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 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
한가(家)롭게 지음 / 한가롭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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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이 끌렸다.

뭐, 여기서의 뒤통수란 배신이라던가 변절, 

혹은 사기의 뜻으로 쓰인 거였지만,

처음에는 짧은 제목이 왠지 

시집은 아닌가 생각들게 만들었다.

그리 느낀건 나뿐일까 조금은 

궁금해지는 지점이기도 하고.


이 책 제목인 뒤통수가 배신의 뜻인 걸 알고

나름 임팩트 있게 잘 지은 제목이라 생각하면서

하나 더 궁금해졌던 건,

이미 비슷한 소재의 책이 

같은 류의 이런 제목으로 나와있지 않은가였다.

하지만, 좀더 더 찾아봐도 그런 제목은 전무했다.

물론, 이종오가 쓴 '후흑학'이란 책이 

삶의 어두운 면을 다뤘고 

오래 전 쓰여져 더 알려진 바가 있다고 쳐도,

그 책과 이 책이 소재면에선

비슷한 면이 있을 뿐이지,

저자도 언급한 1위는 교통사고이고 

2위가 사기범죄라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뒤통수란 단어를 넣은 책이 

이리 적었다는 점도 놀랄 일 같았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인간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라는 의지를 주로 담고 있다.

그러나, 불신을 좌우명처럼 살라는 말은 결국 아니다.

그렇기에, 저자의 조언은 믿지 말라에 있는게 아니라

잘못 믿어서 얻을 수 있는 불이익을

사전에 막자는 쪽에 강조함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사람에 대한 불신도 상당히 들어는 있다.

그건 저자가 살아오면서 겪은 인간관계들도 한몫 했고.


의외로 뒤통수란 배신을 주로 논하면서도

정확하게 얘기하진 않았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는 좀더 지키고 

힐난은 가급적 줄이자는 쪽의 이야기도

많다는 특이점이 있다.


회사내 공통으로 입을 후드티 제작을

직원 한명에게 전적으로 맡겼는데,

완성품이 나와 입고 보니 

로고가 명치쯤에 달려 있어 웃고 넘어갔단다.

본인의 빠지는 머리카락, 

힘없이 늘어지는 머리카락을 연상하며

늘어지는 신체처짐과 발맞춰 

후드의 로고 위치도 아래쪽으로 배치시켜 줬다 여기며

웃고 넘기는 식으로 이해했다는 

에피소드처럼 마무리 된 이야기였지만,

이건 뒤통수와는 조금 결을 달리하는 이야기였기에.


믿음이 실망으로 돌아온 사건 말고도

여러 사건사고가 많았던 저자의 인생담 속에는,

꼭 뒤통수와 관련된 사건 뿐이 아니라,

믿고 같이했던 사람들의 홀대나 

자신의 발로 먼저 알아서 나와야 했던 분위기 등,

일상에서 받은 상처의 상당부분들은

뒤통수를 맞은 일로써만이 아닌 

사람에 대한 믿음이 옅어져고

무뎌졌어야 견딜 수 있었던 환경이었음도 

느껴볼 수 있던 대목이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연은,

강연 의뢰가 들어왔을 때 거절하는 때가 있는데

그건 '주인의식'에 관한 의뢰가 들어올 때라는 부분이었다.

저자입장에서 그 이유는 간단했다.

주인의식, 충성심, 사랑은 강요 할수록 멀어지는 것이라는 것.

실린 많은 이야기들과 다소 글의 전개도 달랐고

짧지만 의미하는 바나 공감가는 바가 있었다.


여기서의 의뢰받은 주인의식은 애사심이었을거다. 

그러나, 저자가 충성심과 사랑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면서 

교육으로 고취시킬 수 없는 분야라는 단정에 이해가 갔다.

강요라는 말보다는 설득이 더 맞는 표현이겠으나,

설득으로 협상은 어찌 되겠지만

설득으로 사랑하게 만들고, 

설득으로 인정받는 것은

어렵기 보단 불가능한 분야로 봤을거고

그렇기에 강의에 들인 노력만큼 

나올 수 있는 아웃풋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

굳이 돈을 받고 교육하는 사람의 입장임에도

고사했어야 할 이유는 있었을 거 같다.


딸과 매우 친한 저자인지,

그간은 이렇게 책으로써가 아닌 

책에 실릴만한 얘기들을 

부녀지간끼리 많이 나눠 왔는데,

딸 쪽에서 아버지 얘기를 책으로 선보여 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의에서 시작됐다는 이 책.


사람에 대한 단순 불신이 아닌

불특정 다수와 인연을 맺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속 인간관계 안에서 

각자가 어디쯤을 자기 보호나 자기 방어로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겠는가를 주제로

이 책을 읽어나갔던 거 같다.


긍정적이고 좋은 얘기는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갑의 문제뿐 아니라 을의 문제점도 생각은 해보며

이와 같은 쓴소리 쪽 얘기는

쉬이 들어보기 어려운 환경이라 본다.

모든 얘기들이 왠지 맥락상 비슷하게 이어지는 느낌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내겐 인상적이었던 

교육으로 안되는 분야도 있다는 식의 사연처럼,

자신에게 더 와닿는 대목들은 

책을 통해 찾고 만나보길 바란다.

성공담쪽 보다는 제기와 시행착오쪽 얘기들에서 

삶의 진솔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더 맞을 구성이면서

내용이 아주 난해한 책도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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