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속에 뭐가 들어 있다고? 사계절 그림책
김영명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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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명 글 / 김유대 그림 / 사계절

우유병 속엔 우유가, 냉장고 속엔 먹을 게, 돼지 저금통 속엔 동전이 들어 있지. 
그럼, 우리 몸속엔 뭐가 들어 있을까?
우리 몸속엔 음식이 잔뜩 들어 있을 거야. 매일매일 밥이랑 과일이랑 과자를 먹으니까.
우리 몸속엔 찰랑찰랑 물이 가득 들어 있을 거야. 매일매일 물이랑 우유랑 주스를 마시니까.
우리 몸속엔 바람이 들어 있을 거야. 입을 동그랗게 모으고 후~ 불면 바람이 나와.
우리 몸속엔 똥이랑 오줌이랑 방귀도 들어 있을 거야. 매일매일 똥 누고 오줌 누고 방귀도 뀌니까. 
그럼, 우리 몸속이 이런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어유, 그건 너무해.  

"우리 몸속에 뭐가 들어 있을까?" 물으면 아이들은 무엇이 들어 있다 할까요?
저희집 아이들은 책표지 그림을 보아선지 먼저 음식을 말하고 뼈, 위, 심장 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하던데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자기 몸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또래 아이들에게 재미난 생각과 상상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아울러 즐거운 몸놀이를 통해 자기 몸에 대한 탐색도 더 구체적으로 해보게 하고요..

낼모레 초등2학년이 되는 규현이도 책을 읽다말고 목구멍 안을 살피고 유주랑 서로의 몸을 만져보며 책에 나온 질문에 착하게 대답도 잘 하더라구요.
규현이 말이 이 책은 그림이 웃겨서 재밌다는데요..
히죽히죽 웃는 주인공 아이들의 엉뚱한 몸개그같은 그림은 과장된 면도 없잖아 있지만 한편으론 재치와 유머가 돋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뭔가 알만알만해져 자기몸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질문이 많아지기 시작할 때, 아직 신체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많지 않을 때 함께 읽으면 좋을 듯 해요. 

1. 우리 몸 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책 제목처럼 우리 몸 속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자기의 몸에 생각한 것들을 그려보자 했어요.


각자 자기의 몸을 그리 다음 몸 속에 무엇이 있을지 설명하며 그렸어요.
아이들이 무엇을 먼저 그릴까 궁금했는데 유주는 뼈를, 규현이는 책놀이를 하기 전에 먹은 음식들을 그리더군요.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걸 그린 것인지 맞춰보라고도 하고 떠오르는대로 며칠 전에 먹었던 것들까지 잔뜩 그려 놓았어요.
규현이는 음식을 그린 후에 뼈 그림을 그렸는데 아주아주 간략한 선뼈였어요.
그리고 역시나 아이들이라 그런지 오줌과 똥을 그려놓고 헤헤 좋다고 웃습니다.

2. 우리 몸에서 나는 소리


우리 몸 어디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 물었더니 가슴이랑 똥꼬, 목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요.
그래서 먼저 그림 그림을 활용해 소리가 나는 곳에 들리는 소리를 적어보라 했습니다.


유주의 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바나나, 초콜릿, 식빵, 김치, 구멍 뚫린 김과 앞전에 먹은 멸치와 콩나물같은 음식물과 방귀, 오줌입니다.
입에서 나는 소리로 '가나다'가 있고 몸과 가슴, 손목, 발바닥에서는 쿵쿵 소리가 난다는데.. 가슴과 손목의 쿵쿵은 맥박 뛰는 소리를 그리 표현해 놓은 거에요.
배에서는 '꾸루루르' 똥꼬에서는 '뿌직직'하는 소리라 적었습니다.


규현이는 도넛과 피자, 포도며 생선과 국수, 배추 등이 그려졌고 사탕과 똥그림을 그려놓고선 자찬모드였습니다.
그리고 몸에서 나는 소리를 적는다고 자기 얼굴도 두드려보고 이마도 두드리더라고요.
볼에서는 '통통', 가슴은 '쿵쿵' 손뼉이 '짝짝' 배에서는 '꾸루룩', 똥꼬는 '뽀지직'소리가 난다 적었어요.

3. 표지 그림 따라하기


이 책의 표지그림엔 여러가지 음식들로 몸이 그려진 방긋 웃는아이가 있어요.
그림이 재밌다고 규현이가 이 책의 책놀이는 전단지로 책표지 그림을 따라하자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단지를 가지고 아이들이 그린 자기 몸을 음식 사진들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유주는 자기 몸이 크지 않으니까 그림 바깥쪽에 음식 그림들을 붙이고 싶다해서 그리 하도록 했어요.
그런데 역시 사람은 먹을 때 가장 행복한가 봅니다.
종이사진일 뿐인데도 오려 놓고선 먹고 싶다고도 하고 '나가사끼 짬뽕~, 우동' 해가며 그걸루 또 둘이 희희락락~
오려 놓은 사진을 보면서 메뉴가 재밌다고 또 회사 이름이 웃기고 오린 모양이 웃기다며 시끌시끌~ 한참 재밌게 했어요.


유주가 그림을 붙일 적에 유주가 일곱 살이 되었으니 앞으로 다 골고루 잘 먹으면 좋겠다고 했두만 그럴거라구요..
그래서 그걸 크게 써보자 했더니 '앞으로 다! 잘 먹겠음' 이라고 적고 다시 어느 틈에 '니다'를 보태 놓았어요.
그야말로 '약속! 앞으로 다! 잘 먹겠습니다!'그림이 되었습니다.^^
우리 몸 꾸미기 뿐만 아니라 편식쟁이 유주랑은 바르게 먹는 법, 골고루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규현이는 '바른 먹거리로 만들어진 나의 몸'입니다.
자기는 너무 단 것이 싫다며 쥬스나 사탕, 케잌, 초콜릿 그림은 붙이지 않을거라구요..
모양에 맞춰 그림을 어디에 붙일지 꽤 꼼꼼히 탐색해 완성하고 다 마친 후 자기 그림이 유주꺼보다 더 맘에 든다고 좋아했어요.
평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규현이처럼 그림도 마치 즐겁게 춤추는 규현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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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꼬까신 아기 그림책 11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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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글. 그림 / 웅진주니어

엄마랑 동물원에 왔어요.
동물원에는 귀엽고 재미난 아기 동물들이 아주 많아요.
엄마는 내가 아기였을 때 아기 캥거루처럼 아주 조그맣고 아기 오리들처럼 꽥꽥 울고 또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었대요.
그리고 아기 돼지처럼 엄마 젖만 먹고 아기 사자처럼 쿨쿨 잠만 자고 아기 악어처럼 엉금엉금 기어다녔대요.
하지만 난 엄마 말을 믿기 어려워요.
난 지금 이렇게 커서 또박또박 말도 하고 혼자 머리도 말 수 있고 뭐든지 잘 먹고 눈도 말똥말똥하고 쌩쌩쌩 달릴 수도 있어요.
난 다 컸어요!!  
 
삐삐 머리를 했던 [괜찮아]속 아이가 단발 머리를 하고 돌아보며 "내가 정말?"하고 있는 책표지 그림이 눈에 가득 들어 옵니다.
유주도 단번에 알아보며 [나도나도]랑 [괜찮아]에 나오는 아이라고 또 [엄마가 화났다]를 쓴 작가라 아는 체 하네요.
이 동글한 얼굴에 커다란 눈, 예쁜 웃음을 가진 아이가 그만큼 친근해졌겠고 또 아이들의 성장을 주제로 엄마들의 공감을 읽는 최숙희작가님의 매력이기도 하겠지요.

아기 동물을 보며 아이의 아가 적 모습을 이야기하는 엄마에게 아이는 아주 당당한 표정으로 자기가 혼자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말하며 "난 다 컸어!"라 외칩니다.
그런데 이 아이, "나도 다 알아", "나도 많이 컸어"라 말하는 우리집 아이들이랑 아주 비슷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느낄 아이들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일텐데요..
작가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때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 준것을 칭찬하고 앞으로도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그리고 "아기였을 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정말정말 사랑한다"고 말해 주라 합니다.
아직도 여전히 엄마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아이들이지만 종종 아이들 노는 걸 볼 때 드는 새삼스럽고 대견한 기분.., 그림책 속 엄마 마음도 그런 것이겠지요. 

화려한 색깔의 선명한 그림들과 행복한 표정은 이 책의 따스한 느낌을 더해 줍니다.
특히 마지막 엄마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아무리 커도 엄마 등에 업혀 기분 좋다 하는 아이의 재잘거림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부록으로 성장앨범이 딸려 있어 제 2의 그림책처럼 우리아이의 모습으로 담을 수 있게 구성해 놓았어요.
책만 읽기엔 아쉬워 아이들 어릴 때 사진을 함께 보았는데 '이랬는데', '저랬는데..' 이야기하며 많이 웃게 되더라구요.
부모 마음에도 아이 마음에도 따뜻한 감정이 흐르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이 보람되고 또 감사한 일이기 때문일겁니다.   

아기 오리들처럼 꽥꽥 울어대고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고 아기 하마처럼 이가 몇 개 없는 아가적의 너!

아기의 모습을 작고 귀여운 아기 동물들의 특징에 비유한 것이 기발하리만치 너무 잘 들어맞는데요...
그중에도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다' 한 대목을 저희 아이들은 재밌어 하며 책읽기할 때마다 서로 닮았다 웃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제 눈에는 '~처럼' 요 부분이 눈에 들어서..
아이들과 즉석으로다가 '나는 *** 같다' '너는 ***같다' '밥은...' '방귀는...' 등으로 주거니받거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답에 또 그럴싸한 표현을 툭툭 뱉어 속으로 놀라기도 하고 그래 아이들에겐 '작은 시인들~'이라 불러 주었습니다.^^ 
아이들도 적극적이고 아주 재밌어라 하면서 밥 먹고 또 해보자 하길래, 아예 활동지로 만들어 아이들의 생각을 지면에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유주가 규현이를 따라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각자 조용히 적어보자 했어요.
(사실 누군가의 의견을 들으면 생각지 못했던 다른 것들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지만요...)

규현이가 이름 등을 적고 활동지를 살펴 보더니 "난 하얀색만 보면 머릿속이 하애져~"라고 말해 웃었어요.
"담에는 색지로 준비해주마~"하고 적어보라 했더니 마치 시험을 보듯 (유주 볼까봐) 손으로 가리고 쓰네요.

엉뚱한 규현이, 자기는 오빠가 없는데 왜 '오빠는'을 넣었느냐고 태클~ 덩달아 유주도 자기는 동생이 없다구요..
그래서 내 동생이나 오빠가 아닌 일반적인 오빠와 동생으로 생각하라 했더니 다른 걸로 바꾼다며 각자 형과 언니로 바꿨어요.

활동지를 마친 다음엔 서로 바꿔 큰 소리로 읽어보라 했어요.
'타조는'과 '엄마는' 두 개가 서로 쌍둥이 답이 되었다고 규현이는 "엄마 모르게 유주가 본 거 같아"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들이 저더러도 해보라 해서 즉흥적으로 떠올리는 답을 말해주었는데 아이들이 제 말을 너무 집중해 들어 좀 긴장되었습니다.^^;;


'멋진 나는'을 '예쁜 나는' 으로 바꾸며 시작한 박유주입니다.

평범한 비유표현도 있었고 또 유주의 생각에 박수를 주고픈 눈에 띄는 예쁜 표현들도 있었어요.

웃음은 사탕 같다. 달콤하니까
변기는 천둥번개 같다. 우르릉하니까
나는 공주 같다. 아름다우니까  
사랑은 에로스 같다. 사랑의 화살이 있으니까
시계는 세계일주 같다. 바늘이 (한 바퀴) 돌아가니까

 

 

거울은 찌찌뽕 같다. 내가 얼굴을 들이대면 (똑같이) 보이니까


 

웃음은 개구리 10마리 같다. (웃음) 소리가 아주 크니까
변기는 괴물 같다. 다 빨아들이니까
사랑은 불사신 같다. 끊기지 않으니까
시계는 에너자이저 같다. 쉬지 않고 맨날 도니까
거울은 착한 아이 같다. 거짓말을 안하니까

규현이는 '나는'을 쓸 때 생각을 더 오래 하더라구요.
정작 답은 자신의 얼굴로 비유했지만,, 규현이의 마음을 짐작해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비유하기'를 해보니 글로 하는 것보다는 말로 하는게 표현이 더 풍부하고 창의적이었어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더 적극적으로 많은 표현말들이 있었고요.
연관된 단어들로 비유를 한다면 그것이 그대로 예쁜 동시가 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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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소년 우기부기 웅진책마을
김경민 지음, 박정섭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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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가정이 늘어나는 요즘, 서로 다른 가족과 가족이 만나 새 가정을 이루려면 많은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중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가 재혼하는 경우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기까지 생기는 마찰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일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아이들의 애증과 혼란은 물론 거미소년 우기부기를 통한 주인공의 속마음과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기까지 겪는 감정의 변화를 실제처럼 담고 있습니다.

이 동화의 주인공 진욱이는 엄마의 재혼으로 인해 새로 생긴 동생과 아버지를 영 못마땅해 합니다.
자기눈에 베짱이처럼 게을러 보이는 새아빠와 엄마에게 잘 보이려고 모범생 같은 행동을 일삼는 동생 민기는 가족이기 보다 엄마의 사랑을 빼앗아간 존재로 여겨질 뿐이지요.  
그런데 어느날 진욱이의 귓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민기가 청소할 때 거미줄을 흔드는 바람에 엄마랑 헤어져 진욱이 귓속에 살게 되었다는 거미는 민기를 미워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진욱이와 금새 친해집니다.
엄마의 관심을 되찾으려는 진욱이와 엄마를 찾으려는 거미 북이.. 이들은 서로의 이름을 합쳐 우기부기로 부릅니다.

가까운 친구에게조차 민기와의 관계를 말하지 않는 진욱이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뭐든 열심인 민기에게 열등감도 생기고  비교당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민기가 만든 발명품을 몰래 숨겨버리기도 하고 자기가 그리는 만화 속에 민기를 악당 검은 람보로, 자신은 정의를 지키는 거미소년으로 등장시켜 악당 람보를 혼내주는 상상을 만화로 그리죠.
민기와 갈등이 생길 때마다 진욱이는 '거미소년 우기부기' 만화를 그리고... 진욱이는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풀어내기도 하고 한 발짝 물러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장하게 되는데요.. 한편으로 이 만화는 새아빠에 대한 경계심을 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답니다.
또 책을 읽는 사이사이 만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도 주고요. (주인공 또래 남자아이들이라면 더 많이 좋아할 듯~)

아무에게도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던 진욱이는 거미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 속의 속마음을 들려 줍니다.
어느 땐 겉으로 드러난 자신과 다른 의견을 보이기도 하고 때론 바른 소리에 칭찬도 아끼지 않는 거미를 통해 진욱이는 자신의 재능과 스트레스를 푸는 도구로 처음 '거미소년 우기부기'를 창조해내는데 거미의 칭찬은 스스로에게 무언가를 잘한다고 독려해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민기에 대한 열등감을 지워주는 자신의 속엣말같기도 합니다.
우연히 가족을 이루어 살기 위해 스스로 사랑받으려 노력해야하는 하는 민기의 아픔을 듣게 된 진욱은 자기못지 않은 갈등과 상처를 품은 민기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것은 거미소년 우기부기' 만화의 결말에 어린 아이처럼 작고 착한 사람으로 변한 람보로 그려집니다.

거미 북이의 새로운 행보를 보니 진욱이 못지 않게 민기도 자신의 속엣말이 많겠다 싶어요.
진욱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상 덩달아 민기에게 얄미운 마음도 없지 않았는데 민기가 아빠에게 하는 이야기들은 민기의 입장을 이해하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진욱이처럼 민기도 자신의 아픈 속마음을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아마 이 두 아이들 뿐만 아니라 또래의 아이들, 혹은 애나 어른이나 모든 사람들에겐 거미 북이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대신 말해주는 존재가 있어야겠지요. 
행복한 표정으로 웃음짓는 진욱이를 보면서 갈등은 그 과정이 아프더라도 꼭 풀어야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가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진욱이.. 행복한 결말처럼 만화대회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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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는 사계절 중학년문고 23
이수경 지음, 허구 그림 / 사계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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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동시집 / 허구 그림 / 사계절

"안녕? 난 '우리'라고 해. 네 이름은 뭐니? 어디쯤 살아? 나처럼 키가 작니? 아니면 내 짝꿍 승호처럼 밤송이 머리에 장난꾸러기야?
넌 뭘 좋아해? 비 오는 날을 좋아하고 풀, 꽃, 나무 향기 가득한 숲 속 놀이터에서 놀길 좋아하니?
난 장다리꽃을 좋아하는데 넌 어떤 꽃을 좋아해?"    (서문에서)


서문 시인의 말을 먼저 읽으니 "우리"라는 아이가 인사를 건네며 자기 가족과 사는 곳, 친구와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마흔 두 편의 동시들..
이 시집은 동화책처럼 구성되어 주인공 '우리'가 자신의 엄마와 가족, 학교 친구들과 이웃들간의 이야기를  동시로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우리'를 둘러싼 주변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일, '우리'의 생각과 느낌, 친구와 이웃들의 근황까지도 알게 되어 책장을 덮을 즈음엔 '우리'라는 아이에 대해 친근한 느낌도 들고 또 어렴풋이나마 '우리'의 얼굴도 그려보게 되고요.
돌아가신 아빠 대신 가족을 위해 일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향한 우리의 사랑과 애틋함이 담긴 동시도 있고 동생을 돌보다 차라리 공부를 하는게 낫다하는 푸념 섞인 동시나 방귀를 뀌어놓고 의자에게 미안하다 하는 우리의 엉뚱한 동시는 절로 웃음이 나게 합니다.  
배추벌레한테 엄마가 보면 큰일 나니 배추는 조금만 먹고 명아주랑 질경이를 조금만 먹으면 안될까하고 말하는 우리의 순수함, 친구를 바라보는 넉넉한 이해와 요즘 우리집과 정말 딱 맞는 일이라 완전 공감가는 <한숨>동시까지.. 
따뜻한 공감과 웃음을 주었다가 때론 가슴 찡하게도 하는 이 동시집은 아마 우리 사는 이야기들을 진솔히 담고 있어 그러지 싶어요.
열한 살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동시들을 읽으며 함께 열한 살 아이가 되기도 하고 그 순수함을 부러워해보기도 했어요.


1. 노래로 동시 읽기

동시책이라 아이들과 책읽기를 할 때 서로 번갈아가며 읽었어요. 
몇 개 읽다보니 시가 짧고 반복형 구절도 많아 흥얼흥얼 리듬을 타며 읽게 되고.. 그러다가 노래로 불러 읽어주었는데 아이들이 아주 재밌어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면 금방 자연스레 외어지기도 해요.

<반달>

마당 위에 / 초여름 / 반달이 떴다. //
나머지 반쪽은 / 어디 갔을까? //
우리 엄마 / 밝혀 주러 / 산 너머 갔나?



<마음에 꼭 드나 봐>

내 원피스 빨래해서 / 널어 뒀더니 // 지나던 / 남실바람 / 입어 보네요. //
요리조리 입어보고 / 뽑내 보더니 // 마음에 꼭 드나 봐. / 벗질 않네요.



 

규현이도 해보고 싶다길래 동시를 읽고 느낌이나 분위기에 따라 노래를 느리거나 빠르게 불러보자 했어요.
노래로 할 것을 고르느라 책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엄마 마음 내 마음>과 <통역>을 먼저 골라 부르고 마지막에 <마음에 꼭 드나 봐>를 노래로 불렀어요.
<통역>동시는 아기의 옹알이를 랩처럼 부르며 (완전 제맘대로라 노래같진 않았는데) 아이들이 가장 재밌어하는 노래였습니다. 
유주는 자기가 <마음에 꼭 드나 봐>를 할랬는데 화장실 다녀온 사이 오빠가 먼저 해버렸다며 삐졌어요.
'다르게 불러도 된다' 달래도 쇠심줄에 똥꼬집 유주양, 안한다고요..  

2. 피아노 연주로 노래해보기



동영상으로 찍어두지 않으면 부를 때마다 노래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살짜~기 좀 달라져요.
다음 날 아침에 규현이랑 둘이서 동영상을 보다가 피아노로 연주해볼까 했두만.. 좋다 합니다.
한 구절씩 피아노를 치면서 음을 찾고 계이름으로 적어선 음표 없는 계이름 악보를 만들었어요.

<외로워서>

순정이네 / 떠나간 / 작은 빈집에 //  거미도 / 떠났나 봐. / 거미줄 두고 //
외로워서 / 한숨짓다 / 떠나갔나 봐. // 텅 빈 거미줄이 / 빈집에 남았다.


  


오후에 유치원 다녀온 유주랑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신기하게도 두어 번만 불렀는데 유주도 금방 따라 불렀어요.

<눈물은 따뜻해>

기뻐도 / 뚝뚝 / 따뜻한 눈물 // 고마워요. / 감사해요. / 보고 싶어요. // 따뜻한 / 마음 담아 / 따뜻한 눈물 //
슬퍼도 / 뚝뚝 / 따뜻한 눈물 // 잘못했어! / 미안했어! / 용서해 줘요. // 따뜻한 / 마음 담아 / 따뜻한 눈물


 


이 노래를 듣던 규현아빠,, "이거  새우깡'노래랑 리듬이 좀 비슷한데???."하고
그리고 잠시 후 또 "신데렐라랑 시작이 좀 비슷한거 같은데?" 하더군요.
그래서 동요집에 '신데렐라'가 있어 찾아봤더니!!! 계이름 앞부분이 같네요.@-@
거기다 앞에 <외로워서>랑 <눈물은 따뜻해>노래의 일부분에서 계이름이 똑같기도 해 한참 웃었어요.
의도하지 않은 표절에.. 규현이랑 아빠는 저를 놀릴 뿐!이고~^^
그래도 놀다가도 그 노래들을 연주하는 걸 보면 전 혼자 뿌듯할 뿐이었고요.^^

<마음에 꼭 드나 봐>

내 원피스 빨래해서 / 널어 뒀더니 // 지나던 / 남실바람 / 입어 보네요. //
요리조리 입어보고 / 뽑내 보더니 // 마음에 꼭 드나 봐. / 벗질 않네요.

 


규현이가 불렀던 노래도 계이름을 찾아 연주해보자 했어요.
한 구절씩 부르며 피아노를 쳐 음정을 적고.. (완전 도치맘이었습니다^^)
규현이는 피아노를 치고 유주는 노래를 부르고.. 우리 박남매의 작은 음악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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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과 흑룡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2
이강 그림, 정하섭 글 / 길벗어린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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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섭 글 / 이강 그림 / 길벗어린이

달도 별도 없는 깜깜한 밤, 번갯불과 천둥이 울리더니 순간 아주 커다란 것이 땅으로 곤두박칠쳤습니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은 백두산 꼭대기에 똬리를 틀고 앉아 해를 가리고 있는 흑룡 한 마리를 보았지요.
흑룡은 자신이 세상의 왕이라며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자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외칩니다.
그리고 백두산 꼭대기에 세상에서 가장 높고 넓고 멋진 궁전을 짓게 하고 또 값진 보물을 모두 바치라 명령합니다.
게다가 동네마다 젊은 남자들과 여자들을 한 명씩 뽑아 바치라고 하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다른 건 다 바쳐도 사랑하는 아들 딸 형제 자매는 바칠 수 없어 흑룡의 명령을 따르지 않습니다.
화가 난 흑룡은 백두산을 칭칭 휘감아 물길을 모두 막아버렸고, 들판의 곡식들은 모두 말라비틀어져 갔어요
사람들은 하늘에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기도를 올린 지 백일째 되는 날 하늘에서 청룡이 내려와 흑룡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지만 승부는 좀처럼 나지 않습니다.
사흘이 지나자 청룡과 흑룡은 둘 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지쳐 쓰러졌어요.
먼저 몸을 일으킨 흑룡이 다시 공격하려는 순간 청룡은 사람들이 애타게 응원하는 소리를 듣고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번개를 부릅니다.
결국 번개를 맞은 흑룡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청룡은 흑룡의 궁전을 허물고 큰 못을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백두산 천지랍니다.
청룡은 백두산 천지에 살면서 강과 우물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흘려보내 주었고 사람들은 가끔 백두산 천지 위를 날아오르는 청룡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진짜 백두산에 가면 청룡이 있어?"  
이 책을 읽고 규현이가 이렇게 물었는데요...
백두산 천지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유래를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왠지 진짜인 것처럼 실감나고, 그래서 아이들은 재밌다 합니다.   
글과 그림 모두에서 박진감이 느껴지는데 주인공이자 상상속의 동물인 용의 모습이 아주 자세하게 그려졌어요.
그리고 번지는 듯한 수묵화 느낌의 그림과 섬세한 배경그림은 신비로운 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 줍니다. 

겨울방학에 [해치와 괴물 사형제], [쇠를 먹는 불가사리]를 읽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상상의 동물 시리즈인거 외에도 세 가지 책 모두 정하섭작가가 쓰신 공통점이 있더라구요.
아이들이 즐겨 읽던 [열두 띠 이야기] 책과 [나무는 알고 있지]까지 쓰신 분이라.. 책을 모두 찾아 보고 우리끼리 반가워했던 기억이 나요.
청룡과 흑룡의 싸움, 백두산 천지 뿐만 아니라 우리에겐 작가님의 이름도 떠오를 책이 되었어요.

이 책은 용이 등장하는 부분에선 번짐효과가 많아 수묵화같은 느낌이 들어요.
집에 마침 화선지 두 장이 있길래 아이들에게 화선지에 용그림을 그려보자 했습니다. 


 

재료를 준비하자마자 아이들이 벼루에 먹을 갈고 싶다 했어요.
먹물이 있어서 따로 갈지 않아도 되는데 안하던 걸 하는 재미에 그림보다 먹갈기가 먼저 아이들의 관심을 샀습니다.
화선지에 곧장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유주는 길쭉한 모양이지만 규현이는 얼굴을 거침없이 크게 그리더니..
그림을 잘 못 그린거 같다며 기분이 급다운되었어요.

스케치북에 하면 된다고, 그리고 굳이 용이 아니어도 상상의 동물을 그리면 된다 했는데..
원칙맨 규현이 '아메리카 들소처럼 그려졌다' 소리만 여러 번.. 
혼자 그림을 계속 그리던 유주는 청룡의 이빨을 '내맘대로니까' 파랑 물감으로 칠한다며 새로운 스타일의 용을 완성했습니다.

규현이는 안한댔다가 미련이 남는지 붓을 놓지 않고 있다가 유주가 물감을 쓰니 일단 몸통만 칠하더군요.
힘차게 달려가는 맹수처럼 보인다고 했더니 규현이 "맹수가 아니고 날개달린 용이야"라며 날개를 그리고 그림이 마를 동안 신문지에 서예를(?) 쓰기도 했어요.
유주는 그림을 그린 붓이 '옛날 글자를 쓰는 붓'이니까 자기도 한자를 써야겠다고요..
용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적고 한자책을 보며 한자도 세 개를 골라 따라 쓰고요.
글씨는 엉성한데 수(水)를 쓰면서는 용이 물을 다스리는 동물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까만 갈기가 있는 통통하고 짤막한 규현이 용입니다.
전 아무리 봐도 사자같은데 규현이가 용이라 하니.. 용이 맞아요.^^


유주의 용은 까만 머리카락처럼 갈기와 수염이 나 있고 갈기 위로는 뿔이 달렸는데 뱀을 좀 닮은 것도 같아요.
규현이 유주가 상상하는 용의 모습,, 두 마리 용의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복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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