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치즈를 못 먹어도 돼! - Though I can't chew cheese any more…
김학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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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도 좋은거 같고 전개도 나쁘진 않았다.

다만, 가독성적인 면에서 좀 힘들었다.

자신만의 소설체를 고수하며 쓰는 스타일 같은데

문장 여러개가 1개의 문장인 듯 계속 이어져있다.

내용상 이어지고 있다는 정도만이 아니라,

문장마다 줄바꾸기가 전혀 없이 이어지고 있는 형식.

마치, 말처럼 쭉 이어지는 형식을 

글로도 표방하려 이렇게 썼나보다.

아마, 읽기엔 분명 불편한 면이 있지만

이런 형식을 씀으로써 책 자체의 분량 면에서는 

분명 도움을 줬을 것 같다.

왜냐면, 얼추 가독성 좋게 편집을 했더다면

문장마다 어느 정도 줄을 바꿔가며 써야 했을텐데,

그랬다면 지금 책 두께의 2~3배 이상은

늘어났어야 가능했을 말의 분량일 듯 싶어서.


책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자이름과 똑같은 책속 주인공이 등장해

현재의 자신이 어떤 환경 속에서 자랐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친구들과 주변인들을 만나

어떤 기억과 추억을 공유하며 지나쳤는지를 

계속 1인칭 독백처럼 읊조리며 정리해 나간다.

스포는 아니지만 마지막엔 

그의 독백을 들어주고 있던 

배경 속 묻혀있던 1명의 사람,

그가 등장함으로 인해 왜 이 책이

스릴러란 장르이기도 한지 약간은 이해가 되하기도 한다.

결국, 그냥 책을 읽어나갔던 독자만이 

그의 독백을 들어주는 게 아니었던 구조.


화자 김학필이 자신의 삶을 회고하던 중

등장시킨 몇몇의 인물들 중 

2명이 가장 눈길을 끄는 측면이 있다.

누구를 특별히 더 강조한다고 

본인 스스로 묘사하진 않았지만

읽는 이로써 그렇게 느껴지지 바다.

해당 사연들마다 표현하고자 한 저자의 무형의 의지가

말같은 글의 느낌과 함께 뒤섞여 씌여있다고 봤다.


특히, 김정민 그리고 쥐약이라는 여자.


저자는 굉장히 많은 사고를 글로 옮겼는데

그 바탕은 무의식이라고 저자는 밝혔다고 안다.

왜 그런지를 자유분방한 글의 터치로 써놓은듯 해도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처럼 이해되도록 쓴 것이란 느낌.


'나의 현재는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 

하지만, 그 타의는 내 몸에 들어와

내것인냥 소화되면서 결국 자신이 되어갔다.

들어온게 무엇이든 사라지지 않았고

뼈와 살이 된 듯 주인공 김학필이란 한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형태로 남아 유지됐다고 믿는다.

무의식까지 모든게 전부...'


사라진 건 없다.

들어온게 인풋이라면

아웃풋은 현재의 자신을 만든거고

어떤 행동과 결정을 했던 

그 근간이 들어온 것들로 만들어진

무의식의 결과란 의미인 듯.


자신을 어느 정도 실패자이면서

고로 휴식이 필요한 재생 중인 인간으로 보면서,

때로는 분명 행복으로 받아들였을

지금은 얽매였다 여기는 어린 시절을 회고한다.

영재라 불릴 수 있었던게 타고난 능력을 선보인게 아니라

영재라 불리워 질수 있게 조력해주는 주변인들,

그 안에서 계속 스스로는 아니라는 생각도 해가다

어느 순간부턴 자신도 영재라 생각하도록 만들어 준 환경.


그 환경 속에는 김정민이란 인물이 존재한다.

맞게 기억된 거라면 이 인물은 아버지...

아버지가 걸었던 기대가 컸다는게

저자에게는 부담감만 됐을까?...

처음부터 글에 김정민이란 이름이 드러나 있지만

후반부엔 아예 '김정민'이란 이름의 파트가 존재하기도 한다.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 김정민,

저자의 기억엔 그 외형과 행동까지

세세하게 책에 기록처럼 묘사 되었다.

소설이라 칭했으니 가상의 묘사라 생각해도 되겠지만,

읽게 된다면 왜 거의 모든 내용들이

허구가 아닌 본인 실제경험을 옮긴거처럼 느껴지는지는 

쉽게 알 수 있으리라 본다.


끝나기 전, 

쥐약이라 불리는 여자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아버지 학원에서 만난 여자 강사다.

이 여자의 느낌을 기억해 내다가

결국 독자가 이 책이 소설이란 사실을

불현듯 느끼도록 만드는 장치 하나를 등장시키는데,

이렇게 한편의 연극 속 주인공이

독백하듯 말하고 있는 장소가 결국 어딘지를

대강 짐작할 수 있는 대화와 호칭이 등장하기 때문.


책엔 무수한 말줄임표(...)가 사용됐다.


이게 만일, 정말 하던 말이 멈추는 표현들이었다면

화자는 엄청나게 숨을 고르듯 멈추고 

기억을 정리해 나가면서

생각의 순서를 맞추고 

정확한 전달을 하려 노력했다고 봐줘야 되겠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이런 말줄임표는

점점 마치 쉼표 쯤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인간의 무의식을 다루고자 했다고 알고있다.


정확히는 자신의 무의식을 다루고자 했던거 같은데,

다소 난해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읽다보니 매우 큰 난해함 까지는 없었고

본인이 판단하기에 자신의 내면 또는 기저에

중요하게 자리잡았다고 판단되는

기억과 인물들을 끄집어내려 했다고 느껴진다.

그렇게 소환된 인물들을 

소설이란 형실을 빌려 

일기처럼 정리해 내면서 

다시 한번 재회하고 건드려 본 작업 자체가

타인에게 선보이듯 쓴 소설로 탄생한 게 아닐까 싶고.


무의식을 다룬 이런 책을 썼음에도

에필로그 하나 없다는 건 좀 아쉬운 부분.

영화 한편을 봤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1명만을 화자로 등장시켰지만

그 한명의 말들 속에 떠오르는 잔상은 많았던 소설.

그만큼 독자의 상상력을 발휘시킨다고 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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