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의 함정
낸시 스텔라 지음, 정시윤 옮김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에 쓰는 주관적 서평입니다]


이 책 제목 속 단어가 만약 

두려움이 아닌 공포였다면

난 이 책을 안 읽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영어제목인 원제를 보면 

여기서의 두려움은 'fear'다.

즉, 공포ㄹ 말하는 fear가 '두려움'.


하지만, 모든 내용을 잘 읽어보면 

fear란 공포가 아닌 

두려움으로 번역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외국인들에겐 공포라면 다 같을지 몰라도

결국 내 기준에선 공포나 두려움은 다른 뉘앙스이고

주위를 봐도 대부분 그렇다고 판단되니까.


이 책은 두려움에 관한 이론자체를 제시하기 보단

상세한 사례들로 해당내용들을 채웠다.


그렇다면 책이 말하는 두려움들엔 무엇이 있을까?


1. 홀로 되는 것

2. 거절 당하는 것

3. 대립하는 상황

4. 무시당할 상황

5. 실패의 예견

6. 미지의 두려움


이중 대립하는 상황을 보자.


여기선 부모 중 어머니와 자식의 대립을 다뤘다.

설득하고 나름 방법을 찾아보려는 자식과

고집세고 상대를 꺾는 공격적 어머니 사이의 대립.


여기서의 어머니는 잔인하다.


싸움을 건다기 보다는 상대가 무조건 참게 만들고

자식과 남편은 이에 맞서지 않는 걸 방법으로 익혔다.

결국 감정이 쌓이는 건 자식과 배우자인데 

풀곳은 없고 이 처지를 말하는 자체만으로도

상담 중에 은연중 분노가 표출될 정도다.


저자는 묻는다.


"어머니에게 뭘 기대하죠?

갑자기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이라도 할까요,

아님 당신이 분통이라도 터뜨리면 해결되나요,

아님 아버지처럼 본인 감정은 억누르고

평화를 지키는 걸 하나의 방법이 택해

본인도 아버지처럼 살아갈건가요?"라고.


해당 내담자에게는 2가지의 두려움이 존재했다.


어머니라는 타인의 분노에서 느껴지는 위협,

이에 대응하다 결국 언젠가 제어 못할듯한 폭발의 두려움.


해당문제는 굉장히 사적이고 구체적이지만

해결을 위한 접근법은 예상보다

내담자 스스로 한계를 이해하고 정리하는 수준에 가깝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걸 스스로 이해하고

재현되는 걸 막는 수순으로 들어가 보라는 것.


여기서 등장하는 주요원인 중 하나는 트라우마다.

뇌를 진정시켜야 답이 있을 그 두려움은 뭔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야 하고 

두려운 대면을 싫어해 피하는 대신

용기있는 '사고'로 접근할 필요로 

우선시 된다고 설명한다.


'용기있는 사고'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란 불가항력이 아닌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란 걸 

아는데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사고다.


이게 필요한 건 

두려워하는 일이 실제 벌어지더라도

먼저 스스로에게 예상하듯 물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


결코 이 자체가 답은 될 순 없다.

그리고 생각해 본 답들도

공정하지 않을 수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의 핵심포인트는

설령 두려워하는 그 일이 발생한다 할지라도

본인이 '살아남으리라는 그 사실'을 인식하는 것 까지인 거다.

즉, 두려움이 실현이 본인 존재의 

증발로까지 이어지는 사건은 아니란 그 사실 말이다.


완전히 상대에게만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두려움 자체를 유발하는 뭔가는

상대에게 투영한 잘못된 추측을 

기반으로 만든 그릇된 인식이며,

이런 인식 자체는 제거할 수 있는 

수준의 것들임을 아는 시작이 필요한데, 

최악을 가정하고 그게 벌어지더라도

자신은 건재하리라는 사실을 인정해 보라는 것.


결국 자신 내부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지 

스스로 이해하는 능력을 높이고,

상대가 자신을 이해해주리라 기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이해해줘야 방향이 보인다.


좋은 내용이고 읽기에도 어려운게 없는 사연들이 대부분.

외국 내담자들의 사연들이지만

결코 남나라 이야기같지 않은 내용들이 너무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을 바꾸는 뇌과학 시간표 - 잃어버린 집중력을 찾아줄 뇌 100% 사용법
가바사와 시온 지음, 정혜원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에 쓰는 주관적 서평입니다]


시간관리법과 효율적 하루 루틴을 

특정하거나 독창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인간활동을 관장하는 뇌의 역할을 중심으로

얼만큼의 적당한 휴식시간을 활용해 

일에 소요되는 시간들을 잘 배치시켜 

매일매일의 뇌사용시 지치지 않게 

그 하루를 보낼지를 고민해보고자 쓴 내용들이다.


저자는 우선 뇌가 집중할 수 있는 

최소시간과 최장시간을 구분지어 놓았다.


짧게는 20분을 최대단위로 잡는데

이걸 좀더 줄여 15분 단위로 규격해놨다.

이보다 길게 필요한 집중시간들은 

최대 45분과 90분이었고.

그러나 이 단위들 모두엔 중간에 휴식시간이 들어가기에

결국 15분+α, 45분+α, 90분+α가 된다.


단순 계산같지만 15분이 90분까지 늘어나는 동안 

마법같은 집중력을 가능하게 하는건,

집중시간 자체보다는 휴식시간이고

이 둘사이의 적절한 시퀀스란 답변.


거기에 또하나 중요한 건

집중력을 잃게 만드는 외부요소들에 대한

적절한 인위적 차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소개된 부분.


이게 좀 특이한 내용이기도 한데,

단순 시간관리적 개념이라기 보다는

자기계발류의 요소로 받아들여 진다해도 

충분해 보일 뇌자체나 시간분배와는

직접 관계는 없을 외적요소들이기 때문.


집중력을 잃게하는 것들엔

물건, 생각, 사람, 휴대폰 등 4가지를 언급했는데,

물건은 정리로써, 생각은 종합해 적어봄으로써

사람은 단절로써, 폰은 전원꺼둠을 방법으로 봤다.

여기서 인간관계를 절연대상으로써가 말한게 아니라

독립된 공간이나 경계를 이용해야 하기에

집중해야 할 공간이나 시간에 오롯이

홀로 있을 수 있는 환경구축이란 의미 정도다.


사실, 책속 내용중 많은게 상식적으로

알만한 방법들이라고 생각드는 것들도 많지만,

그래도 종합적으로 읽을 만하게 만드는 이유는

다작을 하는 저자가 2년간 이 주제로 공들여 정리했다고

스스로 자부한 자체도 믿을만한 부분이면서,

이 책을 쓴 근본적 이유가 시간 그 자체에 있기 보다는

정신과 의사답게 우울증 등 '정신건강'을 각자가 관리하는데

집필목적이 있다고 밝힌 부분에도 있다.


시간관리가 또다른 스트레스가 되버리는게 아닌

삶의 질을 높이고 유지해주는 건강도우미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렇기에 책의 맨마지막 챕터도 시간관리에 들어가는 

직접적인 요소들 대신 재미를 위해 보내는 

순수한 시간들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느꼈다.


잘자고, 잘쉬고, 적절한 운동을 매일 해나간다는 전제로 

시간관리의 필요가 올바르게 존치할 수 있다는 것.

너무 맞는 말이라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삶의 진리라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감의 위로 - 나를 치유하고 세상과 연결하는 11가지 공감의 기술
주디스 올로프 지음, 이문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주디스 올로프의 책을 예전에 읽었을 땐

이번 책과 주제도 다소 달랐지만 

책에서 느꼈던 저자가 준 느낌도 달랐었다.


'HSP'라는 이론을 소개했던게 첫책이었는데

정신의학계의 주류에선 인정받지 못했지만

독자들이나 유튜브 영상 등에서는 매우 흔해진

이 '초민감자'란 개념을 그 책에서 거의 최초로 다룬 걸로 안다.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본인 스스로도 이에 해당된다고 밝히면서

이 능력을 저주나 축복처럼 다룬 개념이 바로 첫책속 HSP였다.


사실, HSP가 가진 기질만으로는

심리학에서나 정신병리학적으로

매우 여러갈래로 응용되어질 요소들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단순 이 하나의 독창적인 명명이 그 자체로 와닿기도 하겠으나

여러 질환이나 정서적 결핍 속에서 이런 면모는

쉽게 발현될 수 있는 기질들로 단순이해 된다해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특성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여하튼 HSP로 유명한 주디스 올로프의 이번 책은

예전 본인이 주창한 개념을 연장한 면도 있지만

완전히 같은 맥락으로 보긴 어렵다.


왜냐면, 이번 책은 좁게는 HSP적인 요소를 다루면서도

넓게는 공감능력이 큰 엠파시적 성향을 다루는 것이고

공감이란 결코 저주가 아닌 축복이라 설명하고 싶은

저자의 의도가 많이 실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가장 핵심은 이것이다.


공감능력이 큰 사람들에겐 이것이 불편도 줄 수 있는 요소지만

오히려 없는 사람들에겐 후천적으로 기르기 어려운 

귀한 요소이기도 하다는 사실.

또한 '공감능력'이 더 인간관계를 내실있게 만들어주는 건 옳지만

경계를 가진 바른 사용만이 진정한 공감능력이라 할 수 있다는 걸

공감능력이 큰 사람들에게 뭣보다 권고되는 강한 경고란 점.


즉, 자신을 돌보지 않는 헌신적 공감능력이 주로 발휘된다면 

진정한 공감능력이라 결코 보기 어렵다는 이성적 설득을 담았다.


공감능력자들을 분류할 때 언급한

'순교자 컴플렉스'를 해당 내용으로 주목해보자.


순교자란 단어뜻 그대로 자신을 내던지듯

상대를 돌본다는 의미를 지닌 이 말은,

자신에게 해가 될지라도 희생하려는 강박이라 설명한다.


이는 일종의 공의존의 한 형태로 특히 위험하면서

타인의 문제나 인생을 대신 짊어지길 자초하기에 

결국 순교자적 인생들에겐 특히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순교자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 누구보다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들로,

본인들 스스로에게 명명한 '자비로운 사람'이란 미명하에

무한히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그릇된 신념이 

독으로 작용될 수 있는 건 너무 슬픈 현실이었다.


결국, 자신에게 쓸 에너지를 타인을 위해 쏟아붇길 

주저하지 않는 그 이타적 삶의 태도가 문제란 거.


인간이라면 결국 거의 99%는 

번아웃처럼 스스로 무너져내릴 것이다.

참고 혼자 괴로워 하는 건 한계에 봉착하는데

스스로 그걸 박차고 떠나길 두려워하는 족쇄까지 있으니까.

자신의 인생만을 잘 챙긴다는건 

내면에서 죄책감으로 느껴지면서.

 

저자가 쓴 이전 책속 내용이었다면 

HSP나 앰패시가 순교자적인 삶을 산다는 정도에서

나레이션은 어느정도 마무리 됐을수도 있겠는데,

이번 책에선 명확하게 이또한 공감의 하나로 말하지 않고

이런 성향은 버릴 것을 권고하며 

타인의 인생과 문제를 바라볼 때

3가지 '3C 원칙'으로 되집어 보길 추천했다.


내가 '원인'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게 아니다.

내가 '치료'할 수 있는게 아니다.


여기서 '원인 cause, 통제 control, 치료 cure'의 

앞글자 모두가 C로 이걸 3C 원칙이라 부른 것.


공감이란 덕목을 인간 모두에게 장려하지만

자기를 지키지 않는 공감만은 결코 권하지 않는 책.


이래저래 인간관계 중에 손해봤던 경험이 있다면

어느 한부분에서건 아님 거의 전 내용들에서

와닿거나 참고할 부분들이 존재할 것이다.

쉽지만 가볍게 다가오진 않을 내용들이기도 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에게로 가는 나
진노랑 지음 / 꿈꿈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아마 많은게 은유일꺼라고 본다.

우물, 스토커라 불리는 혹부리, 쌍동이 같은 애랑 등 모두가.

주인공 시아 목 뒤에 있는 북두칠성 모양의 

특이한 점들까지 은유이겠나 싶지만,

진시아의 목뒤에 있는 그 점들을 상서로이 여기는

그 이상 그 이하가 책내용상 없으면서도, 

단순점이 아닌 별자리와 같은 모양으로 소개됨으로써

예전 선원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던 남십자성 대신

북두칠성이 수호신처럼 그 점들이

진시아의 인생에 어떤 역할은 했을거라 느끼겐 만든다.


어쨌든 생각보다 이 별에 대한 큰 유용성은 없다.


다만 줄거리 내내 겪는 신비한 경험이나 

이 점들을 의미있게 언급하는 어른들의 문답속엔,

주인공의 목뒤에 점이 단순히 본인의 운명을 

남들과 다르게 타고난 무언가가 있고

다른 존재로써 태어났기에 그걸 자신만을 위해 쓰는게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는게 좋다는 언급 정도도

언급되는 장치정도의 북두칠성 별들이다.


실제 저자 본인인지 아님 상상속 주인공 인생인지 모를

그 누군가의 인생 속에서 이 점은 

일종의 낙인같은 의미도 있지않나 깊다.

혼란스런 내적운명을 느끼며 살아가고

미래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공간이란 배경은,

융이 말한 인간 개개인들이 지닌 그림자와 자신을 융합하는

'개인화'를 꿈꾸는 소설스토리로 탄생하지 않았나도 싶었다.


책내용은 간단하다.

우물로 끌려가듯 빠지고

명사십리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다시 병원 침대에서 깨는 과정.

허무하게 현존하던 여대생 시아는

다른 시대 속 도플갱어 애랑을 만나

다른 성격으로 살고 있는 그 모습에 

일종의 영감을 바는 걸로 그림으로써,

무엇이 진짜고 환상인지 환타지 적인 면이 있지만

융이 설했던 그림자 이론을 축으로 줄거리를 느껴 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매우 쉬운 어른동화처럼 읽을 수 있는 

심리적이면서 몽환적인 내용 같기도 한 부분.


여성작가가 쓴 스토리라 아기자기한 디테일과 

묘사하는 많은 언어들에 미적감각이 많다.

그러나 핵심은 심리학적 그림자를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말고

동전의 양면같은 이해와 공존의 대상으로 그린 것에 

이 책만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성장소설의 느낌으로 광고카피가 실렸던데

그보다는 융의 그림자를 소재로 썼음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더 간단명료하게 어필되지 않았을까도 싶다.

어렵지 않으며 부드러운 흐름이 특징인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 23년간 법의 최전선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온 판사 출신 변호사의 기록
정재민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올리는 주관적 서평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란 

저자 스스로의 질문에 본인이 이미 답은 내놓은 책이다.

의심을 하며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일지라도

더 많은 좋은 만남과 기회들을 버리지 않기 위해선 

불신보다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살겠다는 다짐이

책을 끝맺는 키워드이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은

믿음 여부를 고뇌하게 만드는 저자가 겪은 불신의 경험들이겠다.


선한 뜻으로 준 믿음이 불신이나 배신으로 돌아온 경험이나

그렇게 생긴 불신이 오히려 믿어야 할 상황을 못 믿게 만드는 경험,

재판이란 시스템을 돌아가게 하는 협조관계의

여러 기관이나 사람들 사이 벌어지는 피치못할 불신조장,

전직 판사이자 현직 변호사인 저자의 이런 경험담들은 

인간믿음을 결론으로 끝낸 책임에도

그 반대편에 서있는 다양한 불신의 경험들을

대리경험해 볼 수 있는 내용들로 

이 책을 누구나 읽을만하게 만들기 때문.


거기에 덧붙여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저자의 글솜씨도 있다.


소설가 김영하의 작품들도 몇번 언급되는 등

딱딱한게 정상일거 같은 법조인의 글 치고는

너무 부드럽게 읽히는 문맥과 이야기끼리의 흐름은

그가 스스로 말하듯 글과 멀리 떨어져 살아오지 않은

자신의 궤적과 맞닿아 있어서라고 느껴진다.


거기에 이런 류의 에세이집들은

한 이야기에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때

각각 독립적인 스토리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선 소제목들은 달리 했지만

이어지는 내용들이 꽤 되기에

소설처럼 흐름을 가지고 읽어나가는 맛에

나도 모르게 편안하고 꽤 즐거웠다.

소소하지만 의도되지 않은 듯한 연결된 글들이

독자로써는 마치 전문가적인 글배치처럼도 느꼈고.


본문 얘기를 하자면 참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후반부로 갈수록 법조인 특유의 시선으로

변호사와 경찰, 판사, 검사들의 역할을 볼 수 있고

그 안엔 어떤 맹점들이 있는지도 둘러볼 수 있게 해놔서

실제 재판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겐

실무적인 코멘트로 작용할 이야기들이 무척 많다.


그럼에도 전반부와 중반부까지가 글로써는 매력적인 건

판사 경험이 있는 변호사로써 소송의뢰인들과

좋지 못한 인연이 됐건 아니건 경험들을 다수 들려줌으로써

찰리 채플린의 격언처럼 '가까이서 볼 땐 비극이지만

멀리서 볼 때 희극이다'란 의미를 그의 글에서 느껴보게 만들기 때문.


사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실제 사람을 믿는 건지는 미지수 같다.


본인의 정신분석을 받으면서까지 심리분석에 열의를 가졌고

스스로 분석가가 되기 위한 코스에 참여도 했었다는 점에선

본인과 타인에 대한 분석꺼리가 분명 존재한다고도 보이는데,

그 근본적인 어떤 결핍이 과연 인간에 대한 믿음을

실제는 부정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믿으며 

믿으며 살고 싶어하는 마음 한구석이

이상적으로 더 투영된 결론은 아닌가 싶기도 해서.


저자가 묘사한 고급 사기꾼들의 모습은

일반적인 사기꾼들의 외형과는 많이 다르던데

재미삼아 짧게 소개해 본다.


화려한 언변으로 홀릴 듯한 고수들이지만

오히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게 우선이고

두리뭉실한 약속 보다는 명확한 약속을 던진단다.

신뢰를 쌓고 사기를 친다는 논리는

진짜가짜를 불문하고 그걸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느냐가 

사기꾼의 등급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할 수 있단 걸, 

업무상 피치못하게 사기도 경험해 본 

변호사의 설명 속에서 새롭게 배워봤던 한수였다.


잘 쓴 글에 경험이 담긴 내용이라 

특히나 재밌게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