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 - 문학인생 반세기
박경범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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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작품의 전반적인 거의 모두를 다루고 있다.

금시조나 아우와의 만남 같은 다소 짧은 작품보다는

사람의 아들이나 변경, 호모 엑세쿠탄스 등의

좀더 긴 작품들 위주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단순히, 이문열 작품을 그 자체만으로 푼

문학적 테두리 내에서의 평가라기 보다는,

이 평론집을 쓴 박경범 작가 자신의 

소화된 생각들이 이문열 작품들을 빌려

그려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내용들이 많다.

단순 평이라기 보다는 소화된 창작으로 봐도 될 것이다.

그 중 초반에 실린 이문열과의 대화는

가장 원문에 가깝고 대화록에 가깝다.

벌써 수십년 전의 이 대화를 책초반부에 싣고 있는데,

그 부분을 읽다보면 누구나 시간이 가고

세대가 변하고 있다고들 말하며 살지만,

이 글 속 생생한 현장감과 감각이란 그때나 지금이

요즘이란 정의로 전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도 

읽으면서 받았던 반성이자 깊은 인상이었다.

전체적으로, 내가 읽지 못한 작품들은 

다이제스트처럼 짧고 굵게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이미 읽었던 작품들에 대해서는 잊혀졌던 

기억 한켠에서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됐음에도 잘 복구가 안되는 

그런 생소함도 느끼며 읽었었지만,

어찌됐건 여러 책들을 한권에 담은 구성이라

어렵지 않게 다양한 글들을 타고 넘으며 

잘 읽어갈 수 있었던거 같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작품들도 몇년은 흘렀겠지만

사람의 아들은 양장본으로 마지막에 읽었던거 같고,

신작으로써 가장 최근에 읽은 작품으론

호모 엑세쿠탄스 3권이었던 기억이 난다.

이중에서 더 요즘 시대에 맞는 느낌이었던 책은 

호모 엑세쿠탄스였는데, 이 평론책에서는 

이 작품이 맨 마지막에 가장 짧게 다뤄져 있다.

이문열 작가의 책을 읽을 때는 항상

보통의 소설책들과 달리 

긴호흡과 재미를 같이 느끼곤 했다.

재미는 있지만 긴호흡이라 표현해야 할 만큼

짧지 않은 거리를 뛰는 느낌도 들었다.

책의 내용 중 저자가 평가하는 작품을 통한

작가의 기억이야기나 작품평 등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래도

이문열이란 작가가 본 한국사회란 

정반합 구조를 이탈한 정반만의 

무한반복 같다는 느낌이었다고 남을거 같다.

내 기억이자 느낌이니 꼭 이렇게 

씌여있었다고는 확언할 수 없겠지만,

작가 스스로 몇십년 전 표현한 그 느낌은

주역 속 항룡유회를 보고있는 듯한 느낌과도 같았다.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

거기에 이 책의 작가가 이문열이란 작가에게 가지는

작품규모나 숫자의 외형적 아쉬움도 이색적이었다.

이정도 작가라면 변경과 같은 작품이

더 있었어야 맞지 않았었겠느냐 하는 토로는

맞기도 한거 같고 아닌 것도 같았다.

이 의견에 독자로써 모호할 수 밖엔 없었던 건

그간 이문열이란 작가는 작품에 몰입할 수 있던

환경이나 여력이 아니었단 생각도 들어서다.

책은 이 밖에도 여러 포맷으로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강의하는 식의 대화방식 구성은 그중

가장 주되고 눈에 띨만한 구성으로 기억될거 같다.

단순히 이문열 작품의 다이제스트처럼만 말고,

긴 시대를 차분히 읽어가듯 이 책을 읽어간다면

평론과 함께 얻을게 많을 책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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