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사례로 알아가는 자신의 심리

가짜감정 -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4년 11월

실제 부부의 면담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지만
그 내용의 현실성에 마음이 많이 갈 수 밖에 없었다.
TV를 통해 가끔 보게 되는 불화 때문에 힘든 부부의 얘기와 비슷한 사례를
가짜 감정이란 주제와 맞춰 사용되고 있는데
부부의 얘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려주는 감정에 관계된 다양한 개인사는
과거와 현재를 단순히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에 쉬운 자료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비밀로 살던 아님 실제 드러내놓고 살던
가지고 살 수 있을만한 공통분모적인 얘기들이 많았다.
그리고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남의 불행을
반면교사 삼아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구조에 있었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에 매우 좋은 교보재이긴 하나
개인적으로 불행을 통해 무언가를 깨쳐가는 것에 익숙치 않은터라
이론적인 것들이 아닌 사실적인 것들이 주는
날것의 느낌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묵묵히 읽어나가는 것이 다소 힘에 부쳤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유에 속하는 것이고
책이 이해시키고자 하는 감정에 대한
다양한 원인과 결과를 알아가는데는 두려워 할 수 없었다.
책 중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화를 내는게 아니라 누군가가 불편하고
누군가가 하는 행동이 눈에 거슬린다 느끼는 것에 대한 분석.
이것을 저자는 화의 일종이라 분석한다.
그리고 그런 거슬린다라고 느끼는 것들에 대해
화임을 인지하고 그 이유가 이해를 통해 처리 가능하다면
앞으로의 생활에서 무수히 지나쳐야 할
거슬림으로 가장된 거슬림들을 다스릴 수 있음을 암시해 준다.
나도 그랬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많이 멈추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을 듯 싶다.
굉장히 고차원일 수 없는 우리들의 생활 속 이야기지만
그게 그래서 더 잡게 되고 원인을 알고 싶어지게 만든다고 생각들테니까.
일례로 책에서 등장한 부부의 사례의 시작은 내가 이해할 땐 매우 단순했다.
먼저 둘은 매우 안 맞는 사람이 만난것 같았고
둘의 잘못은 어쩌면 한쪽이 더 커 보였다.
그런데 이런 누가 더하고 덜하고를 바라보기 전에
둘의 성격을 분석하고 심리를 알아가면서 과거와 현재를 보게되니
결국에는 장단점이 모두 뒤섞이면서 다른 방향의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부인은 요즘 흔히 TV에서 보는 그런 불만으로 힘들어 하고 있었다.
남편은 집에 오면 힘들어하고 쉬려고만 하고
아이와 자신에 대해선 관심이나 대화가 없고 소흘하다.
그리고 집안일도 덜 도와주는 것에 대한 굉장한 불만.
남편 쪽에서는 쉴 수 있는 공간에서 계속 부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스트레스의 연장선이 그의 한순간 한순간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뻔해 보이는 불화를 겪고 있는 부부의 얘기는
하나 둘 둘의 정신과 개인사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독자에게도 또다른 이해의 방향을 알려주기 시작한다.
남편에겐 배우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와 형의 관계가 있었다.
싸우고 사이가 안좋았던 그 둘을 보며 자신을 그리 살지 않으리라 했다.
부인은 왕따였던 학창시절의 경험이 있어 남편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예전과 다른 둘만의 생활이라 생각했던 남편의 생각은
책에서 하는 분석을 따르자면 다시 싸움판에 뛰어든 맹수가 된 셈이 됐는데
스스로를 초식동물처럼 관리하면서 그 둘의 부부관계에도 모순이 자동 있었다는 것.
그리고 더 아이러니 한 것은 그동안 자신의 부모나 형과 닮았던 모습이
어쨌거나 봉인되어 있었는데 도리어 자기의 심리를 이해하고 나선
그것이 자제되는 쪽이 아닌 풀려나야 할 거 같은 충동을 경험하게 된다는.
내가 압축해 놓은 초반의 내용과 달리 책은 이렇게 딱딱하진 않다.
오히려 말랑말랑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 한편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아마 내가 전달하려 했던 부분은 쉬운 듯 보이지만 불편할 수 있는
개인들의 치부를 건드려 준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거 같다.
읽는 동안 불편할 수 있지만 알아야 할 얘기들을 다루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세대를 초월해 읽어볼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