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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데이비드 웨슬 지음, 이경식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앨런 그린스펀의 뒤를 이은 FRB의 새로운 의장 벤 버냉키에게
이번 금융위기는 어떤 의미였을지 한번 상상해보고 싶어진다.
그냥저냥 잘 지내는 거대기관의 수장에게 갑자기 닥친 청천벽력이였을까,
아님 항상 남의 자리에 앉아있는 듯 주목받지 못했던 한 후임자로써
실력을 과시해 볼 수 있을 두번 다시 없는 절호의 기회란 생각도 들었을까?
물론 철없는 독자로써 한번 해본 상상이지만
같은 자리의 새로운 인물로써 버냉키란 인물이 받던 기대치는
오랜기간 맹주같던 앨런 그린스펀에 비하면 많은 격차는 실제 존재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막대한 달러를 공급해 줌으로써
응급환자를 살려낸 듯한 버냉키의 판단에 판정승을 내린 듯 싶다.
물론 이로인해 뿌려진 돈을 어떻게 회수해내는야가
출구전략이란 숙제로 남긴 했지만 말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다룬 여러 책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이름,
앨런 그린스펀 그리고 그의 후임 벤 버냉키였다.
선임자에겐 위기책임의 따가운 시선이,
후임자에겐 능력평가 차원의 우려하는 시선이 주로 그려졌는데
이번 후임자의 공과를 평가해 볼 만한 한권의 책이 나올 만큼
그래도 한고비는 넘기듯 하니 한편으론 다행스럽다.
책을 통해 버냉키를 들여다보면 이번 금융위기도 대단했지만
그런 시기에 버냉키란 인물이 FRB의 의장으로 있었다는게
미국의 입장에선 참 운이 좋았다란 생각도 가져보게 한다.
새로운 대공황을 불러올 만하다 평가되던 이번 사태는
오랜 기간 학자로써 이에 적용가능한 관련지식을 쌓아온 그에게
실험의 장이였을수도 있었고 다행히 그 실험이 큰 탈없이 끝나
제3자에겐 그만한 적임자가 없었을거란 안도감도 불러 일으킨다.
그래도 급한 불을 큰 탈없이 껐다는 소방수로써의 역할은 높이 사겠지만
이미 한번 불안감을 맛본 자국이나 세계시장으로썬
예전같은 신뢰만을 보낼 수 없을 상황이 됐다.
앨런 그린스펀 같은 인지도로써 대접받기에는
버냉키에게 부여된 책임의 짐이 더 무겁게 보이고
그로 인해 돌아올 찬사는 무척 인색할 것이라 예상된다.
리먼 브라더스 같은 거대 금융조직이 무너졌고
인쇄소에서 광고물 찍듯 달러는 필요한만큼 찍혀져 공급됐다.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닌 상황에서 취해진 조치였으나
많은 파장과 우려도 비례적으로 커졌다고 느낀다.
앨런 그린스펀처럼 은퇴 후 자신의 자서전을 쓴다면
스스로를 이번 사건에서 어떻게 평가할까?
갈길은 멀고 할일은 막중한 그에게 공과를 가려보자는
비판적인 시선보단 격려의 시선을 보내주고 싶다.
다 잘살자고 잘해보자고 하는 일인데 부정적이긴 싫어진다.
다만 꼭, 꼭 유종의 미를 거두는 FRB의장이길 기원한다.
아직 자신의 자서전이 없는 벤 버냉키에게
이번 책이 어느정도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단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