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란다 - 이 시대의 남편, 아들, 아버지를 위한 자기회복 심리학
최광현 지음 / 유노라이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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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각을 들게하는 책이다.

아버지를 주축으로 생각해야 하는 이야기들이 맞겠지만,

첫번째 이야기, 그 다음 이야기,

그리고 그 다음다음 이야기들까지도 쭉,

모두 계속되고 분리된듯 보이는 사연들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아버지들의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들만이 아닌

모든 가족 속 이야기들로 넓게 읽혀지는 부분이 많았다.


가족 그리고 가족력.


난 그렇게 느꼈다.

아버지 자체가 왕따를 경험함으로써 생긴 사연마저도

외부적인 트라우마가 그 원인이 된 예처럼 인용됐지만,

그 시절 그런 일을 겪을 동안의 어린시절 아버지의 결심이나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음을 택하고

그것을 오로지 자신이 오롯이 감내하고야 말았던

자의적 고통을 그저 인내하며 살았던 어린 시절 속 아버지 모습은

당시 그의 가족배경이 여러모로 사료되어야 한다고도 읽혔다.

이렇게 가족 내부가 아닌 외부사건으로 인해 발단됐다고 보여지는

이런 사연마저도 들여다보면 내부의 일처럼 보이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냥 가족내의 균형과 알력의 문제로 비춰질만한 문제들에선 더더욱 

아버지의 개인문제만이 아닌 가족 전체의 문제가 그 발단처럼 비춰졌다.


그럼에도 저자가 이 책을 아버지란 대상으로

한정지어 펴냈고 심리학적 대상으로 삼은 점엔

분명해 보이는 이유가 느껴지기도 하다.

그건, 가족과 그 내력을 살피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아버지라는 개인 자체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누구누구의 엄마가 아닌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요청처럼

이 시대의 아버지들에게도 그런 요청을 아버지들 스스로가 아닌

여러 아버지들의 사례들을 지켜봐 온 최광현이란 심리전문가가 

대신해서 전문적이고 따스한 시선으로 해석해주고 있다고 해석됐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아버지를 향한 옹호의 시선은 아니다.

심리학 책답게 문제를 인식하고 이해해가는 책이지

가족내 아버지란 위치만을 더 이해의 대상으로 부각시키거나

무게감있게 다루려고만은 하지 않은듯 싶다.


매우 쉬우면서 보통의 가족들에게도 융화되기 쉬운 주제들이기에

공감과 인정을 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었지만,

한편으론 심리학적 분석으로 오히려 간단한게 

복잡하게 설명되는 보편적인 사연들도 있다고 느껴졌다.

정갈하게 심리학적 지식을 담아 글로 정리했을 땐,

부부의 갈등이 자식에게도 영향이 미쳤다거나

엄마와 아들간의 애착형성이 강해

주장이 강하지 못한 아버지가 공격의 대상이 됐다는 식의

일반적 심리관계 설명에 가까운 해석들이 많은데,

이를 이렇게 심리학적 용어나 이론으로 해석할 게 아니라

그냥 사적자리에서의 대화처럼 이해하고 해석해 본다면 어떨까 싶었다.

이 이야기 속엔 아버지를 미워하는 엄마와

엄마와 비슷하게 행동하는 아들이 있는거고

이 셋이 부르기엔 가족인 듯 불려지고 보여지는 듯 해도

아들과 엄마 모두에게 공격받는 아버지는

가족내 외톨이이자 적처럼 등장한다고 말이다.

즉, 엄마가 아들을 자기처럼 아버지를 인식하게 훈육하고

어린 아들이 엄마의 대리인처럼 아버지를 막대하는 상황.

결국, 엄마와 아들은 한편이 되었고

아버지는 가족 아닌 타인같은 공공의 적이 된 집안.

분명 슬픈 사연이지만 이런 사연은 주위에 넘쳐 보이기도 한다.

가족이 다른 가족을 공격하기 위해 뭉치는 모습들.

이게 이질적이지만 아주 낮설지 않다는 건

그만큼 주위에서 알게모르게 많이 보아왔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또다른 한편으론 저자의 사례들로 실린 가족들 이야기들은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렇게 저자의 사례가 될 수 있었다는 건,

가족의 누군가는 관계개선을 위해 공동의 첫발을 내딛였다는 거고

그에 관계있는 가족 모두가 그 상담에 참여했다는 거니까.

그렇다면 소기의 목적은 이미 반은 이룬게 아닐까.

그냥 안보거나 거리나 두며 사는 가족들이 얼마나 부지기수인데 말이다.


의견표출이 어색하고 부족하다고

가족 속에서 혼자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특히, 아버지란 상징적 대상이 말이다.


아버지들에겐 위로가,

아버지를 바라보는 위치의 가족에겐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이해의 자료가 되어줄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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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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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느낌은 그거였다, 에너지.

무기력을 다루는 책에서 의외의 이 느낌.

하지만, 곧 이 이질적인 느낌의 원천을 알 수 있었던 건

무기력한 사람이 생생한 무기력의 경험을 길게 늘어놓을 수 있겠지만

무기력을 겪고 빠져나온 사람이어야만 무기력의 악순환을

깰만한 진취적인 경험담과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그나마 젊고 수정이 바람직했을 20대에

극도의 무기력을 탈출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큰 행운 같았다.

음식, 운동, 인간관계, 연애, 성생활까지

모든 면에서 그 시절 저자는 막다른 골목을 만나

챗바퀴 돌 듯 살았고, 당시 그녀에게 불량식품 같았지만

그나마 불합리한 힘을 보태준 것은 컬트집단적 종교의식이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무기력한 저자에겐 끝이 보이는

생명유지장치 정도나 분위기 전환용 정도에 불과했고,

결국 우연하게나마 그녀에게 진정 전환점이 되어 준 것은

우연한 기회에 참석한 상담 중 가벼운 상담사의 한마디에

지금을 이끈 전환의 불꽃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돌고 돌아, 지금은 그때의 자신과 비슷한 

다른 이들을 상담하는 사람이 됐고,

파란만장 하다면 파란만장 했을 지난 20대의 경험들을

상담가로써 자산이 되었음을 이 책의 스토리로 풀어냈다.

책은 결국엔 무기력을 다루긴 하지만,

큰 키워드로써 책을 돌아본다면

3개의 키워드로 압축될 수 있을 듯 했다.


불안, 자기기만, 회피.


무기력의 원천으로써, 가족력을 굳이 찾지 말고

여린 마음이나 자기 탓은 말라 권한다.


여러 사례 속 무기력의 이유로 돌아보게 하는 원인 중엔

생존본능이 불러 온 게으름이 있다.

살기 위해 무기력해 진다는 것.

생존위험에 맞서는데 그걸 감당하려

자신의 부족한 에너지를 쓰는 대신,

저점의 활력치를 유지하며 무기력으로써

움츠려 들 듯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것.

그러다보면, 그 회피는 어느 순간

자기 처지를 평가절하로 몰고

스스로 그럴만 하다는 식의 자기기만도 동원된다.

이런 모든 근원엔 불안과 회피가 맞물리듯 엮여있다.

활기찬 저자의 스피디하고 꼼꼼한 상황파악들은

분명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다.

위로가 아닌 방법을 제시하기에 가치도 있고.

원인찾기가 아닌 개선방향을 고민하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추천할 만한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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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주는 감정 유산 - 가족심리학자 엄마가 열어준 마음 성장의 힘
이레지나(이남옥)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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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깊고 넓고 체계적으로 배웠을 전문가의 책인데

의외로 전달되는 느낌은 평범한 독자를 위해

매우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고려한 글을 썼다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사연에서나 살면서 경험한 여러 에피소드들은 모두가

심리적 상황들의 모델처럼 쓰였고

그걸 이해하기 편하고 정갈하게 다듬어 보여준다.

책을 보기 전엔, 난 이 책이 딸과 엄마간에 사연들을

대화체나 서간체 형식으로 쓴 책이 아닐까 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온전히 저자의 서술로 쓰여진 책이었고

주요 등장인물에 저자의 딸이 등장하는 책이었다.

오히려 앞선 짐작이 틀리고 이런 서술이라 좋았다.


저자의 전작에선, 중국에서 활동했던 

가족상담의 여러 사례들을 엮었는데

국적을 떠나 공감되는 사연들과 

상담가로써 해결해 나가는 모든 과정들이

마치 한국 가정사들처럼 다가왔었기에

이번 책에 대한 독자로써의 기대와 반가움도 컸었다.

이번 책은, 저자의 개인사 유형의 내용들이 더 많이 담긴 책이기에

더 부드럽고 편하게 다가서는 전개가 강점인 책이다.


무엇보다 이번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긍정이란 단어.

배부분의 책들에선 심리학이 각자의 문제점 위주로만

들여다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에선 직접적으로 내가 느낀 이 뉘앙스를

계속 들어내진 않지만, 심리학적인 단순한 분석보다는

이해와 공감을 넓게 공유하고 있다.

그렇게 이어지는 긍정의 느낌들이 행간의 느낌처럼 이어지고

마치 내용 전체에 베어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면서,

애초에 그렇게 집필방향이 잡혀있던 건 아니었을까

한번쯤 독자로써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책.


여러 이야기들이 짧게 등장하는 편인데,

가장 보편적인 이론에서 언급된 초자와와 이들의

대립적인 면모를 가진 부모의 분류가 인상적이다.

100% 끌고가는 부모가 있다면

100% 끌려가고 싶어하는 부모도 있다는 것.

전자는 초자아가 발달한 부모이고

후자는 이드가 발달된 부모이다.

둘다 바람직한 부모타입으로 등장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그 중간쯤 좌우라면 치우치지 않은

어느 부분 정도에 이상적인 부모형이 있겠지만,

그 중간이 현실에선 참 어려울거란 생각도 해보게 되면서

비판적으로 보자면 이드와 초자아 부모 둘다 안 좋지만

무비판적으로 이런 모습들을 가진 현실 속 부모들을

자식의 입장으로만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느꼈다.

부모도 자식이었던 사람들이고

그 부모의 부모도 자식이었던 사람들이었으니까.


조만간 한번 더 읽어보면서

제대로 못 느꼈거나 오독한 부분들도 찾아보면서

지금의 느낌과 비교하 듯 느껴볼 계획이다.

배울 점이 많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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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그만하고 싶습니다만 - 고민 속에서 헤매는 당신을 위해
가토 다이조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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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책을 잘 쓰는 일본 심리학자 중 한명 같다.

학자로써 긴 기간 한 분야에 매진해 왔기에

당연한 얘기 아니겠느냐도 싶겠지만,

알려주고 싶은 학자적 진심과 실력이

책 안에 녹아들었기에 가능한 저술이라 생각한다.


고민이라는 주제.

단도직입적으로 저자 가토 다이조는,

성장통보다 안전한 수단으로써 

고민을 선택했다는 전제로 대부분을 설명한다.

현재를 고민하지만 매순간 반복되는 고민은

어느 순간부턴 오랜 친구마냥 인생을 같이 걸어간다.

그냥 공기처럼 햇볕처럼.

그러나 그러한 내면에선, 변화를 바라고

지금의 자신을 불만스러워 하기에

고민하는 자의 내면은 언제나 일렁이는 파도와 같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내면과 다르게 흐른다.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면 햇빛이 좋으면 좋은대로

날이 흐릴 땐 흐린대로 살아가겠지만,

고민을 벗삼은 이들은 환경의 변화나 주어진 행복을

평범하게 누리고 살 심적상태를 지니지 못했다.


책에선 이 모든 원인을 1가지로 보고 있다.

그건 바로 안전기지.

좁게는 어린 시절 따뜻한 심리적 안정감을

받아보지 못했기에 마음속 버팀목이 없다.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살아가면서

어린시절 안전한 제대로 된 경험을 못하고 컸다면

무의식적으로 마음의 지주없이 안간힘을 쓰며

스스로의 성장엔진을 가동시키지 못한채 살아가기 쉽다.

이렇게 중요한게 심리적 안전기지란 개념이다.


가토 다이조는 이 책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대부분의 책들에서 위로보다는 

직선적인 조언을 담는다.

그렇지만 그렇게 우선적으로 핸디캡적인 요소들을

수차례 강조하며 말하고 있음에도,

그냥 나약하다는 식의 말은 결코 안한다.

해도 안된다는 식의 부정적 뉘앙스를 강조한다기 보다는

환경항 또는 기질상 불가능한 여건임에도

스스로 기를 쓰듯 살아가는 안전기지 부재의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품고 자신의 위치를 잊고 살지 말라고 

일깨워 주려는 츤데레에 가깝다고 느낀다.

안전기지가 없는 사람이 안전기지를 무의식 속에

탑재한 사람들과 무리하게 경쟁하며 살지 말라는 반복된 조언.

스스로를 채찍질 하듯 살지 말라는게 첫번째고

그러니 착각하며 살지 말라는 충고가 뒤를 잇는 셈.

대부분의 심리학 책들에선 상황의 수용과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극기에 가까운 도전을 장려하는 편이다.

거기에 비해 가토 다이조는 한계적 상황인식부터 중시하고 있고.

이번 책은 개정판으로써 전에도 읽었던 책이건만

시간이 흘러서인지 내가 변한 부분이 있는 건지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읽혀지는 부분이 많아

스스로 다소 놀라며 읽게된 부분들이 많았다.


누군가에게 심리학 책을 권하고 싶을 땐

항상 1순위로 떠올리는 저자이며 그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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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속되고 싶다
호란 량 지음, 박은영 옮김 / 사유와공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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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거주의 아시아계로써의 경험도 실려 있지만

전반적인 그녀의 정신적 문제들에 관한

그 원인의 식견에서 많은 통찰을 느꼈다.

어려울 수 있는 의학적 이야기가 그녀의 해석을 통해

쉽고 다가가기 쉬운 언어들로 바뀌는 경험.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된 키워드는 소속감.

하지만, 단순히 국가, 사회, 작게는 가정만을

소속되기 위한 대상으로써 언급하기 위한 전개만은 아니다.

물론 이런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등장하지만

쉽게 볼 수 있었던 이야기가 좀더 세심하게 터치된다.


한 사례로 축구를 좋아하던 테드라는 소년의 이야기.

학교에 다니면서 별 문제가 없던 이 소년은

사소한 시작이 학교를 그만두고 싶게하는

심적 상태로 스스로를 옭아매고 집착하게 만든다.

자신을 주시한다고 느끼던 어느 날

그 아이에게 테드는 주먹을 날린다.

그러다, 그 일로 해꼬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스스로의 자책 등이 겹치면서 재발될 상황을 걱정하고

길마저 그런 불안을 줄일 수 있을

우회로를 찾는 등으로 피하게 된다.

그러다, 좋아하던 축구는 당연 더 이상 흥미거리가 아니고

학교를 다니는 것도 이젠 그의 삶에 필요치 않아진다.

결국, 의학적인 도움을 받게 되지만

편집과 강박이라는 병리적 접근을 처음에 시도하지만

점차 심리적인 부분으로 이 상황의 해결점을 찾는데 촛점이 모인다.

상담실을 나갈 때 의자에 머리카락 한올을 두고

그냥 뒤돌아 나오는 의지를 발휘하는데만 1시간.

이 아이의 사소한 변화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됐다.

어찌보면, 진전하는 변화가 아닌

이전의 모습 또는 평균적인 모습 정도의 회복을 위한

회복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게 동원된다.

결국, 다시 그 또래의 일상으로 복귀한 테드.

매우 단편적인 이야기지만,

이 소년이 사소한 시작으로 취약성을 보이고

점차 스스로 자신을 몰아가는 이야기도 잘 표현되어 있고,

만약 저자같은 시각을 가진 의사를 못 만났다면

궁극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진 못했을 것이고

당시 가장 가시적인 증상들을 위주로

환자로 명명해 놓고 진행되는 평균적인 치료만을 했을 것이고

그런 것만 필요한 아이로 이해되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지를 다루지

그 증상 자체를 다루려는 의사가 아니다.

성장과정의 취약성이나 애착이론 같은 이론을 돌아보면서도

그런 지식을 갖춘 관찰자더라도 놓치기 쉬운

저마다의 정신적 취약성을 매우 현실감 있게 소개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정도로 포괄적인 시각으로

환자 한명한명을 봐주는 의사가 있을까란 생각도 해보면서,

그런 노력을 굳이 안하는 정신과 의사라 할지라도

그 자체로 비난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동시에 해보게 되었다.

이런 노력은 저자와 같은 통찰력 있는 접근도 필요한데다가

저자 스스로 겪은 의사이면서 환자와 비슷한

정신적 고충을 겪었던 경험을 자신의 진료에 잘 녹여냈기에

가능해진 수준높은 처방이 되었다고 느꼈다.


책의 말미쯤, 짧게 터치하고 지나가던

인지 부조화에 대한 저자의 설명도 참 좋았다.

학술적인 설명보다 철에 쓰는 녹처럼

자신을 부식시킨다는 양가적인 생각들의

폐해를 이보다 잘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은 없을거 같았다.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신적 상식들을

그녀의 안에서 한번 더 가공해서 제공하는

친절하고 센스 만점의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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