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처가 사랑을 밀어내지 않게 하려면 -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심리 수업
저우무쯔 지음, 박영란 옮김 / 더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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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가로막는 6가지 태도가 등장한다.


1.나는 결코 선택받지 못 할거야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

2.아무도 진짜 나를 사랑하지 않아 (부족함에 대한 두려움)

3.분명 나를 속이고 있을거야 (배신과 기만에 대한 두려움)

4.상대가 원하는 내가 되어야 해 (순종에 대한 두려움)

5.나는 통제당할 거야 (통제에 대한 두려움)

6.내가 원하는 사랑은 받을 수 없어 (사랑받지 못하는 두려움)


이 큰 6개의 테두리마다

세부적인 내용이 첨언돼 있어서, 

단순이 "...은 ~이다"로 끝나지 않고

그런 혼자만의 풀이를 해야했던

속마음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가장 읽는데 공을 들였던 부분은

4번의 패턴으로 봐도 좋은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관련한 챕터 같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한번 봐야지 봐야지 했던 영화를 

이번에야 이 책 덕에 봤다.


읽는 중간 책읽기를 내려놓고

영화 먼저 보고 다시 돌아왔는데

조금 예상과 달랐던 건,

책이 알려준 해석대로

영화를 느끼게 될 줄 알았는데

다른 해석으로 읽혀지던 내용들이 많아

관련된 첨언을 남겨본다.


책은 이 영화를 언급한 이유를,

여러 남자를 선택하고 만날 때마다

주인공의 불안 때문에

처세적인 면에서 불합리한 일들을 

겪게 됐다고 해석한 바가 크다.


해당 챕터와 연결짓기 위해 영화 중 

특정부분을 강조한 해석이라 생각은 들지만,

영화 자체로도 유명한 이 작품이

책에 일부분만 맞춰져 

조금 과하게 해석된 부분이 있다고 느낀다.


어쩌면 마츠코의 일생 속

여러 모습의 사랑들은,

책속 다른 예들과 얽혀도

다양하게 연결해 볼 수 있는

포괄적 자료같다고 본다.


저자는,

마츠코가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연애 중 불편한 상황을 안 만들려고

먼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 모두,

인생초기 신념이 끝내 바뀌지 않고 지속되서

그녀의 사랑법으로 굳었다고 본다.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거나 달래는 게,

어울리고 살아가기 위한 

마츠코식 생존방식이 됐다는 것.


최초 변곡점이 된 집에서의 도망침도

그동안 그럭저럭 잘 먹히던 이와같은 방법으론

위기처리 능력을 완전히 초과했기 여겨

순간 무의식 중에 당황해 벌어진 사건으로 본다.


자신에겐 유독 무뚝뚝해서 무서웠던 아버지.

반면, 병약해 동정받고 그 자체로 사랑받던 여동생.

어릴 적 생존 불안을 달래고자 시작된 

사시 눈을 만들며 입을 쭉 내미는 표정 만들기도

결국 비위 맞추기란 슬픈 생존 전략.


하지만, 어릴 적 만들어진 전략이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지속된 걸

저자는 안타까워 한다.


아버지를 포함한 타인의 감정만을 신경쓰다

제일 중요한 자신의 감정은 더이상 

스스로 조차 어른답게 해석할 수 없게 된 

인지부조화처럼 묘사했다.


대부분 수긍할 수 밖에 없을 판단들.


하지만, 실제 영화를 직접 보고 나니

비슷하지만 분명 다르게 와닿는 부분들도 많았다.

그래도 저자 덕분에 이 영화를 

일부러라도 끝까지 다 보게돼 좋았던 건,

책이 연결한 마츠코 부분 이외에도

책 이곳저곳의 내용들과 연결해

영감을 줄 만한 마츠코 인생스토리들이 많아

책에서 느껴지는 깊이가 풍부해진 기분도 들었다.


마츠코의 인생 앞에

'혐오'라는 글자가 붙는 제목인 건,

그녀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쁜 얼굴, 뛰어난 몸매, 중학교 교사.

특별히 흠 잡을게 없는 시절을 보내는 와중에도

그녀는 타인의 일들에 선한 해결사가 되려는 듯한 

묘한 안절부절 함을 보인다.


그런데, 주변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순수하게 다가서거나 존중하는 이가 없다.

그런 사람들 뿐임에도 

20대까지의 그녀는 

시종일관 사람들을 순수게 바라본다.


뒷끝이라곤 없고, 당혹스러움은 있는.


타인과의 경계가 모호하고,

자신의 마음을 상대의 마음에도 투영하는,

자기인식엔 무척 서툰 

안타까운 순진함을 보여주며. 


환경으로 만들어졌을까 아님 타고난 팔자인가?


못했어도 그냥 굴러갈 법도 한 인생일텐데 

잘해도 계속 특별한 꼬이는 이유는?


그저 외로워야 할 운명도 있을까?


글쎄...영화 속 가상의 주인공이지만 

결코 드물지만은 않을 인물설정 같다.


영화에 후반부에 나오는 본인 대사 중에

가장 핵심이라고 와닿는 부분이 있다.


자신은 '혼자'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읊조리는...


혼자여서 지옥, 

같이 있어도 지옥이라면,

같이 있는 지옥을 택하겠다는 선택을 한 그녀. 


아무도 없는 불꺼진 집에 들어서며

빈방에 항상 '다녀왔습니다'라며 

허공 속 인사를 해야하던 마츠코였기에...


책의 선택대로 

불안을  제일 크게 놓고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외로움', '애착', '심리적 경계'를 메인주제로 놓고

그 심리를 들여다 봐도 될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리뷰가 아닌 책서평이니

책의 또다른 부분과 연결시켜 보자면,


가스라이팅이 될 수도 있다는 보살핌의 맹점과 

무조건적 포용 또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갈구는,

마츠코에겐 책 정도의 확실한 구분은 없고

한 사람이 보일 수 있는 포괄적 행동으로써,

 

보살핌은 익숙한 처세로 선택한 것이고,

무조건적 포용이란 그녀의 선함이 반영됐으며,

조건없는 사랑은 자신도 그렇게 대우받고 싶던 희망사항이었다.


그렇지만, 타인과 상호작용에 전부 실패하면서

최종적으로 마츠코의 인생엔

'혐오'스럽다란 단어가 붙는다.


마츠코는 사는 내내 불행하고 불안했고 

기준없이 맞춰주기만 했던 인생을 산 듯 보이지만,

53살에 숨을 거둔 마츠코를 알던 사람들은

그녀를 다르게 평가하며 영화는 끝난다.


사실, 마지막 사랑에서 실패 후,

그녀는 사랑뿐 아니라 더이상 사람자체를 믿지 않는다.

모든 마음을 거두고 이웃의 눈길조차 증오한다.

변해버린 스스로를 바꿔보고자 정신과도 다니고 

우연히 재기의 기회도 갖지만 새드엔딩.

혼자인게 싫던 그녀는

스스로 세상과 이별한다.


어쩌면 그녀의 마지막 인생관은,

사랑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제2의 기회를 놓치진 말라는 

책의 큰 주제와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랑을 바라보는 책속 심리적 핸디캡들이

인지행동분석에서 쓰이는

스키마 해석이나 도식치료와도 상당히 유사하다.


저자 본인의 사랑경험도 담겨 있어

독자와 저자가 가상으로 만나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대화하 듯 

상상하며 읽어도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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