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호흡법
전채연 지음, 강설 설법 / 황금테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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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느낌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를 잠깐 생각하며 

책의 마자막 페이지를 덮으려던 순간,

표지 뒷날개에 쓰여진 저자의 한마디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두루뭉술하고 애매하지 않았다'란.

난 보통 말할 땐 '두리뭉실'이라고 하는데

책의 맞춤법이 맞는거겠구나도 하나 얻어 배우면서.


이 표현대로 정의해도 매우 좋은 간략한 정리겠으나

내가 느낀 바대로 좀더 풀어써 보면,

명상에 큰 뜻이 있어 배우게 된 케이스가 아닌 저자는

그냥 한번 해본 명상과의 만남이 지금까지 이르게 했는데,

두루뭉술하지 않게 가르쳐 준 스님의 가르침을

이 책에서 저자는 다시 

자기의 해석을 담을 때 자신도 똑같이

결코 두루뭉술하진 않으리란 전제하에

명상을 설명해서 알리고 싶었했단 느낌을 주는 책이라고.


반년 조금 넘게 명상을 해오고 있는 내 입장에선

이런 컨셉의 책을 많이 읽고 싶었었다.

우선 그냥 시작하고 계속 멈추지 않고 하다보면 

길이 생길 것이란 믿음으로 시작했지만,

내가 가진 생각과 느낌들을

한번은 비교할 대상이 필요했었다.

눈을 감고 끝내며 뜰 때

가장 오래한 건 1시간 반.

하기전 준비운동 같은게 특별히 필요없었고

정식 가부좌로 처음부터 시작했으며

끝날 때 저림이나 다리에 쥐나는 것도 없어서

일단 나름 스스로 번뇌하지 않고

꾸준히만 하고 있으나

딱 하나 신경쓰며 시작한 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억지로 앉아있게 만들어주지 않는

균형있는 자세였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가장 공감한 부분은

제일 첫번째로 저자가 언급한 

'자세'에 관한 부분이었다.


현대적 방법으로 하는 명상법으로 유명한 분과

우연히 내 방식에 대해 짧게 물을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이 내게 던진 첫 질문은 

'명상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였는데,

나의 대답은 

'난 사실 그건 잘 모르겠고

그냥 가장 중시하고 있는 건

일단 좌우 앞뒤 대칭을 느끼려 

이렇게 저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답으로 건냈다.


하지만, 

그 분의 표정에서는 이미

내 대답이 그 분이 원하는 답은 

아니란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짧은 질문과 답변이었지만 

내 대답의 우선순위는 자세였던 거고,

명상을 가르치는 분의 대답은 신체가 아닌

무엇을 생각하며 하느냐 였단 사실.


그 이후로도,

내 고집만으로 명상을 하고 있지 않으나

혼자만의 명상을 해 나가면서 

스스로 진리처럼 고수하고 느끼는 한가지는

자세가 너무 중요하다는 느낌이 

정신이 아닌 몸에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아니란 경험치다.

그러나 그 자세가 너무 인위적이어도 곤란하다고도 생각하는 바다.


다만, 자세의 옳고 그름이란 게

사실 어떤 명상가들의 가르침대로 보노라면 

'옳고 그름'이란 자체를

명상에 대입시키는 것 부터가 

명백한 실수라는 가르침도 분명 많다.


하지만 난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그냥 명상을 하면서 

스스로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지 따지고자 한게 아니라

명상하는 시간동안 느낌으로 주어졌고 

하면서 그냥 다가오듯 알게 되더라고.


이 책에서는 바른 자세를 위해

'청량골'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데

이는 바닥에 수직으로 잘 닿은 꼬리뼈를 말함이다.

이것이 양 무릎과 3각형을 이루고

하늘과 맞닿은 머리 위 정수리와 하체로 만든 3각형이 

입체적인 3각뿔을 느껴지는 자세로 되게 앉을 때 

비로소 옳게 명상자세를 잡은거라는 설명으로 끝맺음 했던 부분.


청량골이라는 단어는 이 책에서 처음 들었으나

이것이 무엇을 위함인지는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고

이해가 가는 설명이니 공감은 당연히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세를 기본으로 하는게 중요하다는 그 첫 시작부터

책이 끝날 때까지 대부분은,

내가 궁금해 했었고 의견을 나눠보고 싶던

그런 내용들이 참으로 많았다.


횡경막, 화두, 기타 등등 모두.


전진하는 듯 하다가

다시 자연스럽게 되집어보게 되더라는 

저자의 경험적인 느낌들 까지도.


이 책은 명상을 입문하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왜냐하면, 

저자 스스로가 명상을 위해 

노력하며 길을 찾아내려 다가간 사람이 아니라,

그저 명상과의 우연한 인연으로 시작해 본게

지금까지 이어온 사람으로써의 경험담이기에,

명상을 마치 도를 닦는 특별한 행위란 선입견이 있거나

틀이 잡힌 공부처럼 교과서를 보며 따라가는 

칼같은 단계들이 존재하는 

그런 배움이 아니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테니까.


저자가 배웠던 과정들을 

담소하듯 나누는 것만으로도

뭣보다 시작이라는 가장 큰 관문을 

쉽게 넘어서게 도와줄 수 있을거란 믿음을 준다고 본다.


명상책들 모두가

정말 담은 내용 모두는 나름대로 특색있고 훌륭한데

이 책만큼 에세이처럼 다가오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오히려 너무 짧게 끝나는 듯 해서

아쉬움이 있을 정도로 읽어가는 재미도 있었다.


끝으로,

표지그림이 너무 이뻐서

책을 펴기전 항상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것도

이 책만이 준 별책부록 같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정말 표지 속 그림같은 저런 곳이 있다면

나도 저 마루에 한번 앉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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