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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경매 수첩 - 37년 투자의 대가가 공개하는 금맥을 거머쥐는 부동산 경매 비기
심완보(태양바람)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평점 :

경매란 한마디로 '도전' 같았다.
단순히 경매절차를 책으로 배운다는게 어려운 일이란 건,
저자가 여러 이야기를 해가는 와중에
연애를 책으로 배운다는 비유로 경매의 실전성을 말하면서,
교과서로 경매를 배운다는 것의 한계를 언급하곤 했다.
반대로, 실제 현장에 나가보고 하나하나 경험을 쌓는게
얼마나 재밌을지 또한 상상해보게도 되는 이야기도 많았고.
또하나, 이미 경매를 다룬 책임은 알고 읽게 될테니
당연히 실무적인 이야기들을 접할거라 예상들 하겠지만
그와 함께 이 책엔 매우 독특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자기계발서 읽는 듯, 바라보는 이의 심장을 두드리는
경매현장에서 겪었던 저자의 감정들이 잘 담겼다는 점이다.
때론, 경매가 아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등장하는데,
별 뜻 없이 이 책을 읽게 됐었다던 저자는
이걸 세상을 보는 자신의 관점을 바꾼
자신만의 매우 소중했던 경험이라 이야기한다.
경매책에서 코스모스라니 일단 의아하지 않나?
이 책 뒤로 갈수록 솔직히 과학적이고 계산적인 이야기가 많아
그런 부분은 처음받은 쇼킹한 느낌과는 달라 별로였다지만,
주로 인문서만 보아오던 저자가
생각지도 못한 과학분야를 경험해 보면서
기존 인생관을 뒤집는 듯한 책과의 인연이었다.
불규칙 적이라 여겼던 일들에 규칙성이 존재함을 이해해 보며
관찰자적 시점에서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을 느꼈봤다던 기억.
당시 경매를 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던 스트레스를 잊고
흥미로운 도전처럼 경매를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되어준 듯 했다.
경매와 직접 관련 없는듯 한 이런저런 얘기들도
전체적으로 봤을 땐, 독자 스스로 나름의 자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이해해 볼만한게 많았고,
당시를 지금의 관점에서 평가해 볼 만한
선배들의 경험담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기도 해
단편적 경매지식들 보다 오히려 귀한 조언이라 생각한다.
이밖에도 뭐지 싶을 정도의 신선한 얘기는 많다.
현장에서 경험한 사람들과 상황들에 관한 이야기들로써,
위험하고 무모해 보이던 한 수강생이
갑자기 실익 없어보이는 임야입찰에 뛰어들겠다고 설치더니,
오히려 결국은 예상외로 단계단계 성공시켜가며
전문가가 보기에도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우연과 행운이 겹치듯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던 사례는,
추진력이 강하다고 봐야할지 천진하다고 봐야할지
독자로써도 정확히 감이 안오기도 했지만,
그 사람이 지금까지 저자의 매우 중요한 직원으로써
같이 근무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진 것도 재밌었다.
뱀처럼 생긴 이상한 모양의 땅 관련 입찰에 관해서는
1000장이 넘는 지적공부를 발급해 보며 조사해 가니
생각지도 못한 개발계획의 이면을 알게 되어
10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던 이야기도 소개했다.
작은 에피소드지만, 큰 인연없던 수강생이
다세대 주택을 낙찰받고는 최우선변제권도 보장 못받는
지하층 독거 노인을 별 댓가없이
자기 건물에 계속 살게 한 사례를 얘기하면서,
깊이 알지 못하다가 그의 일처리를 봄으로써
인간적인 면까지 알게 되니 감동이었다던
흔치않은 따뜻한 스토리도 실려있다.
팀을 이루고 공동작업을 하며 수강생들과
다같이 함께 낙찰받은 사례들도 여럿 실렸고.
실전 얘기가 전체의 반쯤 실렸다면
후반부 부터는 본격적인 경매지식들이다.
앞에서도 법정지상권이나 유치권을 다루고 있지만
표처럼 정리된 지식을 제공하는 건 후반부에 주로 있다.
개인적으론, 이론적 지식을 이 책으로만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무리가 될 만한 내용들도 많을 수 있겠단 생각을 한다.
이 책의 내용들은 다 훌륭했지만,
법정지상권과 유치권, 경락절차의 이해, 명도절차 등은
공법과 민법, 공시법 정도는 알아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 생각 들어서다.
아는 사람에겐 매우 재미있는 책이 될 거고
아예 문외한이라면 확실히 사전공부가 좀 필요한 부분들이다.
결론적으로, 얇은 두께의 책이지만
알차게 경매를 맛보게 해주는 책이었고,
특히, 법정지상권과 유치권 부분들은
갖춰야 할 법적요건 이외의 측면들까지
실무에서나 만날 법한 이야기들이라
매우 귀한 팁들이 아닐 수 없었다.
현장경매에 관해 잘 설명해 놓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