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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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을 당할까봐
모욕을 먼저 느끼고 되돌려주는 삶에 대해
우리는 왜 애꿎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지에 대해


유머를 잃지 않기란 도무지 어려워진 세계를 살아가는
나와 당신과 우리의 ‘이름‘을 부르는
다정하고 의뭉스러운 목소리……

먼길을 돌아와놓고 말을 바꾸는 셈이 되겠지만, 그러므로 이기 호의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는 ‘환대의 윤리에 관해(서만) 말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환대의 불가능성‘
에 관한 책, 혹은 무조건적 환대의 정언명령과 이방인을 쉽사리환대할 수 없는 인간 조건 간의 갈등에 관한 책이다. 순진하고 단순하게 환대의 윤리를 향해 직진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러니와 비애 속에서 그 "빌어먹을 윤리적인 태도"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책이다. 이제 그렇게 작품들을 읽어보자.

자네, 윤리를 책으로, 소설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책으로, 소설로, 함께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내가 보기엔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네.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것이 우리가 소설이나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진실이라네.
이 말을 하려고 여기까지 왔다네.
진실이 눈앞에 도착했을 때, 자네는 얼마나 뻔하지 않게 행동할 수 있는가?
나는 아직 멀었다네.
이기호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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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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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기억한다. 말하자면 그때 택시 기사는 잠자코 라디오주파수를 돌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위로를내게 건넸던 것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예리하게 분석하는 정치·경제적 현안들과 ‘세상을 바꾸는 방안‘에 나의 서툰 논평을 한 줄 더 얹는 대신, 그 세상에서 떼어놓는 작은 발걸음들에 시선을 두고자 했다. 핵문제가 해결되고 적폐청산을 하고 나쁜 자들을감옥으로 보내도 여전히 견고하게 지속될, 제도를 몸통으로하고 자본을 심장으로 한 체제. 그 안에서 힘겨워할 우리가서로에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찰나들을 들여 다보고 싶었다. 이 글이 그 첫 시도였다. 이어질 이야기들 또한 세상 누군가에게 그러한 의미로 닿았으면 한다.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 이영광, <사랑의 발명) - P14

모방 욕구가 좌절되면 차라리 모방하려던 대상을 바스러뜨리려는 충동을 갖게 마련이다. 더욱이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삶을 망가뜨릴 단서를 전부 손에 쥐고 있었다. 그렇지만그는 선망하되 결코 자신의 것일 수 없는 타인의 삶을 부서뜨리는 대신 껴안는다. 이 점이 비즐러가 지닌 미덕이며, 영.
화가 일차적으로 의도했던 감동이었을 것이다. - P41

지. 갖가지 예쁜 단어를 끌어와 그럴싸하게 단장한 글 속의내가 실제의 나와는 얼마나 다른지. 그날 우편함을 확인하기직전까지도 사소한 일로 주변인들에게 얼마나 고집스럽고속좁계 굴었는지. 그래서 부끄러웠지만, 그렇기에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이토록 한심하고 불완전함에도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 전할 수 있다면, 그게 내가 지닌 쓸모 중 하나라면, 나는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글을 쓰고, 더욱 마음을 담아서 쓸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파인 골을 뛰어넘어 더 다가가지는 않은 채각자의 자리에 그대로 서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써 상대의 아픔을 보듬어보려는, 그것이 너일 수 없는 나와 ‘나일 수 없는 너‘가 서로에게 내어줄 수 있는 선물 아닐까.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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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옷장 웅진 모두의 그림책 40
박은경 지음, 김승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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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바다처럼 눈물을 쏟아도
고래가 등으로 다 뿜어 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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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T - 내가 사랑한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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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물건을 모으는 데 흥미가 있는 건아니지만, 어느새 이런저런 물건이 모이는 것이 내 인생의 모티프 같다. 다 듣지 못할 양의 LP레코드, 아마도 다시 읽을 일 없을 책, 잡지 스크랩, 연필깎이에 끼우지도 못할 만큼 짧아진 연필, 별의별 것이 내 주위에 빼곡하게 늘어간다.

어쩌다보니 모인 것들 중 에서 - P5

한 가지 더, 같은 폭스바겐의 SUV ‘투아렉‘ 티셔츠다. 이것도 그저 심플하게 글씨뿐이라 ㅡ 그것도 발음기호로 - 자연스러워서 좋다. 차 자체도 포르셰 카이엔‘과 플랫폼이 같은데 전혀 고급스럽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왠지 모르게 호감이 간다…는 건 아무튼 됐고, 티셔츠 디자인을 두고 말하자면 폭스바겐,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의 장래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티셔츠 업계에서는앞으로도 건투해주기 바란다. 멀리서나마 응원할게요.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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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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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짊어진 돌덩이를 내가 얼마나 덜 수 있을지를 떠나,
적어도 내게 고민을 털어놓았다는 사실이 그에게 자책의 돌멩이를 하나 더 얹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나 역시예전 그때, 상의드릴 것이 있다며 찾아와서 내면의 돌덩이를꺼내놓던 나로 인해 놀랐을 누군가에게 이해되었기를 빌었다. 저마다의 돌덩이를 짊어진 채 사회적 관계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그대들이 때때로 그 테두리를 뜯어내고서로에게 ‘듣는 귀가 되어주기를, 또 거기에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은 ‘우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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