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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닝 - 끝없이 나를 타인에 맞추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잉그리드 클레이튼 지음, 최시은 옮김, 김현수 감수 / 센시오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심리학만으로도 인생 속 많은 사정들이 이해되지만
개인소견으로는 생리학, 의학, 인문학 등
많은게 결합되야 자신에게 더 맞는 결론에 더 다가가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포닝(순응)이란 주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할 덜 친숙한 주제다.
이 책을 읽기 전 피터 워커의
복합 트라우마란 책을 미리 읽지 않았다면,
이 책 제목인 포닝(Fawning) 자체나
이 단어가 향하는 결말인 '복합 트라우마'에 대해
그리 와닿지 않았을 만남이었을텐데 우선 다행이다 싶다.
어쨌건 내용 때문에 읽는 동안엔
심란함이 분명 존재할 수 있겠지만
많은 것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테니
책과의 소중한 만남이 될 책 '포닝'의 내용같다.
흔히 충격적 사건이나 상태태도를 경험하면
개인이 취하게 될 반응은 보통 2가지 중 하나로
'투쟁-도피' 반응이 된다.
거기에 이론상 경직(freeze)까지만 알아도
사실 많이 아는거고 알만한 건 다 안다고도 본다.
그러나 피터 워커가 말하는 포닝(fawning)
즉 순응의 정의부터는 생소한 영역일 듯.
그럼에도 알아가면 앞선 다른 정서적 반응들처럼
그 내용은 생활속 모습이기에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 '잉글리드 클레이튼'은
복합 트라우마를 다루는 또한명의 전문가이면서
본인 스스로가 '피터 워커'의 복합 트라우마 책을 읽고
자신의 과거사부터 정리된 내담자적 과거가 있는 인물이다.
이를 회고하길,
피터 워커의 책속에서 '포닝' 개념을 읽으면서
정리하고 싶던 기억 속 뿌연 자신의 모습들이
환하게 정리되는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그 결과로 복합 트라우마를 다룬
또다른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계기도 됐고.
복합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특징 중
'순응'이란 사전적 정의 대신 '순응형 사람'으로 이해하는게 편할 것이다.
트라우마가 된 사건이나 정서를 경험한 후
자신 이외에는 누구도 의지할 수 없다는 경험은 크게 받았다면,
이후의 삶을 알게 모르게 경직되고 때론 아부하도록 만든다.
무의식적으로 제공되는 소중했던 안전경험을 못해본 사람은
무조건적 사랑에 환상을 갖고 그 수단은 노력이 댓가일 때 가능하다 여긴다.
그로인해 타인에겐 이타적이 되거나
자신에겐 지나치게 독립적이길 요구하며
때론 자신을 위해선 아예 무기력하게 된다.
즉, 어느 순간부터는
건강한 관계에서라도 기대는 법을 모르는 상태가 되버림.
그러면 어떤 처세를 보인다는 걸까?
겉으로는 많은 걸 관리해내며 잘 사는듯 해도
많은 버거움과 힘듬을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으며
아무일 없는 척 '순응'하듯 처신하는 것.
너무 오래 자신에게만 닫혀있는
'특정' 상황과 인물에 순응해 왔기 때문.
어느 순간부터는 '부당함'이 이어지고 있는거조차
느낄 수 없어진 상태로 돌입될 수도 있다.
결국 복합트라우마를 지났거나 지나고 있는 사람에게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이란,
무감각해지고
우울해지고
더 나아지려 애쓰며 사는,
그렇게 해서 그나마 유지되던 삶을 이어가려 노력의 악순환이다.
해로운 관계와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자신을 맞추는 행동들을 하며
그 안에서 정작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정의내리지 못한 채로,
시간은 흘러간거고 탈출이나 저항 또는 도피 대신 순응하게 됐다는,
즉, 적응의 동물로써 말이다.
그게 바로 '포닝'이란 순응.
이는 단순 자존감이 낮은 것이 아니며
보호본능으로써 필요하에 구축된
특화된 신경게가 몸에 아로새겨진 결과라 봐야 맞다.
책을 읽다보면
한국에 소개된 책들과 미발간 된 책들이
다양하게 많이 인용되는데,
매우 퀄리티 좋은 책들과 관련 인물들이 많으니
이 한권으로 끝내지 말고 그것들도 접해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피터 워커의 책은 미발간이지만
페이퍼북 형태의 영어원서는 저렴한 편이고
어느 정도 독해실력만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만한 수준이다.
책 내용을 정리하듯 더 자세히 소개하면 더 좋겠지만
내실있는 책 한권을 서평으로 함축해 전달하는 건 무리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차 '포닝'이 생소한 단어겠으나
이 한권을 만날 인연이 있고 차분히 읽어간다면
많은 심리학 책들에서 찾을 수 없던
본인만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피플 플레져(People Pleaser): 과도하게 희생하며 타인을 충족시키는 유형
어덜트 칠드런(adult children): 성인인데 아이처럼 대인 관계를 제대로 못하는 의존형 사람
위의 단어들도 각자 한권의 책으로
예전부터 나와있는 용어들이지만,
이 책에서 이런 단어들을 언급하며
넓게보면 모두 '포닝'안에 묶일 수 있는
순응반응의 일종으로 소개한 것도
어쩌면 이 책의 가치를 높인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친근한 용어들로 잘 번역된 건
아마 심리학을 전공한 번역자의 힘일거 같다.
결국 모든게 잘 맞아 떨어져 좋은 책 한권이 탄생됐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