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 세계적 가족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의 15가지 양육 법칙
버지니아 사티어 지음, 강유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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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먼저 목차를 보며

궁금해 하던 단어가 있었다. 그건 '솥'.


목차 속 문맥만으로 대강 느낌은 왔지만

외국인이 쓴 가족관계이론 안에 서

왜 솥이란 단어가 등장해야만 하는지

그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선, 책은 솥이란 단어부터 

알아서 설명해주며 시작하고 있는데,

'솥'은 '자존감'을 의미하며,

이 솥이란 단어 자체가 

하나의 정의로써 사용된다기 보다

솥 안에 어떤 자존감이 들어있느냐가 핵심으로 표현된다.

솥이란 자존감 안에 들어있는게 

긍정적 가치인지 부정적 가치인지 보면서.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도 중요하지만

그게 솥안에 어느 정도의 양으로 들어있는지도 살펴볼 요소다.


많은 책, 많은 저자들의 이야기들 속에

자존감은 여러 형태로 설명된 걸 봤었다.

이 책 이전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자존감의 정의는

너새니얼 브랜든의 책에서 정갈하게 정리된 내용들이었다.

굉장히 세련되게 정리돼 있고 

자존감이 연구되어 온 역사도 느껴볼 수 있는 

그런 류의 좋은 책이다.

헌데, 가족이론의 대가인 사티어의 책 속 자존감은

색다르게 설명되고 있다고 느낌을 받는다.

분명 자존감이란 용어엔 일맥상통하는 바가 없을 순 없지만

사티어의 설명 안엔 마치 모성이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사티어는 자존감을,

자아를 높게 평가하며

품위와 애정을 기반으로 현실감 있게 

자신을 선보일 줄 아는 능력으로 묘사했다.


자아, 품위, 애정, 현실감...


그리고 그 모든 걸 아우르는 

단 하나의 귀결점은 '능력'.

그렇다, 사티어의 자존감은

한 사람의 '능력치'로 귀결된다.

어떤 밥을 지어낼 수 있는 솥인가

그 솥이 어떤 자존감이기에

각자 발휘하는 바가 다른가는

저마다가 가진 솥이란 자존감의 능력치였다.

그렇기에 대인관계에서 보여지는 바탕이 되는 것이고.

사티어 스스로 이런 정의에 대해 보충설명 하길

교육, 치료, 커리어, 사적 경험이 어우려져

자신에게 확립시켜 준 개념이라 했다.

뭣보다 가장 중요했던 

자존감으로 벌어지는 긍정적인 세부묘사들,


▶완벽함 

▶정직함

▶책임감

▶열정

▶사랑

▶경쟁력


이것들이 샘솟듯 우러나오게 하는게 자존감인 거라고.

자신을 믿기에

남에게 의지할 수도 있고,

결정은 스스로 내릴 수 있다고 판단내릴 수 있는 그 중심.


스스로를 자신의 정보원이라고 여길 수 있다는 표현은,

스스로에게 의지 하냐 안하냐란 구체적인 설명보다

자신이 자신을 전천후로 믿고 의지한다는 개념설명을

가장 축약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구라 생각 들었다.


그런 사람이어야만 신뢰와 희망을 주변에 나눌 수 있고

감정에 솔직하기에 모든 감정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즉, 감정을 선택할 자유가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다.


지성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힘.

자존감이란 솥이 차 있는 사람이라면

솥이 바닥을 드러낼 위기가 느껴지더라도,

순간의 위기로만 여기고 그 고비를 넘길 수 있다.


반대로, 자존감이란 솥이 없다면 생명력이 없는 것이기에

항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속일까 전전 긍긍하고

자길 속이고 억누르고 무시할까 걱정한다.

자신을 방어하려만 하기에 뒤에 숨는 것이고

외로움과 고립감에 힘겨워 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도 나아지는 건 없다.

왜냐면 본래 그리 길러져서 나온 태도니까.

명료한 생각은 갈수록 어려워질거고

동시에 다른 사람은 무시하고 깎아내리려 든다.

계속 그러면 어떻게 될까?

숨어서 자신이 이렇다는 걸 부인까지 해야 하기에

스스로 방어하듯 합리화에 몰두한다.


자존감이 바닥이라는 건,

원치 않은 상황과 감정이 느껴지면

그런걸 마주칠 힘이 없으니,

아예 그런 상황 자체가 없는 것처럼 군다는 뜻이다.

자존감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어야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누구나 기분이 다운될 순 있다.

하지만, 자존감이 채워져 있는 솥을 가진 사람만이

책임을 전가하지도 피하지도 않을 수 있다.

자존감은 결국 한 사람의 태도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이 바로 서야하고

그 가정을 구성하는 성인들이 

올바른 자존감으로 후세의 틀을

갖춰줘야 한다고 가르치는 책.

너무 옳은 방향을 얘기하고 있으나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와는 세상이

이젠 많은게 변해있음도 느끼게 만드는 순수한 이론들...


사티어는 자존감 발달을

진정한 자아라고 확정짓지 않는다.

다만, 이것을 길이라고 '믿는다'고 표현한다.

아주 어릴 때 올바른 환경에서 

적시에 길러졌다면 좋았을 자존감 형성이지만,

후천적으로 늦게 보완될 기회를 얻더라도

부정적 측면이 완화되고 회복되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는 그녀.


대신, 몸에 밴 습성이 나아지기까진

인내심이 필요하며

대담한 용기도 필요할거라고

동기부여 같은 격려도 잊지 않는다.


대가의 책이니 읽는 거 자체에 가치를 둬도 좋고,

두껍지 않은 두께에 핵심만 느껴지는 문체들에

무게를 두고 읽어도 남을 게 많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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