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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반복 - 트라우마를 가로지르는 마음의 지도
권요셉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 제공 책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심리학적으로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와 가족들이 겪은 트라우마 내용을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이해도 쉬워졌고 현실성이 더 커진 책이다.
남수단(우간다)에서 가족과 목회활동을 하다가
내전 중에 겪은 일로 귀국 한 저자.
이후 본인의 트라우마 치료에 몰입 후 탄생된 책.
먼저, 직접적인 원인이 된 당시의 일을 같이 돌아보다 보니
제3자로써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꽤 있었다.
그 이유라면 목회활동을 같이했던 아내의 가치관이
당시 실제 고집했던 행동들에 많이 반영되어 있는데,
트라우마로 남은 남수단 내전이란 그 사실보다
왜 그리 행동을 했을까부터 어느 정도
독자로써 이해를 하고 싶었지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은 분명 존재해서.
이 부분은 저자 스스로의 짧은 언급에도 들어있음.
예전 '호텔 르완다' 등의 영화를 보면
아프리카에서의 내전이얼마나 학살적이고
위험했는지 간접체험했던 기억은 난다.
하지만, 비슷한 내전을 실제 한국인이
상당기간 경험했다는 걸 볼 수 있던 자료는 적은데
이 책은 심리학적 지식과 더불어 아프리카의 일부 역사를
어쩌면 본의 아니게 함께 담은 셈이 된거다.
저자는 한 개인이자 목회자이면서 아버지다.
이것부터 이해를 할 필요가 있는 건
이 책이 심리학 책으로써
'가타리'의 분열분석이론을 기반으로 해서다.
단순히 한사람의 PTSD 치료내용이라기 보다는
심리학에 전문지식이 있는 목회자로써의 저자가
자신에게 효험이 컸던 가타리의 이론이 가진
치유시 유용했던 부분들을 설명하는게 주를 이루니까.
분열분석이란 정신분열로 떠올려 질법한 그런 용어가 아닌,
한 개인이 PTSD가 될만한 트라우마급 고통을 당했을 때
그걸 서사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망으로 보는 방식으로,
한 개인이자 아버지로써, 목회자로써의 모든 관계망을 조망해
트라우마를 연결해 바라보는 넓은 폭의 심리학 틀을 갖춘 방식.
사회라면 '사회장'으로 가족이라면 '가족장'으로 부르는 건
'장' 즉 field란 한 카테고리로써 따로 분류하고 연결해
한 사건만의 트라우마가 아닌 다층적 원인을 가진
트라우마 이전과 이후의 인과관계를 따져보며
치유까지 연결하는 방법으로 보인다.
앞서 독자로써 이해하기 힘들었고
저자 스스로도 원망하고 싶었다는 짧은 언급을 한 그 부분은,
내전으로 피난을 논의하던 여러차례 이 부부의 대화 중에
계속 부인이 피하지 않고 목회활동을 지속할 걸 계속 주장하고
실제 그리 한 것에서 생각해 보게 됐었다.
저자는 당시 6일간 단 한숨도 못잤고
9일째가 됐을 때 살짝 잘 수 있었다는데
그리 의논하며 그 상황에서 지체할 수 있었다는 의지도 놀라웠다.
본토 조력자가 실제 시체들까지 보여주며 빨리 떠나라고 했을 때도
가족과 의논을 할 뿐 실제 가장으로써 리드나 독려하여
뭔가 실행하지 않은 것도 사실 독자로써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목회자로써의 신앙부분으로 노력해 바라보면
이는 내 상식선의 이해가 아닌 다른 해석이 필요할 부분들로 보였다.
일단 안위가 우선이 아닌 공동체로써 그 곳에서 연결됐던 신도들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식의 단호함이 부인에겐 분명 더 커 보였다.
결국 그런 상황하에 10일 이내로
주우간다 한국공관의 힘을 빌릴 수 있었고
그곳을 떠나게 된 것으로 나오는데,
5학년 정도의 나이까지 그곳에 있던 딸과 이들 부부 모두는
한국에 돌아온 후 오히려 그곳에서 보다
더 트라우마로 간직하고 PTSD를 경험한다.
없던 불안증상들이 각자 특성에 맞게 생기고,
감정적이던 저자는 덤덤해 졌으며,
결국 일반적인 희노애락이 많이 없어진 모습으로써 말이다.
그 이후는 일반적인 심리치료를 시도했지만
결국 안착하고 효과를 본 가타리의 분열분석이라 소개하며
어떻게 효과를 받는지를 시간대 순으로 학술적으로 소개했다.
이론설명 중 능동성을 강조한 필요화라는 용어도 꽤 의미있었고
단순 완치라는 표현보다 진행중이란 일부표현도 좋았다.
왜냐면 어떤걸 겪었고 이렇게 좋아졌다는 단순논리로 끝났다면
생각보다 밋밋했을 큰사건이자 다사다난했던 치유과정이기도 했으니까.
가타리의 분석법이란 걸 처음 알게되서 찾아보니
생각보다 의외의 이야기들도 많은 이론이었다.
단순히 심리학 중 한 분파라기 보다는
마르크스 주의를 접목한 내용이라는 뜻밖의 내용도 보여서.
실제 그런지는 원서자체나 해당 학술서까진 접해보진 못했다.
PTSD에 관심이 많아 여러 책들을 봤지만
이 책은 특별한 개인사와 연결한 구성이 돋보였다.
원래 어려울 수 있을 내용들이 더 많았다는데
저자 스스로 많이 완화해서 분량을 걷어냈고
그럼에도 의미전달상 살려야 되는 부분은
포기하지 않고 상당수 실었다고 한다.
제목만 봐서는 PTSD나 트라우마를 연결시키기 어렵지만
단순이론이 아닌 사례가 결합된 관련서적을 읽고 싶었다면
꽤 좋은 텍스트가 아닌가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