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먼저 책의 집필 순서와 일치하게 기록을 하지 않고
기억과 느낌순으로 와닿은 순서로 쓸거 같다는 말을 먼저 하고싶다.
책은 사건을 데이타 적으로 정리 되었으나
독자에겐 그 순서보다는 이처럼 적어보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프로파일링나 강력사건의 범인들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알았던 사건들과 몰랐던 사건들 더 나아가선
잊혀졌던 내 시대의 사건들을 보면서 내가 읽고자 했던 부분들 이외의
냉철한 지은이들의 직업적 관찰자 시점을 많이 느껴볼 수 있었다.
제목에 들어있는 사이코패스란 단어에 끌려 많이 읽게 될 책 같으나
그도 책의 일부분일 뿐 정확한 내용을 뜻하는 부제라면
아마도 '한국 강력범죄 프로파일링 소사전' 정도 되지않을까 싶다.
마지막 책의 4분의 1정도는 책에 등장하는 테스트들과 성격분류법들에 할애되었으니
그 부분도 읽는 누구에겐 유용하리라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처음엔 경계선 인격장애 등 성격분류별 항목들에 눈이 많이 갔으나
여기 저기 읽어서는 안되겠고 작가의 정리대로 쭉 따라 읽는게 맞겠다 싶어
상담부분은 2~3번 읽은 샘이 되버렸다.
읽기전부터 등장하리라 생각했던 가정환경, 폭력적 부모, 이중성 등의
분류와 상관없는 공통적인 핵심단어들을 자주 접하며 읽어나갔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범죄를 저지르는 성향인 사람들도 있지만
범죄의 표적인 사람들도 그 분류를 해볼수도 있겠단 생각도 스쳤다.
폭력 같은 가해적인 다양한 구속력을 보이는 범죄자들의 성품들도 있지만
그 다양한 구속력 만큼이나 다양하게 맞춰지는
피해자들의 히스토리들 또한 매우 슬프고 중요하게 보였다.
과외 선생님이라 믿고 따랐던 여선생에게 무참히 죽은 학교를 중퇴한 10대나
그 주위를 맴돌던 다양한 무리의 협력자들은 주범과는 다른 성향이면서도
누구는 피해자가 되었고 누구는 동조자이자 협력자로써 가담했다.
그게 도운이도 비슷한 성향이면 이해가 편하겠는데 그렇지 않다.
마치 연속방화를 저지를 사람들이 잡고보면
어느 범죄자들보다 더 프로파일링이 어려울 만큼
동기를 찾기 어렵고 분석이 어렵다는 저자의 말처럼,
독자의 눈에는 범인과 피해자를 떠나
인간의 분류되기 어려운 피해를 양산할수 있는 그 다양성에 다소 착잡했었다.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인 우울증 환자로 설명된 그 여성도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모든것을 주저하면서도
그 사연의 말미엔 자신의 죄를 자신의 것으로 인정하기 보단
그렇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사정에 점차 몰입됐었다는 걸 보여주었다고 생각드는데
그냥 지어내는 이야기였다면 그 말미는 힘듬을 들어주는 이들 때문에
결국 돌이킬수 없는 짓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마무리 되어갈거 같은데
현실은 우울증으로 매우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임에도
어찌된 일인지 다시 본인의 생존본능에 충실해진 것으로 보여지니 말이다.
좀더 순서를 더 랜덤하게 건너 뛰어 지은이 2명의 마지막말들이 떠올려 진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들은 내가 생각했던 프로파일러의 직종을 가진 사람들이 할 거라
예상했던 말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는데 이것이 아마도 비교하자면
TV를 보는 시청자와 TV속 실제 연기자의 다른 이해가 아닐까도 싶었다.
그 둘의 얘기는 비슷한 듯 많이 달랐지만,
프로파일링과 범죄를 다루는 그들의 직업은 매우 고된 직종임을
그리고 어떤 사명감 없인 지속해내기 힘든 직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세한 언급은 없었지만 그들과 같은 직업을 해보려고 도전했던 이들도 실제 접해보지 못했을 땐,
아마도 그들이 생각한 범주라는게 있었을 것이다, 근데 그 범주가
그들이 살아온 각자의 세상범주와는 너무 다른 이해를 요하는데
그 이해가 자신을 뛰어넘기엔 어려움을 느꼈다는 말 같았다.
그 직업이 끝나기 전까진 놓은 수 없는 강력범죄와의 동거.
아마도 가장 병에 대해 잘 아는 의사들이
가장 병에 많이 노출되어야만 하는 그런 숙명처럼.
사건들은 되집어가며 쓴 글들이 대부분이라 일반 책들처럼 어떤 기억에 남는 구절이 많을 순 없다.
그럼에도 짧게나마 들어가있는 전문가들의 소외인지 분석인지 헛갈리는 문장 몇몇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그게 이 책을 나에겐 읽었음을 더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
읽은 소감을 마무리 하면서 간략하게 한번더 마무리를 남겨본다.
우리 주위엔 정말 많은 위험이 도사린다. 그럼에도 어울리며 살아간다.
우린 누가 누군지 모른다, 하물며 가족끼리도 모를수 있다.
그래서 더욱 어렵다,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가야할지.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비슷한 루틴으로 하루를 맞는다.
나는 아니겠지, 저건 먼 사람들의 이야기일거라고.
물론 그 생각도 맞다. 그런데 아닐수도 있는게 문제일 뿐.
원체 답이 없는 내용을 다룬 책이라 결론도 명확한 결론을 내릴수 없다.
그러나 한번쯤 읽어둬야할 보기 싫어도 봐야하는 부분들을
나나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며 만나게 될것이다. 되야하고.
성격장애를 다룬 부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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