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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뇌 - 뇌과학에서 찾아낸 4가지 양육 원칙
김붕년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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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 필요한 모든 건
유치원 때 배웠다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말이 안된다고 느끼면서도
많은 사람에게 이 제목이 먹혔던 건,
읽기 전 호기심을 건너 뛰더라도
이 말도 안될 제목 안에 필시 인정되는 무언가가
저마다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이 책은 아이의 성장과정 중,
뇌는 어떤 성장을 하며,
뇌의 중요 부위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한 인간으로써의 거치게 될 성장과 연결시켜
이해해 보도록 구성돼 있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가 썼기에 의학적 설명 위주나
금쪽 상담소에서 봤던 내용이지 않을까 상상할 테지만,
저자의 전문적 식견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아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설명이 도드라짐 보다는 오히려,
저마다 개성이라고 불리고
자율이라 불리는 모습들이 실은
다른 환경 속에서 발달된
사람마다의 뇌특징 때문이라 느껴져
뇌와 사람의 연결이란게
일부의 개연성을 넘어선
필연성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으로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개성들이
환경에서 주어진 인공적 산물이란 느낌도
오히려 더 와닿을 수 있을 것으로도 느껴지면서.
아이들을 위해 책을 선택하게 될 부모들에게
분명 도움을 줄 교육적 내용도 담겨있다.
그걸 최우선으로 썼다고 저자가 밝혔으니까.
하지만,
아이를 위해 어른이 먼저 읽게 되더라도
느껴지는 부분이 하나는 더 생길수 있을텐데,
그건 지금의 어른인 자신도 한때는
누군가의 아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뇌를 다룬 책들이 심리학 열풍을 잇고 있는 듯한 요즘,
그런 여러 좋은 책들에서 받은 영감보다
이 얇은 책 한권에서 전달되는 내용의 깊이가 더 좋았던 건,
뇌의 각 부위마다 담당하고 있는 역할들과
인격성장 및 성격형성을 쉽게 이해해 볼 수 있어
와닿는 정리가 됨으로써
스쳐 지나치는 내용들이 안 될거 같아서도 있다.
행복도 너무 극적인 기쁨이나 성취에서만 오는게 아닌
가장 기본적이고 같은 일상이 지속되는 환경일 때
오히려 뇌로부터 기인된 행복을 경험한다는 저자는,
시대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무엇보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이에 필요한 뇌는 어릴적 부터 준비되야 하고,
단순히 뇌 부위마다의 높은 기능을 열망하기 보단
각 부위들마다의 '연결망'과 '신경망'들이
더 효율적으로 결합되었을 때
훨씬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창의력을 위한 3가지 연구결과는
간략히 다음과 같다.
1. 생각의 주제 필요 : 목표와 의미
2. 동기의 필요 : 실천적 행동으로 얻을게 있을 때
3. 재미 : 억지로 짜낸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환경
이걸 봤을 때 창의력의 원동력은
각자의 자율성에 있는 거 같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중, 2번 '동기의 필요'는
무기력과도 연결시켜 볼 수 있겠단 느낌도 주는데,
대부분 번아웃을 연결시킨 1차원적인 분석들보다
책이 말하는 동기가 누군가는 상실됐을 때
실천적 행동을 막는 역할을 해
뇌의 자포자기식 결정을 이끌지 않을까
떠올려 보게도 됐던 부분이어서.
김붕년 교수의 이전 책도 참 좋았는데
이번 책이나 저번 책 모두
작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제목이 너무도 정직하다는.
주제를 확실히 전달하는데
두 책제목 모두 본분에 너무 충실하고 좋다.
하지만,
자극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아이의 뇌'나 '4~7세 조절하는 뇌'란 이름으로
펴보기 전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까도 싶었다.
이 좋은 책들을 알아보기는
결국 책을 펼친 다음일테니까.
아이를 위해 읽어도 좋고
어른이 자신을 위해 읽어도 좋은 내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