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아트북
제스 해럴드 지음, 김민성 옮김 / 아르누보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이나 주관적으로 쓴 서평]
이전에 발표됐던 원작 스파이더맨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지금 MCU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와는 성격면에서 부터 많이 다르다.
원조가 주는 우울한 느낌에 가장 가까운 건 토비 맥과이어가,
가장 영화다운 적당한 텐션은 앤드류 가필드다.
그중 제일 많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나오고 있는건 톰 홀랜드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계속 보면
이 배우가 이 역할을 하면서
마치 영화안에서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음을
관객이 스스로가 관찰할 수 있을 만큼
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모습들을
시리즈마다 자연스레 보여주며 롱런 중이다.
이 아트북 속 영화는 가장 최신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인데
3명의 기존 스파이더맨들이 멀티유니버스란 개념 때문에
한 곳으로 다 모이게 됨으로써
사라졌던 예전 스파이던맨을 맡았던 배우들까지
다 볼 수 있었던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었다.
아트북...
읽기 전에 깜박했었고
읽으면서도 또 깜박했었다.
아트북이란 삽화집에 가깝다는 걸.
영화 속 자체 스틸컷이 아닌
대부분 영화 사전제작 단계에 쓰였던
스토리 보드나 아이디어, 기획내용들을 기반으로
그래픽 구성과 주요 소품들에 관한 계획도 보여주며
여러 캐릭터들을 뎃상 형식으로도 보여주는 구성이다.
사적으로 인상깊은 이 책만의 하이라이트는
14p. 162p, 209p에서 시작되는
3명의 스파이더맨들 마다의 수트들을
다각도에서 보여주는 스틸컷과 그래픽이었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토르의 번개나 망치,
아이언맨의 다이나믹한 커스튬은 아니지만,
매끈한 쫄쫄이 의상인 수퍼맨과 비슷한
속옷차림 같은 그만의 수트에
허리띠나 손목 거미줄이 복장의 거의 대부분임에도
가면의 그 눈매나 가슴 정가운데의 거미모양 등은
어느 캐릭터보다도 단순하고 강력하다고 느끼게 된다.
역대 3명의 스파이더맨들이 입은
수트와 아웃핏을 볼 수 있는 이런 페이지들은
읽는게 아닌 보면서 공유되기에
더 가치있게 다가오는 특별함이 존재한다.
이 이외의 설명들이나 인물들은
거의 100% 더 그래픽이나 그림들로 채워진 듯한데,
고블린의 망가진 글라이더로 조립해 만든
변형된 고블린 수트의 탄생과정과
그 구상을 그림으로 볼 수 있는 것 또한 나름 흥미로웠다.
영화를 봤다면 알겠지만,
가장 나이든 캐릭터로 돌아온 배우의 외관은
1세대 스파이더맨이었던 토비 맥과이어와
고블린 역의 윌렘 대포로 기억한다.
배우의 나이 들어가는 얼굴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SF장르나 액션영화 속 캐릭터의 노화를 보게 되는 건
그리 달갑지 만은 않았는데,
이 책으로 이 캐릭터들만이 가진
세세한 사전 구상들과 특징들을
영화 관계자처럼 자료로써 들여다게 되니
단순한 관객의 입장보다 깊숙히 들어갈 수 있어
주연 이외의 모든 배역 하나하나가 가진
그들만의 소중한 포지션들도
가치있게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스파이더 맨이란 캐릭터의 외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근육질이 아닌 매끈한 생활몸매 같은 스파이더맨이 보여주는
그 실루엣도 매력적이라 느낄거라 생각한다.
게다가 그만의 포즈 또한.
첨탑 끝에 앉아 양 발바닥은 모은 채
양무릎을 기점으로 다리는 마름모 꼴로 구부리고 앉아
첨탑 끝을 붙잡고는 먼 곳을 응시하는 한마리 새같은 자세나,
한 다리는 길게 뻗고 다른 구부린 다리엔 엉덩이를 기댄 듯 앉아
몸을 사선으로 뻗친듯한 자세는,
유연하고 강인한 이 캐릭터만의 역동성을 느껴볼 수 있게 한다.
당연 글보단 그림이 많은 구성이고,
아트지를 이용한 인쇄물이라
빛을 받으며 책을 보기엔 재질상 반사되는 편이니,
요령껏 책 각도를 잘 조절해 보는 건
독자 각자의 노하우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