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린다고? - 나를 살리기도 병들게도 하는 “화병” 사용 설명서
박우희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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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좋았던 책이다.

목차 한 부분만 읽어보고 읽겠단 생각을 했었는데

오히려 그 부분에서보다 책 전체적으로

완독을 할 수 있었기에 배울 수 있던 점이 많았다.

하나 묘한 부분이라면, 이 책의 장르를

어디에 두어야 좋을까란 나나름의 질문에서였다.

장르가 명확한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한의사가 썼음에도 의학적이기 보다는

심리적이고 관상학적인 부분에 포인트가 많았고,

그렇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인체 12경락까지 

보기 좋게 첨부하여 자신의 설명을 마침으로써

의사 본연의 느낌으로 책은 마무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내 느낌만으로 정의하자면, 

한의사가 정리해 본 관상과 심리학의 매칭을 

어렵지 않게 편하게 푼 책쯤이라 보고 싶지만,

그래서 더 각자가 읽으며 받아들여질 

내용들은 다양할 수 있으리라 본다.


책의 핵심은 천인지 개념이다.

읽지 않았을 땐 이 단어 느낌만으론

내용이 무슨 고대이론 같은 개념으로까지

확대하고 동원해 풀이하고 있는 책인가 싶었다.

헌데 읽어보니, 훨씬 간결하고 명쾌했다.

천인지는 간단히 말하자면 

눈매와 얼굴형태로 구분해 본 인간의 분류다.

눈꼬리가 쳐졌다면 천,

중간이라면 인,

올라간 눈꼬리라면 지가 되겠다.

가수 김범수의 눈을 누군가는

항상 10시 10분이라 부르던데

이 기준이라면 그는 지에 속하는 인간이다.


천은 순수하다.

그 순수함이 상대에게 믿음과 편안함을 준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그 순수함은

이용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결과로 

스스로 자책하는 성향을 보일 소지가 있다.

반면, 지는 감정적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온화하다.

천지인 3글자 중 위치상 중간 포지션인 것처럼

실제모습과 성향도 그런 중간의 모습처럼 보였다.

다만, 사리분별력이 강하다는 저자의 단서는

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라 느껴졌다.

반면 인은, 인간본성 그자체의 합 같았다.

천과는 거의 정반대의 성향으로도 보이고.

관계에서의 득과 실이 분명하고

잘못 발휘되면 상대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기준과 자애적 성향을 지녀

예기치 못한 주변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게 

지가 지닌 성향으로 보였다.


저자는 이런 천인지끼리의

매칭을 각각 정리해 본 챕터도 마련해 뒀다.

천과 천의 만남.

천과 인의 만남.

천과 지의 만남, 이런 매칭으로.

각각의 구분별로 있으니

대강 적어도 9개는 된다.

천과 인, 인과 천이라면 같은거 아니겠느냐 하겠지만

저자는 중심을 어디에 두고 상대를 보느냐를 논해

천과 인, 인과 천은 전혀 다르게 논해 볼 수 있는 관점이 됐다.

천의 입장에서의 인,

인의 입장에서의 천이란

언뜻 보면 심리적 요소도 강해 보였다.

하지만, 이리 기본적으로 

외형 외피를 띄고 있는 분류라

흔히 혈액형이나 관상학적으로 집어보는 것처럼

확실한 아웃풋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이 책이 와닿을 부분이 꽤 많다고 느껴진다.


오랜만에 책의 마지막 경락도들을 보면서

감회가 새롭다는 생각을 했다.

천인지란 저자의 이론을 읽으면서

중의학의 경락도들을 보고 있자니

묘하지만 나름의 이해가 더 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갈비뼈 옆을 타고 올라가는 경락도 중 하나에선

전거근의 움직임을 오랜 한의학에선

이렇게 이용하고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간을 총괄하는 엄지발톱 아래부터 타고 올라가는

경락도 등을 간단히 따라가면 보는 동안에는,

이런 원리 속에서라면 저자의 여러 생각들은

파생되어 나가는 것처럼

화병도 결국 외부적으로 들어나는 현상이니 

그게 경락의 흐름문제로 보여질 수도 있겠고

역으로 그것을 풀면 답을 얻을 수 있겠단 시도도

가능해 지는 것이겠구나란 독자로써의

대강의 이해와 상상력도 발휘해 볼 수 있었다.


책제목엔 화병이 등장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화병만을 다루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다루는 부분에 화병이 많은 부분을 차지는 한다 볼 순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론,

화를 만들어내는 매커니즘, 즉 인간관계를 들여다 봄으로써

독자 각자가 실타래를 풀어보는 논리의 맛을 보여준다.

방시혁이나 BTS가 광고카피에 등장하지 않았어도

책내용만으로 충분히 공감할 가치가 많았을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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