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멘탈 닥터 시도 지음, 이수은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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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쉽게 씌여져 있고 

메세지마다 단락이 짧아 읽기 편하다.

스트레스를 다루는 책이면서

스트레스를 양산하진 않는 구조랄까?


단도직입적으로 

저자는 이 책이 가지는 

효용과 결론부터 제시한다.

실천하기 그다지 어렵진 않을 것이며

매우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 주겠노라고.

그것을 다 욕심 내서 해보는 것도 

일종의 스트레스일 수 있겠으니,

그저 몇개 정도, 

그렇다고 그게 전부이자 끝이 되어서는 안 되겠고

꼭 몸소 시도해보고 맞는다면 

본인에게 적합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은 것이니 

다행 중 다행일거라고 말이다.


이 비유를, 선물받은 야구배트를 휘두름에 견주며,

자신의 책이 야구배트 같은 해결책이 될테니

꼭 휘둘러 볼 것을 권하며.

방법은 알려줄테니 일단 어떤 배트라도 그걸 휘둘러보고 

스윙이 잘 되는지는 본인만이 경험할 수 있는 

인지적 문제라고 조언한다.


내가 관심이 갔던 스트레스 조언은 3개가 있다.


-단 음식을 먹는 것

-힘들 땐 일부러 여행가지 않기

-자신의 기분과 역행하는 영화는 안보기


단 음식 먹는 것은 일단 긍정적.

엔돌핀은 만들고 코르티솔은 낮춰주는

적절한 당분과 탄수화물.

그렇기에 필요한 시간대와 타이밍에 먹는다면

사람의 본능으로 찾은 단 음식이니 요긴할거라 말한다.

이 이야기와 직접 연결돼 있는 게 바로

책제목이기도 한 헬스와 케이크 중

케이크 쯤 해당된다고 봐도 좋겠다.


그러나, 이 방식선택엔 

단점이 있음을 설명하고자 이 얘길 꺼냈다 보였다.

그건, 절제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건강에 악영향과 죄책감을 낳을 수 있겠기에,

효능보다 클 수 있을 부작용을 방지하라는 것.

일정부분 필요량 이상 섭취하면

여러모로 성인병의 원인이 되면서,

본인 스스로 선넘는 섭취를 죄책감으로 느낄 수 있으니

스트레스 해소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다는 것.

결국은 좋은 약도 독이 될 수 있음은 

주의하라는 이야기 되겠다.


다음은, 

기분전환 여행을 일부러 떠나진 않기다.

내게 여행은,

소비성 여행이 아닌 

자연으로 가는 여행이라면

무조건 좋을 수 있다는 대상이지만,

책은 어떤 여행장소를 논하는 게 아닌

여행이란 선택 자체를 함에 있어

의욕이 아닌 의무가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설명해주려 했다.


일단, 병적으로 의욕이 없다면

회복하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여행목적이 생길 수 있기에,

이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동기에서 비롯된 선택이 될 수 있어서,

미루고 싶고 가기 싫은 여행이라면

안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놓을 줄 알라는 얘기다.


그 다음은,

힘들때 영화로 스트레스를 풀어야지 한다면,

보고 싶은 영화내용이 진정 무엇인지

자신을 향한 질문부터 해보며 보란 조언이다.


슬플 때 웃음을 주는 영화를 보거나

무기력 할 때 힘내란 영화를 본다면,

그 영화로써 반전을 얻을 수 있으리란 

계산이나 선택됨이 틀릴 수 있단 걸 이해시키려 했다.

왜냐면, 자신의 현재 감정과 반대되는 영상이기에

그 감정이 현재 자신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화면 속에 비치는 모습과

반대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화면 속 이야기가 정답이라 상정하고

그렇지 못한 자신을 부정적인 상황으로 보며

대척점에 놓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에 대한 부족함이나 결함을 느끼며

자해하는 듯한 이질감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게 핵심.


쓰다보니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힘든데, 

단 것도 계산해가며 영리하게 먹어야만 하고,


여행이라도 가면 좀 나아질까 싶은데

그 선택이 잘못될 수 있으니

가던 발걸음을 일단 멈춰 세워본다.


그렇다면, 

집에서 영화라도 보며 

동기부여 받아볼까 했는데,

오히려 현재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게 만들수도 있으니

과도한 행복과 활력을 보여주는 영상은

잘 생각하고 보는게 현명한 거라는 조언, 조언, 조언.


그럼, '뭘 할까요' 저자에게 되묻게 되려나?


내가 가상으로 자문자답식 이야기를 써 봤지만

이런 뜻으로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쓴 내용은 

정반합처럼 위의 간략한 내용정리들로써

무한 반론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고,

저자의 본뜻 또한 충분히 좋게 설명했으니

오해없이 책 내용은 전달됐으리라 믿고 싶다.


책에서 여행을 이야기 하니

내게 여행을 떠올리면 

반사적으로 꼭 떠오르는 

한 장면과 관계된 에피소드를 써볼까 한다.


글로는 한번도 안써본 거 같은데...


12월 초입의 어느 날,

눈쌓인 겨울산을 처음 올랐을 때의 기억이다...


어느 겨울, 큰 두려움 없이

꽤 큰 산을 오르기로 했다.

같이 가기로 한 동생 1명과 함께.

걘 아마 나를 믿고 오른 산행이 아니었을텐데

둘다 겨울산은 처음이었다.


아침 11시쯤,

산의 초입을 시작해

점심때 쯤 산의 정상,

이후 계속 걸어 능선에 돌입했다.

첫번째 산장은 바로 지나쳤고

그날 숙박은 다음 예정된 

계획하지 않은 2번째 산장 쯤으로 정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걷고 있다가 

5시쯤 됐을까, 정말 한순간이었다.

사방이 어둠으로 뒤덮힌게...


영화로 치면 순간적 페이드 아웃...

겨울임에도 상쾌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능선길 어디쯤을 걷던 나는,

갑자기 발앞의 공간도 볼 수 없는

거의 장님 수준의 가시거리로 당황하고 있었다.


겁 났냐고?


아니. 

겁도 나봤었을 상황이나 나는거고

예상도 할만한 거라야 했을텐데,

정말 순식간에 정전과 정적을 겸한

휘감는 듯한 12월 겨울산 속 어둠,

처음 가본 그 길 위에서

외톨이가 된 느낌의 

검기만 한 짙은 어둠에 멍해버렸다.

실제 혼자는 아닌 동행이 있긴 했지만

결코 둘처럼 느껴지지 않는 

처음 겪어 본 칠흑같은 밤길이었다.


이 산행 후엔, 

방수가 되는 등산화에

후레쉬가 아닌 헤드랜턴에

4발짜리가 아닌 6발짜리 아이젠에

경량 방한복 등,

겨울 산행에 재미도 들리고

준비를 깆춘 겨울산행을 했지만,


이 때만은,

양말이 젖어오는 고어텍스 경량 등산화에

그 큰 산을 오르면서 후레쉬도 없었으며

오로지 순수한 마음과 두 다리만 믿고 걸었을 뿐이었다.


뭐, 내 첫 산행기를 굳이 꼭 말하려던건 아니고

그 다음이 중요한데...

(사실 그때 앞이 안보이는 산길을 걷고 있자니

무척이나 두렵고 막막했던 기분이 지금도 떠오른다.

간절히 뭔가를 바라게 되며 

걷는게 다일 수 밖에 없던 무모한 나였다)


그때!


정확히 왼쪽 45도 사선, 

약간 멀리 아래쪽에서

정말 별처럼 반짝이는 

그래도 별은 아닌건 알겠을

인가처럼 보이는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냥 보이기 시작했다기 보다는

순간적인 구세주 같은 등장이었다.

아마도, 조심조심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걷다보니

가려져 있던 그 곳이 

어느 순간 갑자기 보이게 됐으리라 짐작한다.


그때 그 느낌이란...


그곳은 '뱀사골 산장'이었다.


뱀사골이란 말을 꺼냈으니,

이 산이 어디였는지 

이젠 알 분도 많으리라 본다.


지리산...


그때 난 

지리산도 처음, 

종주도 처음...

처음 간 큰 산 속 1일차에

스스로 자초한 조난을 당할 뻔 했던거 같다.


어째됐건,

그때 갑자기 나타난

그 불빛에 대한 너무 큰 고마움,

그 작은 불빛에 한걸음 한걸음

조심조심 다가 갈수록

점점 그 형체를 보여주며 

그날 밤 잘 머무를 수 있던

숙소로까지 우릴 인도해 주던 그 불빛...

잊을 수가 없다...


여행...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억지로 간 여행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기승전결의 논리.

하지만, 

예상되지 않은 행운,

무모한 선택같은 도전이,

약간은 양념으로

약간으로 운으로

좋게 남을 수 있다면,

그 우연은,

필연처럼 만난 하나의 계기처럼 

작용할 수도 있을거 같단 생각도 해본다.


내게 그날의 뱀사골 산장처럼...


이후, 난 많은 겨울산을 갔지만

지리산만큼은 다시 안 가봤다.

그날의 그 장소 그 느낌을 

똑같이 못 느낄거 같아서.

자꾸 아끼게 된다, 그 기억을...


단 것, 여행, 영화.

가장 접하기 좋고 보편화 된 

스트레스 해소꺼리들이다.

도움을 받으면서도 

양면성이 있는 부분들.

그러나, 우연히라도 

뱀사골에서의 그 날처럼

인생 어느 순간 

등대같은 경험을 줬던

한 순간이 되어 준다면,

단순 물질소모와 경험이란 선을 넘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해결책도 되는 동시에,

우연성에 기반한 

'동시성'의 감응으로도 

경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게 된다.


그저 기분좋은 추억과 상상자체도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역할을 해주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일단 결론.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자신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방법으로써

효과 좋을 몇개는 

손쉽게 건지게 해줄만한 책이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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