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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네이딘 버크 해리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11월
평점 :

결론적으로 말하면, 알수는 있지만
피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의학적 지식들을 느끼게 해준다.
안다는 것과 행할 수 있는 경계가 느껴지면서도
이 책이 매력적인 것은, 의학적으로
정신적 이유로만 여겨지던 상당수 부분들을 설명해주려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건 독자로써의 느낌이고 책은 이런 결론만을 내리진 않는다.
도리어, 확고한 결론은 내려진 것이 아니고
희생자가 아닌 생존자의 느낌으로 살 것을 독려하는 구성이다.
맞는 말이다. 특히, 생존자라는 그 발상은
동양적에선 쉬이 나올 수 없는 서양적인 좋은 발상이자 단어 같았다.
위로도 이정도는 되야 급이 느껴지는 좋은 표현이란 생각도 든다.
장황해지지 않고 짧고 굵은 전달이 되어 좋았다는 느낌.
위험에 빠진 면역체계를 다룬 부분도 인상적인데,
오줌을 싸는 아이가 점차 그 버릇이 나아가는 과정이나
어딘가 아프게 된 사람의 원인과 결과를 바라보는 글 속에서,
부정적인 경험들이 어떻게 삶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걸
일일이 보여주기 보다는 거시적인 면에서
신체와 정신의 연관성을 느껴볼 수 있게 해주는 구성이라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들을 잘 느낄 수 있게 되어있다.
책의 대부분에서 설명하는 바들이 서술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들이 있고 각각의 결론을 내어가며 이런 내용들이 쌓여
점차 책이 진행되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다 책의 후반 3분의 2쯤 부터 희망적인 결론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마무리에서 꽤나 의미심장한 말을 듣게 된다.
자신의 아들 세대부터 비로써 삶의 낙인이 없는
1세대가 만들어지고 살고 있다고 본다는 말.
책은 좀 다른 의미로써 쓴 얘기이긴 하지만,
독자로써 느낀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자면
자의적 타의적으로 누적된 불행의 씨앗이
그걸 인지하고 고칠 수 있는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에겐 그런 것들을 차단해 줄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됐다는 표현으로 써 받아들여짐.
출간당시 많은 주목을 받은 책이다.
그런 주목을 받았다는 건
수많은 책들 속에서 이 책 또한 생존자처럼
살아남고 읽혀졌다는 말이 될수도 있겠다.
영감을 주는 책은 언제나 좋다.
영감과 지식을 동시에 주는 책으로 기억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