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맨 : 미야자키 하야오
스티브 앨퍼트 지음, 최영호.김동환 옮김 / 북스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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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개인을 제목에 걸어놨지만

한 개인을 다룬 서사라기 보다는

'지브리'란 회사가 걸어온 역사와

과거 만들었던 이 회사 특유의 애니메이션들을

해외유통 하며 겪었던 과정들,

그에 따른 사업발전 기록들을 공유하는 글들이다.


저자는 이 일본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한 

회사초창기 영입된 서양인.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는 그는

이전 회사인 디즈니에서 근무한 경험보다

지브리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일본본토 문화와

그들이 생산하던 지브리표 애니메이션에 대한 느낌들을

약간 이방인스럽게 복각해내고 공유해 준다.


책의 상당부분은 '원령공주'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은 편.


그도 그럴것이, 

이 영화가 당시 최고의 히트작이던 ET의 수익을 3배 가량 넘어섰고

그로인해 미야자키 하야오를 외국에 소개할 때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원래 존재했던 듯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만들어 준 작품이기 때문.


원령공주를 이웃집 토토로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모험보다 늦게 봤지만,

개인적으로 구체적인 스토리라 더 좋았던 작품이기에

관계된 이야기들을 듣는게 즐거웠다.


특히, 우연히 다나카 유코라는 원로배우도 요즘 알게 됐는데

당시 원령공주의 메인 성우로써 참여했다는 사실을 

책으로 처음 알게된 것도 신기하게 읽음.

외국인인 저자가 지브리 특유의 작업강도나 빡센 분위기 안에서 

유일하게 신비롭게 표현하고 추억하는 

몇 안되는 인물이 다나카 유코란 그 자체도 신선했다.


다른 작품인 '마녀 배달부 키키'의 미국개봉 얘기도 흥미로운데,

지브리 애니에서 등장하는 몇몇 장면들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로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소년에게 총을 쏘는 장면,

'이웃집 토토로'에서 아빠가 딸들과 같이 목욕하는 장면,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서 중요부위로 마술 부리는 장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주인공 속옷이 보이는 장면 등은


미국문화 기준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면들이었다고 함.

그렇기에 마녀 배달부 키키는 그런 면에서 생각보다 

가장 용인되기 쉬운 평범한 애니였다고 판단됐다고.


그런 와중에도 굉장히 의미있는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미국 디즈니 마케팅팀과 키키 개봉 관련 회의할 때

지브리 쪽 스즈키가 미국이 만든 포스터를 보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왜 키키를 왼손잡이로 수정했나요?"


난 처음 미국인들은 왼손잡이가 많으니

이유가 있는 수정인건가 괜한 상상을 했는데,

미국쪽은 이 질문의도를 알 수 없어 의아해 했다고 한다.


그러다 미국측이 질문의 이유를 물으니 

다음같이 대답해 왔다.


이를 인용해 보면,


"마녀 배달부 키키를 구상할 때 지브리는,

키키가 빗자루를 어떻게 이용해 날아다닐지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모든 비행장면에서 볼 수 있는데

일단 빗자루엔 날 수 있게 마법이 걸려있고

키키는 손으로 이 빗자루를 잡고 조종합니다.

빗자루가 날기 시작하면 떨어지지 않기위해

키키는 목숨걸고 빗자루를 붙잡고 있어야 하죠.

목숨이 위태로울 땐, 

더 강한 손을 사용하거나 양손으로 잡고요.

모든 장면을 보면 키키는 항상 오른손으로 잡고있고

이때 그녀는 손가락이 하얗게 될 정도로

강하게 꽉 잡고 있습니다."


나도 이미 키키는 봤고 이 말의 의미도 이해 못할 건 없음.


그런데도 굳이 이 에피소드를 인용해 본 건,

나로써는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에 대한

많은 다큐나 평가들을 보며 일반지식들은 있지만

선도적 역할과 매니아층이 있는 

일본풍의 대표 애니메이션 정도로만 이해했었다.


그런데 이미 본 영화지만

그림 속 키키 캐릭터가

빗자루를 꽉 잡고 있는지 

그게 죽지 않고 비행 중 떨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이 담기게 그린건지까지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나로써는 그걸 생각해 볼 영역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사연이 있음을 알게되니

지브리나 미야자키 하야오가 가진 세심함과 철학엔

분명 주목할만한 뭔가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 일본 애니들이 풀리기 시작한 과거시점과

공식루트로 개봉되기 시작한 시점도 나오는데,

이게 웃픈건 한국시장을 알아보러 지브리에서 왔는데

자신들을 반기는 한국팬들이 지브리 영화들이 담긴

불법복제 영상물과 불법출판된 책 등을 들고 사인을 받으러 와서

저자는 반대했지만 임원은 거기에 웃으며 응대해줬다는 일화.


개인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사인과 소품같은 그림들이

상품처럼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에

팬들에게 사인이나 그림 선물을 안 해준다는데,

그런 그가 일본 재난지역에 일부러 가서

나중에 돈 필요할 때 팔아 쓰라는 뜻으로

아이들에게 자신 사인과 그림을 일부러 그려줬다는 일화를 보고

그의 작품과 지난 시간들이 새삼 궁금해져서 이 책을 선택했다.


지브리란 회사의 성장과 에니메이션 사업 자체의 힘듬도 

잘 느낄 수 있게 구성된 책이지만,

외국인이자 일본인은 아닌 저자가 

지척에서 본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월을 볼 수 있어서 그 시각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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