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코리아의 혁명은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
류랑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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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회사, 정확히는 안산공장의 스토리가
중반을 넘고 후반으로 갈수록 명확하게 다가왔다.
좋은 건 알겠는데 왜 좋은지를 딱 꼬집어 설명하기엔
왠지 미묘한 느낌을 주는게 책 초반엔 있었는데
그 두리뭉실한 느낌들이 뒤로 갈수록 정리의 과정을 거친다.
약간은 독특하고 독창적인 제도나 분위기만으로
타의 모범을 이루는 많은 것들의 밑바탕이
만들어졌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도입부가 있었는데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셀방식의 도입과 성과
그리고 스스로도 의문을 가졌던 여러 시도들
관리부서나 자재부 등을 없앴다거나
안착되기까지 자사 내부에서 가졌을 법한
여러 불안요소들을 확신으로 느끼게 되는 과정들이
하나하나 등장하면서 독자에게도 공감을 불어 일으킨다.
사표를 내려고 마음먹은 사원이 있을 때
알고도 그에 대한 보고가 없다면 책임을 추궁한단다.
보통 일반적으로 전직을 전제로한 사표가 아니라면
그 사표로 인해 사원과 회사 사이엔
어색함이 야기되는 건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서로 자신들의 입장이 한껏 부여된 앞으로의 상황.
근데 이 회사에선 꼭  벌어질 상황들 때문이라거나
결원으로 발생할 업무차질 등의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냥 서로에게 방지했어야 할 어떤 상황을
회사와 직원의 관계로써가 아닌
흡사 가족과 같은 느낌이 들어있는 듯 보였다.
자기가 비싼 돈 들여 장만한 코트나 부츠가
탈의실 좁은 옷장에 넣으며 구겨진다는
여직원들의 건의사항을 관리자가 듣는다면
이 회사처럼 '오 그래?'라며
사람 키높이 정도로 길어진 수납공간을 제공할까
아님 아주 배가 불렀구만이란 느낌을 받으며
한번 고려해 보겠다거나 앞으로 조속히
시정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말로 끝날 수도 있을
그런 수준에서 상황종료가 될까?
캐논코리아 안산공장에선 자질래하게 볼 수도 있을 부분에서부터
좀더 메뉴얼적인 업무혁신까지 차근차근 변화시켰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물들을 내놓았다.
제일 중요한 결과물은 성과 자체가 아니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구성원들의
'책임의식 고취'가 진정한 소득이라 여겨진다.
여러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해 간다는데
책에서 등장하는 성공사례를 읽으면서도
안산공장의 얘기가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으리라곤
왠지 부정적인 시각이 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에 대한 '성선설'을 믿는가
아님 '성악설'을 믿는가와 같은 질문을 받는 느낌.
누군가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을 상황이나
믿음이 배신이나 악용됨으로 돌아올 상황같은게 그려지는
불안한 시선이 '믿고사는 세상'이 좋은 걸 알면서도
떠올랐다 사라졌다 한다.
장애인들을 법정 의무고용인원보다 더 고용했다는
스스로 하는 덕담같은 사연소개에서 끝나지 않고
책속에선 정상적인 사원들의 능력을
그들이 뛰어넘고 기업과 직원간의 얘기에서 벗어나
이런 시도로 인해 생각해보지 못했던
그 가족들의 행복한 소감까지도 소개되어 있는데
여러 얘기 중 나에겐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꼭 벤치마킹의 대상을 책으로 배워본다는 생각만 가지고 읽기보단
한번쯤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었구나
부담없이 바라보고 느껴본다면 더 큰 것을 느껴볼 수 있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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