게 될지도 모른다.

성별이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종교나 사회적 지위가 달라도 차별이 없어야 할 것이지만 우리 사회는 여러 편견이나 감정에 의해 차별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런 어이없는 일을 만들게 된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엔 이 무고함과 차별이 너무 억울했지만 과연 나 또한 제이처럼 용기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니 나 또한 비겁한 어른들중의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불합리 불평등한 일을 당했을 때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내 잘못을 기꺼이 인정하고 바꾸려드는 용기.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도 제이와 니콜, 하비의 용기와 자신감을 만나길 바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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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