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 -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 할 부모와의 관계 정리 수업
가와시마 다카아키 지음, 이정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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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런 딜레마와 마주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출발해 보자면,

부모를 미워한다해도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다는

그 뜻으로만 단순히 이해하면 될까?


비유적으로, 

이혼을 앞둔 한 부부의 예를 들어보고 싶은데,

이혼전문 여성변호사가 예를 든 것으로

때마침 이 책의 사례들과도

좋은 비교사례라 생각이 든다.


이혼을 고려중인 한 여성이 있다.

남편과 결혼하여 큰 트러블 없이 결혼생활을 했고

젊었을 땐 남편이 혼자 가정경제를 책임지며

아내는 남편의 협조로 받아 공부를 하며

사회진출할 경력과 기회를 쌓은 후

어느덧 맞벌이 부부의 위치에 이른다.


그러다, 

남편이 수입이 본인보다 줄어들고 

경제적 지위가 역전된 부인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게 

불만스럽고 가족으로써 책임도 벗어나고 싶다.

자신이 이룬 것을 자신만을 위해 쓰고 싶기에

현재의 남편이 더는 싫고 이혼하고 싶어서.


이게 왜 부모를 다룬 이 책에서 

생각할 만한 딜레마가 될수 있을까?


변호사는 이 부부의 상황을 이렇게 해석했다.


여자의 결정과 판단을 

단순 이기적이라거나 배신행위 등의

인간적인 갈등요소로써 판단을 가늠하지 않음에도,

여자는 입장이 바뀌니 남편과 달리

이렇게 생각하게 됐고 이기적이 되었갔다는

뉘앙스로 들릴만한 부부의 사연을 

대략적으로 들려는 줬지만,

정작 얘기하고 싶었던 건 다른 부분이었다.


변호사란 직업적 관점에서 

이 부인은 남편에게 납득할 만한 보상은

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을 하는.


책임감이거나 의무감으로써

여자의 결정을 논쟁거리로 오리려는 게 아닌,

자신이 어떤 관계를 끝내고 싶다면

그냥 내가 싫으니 끝내고 싶다거나

알아서 사라줘 달라 식이 

어른 사이에나 사회적 계약관계에서 용인되어선 안되고,

나와 너의 입장을 고려하여 정리한 후 끝내라는 것.

경제력이 높이진 부인이 자신을 위한 선택으로써 

남편에 대한 책임소재분에 한해선 정리해야 한다는 것.


앞서, 책이 주는 심리적 딜레마를 먼저 언급한 이유는

이런 부분에서 겹치게 된다.


부모를 미워해야하는 입장임에도 그러지 못하는 

마음 약한 자녀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괴롭지만 수긍해야 할 논리를 배울수 있는

순기능 적인 책이 당연히 될 것이지만,

진짜 미워해야 하는 건 오히려 부모입장임에도

이 책의 내용을 자녀가 반대 입장이 되어

책에서 권하는 바를 자기합리화의 근거로

자기위안을 하고 적용할 수도 있을테니까.


이혼과 부모와의 거리둠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건 바로,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다뤄지는 어떤 대상은 같을지라도

입장은 상황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좀더 시각을 넓혀볼 수 있겠단 부분 때문이다.


책에서 말하는 부모를 미워해는 방식은

화를 내거나 원망을 하거나 

잘못에 대한 시인을 받아내려고 하는 등의

1차원 적인 것들이 아니다.


근본적인 질문으로써

정서적 거리와 심리적 지지기반을 확립하지 못한

자녀를 대상으로 부모에게 문제있는 경우로 국한해 봐야한다.


이 중, 

부모를 향한 봉양의무에 관해서

아이를 키운 모든 유무형의 서포트는

부모의 선택이었으므로, 

자녀는 어떤 부채의식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책의 답은 그렇기에 단순 적용되기 어려울 거 같다.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정리지만 

앞선 딜레마를 대입시켜 자신만의 경우만을 

냉철히 정리해 보며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부모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부분은,

그냥 자식의 결정으로 인연만 끊으면 될

정서적 거리만 단절식이 답이라는

그런 가족관계만 있진 않을테니까.


즉, 

부족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더 배푸는 관계란 게

자녀가 부모를 더 돌보며 자란 역기능적 가족뿐만이 아니라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자식에게도 해당될 상황일 수 있는데,

단순히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부모에게서 아이로 흐르는 원웨이로만 생각해야 한다면,

모든 패륜과 불효도 그냥 사람끼리의

다소 냉정한 관계정리라고도 보면 될 테니까.


책의 맨앞에는 자신의 심리편향 정도를

체크해 볼 수 있는 문답표가 실려있다.

객관적으로 자신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부터

깊게 성찰해 보는게 이 책을 읽는

목적이자 출발점이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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