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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햄스터의 사소한 소원
아스트리드 데스보르데 지음, 조정훈 옮김, 폴린느 마르탱 그림 / 키즈엠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아스티리드 데스보르데 글 / 폴린느 마르탱 그림 / 조정훈 옮김 / 키즈엠
두더지 - 별이 빛나는 멋진 밤이야! 이런 밤엔 소원을 빌어야지.
숲 속의 모든 친구들이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해 주세요.
고슴도치야, 너도 소원을 빌어 봐.
고슴도치 - 미안하지만 난 그런 거 안 믿어. 햄스터야, 너는 그런 거 믿어?
햄스터 - 응. 난 그런 거 잘 믿어. 벌써 작은 소원 하나를 생각해 뒀지.
그런데 나 혼자 있는 데서 빌고 싶어.
어둠 속에서 빛나는 밤하늘의 별들이여!
이 세상의 모든 기쁨과 행복을 아주 특별한 햄스터에게 특별히 많이 내려 주소서. (본문에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세 친구가 대화를 나눕니다.
두더지는 숲 속 모든 친구들의 행복을 소원으로 빌지만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고슴도치는 소원 따위에 관심이 없습니다.
반면에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햄스터는 소원도 역시나 '특별하게' 빌고요.
햄스터와 토끼, 달팽이, 두더지, 고슴도치, 다람쥐가 등장하는 이 동화는 만화형식을 빌어 34개의 에피소드를 싣고 있어요.
짧은 에피소드들이지만 이야기와 이야기가 서로 이어져 있고, 이들의 대화를 보다보면 각자의 성격이나 개성, 고민이 잘 드러납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를 최고라고 그래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햄스터는 친구들중에 가장 욕심도 많고 샘도 많습니다.
그래서 어느땐 이기적이고 그래서 새침한 말과 행동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두더지는 눈이 나빠서 잘 보지 못하지만 마음씀씀이가 바르고 또 감성적이라 소설쓰기를 좋아합니다.
언제나 느린 것이 고민인 달팽이는 작고 여리지만 항상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성격은 여유롭습니다.
고슴도치는 뾰족한 가시털을 갖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아주 부드럽고 착합니다.
씩씩한 토끼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고 다람쥐도 항상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요..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이들은 서로 다르다고 탓하거나 멀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친구에게 쉽게 말하기도 하고 또 당연하다는 듯 서로의 성격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와닿아요.
짧은 에피소드들이지만 이들을 통해 친구란, 우정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나의 약점이나 단점을 포용해주는 친구.. 친구란 바로 그런 존재라 아닐까 하고요.
햄스터, 너는 최고야~ 햄스터, 너는 최고야~ ♬ 햄스터, 너는 이 세상 최고야~~♪
친구들이 불러주는 노래에 햄스터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햄스터의 생일파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두더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달팽이야, 나는 오늘 파티에서 굉장히 중요한 걸 깨달은 것 같아. 아직 내 마음 속에서는 파티가 끝나지 않았어."
두더지의 다음 소설엔 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책을 보고 아이들과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물었어요.
큰 아이는 뾰족한 가시털의 고습도치가 이끼 망토를 걸쳐 입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해요.
그래서 다시 보니 고슴도치가 자신의 단점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이끼 망토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있게 걸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구요.
딸아이는 햄스터의 생일파티에 친구들의 합창이 즐거웠다고 합니다.
곡을 붙여 흥얼흥얼 부르더니 요새 저희집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노래소리에 종종 '과자보다 호두보다~♪'가 들립니다.
'나도 한 번 그려볼까? 하고 공책을 가져오더니 [위대한 햄스터의 사소한 소원]을 다시 펴들었어요.
책 표지 그림과 주인공들은 보고 그리고.. 한 편의 새 이야기를 지었다며 열심히 설명해 주네요.
첫 페이지는 책 표지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린 거에요.
생략된 부분도 있지만 햄스터와 말풍선은 빠뜨리지 않았네요.
제 1화는 주인공 소개 그림인데 다른 친구들은 비슷한데 두더지는 원작보다 작아졌어요.^^
제 2화는 새롭게 창작한 스토리 만화에요.
다람쥐는 길에서 햄스터를 만나 서로 인사를 해요.
그런데 다람쥐는 길에서 호두를 보고 지금 머뭇거리는 중이래요.
워낙에 미식가인 햄스터가 호두를 냉큼 가져갈까봐서요. 다람쥐가 얼른 호두를 주워서 도망갑니다.
햄스터가 없는 곳에서 다람쥐는 호두를 맛있게 먹고 햄스터는 자기도 호두가 있는데 다람쥐가 왜 뛰어가는지 모르고 되레 자기를 싫어하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한대요.
다람쥐는 단순히 호두때문에 뛰어간건데 햄스터는 다람쥐가 자기를 싫어하는가? 하고 생각하네요.
서로 소통이 되지 않으면 진심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렇게 오해도 생겨나는거 같아요.
시시콜콜 사정을 다 말할 수 없겠지만 어느 땐 먼저 솔직하거나 자기가 조금 양보나 배려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