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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일 밤 낯선 손님을 태우고 달립니다
로드모드(신이현)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우울한 감이 적지 않은데 이상하게 끌린다.
이걸 솔직함이라고 부르고 싶지만
다른 측면의 '현실 속 진실'이라 불러야 함은 안다.
거기에 책 자체를 재밌게 읽도록 만들어 주는 건
저자 신이현의 글솜씨 때문이 크고.
생각보다 글을 너무 잘 써서 놀라웠다.
어느정도 각자 경험을 다룬 에세이들은
다른 듯 비슷한 흐름이란게 있다.
개인사정, 과거기억, 그러다 미래비전으로 흐르는...
이 책도 약간 더 비밀스럽고 심적토로의 글이 됐다면
일기에 가깝게 완성될 수도 있었을 흐름이었는데,
제3자에게 보여줘도 되는 느낌을 얹고나니
독백같이 써 내려간 일기같은 글들이
지극히 개인적 감정, 경험, 순간들을 담았음에도
촘촘하게 공유되며 그냥 흘러갈 수 있게 그려진다.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안경을 두고내린 손님과 벌인 실랑이는 인상적다.
지금 같으면 다르게 대처했을거라 회고하며
안경을 두고 내린 손님이 자신은
그 안경 없인 눈뜬 장님이 된다며
당장 안경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미 태운 손님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고
안경을 찾아주러 그 손님 있는 쪽으로 가기보단
다른 방법으로 근처 지구대에 맡겨둘테니
찾아가게 중재안을 내놓았다는 저자.
별거 아닌거 같은데 참 기가 막힌 노릇.
안경을 두고 내리고 찾고 싶은 심정도 충분히 알겠지만
만약에 택시기사인 저자가 이 손님에게
어떤 요청사항이 발생했다면 어찌 됐을까 싶은.
사실 이 이야기 이외에도
저자는 계속 단어 하나를 등장시킨다.
그건 "경계"란 단어.
미숙한 마음에 조급해지거나
누군가 서슴없이 다가오거나
이런저런 마음의 동요가
타인으로 인해 벌어질 때,
저자에게 필요했던 하나의 단어가 "경계"였다.
쉽게 말하면,
'휘둘리지 않겠다'는 말로 들렸지만
경계라는 단어엔 좀더 폭넓은 의미를 담아
각자 공유하며 의미를 넓힐 수 있을 단어로도 다가왔다.
다른 에피소드에선,
좁은 골목길 운행 중 마주친 상대차를 배려해
후진을 거듭했지만 단 한번의 양보도 없던
상대 여자 운전자의 기억도 특별하게 다뤘다.
앞선 경계라는 기준에 하나 더 추가된 기준도 나오고.
'세상 모든 억울한 상황에서
기를 쓰고 이기려 들지 않겠다.
말이 통하지 않는 모든 무례한 사람을
내 상식만으로 설득하려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는다.
나는 오직 내가 상처받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선까지만
타인에게 반응하겠다.'라는.
멋있다 그리고 슬프다.
자신을 알리기 위한 도구가 될 책으로서든
아님 조만간 직종을 바꾸기 전
자신의 경험정리가 되어줄 책으로서든
이 책의 존재가치는 분명 있다.
가볍지 않은 진중함에 끌릴만한 내용들이라는 코멘트로
이 책을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