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상처받지 않게 - 나를 바꾸는 트라우마 치유북
김선현 지음 / 여름의서재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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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분을 펴도 사람마다 케이스별로

친근하게 다가올 부분들이 있을 책이다.

따뜻하게 말하고 있는 듯한 글들이랄까.

중요한 내용들임에도 쉽게 쓰여있어서 

누군가는 치유되는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글에 더해져 실린 수많은 명화들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메세지들은 있는데,

이들은 반대로 글이 아닌 공간으로 전달되는 

그림 속 감정들이기에 다른 방향으로 

스스로 대화하고 소통해보는 경험도 되리라 본다.


많은 부분을 트라우마 위주로 다루지만

구체적인 사례 소개가 아닌,

감정자체를 이해하고 설명해 보려는

자구적 노력 위주의 구성이 많아 편히 읽힌다.


책엔 여러 그림들이 작은 사이즈로 실려있다.

그 중에서 1894년作 윌터 랭글리의 '슬픔은 끝이 없고'와,

1916년作 조지 클루젠의 '울고 있는 젊은이'는 특별했다.


윌터의 그림엔 두 여자가 낮은 담에 앉아있다.

좀더 어려보이는 여성은 가슴을 무릎까지 숙이고

손으론 얼굴을 가린채 엎어져 있고,

옆에 앉아있는 노파는 한손을 그 여자의 등에 올려놓고

엎어져있는 여성의 머리쪽을 바라보고 있는 듯 시선이 느껴진다.


조지의 그림은 벌거벗은 1명의 여자만이 등장한다.

누르스름해진 풀밭같았을 평지에 무릎을 꿇고

가슴을 허벅지는 맞닿은 채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않고 엎어져있다.


책은 순수하게 심리이론을 다룬 부분들이 있고

이런 명화들에 해석을 추가해 설명해 놓은 부분들이 있다.

그림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독자로써 책 속 자체설명보다는

우선 그림을 통해 느껴지는 부분들을 정보없이 느껴보고자 했다.

그림은 설명으로써 이해해보기 보다

정답없는 자신만의 느낌으로 바라보는

예술품이어도 좋겠단 생각에서.

앞선 그림에서 2명의 여자는 보는 입장에서 참 묘했다.

세밀하게 그려진 정교한 그림도 아니기에

눈동자도 안보이고 표정도 명확하지 않은데도

그 상황속 인물들의 감정이 전달되는 듯 하니 말이다.

좋은 일로 둘이 나란히 앉아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고

옆사람은 그 사람 등에 손을 대고 있으니

울고 달래주는 상황으로 먼저 다가왔다.

이건 상상속 그림이 아닌 누군가의 실제모습이었을까?

노파는 그냥 아무것도 모른채 다독이듯 동석한거 같지 않다.

우는 여자의 사연을 알고 옆에 다가와 앉은듯한 느낌.


조지의 그림 또한 묘하긴 마찬가지.

나신의 여성이 땅바닥에 엎드려 얼굴을 감싸고 있다.

이건 앞선 그림보다 더 상황묘사가 은유적으로 다가왔는데

얼굴도 보이지 않고 등만으로 감정을 전달받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엎드린 여자가 웃으며 그렇게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옷을 걸치지 않은채 손에 얼굴을 묻고 저리 있을 뿐인데도

울고 있는 듯 보이던 여자의 뒷모습은

화가의 예술성이 그리 느낌이 나게 그려준 탓인지

내 감정이 그리 느낀건진 확언하기 어려울거 같았다.


저자의 이 그림들에 대한 해석들에선,

전자를 시련이 닥친 여성을 말없이 토닥여주는 할머니로

후자는 기억에 괴로워하는 여자로써 바라보며 해석했다.


책내용으로 등장한 여러가지 중 

해결중심으로 논한 부분이 있었는데,

트라우마는 아파야 나아지는게 아니라

극복되야 성장한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내용이기도 하지만

이걸 굳이 소개하는 건, 이어지는 극복과정 소개와 결론이

매우 좋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느껴져서다.

'외상후 성장'을 다룬 부분으로써 

성숙의 기회로 삼을지 평생 트라우마에 갇혀 지낼지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도와줄 사람을 찾고, 두려운 기억을 피하지 말 것이며,

일상생활을 지속하려 노력하고, 운동도 해가며,

기존 생각을 역설적으로 바꿔보기도 하라고 조언했고,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으라는 마무리도 담았다.

이런 내용도 괜찮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결론을 내면서, 극복해야 행복해지는게 아니라,

행복해져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의 강조 때문이였다.

마치 말장난 같을수도 있지만 

시점을 달리하게 만드는 좋은 느낌과 

극복해서야 행복해질 수 있겠단 단순한 생각이 아닌

행복을 도구로 사는 이완적 삶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행복해져야 극복할 수 있다는 쪽이

더 저항적이지 않고 편한 치유의 길 같았기 때문이다.  


그림감상과 심리치유가 결부된 2가지를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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