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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코올중독 의사였습니다
이준서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은듯 하다.
뻔한 말이지만 단순히 읽기 시작해
생각보다 진솔한 얘기들에 빠져들었기 때문.
책의 기획의도는 전적으로
알코올 중독자 스스로 탈출할 수 있도록
비슷한 경험의 저자가 본인의 히스토리를 공유를 하며
타인도 자신처럼 될 수 있음을 가이드해 보는 것.
그런면에서 난 알콜릭은 아니라서
쉽게 공유하지 못할 술만의 경험들을 읽는게
마치 누군가의 솔직함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에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알코올 때문은 아니더라도
공유되는 정서적 부분들이나 술 이외의 공통분모들로
충분히 이해되는 내용들도 많았기에,
비슷한 누군가의 인생단면을 느꼈봤다고 하고 싶다.
술자리에서 끝까지 술은 안 마시며
같이있는 사람을 보면 싫었다는 저자는
술을 마시는 입장에서도 이를 한번 해설해 준다.
다들 취해갈 때 맨정신인 사람이 곁에 있는 건
자신이 구경대상이 되는 듯해서 싫었다는 것.
알코올 중독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이 책에 많지만
개인적으로 나만의 반전같던 느낌 중 하나는,
내가 알코올 중독관련 직접경험은 없음에도
AA모임에 대해서나 부가적 지식들을
생각보다 많이 알고있다는 그 부분 때문이었다.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며
여러 치유 시퀀스들을 접하다가,
가장 손에 꼽았던 부분이
AA와 대치되는 구조인 알아논이었기 때문.
AA가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한 자조모임이라면
알아논은 알코올 중독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의 자조모임.
알아논을 이해함에 있어서
알코올 중독자들에 관한 심리나 가정환경도
자연스레 배우고 알게 됐으니까.
그런면에서 이번 이준서 선생의 책은
그가 전달하려 한 점과 더불어
색다른 부분이 내겐 존재했다.
거기에 이준서란 한사람만 보면
지금은 치유자로 전환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알코올 중독패해가 거의 본인에게만 머문 유형이자
대부분 스스로 상황분석이 가능했던 사람이었고
술이 '친구'였던 인생 상당부분 중에 추구한 도파민도
주변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알코올 중독자들 유형과는
사실 많은게 달랐다고 느낀 점도 있었다.
다른 측면에선,
인간관계나 친목도모에서 술이 밀접한 한국사회에서
이를 자신의 필요하에 자발적으로 끊어낸 경험자의
가감없는 얘기자체로도 가치가 충분할 내용같기도 했다.
자신의 금주를 이끈 멘토 CK와
경험을 공유한 AA멤버들에게 남긴
책말미에 감사함도 한편으로 매우 뭉클하던 인간적인 장면.
술을 끊는 자조모임의 힘이란 결국 동병상련.
그러나 저마다의 경험들이란 것도 계속 듣다보니
어느순간부터는 시큰둥해질만큼 비슷한 반복이라
그룹활동을 끊고 홀로 단주를 이어간 저자는
아쉽게도 1차 실패를 겪는다.
그 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 성공하는데,
그때 느낀 이 AA모임의 활동의 본질은
단순 금주의지를 이어가는 것만 공유하는게 아니라
저마다 겪는 일상을 AA멤버로써 오픈하고 공유하면서
더 자연스런 유대감을 형성하고
격려와 걱정까지 마다않는 포괄적 공감대를 나눔으로써
함축적 치유로 이끈다는 걸 알게된 경험을 말해준다.
반복되는 소소함 때문에 빠지고 싶던 AA모임이
그 소소함으로 AA참여목표를 이루게 해준 경험상의 아이러니.
결국 술의 절제란,
최종적으로 심리적 포텐셜 상승이 결부됐을 때라야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는거란 섭리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