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호백 글 /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어느 화창한 봄날, 수평아리 한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튼튼하고 씩씩했던 이 수평아리는 이내 동네에서 제일 힘센 병아리가 되었습니다.
늠름한 수탉으로 자라 힘자랑 대회에 나간 수탉은 세상에서 제일 힘센 닭이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세상에서 제일 힘센 이 수탉보다 더 힘이 센 수탉이 동네에 나타났습니다.
그후로 이 수탉은 동네에서 제일 술을 잘 마시는 수탉이 되었고 세월이 흘러선 술도 많이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수탉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수탉의 아내가 다가와 "여보, 힘내세요. 당신은 아직도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이에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손자 손녀들과 힘이 센 아들들, 알을 많이 낳는 딸들을 보여주며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상에서 제일 힘세고 행복한 수탉이라 합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정말 가슴이 찡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정년퇴직을 하실 때 아직 더 일할 수 있는데.. 하시며 서운해 하셨던 날이 떠올랐었거든요. 
이 책에 등장하는 수탉은 바로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아이들보다는 우리 어른들에게 더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지 모르겠고 가족그림책으로 보아도 좋을 책입니다.

잔뜩 어깨를 움츠렸던 수탉이 자신의 가족들을 돌아보고 꼬리 깃털을 활짝 편 마지막 모습에선 가족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고 소중한지 느껴집니다.
젊은 시절에 가졌던 힘과 당당함은 잃었지만 환갑잔칫날 가족들과 함께 모여 있는 수탉의 모습은 아주 편안하고 행복해 보여요.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바라는 '행복' 그 행복요소중에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 사는 그대로를 묘사한 이야기는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를 쓰신 이호백작가님이 쓰셨고 다채롭고 화려한 색으로 닭의 모습을 실제처럼 생생하게 그린 그림은 [반쪽이]와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솔이의 추석 이야기]를 그리신 이억배 작가님이 그리셨어요.
우리 정서를 담은 민화풍의 그림은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고 또 정겨운 재미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닭들의 실감나는 표정과 동작 그리고 노란 병아리들의 귀여운 힘겨루기, 중병아리들의 말뚝박기 등은 그림을 한참씩 들여다 보게 만들고 또 웃음짓게 합니다. 

1. 수탉 그리기


책을 읽고서 아이들에게 수탉을 그려보자 했습니다.
처음엔 유주도 나란히 앉아 그림을 그렸는데 중간에 다른 놀거리를 찾아가고.. 규현이만 마무리가 되었어요. 
색연필 대신 색종이와 셀로판지로 수탉의 모습을 꾸며보게 하고 싶었는데 마음 급한 규현군, 색연필을 택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중에 아빠에게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떻겠느냐 물었더니 자기는 그림은 잘 그리는데 편지는 어렵다고요^^;;


자칭 그림을 잘 그린다는 규현이 ㅋㅋ
책을 보면서 그렸는데 날개가 짧은 뚱뚱한 수탉으로 그려놓았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이 아니라 '춤을 추는' 혹은 '뚱뚱한' 수탉이라 불러야 할 듯 싶은데 규현이는 아주 맘에 들어라 했어요.^^

2. 아빠에게 편지 쓰기


며칠이 지나 아이들에게 다시 아빠에게 편지를 써보자 했어요.
요즘 아빠가 크리스마스에도 일하고 이 날도 늦게 퇴근해 온 날이라 "아빠가 힘들고 피곤할 때 규현유주가 편지를 써주면 아빠가 무척 좋아할거야" 라고 하자 연필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규현이는 무어라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종이 끝만 부벼대고...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로 써보라 했더니 그때서야 줄줄이 열심히 적었습니다.


아빠에게
아빠 내일 안추우면 밖에 나가서 오빠 자전거 보조바퀴 해서 밖에 나가서 자전거 타러 가요. 유주올림

'밖에 나가서'가 두 번 들어간 유주의 편지에요.
유주는 자전거를 타고 아빠는 의자에 앉아 유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빠에게

아빠 안녕하세요?
아빤 지금쯤 퇴근하고 있을텐데.... 아빠에게 서운한 게 있어요.
놀을 땐 대충 놀아주지 말고 신나게 놀아주세요.
예를 들자면 중랑천에서 자전거타기, 배드민턴 치기, 스케이트장 가기 등을 방학때 하고 싶어요.
하지만 아빠가 건성으로 놀아도 전 아빠가 좋아요!!!      규현올림

편지를 다 마치곤 그림 속 얼굴을 웃는 얼굴로 바꾸고 하트를 그려 색칠해 놓았어요. 
편지를 받은 아빠의 첫마디는 "규현! 아빠가 언제 대충 놀았어?" 였습니다.
"아빠처럼 업어주고 책읽어주고 놀아주는 아빠가 어딨다고?? 흥! 나 인제 안 놀아~~~ㅠ.ㅠ"하니
"아빠가 밖에 나가서 안놀아주잖아요." 하며 규현군 목소리가 슬쩍 꽁지를 내렸어요.
아빠들은 열심히 놀아준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자기 성에 차지 않으면 건성이고 대충인가 봐요.^^
엄마 노릇도 제대로 하기 어렵지만 아빠 역할은 더 어려운거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알콩달콩 우리 명절 3
김미혜 글, 최현묵 그림 / 비룡소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룡소의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는 우리나라 대표 명절인 추석과 설날, 단오, 칠월칠석, 동지, 정월대보름 여섯가지의 명절과 절기를 다루고 있는데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은 제목처럼 '동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에게도 동짓날은 그저 일년 중 낮이 짧고 밤이 가장 긴 날 그리고 팥죽을 먹는 날이었는데요..
옛날에는 동짓날을 작은 설로 여겨 무척 중요시했다고 해요.
이 책에는 구수한 팥죽 냄새를 맡고선 팥죽이 먹고 싶다고 마을을 헤매는 꼬마 귀신 '단단이'가 등장하는데 단단이의 행로를 쫓아 동지날의 풍습과 먹을거리 등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단단이는 무엇이든 아주 잘 먹는 꼬마 귀신이랍니다.
어느 날, 팥죽 냄새를 맡고서 먹고 싶다고 떼를 쓰는 단단이에게 엄마는 팥죽이 붉은 빛깔을 가진 음식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무서운 거라며 안된다 하지요.
하지만 엄마 몰래 마을로 내려온 단단이는 은곰이네 집으로 숨어 들어 어떻게 좀 팥죽을 얻어먹어볼까 궁리를 합니다.
은곰이 엄마가 은곰이에게 집안 곳곳에 팥죽을 뿌리거나 팥죽을 한그릇씩 가져다 놓으면 팥죽의 붉은색이 귀신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 하는 소리를 듣고 잠깐 겁이 났지만 팥죽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계속 기웃거리고 있지요.
은곰이네 개와 닭들에게 마구 쫓겨다니면서 말이에요.
   
장수가 은곰이네 집으로 팥죽을 가져와선 "저희집 팥죽 드시고 나쁜 병을 다 막아 내시래요."하며 말하자 은곰이 엄마는 장수에게 새해 달력을 주시곤 "동지가 지나면 해님이 살아나니까 새달력 걸고 새해를 맞으렴."하고 말씀하시고..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 다는 말에 은곰이는 팥죽을 먹고 아빠와의 씨름에서 이기고, 장수가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먹고 은곰이와 팔씨름을 해서 이기는 것을 본 단단이는 팥죽을 먹으면 힘이 세지는 줄 알게 돼요.
결국 팥죽을 먹지 못하고 지쳐 집으로 돌아온 단단이는 엄마에게 팥죽을 쒀 달라 졸라댑니다.
냄새에 먼저 반하고 보글보글 끓는 팥죽을 눈 앞에서 본데다 힘까지 세지게 하는 팥죽이니 오죽 먹고 싶었을까요?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밤, 마당에 벌러덩 드러누워 떼를 쓰는 단단이와 "귀신이 무슨 팥죽이야..."하며 속끓는 엄마 귀신은 
 밤새 실랑이를 벌입니다.

동지 팥죽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선지 표지 제목부터 그림에까지 팥죽색이 많이 쓰여졌어요.
면지에는 이야기에 관련한 주인공들과 소재들이 그려져 있고 본문에 팥죽을 먹은 은곰이와 장수 등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그림자같은 팥죽색 그림들이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표지그림에서
연기 모양처럼 그려진 팥죽 냄새에 눈이 반짝거리는 단단이를 먼저 만날 수 있는데요..
팥죽 냄새에 혹 해선 엄마의 충고는 귓등으로도 안듣고 혼자 마을로 내려온 단단이의 수난은 단단이의 표정으로 재미나게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동짓날 팥죽을 먹기 위한 단단이의 여정외에도 이 책에는 부록이 실려 있어 동짓날의 풍풍습과 음식, 역질귀신과 농가월령가에 실린 동지 등을 실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명절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 줍니다.
그중에 옛 사람들은 동짓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해 다시 양의 기운이 싹트는 날로 여겨 작은 설로 보냈다고 하네요.
지난 동짓날에는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끓여 나잇수대로 새알심도 먹어보고 새알심과 태양이야기, 그리고 팥죽의 영양에 대해서도 들려주었어요.
단단이 덕분에 동짓날 팥죽에 대해 아이들에게 더 많이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떠돌이 로레타 웅진책마을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라합 옮김, 박형동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사춘기에 막 접어든 한 소년의 첫사랑을 다룬 동화로 아름다운 사랑이라 하기 보다는 무모하고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랑으로 시작된다.
물론 그 안에는 그 또래 아이들의 고민과 사회문제, 세상에 대한 이해와 성장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대개 별명으로 불리는데 주인공 빡빡이도 콘라트라는 이름을 두고 빡빡이라고 불리운다.
그리고 이 이름 속에서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2년 전, 머리에 실린 머릿니와 서캐때문에 부모가 강제로 머리를 밀어버리자 빡빡이는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자기의 머리를 밀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고집과 주장이 센 빡빡이라도 사랑 앞에서 엉뚱하고 약해지는 걸 보면 사랑은 참 신기하고도 재미난 감정이다.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 어느 목요일 오후.. 빡빡이네 옆집19번지에 로레타가 이사온다.
요란한 모양을 한 승합차에서 토끼털을 걸치고 맨발 차림을 한 여자 아이를 보는 순간 빡빡이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느낀다.
'그럼에도 그 이상한 여자아이를 보는 순간 빡빡이의 속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꽝!
머릿속인지 배 속인지 가슴속인지는 알 수 없었다. 빡빡이는 완전 넋 나간 얼간이처럼 그 자리에 서서 멀뚱히 바라보기만 했다.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거나 그 비슷한 말을 꺼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p.21)   
엄청난 폭발로 다가온 사랑!!
빡빡이는 로레타의 부모가 고물을 팔거나 청소일을 하고 집을 엉망으로 해놓고 다녀도 전혀 상관없이 어떻게든 로레타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다.
자기만의 특별한 '생각바위'가 건네주는 라돈의 힘을 믿는 빡빡이는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사랑을 마주해야 하고 호기심 많은 엄마에게도 그 사랑을 비밀로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는데 문제는 엄마가 로레타 가족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사사건건 빡빡이를 간섭한다는 것이다.
로레타와의 사랑은 예상한대로 쉽지가 않았다.
로레타가 진드기와 이빨과 함께 놀러가는 것을 보고서 마음이 안편하던 빡빡이는 엄마가 친구들에 대해 뭐라하는 소리를 듣고는 강하게 반발,, 결국 정수리에서 목덜미까지 머리를 십자 무늬로 밀어버린다.
구차한 설명보다 즉각적인 행동으로 자신을 보이는 아들과 아들의 황당한 머리를 보고 놀라는 엄마의 모습..
어느 나라건 이렇게 사춘기의 후유증이 큰 것인지..
로레타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못가고 동생이 입양되었지만 남들이 뭐라해도 슬픈 기색은 별로 내지 않고 무척 당당하다.
씩씩하고 사교적인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그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자기만의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사회복지사의 방문 이후로 로레타가 떠나게 되자 빡빡이는 좀비처럼 기운없이 힘겹게 지내게 된다.
그러다 로레타가 있는 주소만 가지고 로레타를 만나러 가게 되는데 빡빡이의 사랑이 얼마나 진지하고 적극적인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부모의 보살핌에 살던 빡빡이가 로레타를 찾아가기까지의 여정 또한 만만치 않다.
물론 로레타를 만나긴 하지만.. 빡빡이의 제안과 다르게 로레타는 빡빡이의 사랑보다는 자신의 꿈을 말한다.

안정된 가정 환경 속에서 부모의 보살핌으로 평범하게 자라던 빡빡이는 자신과 완전히 다른 로레타를 보고 어떤 해방감이나 자유로움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로레타와 로레타의 가족을 만나면서 빡빡이는 처음으로 자기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낯선 세상을 만나게 되고 또 로레타를 찾으러 가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여러 가지 일들과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도 한다.
실제로 세상은 누군가가 삶의 방식을 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쳐 배워야 하는 것이니 그 여행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빡빡이의 마음 속에서 일어난 폭발은 빡빡이를 지난 여름방학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만들었다.
그렇게 본다면 빡빡이의 첫사랑은 엉뚱하다고만 할 수 없다. 오히려 대단하다.
새로운 인생을 위해 화이팅을 외치는 반환점이라고 할까?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그림을 다시 보니 그것이 무얼 이야기하는지 느껴진다.
광대 얼굴을 하고 자전거 뒤에 로레타를 태운 채 하늘을 향해 페달을 밟는 아이, 콘라트 빡빡이
이 책은 어쩌다 두 번 읽게 되었는데 처음과 다르게 두 번째엔 삽화그림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팔베개를 하고 하늘을 나는 잠자리를 올려다보던 빡빡이가 사랑에 빠지고 로레타 곁을 기웃거리고 슬퍼하게 되고..
광대복을 입고 바이올린을 들고서 로레타와 무대 위에 서 있는 모습까지.. 영상처럼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착한 아이 사탕이 - 문광부우수교양도서 글로연 그림책 1
강밀아 지음, 최덕규 그림 / 글로연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밀아 글 / 최덕규 그림 / 글로연

사탕이는 언제나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에요.
친구가 놀리거나 넘어져도 절대 울지 않고 동생이 자기 물건에 말썽을 피워 놓아도 절대 화를 내지 않아요.
그리고 엄마에게도 장난감을 사달라고 고집부리거나 떼 쓰지 않지요.
이런 사탕이를 보고 어른들은 착하다고 칭찬을 하고 사탕이 엄마를 부러워해요.
어느날 밤, 사탕이가 자고 있는데 사탕이의 그림자가 사탕이를 깨웠어요.
그리곤 사탕이에게 왜 마음과 다른 행동을 하느냐며 그동안 자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고 말합니다.
사탕이는 자기가 착한 아이라서 착한 아이는 그러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거라 말하고 그림자는 착한아이는 울고 싶을 때는 울고 화날 땐 화내도 되는거라며 용기를 주지요.
사탕이는 이제 무서울 땐 무섭다 말하고 싫을 땐 싫다 하고, 화가 날 땐 화를 내기도 하면서 자기 감정에 솔직한 아이가 됩니다.
사탕이가 활짝 웃습니다. 정말 예쁘게요..


부모들은 내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그리고 또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로 자라길 원하지요.
그러나 [착한 아이 사탕이]는 아이들이 본질적으로 착한 행동을 하는 것 외에도 부모의 기대로 '강요된' 착한 아이가 되는 수도 있음을..
그리고 어른들의 사소한 말 한 마디가 아이들에게는 부정적인 자기관이 될 수 있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안타까운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림책 속 사탕이도 '착한 아이'여야 하기 때문에 이제껏 참으며 자신의 내면과 전혀 다른 '거짓된 나'로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속마음은 숨긴 채 무표정한 얼굴로 인형처럼 서 있는 사탕이를 보면서 저 또한 우리 아이들을 '다루기 쉬운'아이로 키우려 전전긍긍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사탕이에겐 사탕이의 그림자가 나타나 사탕이의 속마음을 시원하게 대변해주고 사탕이가 자아를 찾는데 길잡이를 제시하는데요...
그것은 사탕이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던지는 말인듯 싶습니다.
사탕이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림자를 찾는 재미도 있고 그림책 내용중에 동생을 한 대 패줘도 되느냐 묻는 페이지는 아이들이 매번 사탕이의 표정을 따라하며 아주 재밌어 해요.
글과 그림이 함께 전하는 이야기,, 착한 아이 사탕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 입에 단 사탕이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행복하다 느끼며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엄마가 되고 싶어집니다.

이 책의 표지그림은 책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지요.
얌전히 그야말로 착하게 서 있는 사탕이 옆으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표지그림을 보면서 아이들과 제가 보고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 있겠다 싶어 다른 설명없이 책표지를 새롭게 한 번 꾸며보자 했어요.


유주가 처음엔 사탕이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야하는지 물었어요.
다른 사탕이를 상상해 그려 보아도 좋다 했더니 신발 모양은 같게 하고 싶다 합니다.
사탕이를 그리곤 윤곽선 글꼴로 책 제목을 적더니 유주가 책표지에 그려진 그림자처럼 자기도 그림자를 하고 싶다고요..
그런데 살짝 입체적이고 미끈한 그림자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어와서 색종이를 사용해 보라 했습니다.
여러 가지 색중에 파스텔톤의 파랑을 고르고.. 표지그림자랑 비슷한 모양으로 그려 붙이더니 맘에 든다 합니다.


책제목은 싸인펜으로 선그림을 그려놓고 작가의 이름도 윤곽선으로 그려줄거라고요..
처음 책을 만났을 때 제가 이 책을 지은 강밀아 작가님을 상세히(?) 소개했던 터라 유주에게도 이름이 낯익은지 아주 큼지막하게 책 제목 밑에 써놓았어요.^^
그래서 제가 "꼭 착한 아이 강밀아 사탕이 최덕규같은데?? ㅎㅎ" 했더니
"아니지~ 착한 어른 강밀아라고 하는거야"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를 빠뜨렸길래 책표지엔 제목, 작가이름, 출판사도 들어있다 일러주었더니 이름을 적고 물고기를 그려 놓았어요.


유주가 독후활동을 시작할 때 규현이는 칠교를 하고 있었어요.
규현이는 색종이 접기랑 칠교를 좀 어려워 하는데 방학숙제로 칠교가 있어서 도안대로 끙끙~ 맞춰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 유주 곁에 와서 보더니 볼멘 소리로 "유주는 재밌겠다~~ 나도 하고 싶다~~"하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언제고 환영~
유주가 글자에 선그림을 그을 때에야 규현이도 시작했어요.
규현이는 책 제목이 주인공 아래로 들어가고... 출판사 이름을 가슴에 단 원숭이를 그렸어요.


규현이가 그린 사탕이는 완전히 다른 아이 같아요.
누가 뭐라 해도 자신감있게 앞에 나서고 자기 감정을 확실히 표현할 아이같습니다.

사탕이는 착한 아이이기 때문에 'ㅇ'글자 속에 스마일 얼굴을 그려 넣었고
'사탕이'에는 사탕처럼 동그란 동그라미로 그려줬다 합니다.  

늦게 시작하긴 했는데 제법 빨리 마치고는 원숭이 그림자에 '나는 누구게?'라는 말풍선을 써놓았어요.
그리곤 원숭이 흉내를 내며 까불까불~
자기가 그린 표지 그림 속 사탕이 얼굴 같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알콩달콩 우리 명절 3
김미혜 글, 최현묵 그림 / 비룡소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미혜 글 / 최현묵 그림 / 비룡소

단단이는 무엇이든 아주 잘 먹는 꼬마 귀신이에요.
어느 날, 팥죽 냄새를 맡고서 입맛을 다시는 단단이에게 엄마는 팥죽이 붉은 빛깔을 가진 음식이기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무서운 거라 말합니다.
하지만 엄마 몰래 마을로 내려온 단단이는 은곰이네 집으로 숨어 들게.. 은곰이 엄마는 은곰이에게 집안 곳곳에 팥죽을 뿌리거나 팥죽을 한그릇씩 가져다 놓으면 팥죽의 붉은색이 귀신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고 말씀하시지요.
더럭 겁이 났지만 단단이는 집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개와 닭들에게 쫓겨 다닙니다.   
그때 장수가 자기 집 팥죽을 가지고 와선 나쁜 병을 다 막아 내시라며 드시라 하지요.
은곰 엄마는 장수에게 새해 달력을 주시며 새 달력 걸고 새해를 맞으라는 덕담을 건네십니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 다는 말에 은곰이는 팥죽을 먹고 아빠와의 씨름에서 이깁니다.
장수가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먹고 은곰이와 팔씨름을 해서 이기는 것을 본 단단이는 팥죽을 먹으면 힘이 세지는 줄 알게 되지요.
결국 팥죽을 먹지 못하고 지쳐 집으로 돌아온 단단이는 엄마에게 팥죽을 쒀 달라 조릅니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밤, 단단이와 엄마의 실랑이가 계속 됩니다.

구수한 팥죽 냄새를 맡고서 팥죽이 먹고 싶어 마을을 헤매는 꼬마 귀신 단단이, 그리고 '귀신이 무슨 팥죽이야!!' 하며 부글부글 속 끓는 엄마귀신의 이야기입니다.  
엉뚱하고 귀여운 단단이의 행로를 쫓다 보면 동지날의 풍습과 먹을거리 등을 살펴 볼 수 있어요.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붉은색의 팥죽을 쒀서 집안 곳곳에 뿌리거나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넣은 팥죽 한 그릇을 먹고 또 이웃들끼리 팥죽을 나눠 먹고 새해 달력을 나누는 풍습 등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담겨 있습니다.
일년 중 가장 밤이 긴 날로만 알았는데 옛 사람들은 동짓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해 다시 양의 기운이 싹트는 날로 여겨 작은 설로 보냈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부록에는 동짓날의 풍습과 음식, 역질귀신과 농가월령가에 실린 동지 등을 실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명절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 줍니다.

동지 팥죽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선지 표지 제목부터 그림에까지 팥죽색이 많이 쓰여졌어요.
면지에는 이야기에 관련한 주인공들과 소재들이 그려져 있고 본문에 팥죽을 먹은 은곰이와 장수 등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그림자같은 팥죽색 그림들이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이 동짓날이었지요?
동짓날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었는데 따끈한 팥죽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그날 팥죽을 끓여 먹을까 했는데 규현이가 낮에 면을 먹어 싫다고 해 동지 다음날 아이들과 새알심을 빚어 동지 팥죽을 끓여 보았어요.


전라도는 새알심도 해먹지만 팥칼국수라 해서 새알심 대신 국수로 썰어 넣어 먹기도 해요.
팥죽은 일 년에 서너 번씩 해먹는데 그동안 국수로만 해먹었던 터라 아이들이 새알심은 처음 만들어 보았어요.

  
미리 팥을 일어 씻고 처음 끓인 팥물을 따라 버린 다음,, 두 번째 물을 부어 푹 삶아냈어요.
식힌 팥을 체소쿠리에 넣고 주무르면 앙금은 아래로 빠지고 껍질이 걸러지는데 그것은 규현이더러 해보게 했어요.
미적미적 느낌이 이상하지만 재밌다고,, 자기가 요리사가 된 거 같다 합니다.

새알심을 만들기 위해 규현이에게 찹쌀가루를 맡겼어요.
제가 끓여 식힌 물을 적당량 붓고.. 뭉치듯 치대주라 했더니 앙금내기보다 잘 안된다며 한참 조물거리기만 했습니다.
새알심을 빚으려는데 마침 유주가 자다 일어나 함께 만들었어요.
손바닥에 둥글려 작은 알처럼 빚어놓고 둘이 속닥속닥~ 죽을 끓일 때 새알심을 넣어 보고 싶다 합니다.

솥이 뜨거워 멀찌기서 던져 넣으니 팥물이 튀고.. 결국 두 개씩만 새알심 투하를 했습니다.^^
새알심 말고도 불린 쌀을 넣기도 하던데 전 그냥 찹쌀가루를 조금 뿌려 넣었어요.
새알심이 왜 새알심인지도 이야기 하고..
새알심이 익으면 동동 떠오를거라 했더니 그걸 보여달라고 해서 죽에 뜬 새알심 구경?도 시켰어요. 


새알심 동동~ 동지 팥죽이에요.
규현이랑 유주 그릇에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넣어 주었더니 규현이가 "엄마랑 아빠는 서른여덟 개를 먹어야 하네??  하면서 넘 배부르겠다 합니다.
저랑 규현아빠는 남은 새알심 팥죽을 먹은 다음 다시 숙성시킨 반죽을 꺼내 칼국수로 밀어 팥칼국수를 만들어 먹었어요.
아이들도 더 먹겠다 해서 상에 앉았는데 서로 옆에 귀신 단단이가 있다 놀려가며 먹었습니다.
하루 늦긴 했지만 동짓날 해먹어야 할 팥죽을 끓여 먹어 웬지 건강해지고 액땜도 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