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와 세 정원 마음으로 읽는 세상 그림책 1
클로틸드 베르노 글, 최정인 그림 / 예림아이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표지그림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있다. 바로 눈길을 사로잡는 아이의 눈이다.
대체 아이는 지금 무얼 보고 있는걸까?
아이의 눈에 비친 흐릿한 저것은 무엇이지?
무언가를 응시해 바라보는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 차 있고 푸른 초록색 눈동자는 신비로움을 준다.
발그레한 뺨의 앳된 아이, 이 아이가 바로 책의 주인공 마리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리는 깊은 산 속 낡은 집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았다.
숲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마리는 할머니와 지내며 한 번도 녹슨 철문을 넘어가 본 적이 없었다.
마리가 바깥세상을 궁금해하자 할머니는 마리의 여덟 살이 되는 생일날 아침에 첫 번째 정원의 열쇠를 준다.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라일락에 가려진 높은 담이 보일 거야. 담벼락 끝 쪽으로 커다란 월계수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첫 번째 정원의 문이란다."
마리는 이 정원의 문이 얼마나 궁금했을까?
책을 보다 할머니가 마리에게 알려주는 세상이 뭘까 나도 덩달아 궁금해진 대목이었다.
마리는 단숨에 뛰어가 깨금발을 들고 정원의 열쇠를 돌려 첫 번째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마리가 본 첫 번째 정원은 형형색색의 꽃들로 가득해 있고 마리는 세상이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몸집이 작은 사람은 마리에게 그곳이 세상이 아니라 정원 밖에 있는 집들과 들판, 도시가 세상이라 말하며 담을 넘어가면 그곳이 있을거라 한다.
할머니와의 약속때문에 집으로 돌아온 마리는 그가 말한 세상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말하고 할머니는 더 자랐을 때 두 번째 정원의 열쇠를 주겠다 한다.  
열 살이 되던 생일날에 마리는 두 번째 정원으로 가게 되고 채소밭과 과수원이 있는 정원 안에서 마리는 농부를 만났다.
하지만 그는 담 너머가 세상이 아니라 한다.
"세상은 아주 멀어. 배들이 떠 있는 바다, 낙타들이 지나다니는 사막, 일년 내내 눈이 덮힌 산. 세상은 신비한 풍경으로 가득하다고 해.
담만 넘는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세상은 아주 멀기 때문에 많이 걸어야 해."
세상을 보고 싶었던 마리는 이번엔 담을 넘어 걸어 보았지만 아침이 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마리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할머니는 세 번째 정원의 열쇠를 주었고 마리는 그곳에서 조에라는 소년을 만났다.
정원 높이 솟은 나무 위에 앉아 있던 금발의 작은 소년 조에는 마리에게 나무 위로 올라와 눈을 감고 느끼면 세상이 보일거라 말한다.
먼 산과 들이 어렴풋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아이들은 눈을 감고 있다.
과연 이 아이들은 어떤 세상을 보게 되었을까?

꽃이 가득한 정원이 세상이라 믿었던 마리에게 몸집이 작은 사람은 담 너머의 곳이 세상이라 하고 과수원의 농부는 그곳이 아닌 더 먼 바다와 사막처럼 먼 곳이 세상이라 말한다.
하지만 자기가 있지 않은 먼 곳, 남들의 이야기로 전해 듣던 미지의 곳이 세상이라 말하는 어른들과 달리 조에는 자기가 있는 그곳에서 눈을 감고 느끼면 세상이 보일거라 말하고 있다.
내가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그곳이 세상이라 말하는 조에,, 바로 그 또래 아이들이 생각하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열두 살이 된 마리에게는 자기가 서 있는 주변의 것들이 세상이고 그것을 느끼는 내가 세상인거다.

세상을 궁금해하는 마리에게 할머니는 세 개의 정원 열쇠를 주었을 뿐,, 세상이 어떤 모습이고 어떤 곳인지 전혀 말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마리에게 세상이 어떤 곳이라 일러주기보다 더 자라고 자랐을 때 열쇠를 내줄 뿐이었다.
그것은 정원의 문을 여는 열쇠가 아니라 스스로 세상을 향해 보고 알아가보라는 열쇠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동화는 단번에 즐겁다거나 감동을 주지는 않지만 스스로에게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준다.
마리의 할머니가 마리에게 천천히 세상을 알게 하듯 천천히 느끼게 하는 책 같다.

마리가 항상 빨간 목도리를 뜨고 또 그 목도리를 두르고 있어 겨울인가 생각했는데 마리가 찾았던 정원에 핀 꽃들을 보면 요즘같다.
등나무꽃, 붓꽃, 물망초와 나팔꽃, 수국과 우리 동네에서 본 이름 모를 꽃까지...
이 책은 크고 화사한 꽃그림이 유난히 많은데다 배경까지 화려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마리의 눈처럼 신비롭고 이국적인 느낌도 드는데 표지를 살피니 그림을 우리나라 최정인 작가가 그렸다.
예쁜 그림이라 더 관심이 갔는데 우리나라 작가가 그렸다니,, 웬지 더 정이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양 1770년 작은 역사 1
정승모 글, 강영지 그림 / 보림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과 나들이를 했던 곳중에 다시 가고 싶은 곳은 경복궁이다.
경복궁 일대에는 인사동, 북촌, 피맛골, 종각과 종묘 등이 있는데 옛지명 만큼이나 옛 역사를 느끼고 배우기에 좋은 곳이다.
얼마 전 인사동에 다녀오면서 경복궁 앞을 지나쳐 오는데 아이들이 몇 번 보았다고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 안의 경회루를 말한다.
역시 아는 만큼 관심도 자라는거 같다.
그런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궁금한 것이란 별것이 아니다.'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지금 이 큰길이 옛날에도 길이었을까?', '이곳에서 무슨 일을 했을까?', '옛날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놀았을까?'
이런 사소한 궁금증까지 해결해줄 책이 바로 [한양 1770년]이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24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770년 한양을 알려준다.
 

책의 처음은 조선의 서울인 한양의 시대상과 세계 정세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조선은 농사 기술이 발전하였고 동시에 상업과 수공업이 발달하면서 농촌을 떠나 한양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았다 한다.
그래서 십만 명에 가까웠던 한양의 인구는 이 시기에 이십만 명을 넘어섰고 당시 조선의 임금은 영조로 조선의 황금기이자 변화의 시대를 맞았다고 전한다.
가까운 중국 청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어 서양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게 되었고 프랑스는 시민혁명이 일어나 공화정이 세워지는 시점이었고 유럽은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개선하면서 산업혁명을 이루게 된단다.
이렇듯 전반적인 시대상황 다음으로는 한양의 지도가 실려 있다. 
남대문, 종묘, 경복궁, 종각, 북촌, 경희궁, 종로, 피맛길, 광나무, 혜화문 아이들이 가 보았거나 들어봄직한 곳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찾아 보는데 지도에 따로 22곳이 번호로 표시되어 있고 따로 번호대로 지명이 소개되어 있다.
이 표시된 22곳은 바로 조선시대 한양의 생활사와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이 되고 1770년 정월대보름 전날부터 정월대보름 밤까지는 시간이 되어 조선 한양의 정월대보름날 이야기가 이어진다.

낙산 아래 동네에서는 정월대보름 전날인 작은 보름날 아이들이 제웅을 달라 외치는 소리가 가득하다.
당시에는 액막이로 짚으로 허수아비를 엮어 머리통에 동전을 집어 넣어 길에 내다 버렸는데 이것이 바로 제웅이란다.
인정과 파루로 통행금지를 알리면 사대문은 한성부가 지키고 도성 안팎은 순라군들이 순찰을 돈다.
다시 아침이 오면 사람이 많이 사는 한양으로 장사꾼들이 몰리고 남산 기슭에 사는 박생원은 정월대보름날 아침 약밥과 묵은나물, 복쌈을 먹는다.
백성들은 정월대보름을 즐기지만 조선 21대 임금 영조는 경희궁 흥전당에서 신하들과 나랏일을 의논하느라 아침 일찍부터 바쁘다.
주로 높은 벼슬을 한 양반들이 살던 북촌마을에는 솟을대문이 있는 양반집들이 즐비하고 운종가라고 불리는 종로 시전은 한양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연암 박지원은 백탑아래에 살며 선진 문물을 받아들여 조선 사회의 모순을 개혁하자 하고 있었고 인왕산 기슭 장동에 사는 김판서는 겸재의 그림을 손에 쥐고 기뻐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한양 여인들도 유행에 민감해 한 뼘도 안되는 짧은 저고리에 풍성하게 부풀린 치마를 입고 머리는 가발을 넣어 풍성하게 꾸미곤 했다. 그리고 한양 여인들 사이에 소설책 열풍이 불어 소설책을 읽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다고 한다.   
임금이 살던 궁궐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물론 이 책에는 한양 뒷골목의 풍경도 소개한다.
수표교 옆에는 이야기꾼이 있고 종로일대 개천 북쪽으로는 장인들이 일하는 공방이 있다. 개천가에는 사당패가 노래를 하고 있고 해 질 녘 도성 밖 만리재에서는 돌싸움이 벌어지고 송파장에서는 흥겨운 산대놀이가 펼쳐진다.
통행금지가 없는 대보름날밤 송파장에서는 흥겨운 산대놀이가 한창이다. 대보름 둥근달이 뜨면 한양사람들은 모두 거리로 나서고 밤새도록 다리밟기 하는 이들이 통행금지 없는 이 날을 즐긴다.

이렇듯 [한양 1770년]에는 1770년 조선의 임금에서부터 궁에서 일하는 사람들, 양반과 상인, 양반집 아낙네와 여리꾼과 거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추적해 소개한다.
그리고 고을마다 어떤 특색을 찾아 궁궐구조나 양반집, 신분제도, 서민의 가족구성과 의식주, 세시풍속에과 예술작품등에 관련한 일체의 것들을 보여주고 그림자료나 정보가 많아 한가지 주제를 정해 천천히 살펴봐도 좋겠다.
물론 발품을 팔아 그들이 걸었던 길을 걸으며 느껴보는 것도 한양을 알아가는 좋은 방법이겠고..  
이 책의 재미는 글도 글이지만 옛서책처럼 짜여진 책 편집과 옛 풍속도나 도록같은 그림이 재미를 더한다.
아직 초등저학년인 우리 아이가 혼자 읽기엔 벅찬 부분이 많았지만 그림을 통해 혹은 단편단편 주제를 찾아 역사를 알아가기에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들꽃이 핍니다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35
김근희 글.그림 / 한솔수북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근희 지음 / 한솔수북

 

아직 모두들 자고 있는 겨울이지만 이제 곧 눈이 녹을 거에요.
봄비가 땅을 적시고 나면 씨앗에서 아기 잎이 깨어나 인사를 합니다.
아기잎은 햇볕 한 모금, 바람 한 모금 마시며 쑥쑥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제비꽃은 수줍은 꽃망울 들어 보랏빛 꽃을 피우고 연둣빛 열매를 맺었지요.
꽃마리는 돌돌말린 꽃망울을 하나씩 펴 하늘빛 꽃을 피우고 꽃이 지고선 작은 열매를 맺었어요.
뱀딸기, 까마중, 나팔꽃, 자운영 모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요.
씨앗이 땅 위에 떨어지면 땅속으로, 땅속으로 들어가 겨울동안 잠을 자요.
봄이 오면 아기 잎을 피우려고요..
하얀 눈이 내리고 들풀은 땅속 씨앗을 남기고 모두 떠났어요.
따뜻한 봄이 오면 새싹으로 다시 만나요.

봄은 자연이 가진 생명력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계절 같아요.
어느 날부터 마른 나뭇가지에 푸른 싹이 돋는가 싶더니 벌써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아무것도 없던 땅 위에는 새순이 돋아나 작은 꽃들로 피우고 열매 맺을 준비를 서두릅니다.
그런데 그중엔 낮은 곳에 자리해 제 생명을 지켜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이름모를 꽃들도 있지요?!
[들꽃이 핍니다]는 이런 소박한 풀과 꽃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제비꽃, 꽃마리, 뱀딸기, 까마중, 나팔꽃 자운영 등으로 작은 씨앗이 땅에 떨어져 추운 겨울을 나고 땅속에서 다시 싹을 튀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음으로써 다시 생명을 이어가는 과정을 담담히 보여 주고요... 
그냥 당연시하던 생명의 이치일지 모르지만 그 작은 씨앗이 계절에 맞춰 순리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소박하면서도 잔잔한 아름다움이 새삼스럽습니다.

이 그림책은 우리 생활문화중의 하나인 자수로 그림을 채워 수수한 아름다움과 따뜻함이 더해집니다.
작은 들꽃들의 아름다움이 고운 자수의 느낌과 잘 어울려 소박하면서도 아주 깔끔하고요.
자수 특유의 섬세함과 색 조화로 피어난 작은 들꽃들이 귀여워 홀린 듯 유심히 바라보게 되는데요...

그중 골무나 단추싸개, 차받침에 수놓아진 작품들은 "예쁘다", "곱다" 소리가 절로 날 정도랍니다.


이 책에서는 들꽃들의 겨울나기 뿐만 아니라 땅속에서 겨울을 나는 다람쥐, 공벌레, 개구리, 고슴도치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어요.
그중에 고슴도치는 앞 면지에선 혼자였다가 마지막 면지에서는 네 식구가 되어 있는 행복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답니다. 
'뽀롱뽀롱 인사해요.', '아이 잎은 뽀로롱 팔 벌려 햇볕 한 모금, 바람 한 모금 마셔요.', '동그르르 꽃잎 떨구고', '올망졸망 꽃망울 내밀어', '흔들면 사랑사랑 소리나는'... 이 책에 쓰여진 예쁜 말들이에요.
한 땀 한 땀 수로 놓여진 그림처럼 이 책의 글들도 참 따뜻하고 사랑스럽습니다. 

1. 우리 동네 꽃구경

책을 읽으니 그동안 손 놓은 수도 놓아보고 싶고 동네에 나가 들꽃도 보고 싶었습니다.
유주랑 카메라 들고 나가려니 유주양, 유치원 숲체험에서 애기똥풀도 보고 손톱에도 칠해봤다며 애기똥풀이 많이 있음 좋겠다 합니다.

 화단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뱀딸기.. 생김새는 귀여운데 이름 때문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지요.
가시가 뾰족뾰족 거친 보라색 엉겅퀴 꽃도 보이고 자주괭이밥과 개망초, 사랑초도 찾았습니다.
간드러지게 핀 씀바귀꽃들도 있고 지칭개도 있었는데 사진 찍는 것은 깜빡 잊었어요.
노란색 별처럼 작고 예쁜 돌나물꽃도 있고 마지막 집 앞 화단에는 금낭화와 패랭이꽃이 피어 있었어요.
유주는 토끼풀 꽃으로 팔찌랑 반지를 만들어달래서 차고 머리도 묶어달라며 그 앞에 가장 오래 있었어요.
애기똥풀은 하나도 못보고 토끼풀꽃이 유주에게 눈과 멋에 호강을 시켜주었습니다.

전 들꽃이라면 가장 먼저 소담스럽게 핀 개망초꽃이 떠오르고 또 그 꽃이 가장 좋은데 아파트단지라 그런지 띄엄띄엄 피어 있었어요.
그래도 제법 여러 가지 꽃구경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2. 꽃그림 그리기


 

꽃구경을 하면서 자주괭이밥과 지칭개, 돌나물꽃 그리고 이름은 알 수 없지만 향이 아주 진한 꽃나무를 한 가닥 꺾어와 화병에 꽂아 놓았어요.
유주가 꽃그림을 그리고 싶다길래 한 개씩 따로 놓고 그려보라 했습니다.
아주 진지한 자세로 그림을 그리는 유주
그런데 유주의 그림은 휑하리만치 갯수가 적었어요.
"이거 다 그릴라면 어려워~~ 한 가지씩 다 그렸어~" 하고 물감을 찾더니 좀 색칠하다가는 딴청이었어요. 

  


지칭개와 토끼풀꽃, 자주괭이밥꽃, 향기진한 꽃이 꽂혀져 있는데 종류대로 딱 네 줄기의 꽃을 그려 놓았어요.

 

별처럼 생긴 노란 돌나물꽃이에요.
돌나물꽃을 몇 개 그리더니 자기를 그려도 되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꽃을 바라보는 유주와 돌나물꽃이 같이 그려졌어요.

 

3. 꽃나무책 만들기

색종이로 삼각주머니접기를 해 간단한 꽃모양 책을 만들었어요.
종이접기를 하며 유주도 따라 접고 하트모양으로 오려 쓰고 싶은 내용을 적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보았던 꽃중에 가장 예쁜 꽃은?" 하고 물었더니 유주가 "개망초!!"라 했어요.
꽃을 볼 때 제가 아는 이름은 일러주긴 했지만 유주가 잊어버리지 않고 개망초라 해서 좀 놀랐습니다.
이야기 나눴던 것을 글로 쓰도록 하고 종이를 오려 꽃 꾸미기도 했어요.

  

꽃모양대로만 오려도 되겠지만 나무처럼 기둥을 만들고 두꺼운 종이를 덧대 튼튼한 꽃나무로 만들게 했어요.
유주는 부채가 된다며 팔랑팔랑~~ 좀 화려한 꽃부채가 되었어요.

 

개망초에는 '유주 닮은 꽃'이라 적고 아래에 '내가 좋아하고 예쁜 개망초'라 적었어요.
우리가 보았던 꽃이름을 떠올려 '우리동네에 피는 꽃'도 번호를 매겨 적었어요.
유주에게 "우리가 봤던 꽃 중에 멋쟁이 꽃이 무얼까?하고 물었어요.
답이 자꾸 틀려서 답과 이유를 알려 주었더니 종이에 그것을 적어 놓았습니다.
 
꽃노래를 하나 적어 보면 좋겠다 했는데 유주가 '들장미'를 말하네요.
그래서 이왕이면 우리나라 꽃으로 노랫말이 예쁜 도라지꽃 노래를 적어보면 어떻겠느냐 했어요.
노랫말을 중간중간 까먹어서 제가 따로 적어 주었고.. 요즘 유주가 글씨와는 안친했는데 간만에 장문의 글을 썼나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다섯 작가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이광익 외 글.그림 / 보림 / 2012년 5월
장바구니담기



커다란 풍선 속에 꿈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다섯 작가 이야기'라는 부제..
그러고 보니 꿈을 쫓아 가는 작은 사람들 옆으로 이 다섯 작가의 이름이 쓰여 있다.
표지를 먼저 보고서 '꿈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내 꿈은 무엇일까?' 생각이 들었다.
크든 작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꿈을 갖고 있다.
그래서 다 다르기도 하겠지만 이 책에서는 꿈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섯 명의 그림책 작가가 말한다.
이 책은 그림책을 그리는 다섯 작가가 모여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작가들의 눈에 비친 꿈 그리고 그 꿈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았다고 전한다. 그래서 일까?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의 이야기들.. 거기엔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고찰과 꿈에 대한 느낌과 생각 등이 담겨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빨간 풍선>에는 꿈을 찾아 길을 나선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한 걸음 한걸음 걷다가 행운을 만나면 가파른 오르막길을 사뿐히 오르기도 하지만 불행히도 잘못된 길로 빠지면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수없이 많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그리고 험난한 길을 쉼없이 건너던 그는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뤄줄 문을 연다.
그야말로 실패와 좌절, 기쁨과 환희를 두루 경험한 이 주인공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일 수도 있겠고 혹은 꿈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아니 그림은 안은영 작가의 <꿈을 품고 날다>였다.
양면 무늬 색종이 한 장으로 보여주는 상징성과 깔끔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리의 삶을 단순한 한 가지 색이라 보았을 때 꿈은 삶 뒤편의 다른 무늬, 색깔과 의미를 지니고 있는 듯 하다.
까만 색종이로 접었던 말이 평범해 보이는가 싶었지만 얼룩무늬로 접은 말은 얼룩말로 태어난다.
그리고 다양한 종이접기의 매력처럼 얼룩무늬 색종이는 매미, 닭, 자동차, 비행기 등으로 변신한다.
색종이 한 장으로 사람들의 꿈과 기대, 희망을 느끼게 할 수 있음이 놀랍고 즐겁다.


다음 이야기 <동그라미의 꿈>에는 무지갯빛 동그라미들이 주인공이다.
각자 자신의 꿈을 소개하는 동그라미들에게 보라색 동그라미는 친구들의 소박한 꿈을 비웃으며 자신은 커다란 별이 될거라 말한다.
하지만 자기 혼자 만들어내지 못하고 친구들의 조각을 빌려 만드는 보라색 동그라미는 우쭐해 하다가 이내 어긋나 버리고 다른 친구들은 서로가 모여 별이 된다.
동글동글 귀여운 모양들과 무지개색 동그라미들처럼 밝고 즐거운 이야기는 어느 그림책에서 톡 튀어나온 것 같다.
다섯 이야기중에 아이가 가장 재밌다고 꼽은 것이기도 하다.


네 번째 <무지개>는 [우리가족입니다]와 [뒷집 준범이]를 지은 이혜란 작가의 것이라 기대와 반가움이 컸다.
'무지개를 잡고 싶었다. 금방이라도 잡힐 것만 같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지만 잡힐 듯 잡을 수 없는 저 너머 무지개.
나는 이제 사람의 손으로는 무지개를 잡을 수 없다는 걸 안다.' (본문에서)
나도 한때는 너무도 쉽게 무지개는 잡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 적이 있는데 나이를 더 먹어가면서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알아간다.
쉼없이 열심히 일하는 손들이지만 그런 성실함을 통해 꿈을 이루어낸 이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러나 작가는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무지개 대신 내 주변에서 일하는 손들을 보여주며 세상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평등한 손이고 사람이 그 꿈 자체이고 희망이라 말한다.


마지막 <나무 아래서>는 나무가 바라보는 세상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숲속의 동물들과 물 속 생물들 그리고 사람들이 오래 살던 그곳에 바삐 변하고 발전한 세상이 들어 앉았다.
나무는 그 사이 잊혀져간 것들을 기다린다고 한다.
여느 개인이 잊고 사는 꿈처럼 커다란 나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되돌아 보게 한다.

이 그림책을 통해 다섯 작가의 마음을 비추어본 듯한 기분이다.
내 생각이 이러이러하다고 마구 드러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저마다 지은 이야기로 작가 개개인의 마음과 생각을 보고 느껴볼 수 있음이 즐겁다.
아이들의 그림책을 보는 듯 하면서도 어른들에게는 인생의 이야기를 짧으면서도 깊이있게 느끼게 한다.
나에게도 꿈이 있다.
그냥 하루하루를 무심코 살면서 꿈이란 것은 잊기도 하지만 그것을 생각할 때 다시 일으키기도 한다.
해가 갈수록 내 꿈도 현실에 그냥 주저앉아만 가는게 서글프다 싶었는데 내 꿈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꿈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나 스스로를 응원하고 꿈에 대한 기대를 되새기게 한다.
표지 그림에서 빨간 풍선에 새겨진 꿈을 찾아가는 사람처럼 그 속에 내 모습도 그려넣고 싶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 배불뚝이의 모험 1 : 먹기 대장이 떴다 웅진 푸른교실 13
송언 지음, 유승하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4월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며 초등 2학년인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1학년 때의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처음 입학식을 하던 날, 줄을 서서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아이들을 보며 이 아기같은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을 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아무리 유치원생활을 했더라도 긴 수업시간을 집중해서 원만히 따라갈지 사소한 것까지 엄마와 선생님의 보살핌을 받던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도를 각자 잘 따라줄까,거기다 서로 낯선 아이들이 제 감정을 다스려 정해진 규칙을 따라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지 걱정이었습니다.
다행히 반 아이들은 산만하지 않고 서로 잘 어울렸습니다.
거기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잘 이해해주시고 수업을 재밌게 만들어 해주시는 분이셨고요.
아이는 유치원보다 학교가 더 재밌다며 학교생활을 잘 따라갔습니다.


어떤 이유로서든 아이에게 학교가 어렵지 않은 곳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감사, 무난히 1학년 생활을 마쳤다 싶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배불뚝이같은 아이가 우리반에 있었더라면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의문도 솔직히 들었습니다.
배불뚝이는 우리가 흔히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로 보기 쉬울 법한데 이 책을 쓰신 송언 선생님께서는 수업이 재미없다고 밖으로 뛰어나가 놀고 급식시간에 나타나 선생님에게 밥달라 입 벌리는 배불뚝이를 '아이다운 동심을 가진 아이'라 칭찬하십니다.
그리고 머릿말에서 선생님은 현재의 답답한 교육현실 속에서 판타지 세계로 건너가는 모험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아이를 보며 자신의 교직생활중 축복이었다고 적으셨네요.


[김 배불뚝이의 모험]이라는 책 제목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김 배불뚝이라는 아이랍니다.
1학년 2반에 다니고 '김세찬'이라는 이름이 따로 있지만 뚱뚱하고 먹을 것을 좋아해 반 친구들과 선생님께 김배불뚝이라 불리지요.
김 배불뚝이는 개미와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고 운동장에서 주운 돌멩이를 화석이라 믿고선 공룡의 세계를 상상할만큼 천진난만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읽어주시는 심청전을 듣다가 벌떡 일어나 심봉사 흉내를 내는가 하면 1교시에 펼쳐놓았던 책을 4교시까지 그대로 펼쳐놓았다가 선생님에게 너스레를 치며 "수학책을 난로 위에 놓으면 뭐가 될까요? 하고 수수께끼도 내지요.
그림그리기 시간엔 그림 그리기 싫다고 스케치북으로 제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고 아침 조용한 자습시간에 물개쇼를 하며 친구들을 선동해놓고 정작 수업시간이 시작되면 아프다고 내빼기 바쁜 아이라죠.
그리고 밖에서 놀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나타나서는 선생님께 먹여달라고 입을 쩍 벌리고 호시탐탐 선생님의 비타삼백을 달라고 졸라댑니다.
이 천방지축 장난꾸러기같은 김배불뚝이가 빗자루 선생님께는 왜 예쁘게 보이시는 걸까요?

"제가 글자 힌트를 낼 테니까 선생님이 맞혀 보세요. 바로 시작할게요. 비!"
"하늘에서 내리는 비?"
"아니요. '비'로 시작하고 '백'으로 끝나요."
"비-백? 너무 어렵다."
"두 번째 글짜가 '타'예요."
"아, 비타 삼백?"
"딩동댕!"
"아, 비타 삼백 먹고 싶다. 비타 삼백 되게 맛있겠다. 저요, 비타 삼백 먹어 봤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본문 p.14에서)

"선생님, 제가 식판 갖다 놓을게요."
"도대체 왜 그러니?"
"재미있잖아요. 아니, 오늘은 제가 한 일이 없잖아요. 아니, 저는 착한 일 좀 하면 안 돼요?" (본문 p. 90에서)



못말리는 먹기대장인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 말도 할 줄 아는 배불뚝이 세찬이.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비타 삼백을 좋아하는 배불뚝이의 대화가 너무 우습다고 하는데요..
티격태격 빗자루 선생님과 배불뚝이가 나누는 대화를 보면 배불뚝이를 대하는 선생님의 따듯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직 '학생'이라 하기엔 어리기만 한 1학년..
규율과 규칙에 낯선 아이의 행동을 오히려 '아이다운 순수함'으로 봐주시는 이해와 관심이 고맙게 와닿습니다.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아주 많으시다면 처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울 거 같아요.
하고 싶은 것 대신 해야할 것들을 하느라 갈증이 난 요즘의 아이들에게 배불뚝이는 그야말로 시원한 즐거움을 줍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잠재되어 있는 모험심을 되찾았으면 하고 바라셨던 선생님의 마음처럼 우리 아이들도 배불뚝이를 만나며 즐거운 상상과 그 모험을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