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 세 번째 이야기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6
고득성 지음 / 다산북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론 한차례 상속을 경험해 본 경우라 새삼 이 책을 읽으며
10년 전 우리 가족의 상황이 다시 떠올려져 묘한 기분속에 소설을 읽어 내려갔다.
책은, 결과가 아름다울 상속을 설명하기 위해 소설 속 주인공인 김수성의 일생을 소재로 사용하는데, 
서술구조가 독자의 이해를 쉽게하기 위함에서인지 단순명료한 편이다.
1세대에선 주인공 김수성과 그 부모의 이야기를,
2세대로 가서는 부모가 된 김무성 부부와 자식들이 등장하는데
어머니와 할머니의 희생과 도움으로 삶의 토대를 잡아가는게 주인공의 1세대 이야기였다면,
중소기업 사장이 된 후 상속을 고려할 나이가 되어서는
가장으로써 그가 이룬 가족들로 겪게되는 스토리가 2세대 이야기의 주다.
소설 초반엔 상속의 도움이라도 필요했을 시기지만
상속대상에 들지 못했던 불운한 청년기의 주인공을 다루고,
그로 인해 경제적 위기에 처하게 됐을 땐 예상치 못했던 할머니가 남긴 보험으로
상속 외의 방법으로 기사회생하게 되는 가족의 모습을,
그 후 한 집의 가장이 된 주인공에게선 또다시 찾아온
상속의 상황에서 채무만을 물려받게 된 경우를 그려 놓았고,
세월이 흘러 노년이 돼 물려줄 입장에 선 김수성의 얘기에선
사별한 전처가 남긴 미혼인 맡아들과 재혼으로 얻은 남매들을 바라보며
화목한 가족을 꿈꾸며 상속을 마쳤을 때도 행복할 수 있을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며 겪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플롯의 느낌은 흡사 김수연 원작의 2부작 기획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먼저 다가오는 건 김수성의 가족은
화목이 베이스로 깔린 결국 행복한 집이였단 느낌이였다.
자식과 조강지처를 버리고 자신만을 위해 재산을 처분하고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의 재혼을 통해 생긴 배다른 남동생과의 낮설은 만남에서도
수성은 가족으로 대하고 초라해진 아버지마저 마음으로 껴안는다...
물려 줄 재산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 수성의 3남매의 이야기에도
미움과 원망으로 치닫는 결말이 아닌 해피엔딩이다.
즉, 이 소설의 베이스에 깔린 '가족 상호간의 사랑'이
모든 갈등관계를 애증로 이해할 수 있게하고 풀게 만드는 원동력이란 것이다.
소설 속 김수성이란 사람은 어쩌면 제일 행복한 조건을 갖춘 사람일 수 있다.
양친의 따뜻한 사랑속에서 성장할 순 없었지만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어머니와 할머니는 존재했고,
힘들 때 마다 친구이자 멘토로써 자신을 생각해주는 변호사 친구도
그의 인생 내내 가까운 곳에 있어주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전처가 남긴 맞아들과 재혼해 낳게 된 두남매의 사이가
통속적으로 흘렀다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많은 스토리가 됐겠으나,
각자의 마음 씀씀이엔 차이가 있었어도 결국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만한 착한 심성의 자식들로 그려졌으니
김수성이란 인물은 당연 상속이란 법적인 절차속에서도 행복한 가정을 지킬 수 있었던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될 모든 조건과 자격이 있는 가장으로 보여졌다.
부족한 영화제작비를 도와달라는 막내아들의 부탁을 외면했지만
다음 날 아침 일찍 가족들 모르게 은행을 찾았던 김수성이
사고로 의식을 잃고 기적적으로 회복하게 되는 잠시동안, 이야기가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기도 했지만
아버지께 불효를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했던 막내나 그
에 동조해 죄스런 맘에 병상의 장인을 정성껏 돌보는 사위의 모습을 등장시켜
이마저 아름다운 상속이 이루워질 수 있었던 가족의 화목함을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 잠깐의 해프닝으로 사용했을 뿐이니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내가 겪어 본 상속의 경험은 좋지 않았다.
자식들이 많았던 할아버지의 유산 분배과정에서 분배시 그리 많지 않은 재산이였기에
상속을 어느 정도 포기한 몇몇의 형제들도 있었지만,
일부 형제들끼린 몇년이 흐른 이후에도 민사재판을 통해 재조정을 받는 등
우애가 깨지고 남보다도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해
결국은 상속의 과정속에 불미스러운 일을 겪게 된 집이 돼 버렸으니 말이다...
나에게도 언젠간 상속을 받거나 상속을 해 주어야 할 위치에 서게 될 날들이 올텐데
여러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리라고 어찌 함부로 호언장담할 수 있겠나 싶다.
욕심많은 인간, 시기많은 인간이 먼저 안 되야 가능할 아름다운 상황일텐데 말이다...
책이 전해준 교훈 그대로, 그저 상속의 테크닉이 아닌 아름다운 상속이 이루어 질 수 있는
화목한 분위기가 존재하는 가족을 이루는 게 최우선 조건일 것이란 확신을 갈무리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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