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불안과 친구가 되기로 했다 - 걱정이 시작되거든 마음속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라
장신웨 지음, 고보혜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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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제시하는 불안과 친구되기 방법이란 글쓰기다.


프리라이팅이라 부르는 시작단계를 지나면

결국 무의식과 의식을 연결해주는 도구로써의 글쓰기가

자신의 불안요인을 몰아내듯 언젠간 

글을 써왔던 이에게 평화를 선물해 줄거란 이야기.


불안은 결코 멀리해야 할 혐오의 대상이 아니랄 걸

글쓰기 못지않게 알아줬으면 하는게 저자의 마음.

하지만, 어떤 불안이냐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불안에 대한 존재가치가 다를 수 밖에 없음도 이야기 한다.

일단, 저자는 불안에 대해 

긍정적 존재이유를 자각할 것을 권하면서,

회피나 공포로써 불안을 바라보지 말고

매일 자신을 향한 글을 써봄으로써 

스스로를 비춰보고 자각해 나가는

자길 이해하는 작업을 글쓰기란 도구로 

끊임없이 반복경험 해 볼 것을 권장 또 권장한다.


그렇다면 글쓰기의 대표적인 방식은 결국 일기 아닐까?


아마, 일기가 답이 되야 했다면 

저자도 그냥 일기를 쓰라고 권하고 말았겠지만 그건 아니었다.

물론 책 속엔 일기에 대한 언급도 있긴 하지만

일기쓰기가 가장 권장되는 글쓰기라 말하고 있진 않다.

그냥 글을 쓰고 자신을 바라보는 것의 총합일 뿐

어떤 형식이나 어떤 강박적 목표의식도 없어야 

순수한 글쓰기의 목적을 은연중에 이룰 수 있게 되니까.


책에 실린 '두꺼비와 개구리' 동화는

글쓰기에 대한 또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소개해 본다.


'두꺼비는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그날 해야 할 일을 적는 것으로

언제나 자신의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할 일을 마치면 

해당 일과엔 줄을 그어 지웠다.

식사하기. 먹었다면 줄 쫙,

잠자기. 자러 간다면 줄 쫙,

친구 개구리 만나기. 만나러 나가면 줄 쫙.

두꺼비가 개구리를 만나러 나갔을 때 

순간 바람이 불어 들고있던 그날의 계획표가 

바람을 따라 멀리 날라가 버렸다.

친구 개구리는 날라가는 그 종이를 잡으려 뛰었으나

두꺼비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계획표엔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결국, 계획표를 찾으러 쫓아갔던 개구리는 

계획표는 찾지 못한 채 돌아왔고, 시간이 꽤 흘러

두꺼비와 개구리는 서로 돌아가기 위해 헤어지게 된다.

이때, 두꺼비는 '그래, 자는 건 계획표 마지막에 있었지!' 라며

바닥에 '잠자기'를 쓰고는 줄을 쫙 그은 후 

자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


계획을 짜고 실천하는 건 나쁘다고 할 게 아니다.

하지만, 계획자체가 인생이 되버린 듯한 예를 보여 주면서,

게획되지 않은 부딪힘은 자신의 일이 될 수 없는

무기력과는 다른 항상성의 폐해를 보여주는 일례도 될 수 있으면서,

글쓰기의 모든 실행방식이 항상 올바르게 행사되고 있는 건

아닐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주는 좋은 우화라 느껴졌다.


책엔 글쓰기를 다음과 같이는 하지 말란 언급도 있다.


글쓰기를 행동의 대안으로 생각치 말기.

자기애를 글로 만족시키지 않기.

글쓰기로 지나치게 분출하지 않기.

글쓰기를 유일한 친구로 삼지 않기.

글쓰기를 지나친 반성문으로 삼지 말기.


프리라이팅으로라도 글을 써보라는 권고와 달리

쉽게 행해질 수 있는 글쓰기의 양식들을

제약으로도 소개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부분 같았다.

하지만 결국, 모든 글쓰기가 옳은 영향을 줄 순 없고

다 똑같을 순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이드로 생각하면 좋을 언급이란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글인데

이 책의 정수는 내가 다 못담아 내겠다.

요즘 궁금했고 꽤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한 것들이 있었는데

이 책 한권에서 이런 것들에 매칭되는

너무 많은 현실적인 답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결국 어렵지도 않았고 찾기 어렵다고 볼 수 없었을 것들,

아주 근처까지 가 있었지만 

혼자만의 생각만이었다면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을 그런 것들에 대해서.


너무 좋은 책이니 글쓰기를 장려하는 책으로만

단순 생각하지 말고 각자 읽어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분명 필요한 것들을 

많이 만나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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