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톰 소여의 모험 (세계문학전집 056)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6
마크 트웨인 지음, 강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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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51710408

 

  하도 많이 들어 읽은 듯한 착각이 드는 책이 있다. 아마도 고전이 그럴 것이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이다. 어린 시절 만화나 영화로 접한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하지만 기억나는 거라고는 페인트칠 하는 톰과 어린 마음에 무시무시했던 인디언 조의 얼굴뿐이다. 책으로 다시 읽으면서 장난꾸러기이지만 사랑스러운 톰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부모님 없이 이모에게 자라는 톰은 심한 장난꾸러기이지만 일요일에는 옷을 빼입고 교회에 가 설교를 듣는다. 요즘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과 닮았다. 물론 톰처럼 자연을 누비며 온갖 말썽을 부리지는 않지만 장난스러움과 의젓함을 동시에 지녔다는 의미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학교 선생님이나 이모 입장에서는 톰이 참 못마땅할 것 같기도 하다. 걸핏하면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를 빼먹고, 집을 나가 며칠씩 들어오지 않는 그를 보며 얼마나 걱정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순정을 바칠 상대가 나타난다. 마을에 이사 온 판사 딸 베키이다. 좋은 집안에서 곱게 자랐을 법한 그녀가 톰을 따라다니면 장난에 장단을 맞추는 걸 보면서 많이 웃었다. 그녀도 아이는 아이였던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소년이 경험하기에는 좀 험하다. 살인사건을 목격하기도 하고, 살인자에 대해 증언을 하고, 그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도둑들 돈을 훔칠 계획을 세우기도 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인다. 게다가 실제로 돈을 발견했을 때 공공기관에 그 돈을 갖다주지 않고, 동네 사람들까지 그들의 돈으로 인정해 주며 심지어 이자를 붙여 돈을 굴려 주기까지 하는 걸 보면서 웃었다.

  그렇게 돈이 많고, 키워주기까지 한다는 것도 마다하고 다시 자연을 돌아가는 허크의 모습은 어쩌면 문명사회의 잡다한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 아닐까? 누명을 벗고 마을의 영웅이 되기까지 톰이 겪은 모험담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도 떠올려 보았다. 크게 사고치고 다니진 않았지만 언제나 즐거운 일들을 찾았던 그 때를 떠올리면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어린 시절의 나를 잊고 순수함마저 잃어버린 채 어느새 사회의 때가 묻은 어른이 되었음을 새삼 깨닫고 몸서리쳤다. 

- 막 잠의 문턱에 이르러 헤매고 있는데 이제 여간해서는 ‘물러날’ 의사가 없는 듯한 침입자가 나타났다. 바로 양심이었다. 둘은 가출한 것은 나쁜 짓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143쪽)



- 흐름이 바뀐 물살 때문인지 밤사이 불어난 강물 때문인지 뗏목이 떠내려가고 없었지만 아이들은 이 사실을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였다. 말하자면 문명 세계와 이어주던 다리가 불타버린 셈이었기 때문이다.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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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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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47950869


  사람은 본래 선할까, 악할까? 이 책에 앞서 15소년 표류기라는 비슷한 책이 있었다. 그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아이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라고 들었다. 패러디의 성질을 띠는 이 책 전에 <<산호섬>>-R.M. 밸런타인-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랠프와 잭이 그 책의 주인공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이전에 제시된 고립된 속에서 인간이 선하게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원래의 본질은 악하다는 것을 반증하기 위해 씌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오래 전 영화로 만난 적 있었던 노벨상 수상작가의 이 작품을 숙제처럼 ‘읽어야지’하고 있다가 얼마 전 헌책방에서 산 후 꽤 오랜 시간 동안 곱씹으며 읽었다. 영화와 조금은 다르지만 거의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었다. 핵폭탄을 피해 소년들을 수송하던 비행기가 격추되면서 무인도에 남겨진 소년들은 처음에 랠프를 중심으로 나름의 질서를 형성해 살아가기 시작한다. 문명에서 온 것이라고는 그들이 입은 옷가지와 안경 정도가 다인 그들은 먹을 것도, 잠잘 곳도 모두 자연에서 해결해야 했다. 고기가 먹고 싶어진 그들은 어느새 사냥팀을 만들게 되고 이들은 사냥을 시작하면서 점점 난폭하게 변해 간다.

 

  사람으로서의 이성을 갖추고 구조될 날만을 기다리며 모닥불을 피우던 랠프는 사냥팀을 이끌던 잭과 맞서기 시작한다. 고기 맛을 본 아이들은 하나둘씩 잭에게 넘어가는데 랠프는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고립된 채 광기를 번득이는 오랑캐로 변해버린 동료들을 보면서 랠프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자신도 변할까 두려워하는 마음과 동시에 자신을 쫓는 무리들에 대한 공포로 마지막의 긴장감은 절정에 달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그 속에 있었다면 누구를 따랐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구조될 것을 알았다면 잭이 그렇게 변했을까? 그건 마치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앞잡이로 살아가던 사람들과 닮아 있다. 그들이 해방될 것을 알았다면 그렇게 무자비하게 동족을 못살게 굴진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끝이 있기 마련이다. 무슨 일을 하든 마지막을 생각하고, 대비해야겠다. 아무리 극한 상황에서라도 사람으로서의 도리는 지키는 게 좋을 것 같다.



- 잭은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축축한 땅 위에 거의 코가 닿을 지경으로 단거리선수처럼 앞으로 구부리고 있었다. 나무줄기와 그 나무줄기를 휘감고 있는 덩굴은 30피트 높이에서 초록색 어둠 속으로 파묻혀 있었다. 주위엔 온통 잔 나무덩굴이 무성했다. 오솔길이라고 꼬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는 희미한 길자국이 나 있을 뿐이었다. 즉 쪼개진 잔가지와 말굽의 한쪽이 흐릿하게 찍혀 있을 뿐이었다. 즉 쪼개진 잔가지와 발굽의 한쪽이 흐릿하게 찍혀 있었을 뿐이었다. 그는 턱을 낮추고 마치 발자국에게 얘기라도 강요하듯이 발자국을 골똘히 노려보았다. (67쪽)

- 그들은 다시 산의 비탈을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어둠이 조수처럼 밀려오는 것 같았다. 아무 말도 없었던 잭이 숨이 막힌 듯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일진의 바람이 불어 닥쳐 셋이 모두 사레가 들렸다. 랠프의 눈은 눈물로 가려졌다. (179쪽)

- 덩굴이 흔들리자 파리떼는 음침한 윙윙 소리를 내며 창자에서 날아오르더니 다시 그 자리로 육중하게 내려앉았다. 사이먼은 일어섰다. 주위에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별난 빛이 떠돌고 있었다. <파리대왕>은 검은 공처럼 작대기에 꽂혀 있었다. (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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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일하는 엄마 - 엄마, 그녀 자신이 되다
송수정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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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47945122


  우리나라 여자들의 교육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학교에서 보면 여자 아이들이 더 야무지고 악착같이 공부하는 경향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자아이들의 성적이 대체적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물론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요즘 들어 요직에 시험을 쳐 당당히 합격하는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육아를 책임지게 되면서 그간 쌓아 온 학력이나 경력이 그대로 사장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굳이 집에서 아이만 키우는 엄마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이 적성에 맞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림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분들도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우울증에 빠지거나 무기력하게 시간만 보내는 여성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아이들이나 살림살이에만 묻혀 지내기보다 자기만의 소일거리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분들도 소위 말하는 배운 사람들입니다. 미술을 전공하거나 패션잡지 에디터를 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아이를 키우며 집에 머무는 동안 과거 자신의 일터로 돌아가고자 하는 상상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합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입니다. 양초를 만들거나, 작은 소품들을 만들어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일입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가방을 만드는 이도 있고, 일러스트 작가가 된 이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 가정이자 일터인 집안에 자신의 작업실을 갖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도 자신만의 작업실을 가져야 함을 역설합니다. 이처럼 이들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은 물론이고 저마다의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며칠 전 모델하우스에 다녀온 후 집 구조를 이리저리 바꾸면서 보람을 느꼈던 일이 떠오릅니다. 가구를 옮기는 일은 당시에는 힘이 들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 방을 보고 그 안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 정말 행복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잘 알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 새로 시작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집에서 일을 해서 밖에서 인정을 받는 일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기가 즐거운 마음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전해 본다는 건 인생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울한 엄마보다는 활기찬 엄마가 아이에게 더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 ‘그래, 이렇게 언제까지고 내 스트레스의 해소를 남편에게만 의존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지. 혹시 아파트가 나와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어린 시절 방학마다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종일 마당과 앞산을 오가며 생전 처음 보는 열매도 따 먹어보고, 밭에서 감자도 캐고, 그렇게 지냈을 때는 정말 행복했는데. 내가 이렇게 우울한데, 아이는 행복할까? 아이도 나처럼 자연에서 지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이 마구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남편도 아내가 이런 상황을, 아내가 자주 우울한 얼굴로 창밖만 쳐다보는 그런 생활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다면 이사를 가든 무엇이든 시도해보자는 입장이어서, 그날로부터 당장 자그마하더라도 마당이 딸린 집이라면 어디라도 좋다는 심정으로 집을 찾아 나섰다. 몇 달을 찾아 헤맨 끝에 서울로의 접근성도 나쁘지 않고, 생각보다 마당도 넓은 전셋집을 찾아 꿈에 그리던 이사를 했다. (129-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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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원리 - 크리스천의 부자원리
앨 잰들.밴 크로치 지음, 김성겸 옮김 / 홍성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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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45851946


“절약한 1센트는 벌어들인 1센트이다.”

- 벤자민 프랭클린 (159쪽)

 

  몇 년 전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마이너스를 줄이지 못해 허덕이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필요할 때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생활 방식은 우리를 절대로 부자로 만들어 주지 않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쓰지 않고 모으는 곳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읽고 곧바로 온가족이 복리 통장을 하나씩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정말 신기하게도 빚을 다 갚고 집을 현금으로 구입하게 되었으며 아이들이 친척들에게 받은 돈의 대부분을 아이들 이름으로 된 통장에 넣었더니 자녀들도 각자 꽤 많은 돈을 저축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걸 항상 감사하고 있던 차에 지혜의 숲에 갔다가 2층 헌책방 보물섬에서 이 책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그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언제든 읽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도 읽힐 수 있을 것 같아 기뻤습니다.

 

  다시 만난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맞아, 맞아!’를 연발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부유함을 크게 미덕으로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주인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말씀 때문입니다. 하지만 너무 가난하면 오히려 돈 생각만 하게 되기 때문에 넉넉한 것보다 돈을 열망하게 될 수도 있음을 이 책은 지적합니다. 돈에 대해 초월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여유는 필요합니다. 자신의 유익이나 가족의 이기적인 욕심이 아니라 내가 풍성해서 다른 이웃에게까지 나눠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오히려 돈에 대한 집착을 줄여 줍니다. 자신이 쓰기에 급급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TV 광고나 여러 가지 매체로 인해 우리는 소비에 대한 유혹을 끊임없이 느낍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이 가진 건 나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소비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소위 명품 가방이나 메이커 제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아마도 좋은 예일 것입니다. 우리가 여유 있는 저축이 있다면 굳이 그런 물건을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마음이 부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축의 즐거움을 알기 때문에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기보다는 아껴 저축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율이 하도 적어 저축하기 싫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경우에는 따로 투자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돈을 모은다는 개념에서 이율을 떠나 저축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적은 것을 불평하지 않고, 십일조와 곳간에 따로 돈을 뗀 후 남은 돈으로 규모 있게 산다면 모두 여유 있는 살림을 살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 유혹을 느끼지 않고, 자신만의 우선순위로 돈을 사용하며, 남을 위해 기부하는 착한 부자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인내, 지혜, 절제 그리고 언제나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은 수년간의 엄청난 축복을 우리에게 가져다주었다. (77쪽)

- 우리의 곳간은 단지 우리 자신이나 가족 도는 친척들에게만 복을 주는 원천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곳간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복을 주는 원천이 되어야 하낟. 하나님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복의 통로가 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것이다. … 실제로 어떤 이들은 진정한 부를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오용하기도 했다. (86쪽)

- 베짱이처럼 곳간을 마련하지 않고 산다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이 우리를 도와주려니 기대하면서 살게 된다. 곳간을 준비하지 않고 산다면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의 필요에만 집중할 뿐 타인의 필요를 바라볼 수 없다.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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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오면 시인생각 한국대표 명시선 100
심훈 지음 / 시인생각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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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41209539

 

  말로만 듣던 파주 출판단지 안 ‘지혜의 숲’에 왔다가 어릴 적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상록수>>를 쓴 심훈님의 시집을 발견했다. 수많은 책들 중에서 유독 이 책이 띈 것은 요즘 토지를 읽으며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힘겨웠을지 아픈 마음이 들어서인가보다.

  일제 강점기, 문인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싶었던 그는 이 시들을 썼다. 하지만 일제의 검열에 걸려 당시에 출판하지 못하고, 해방 이후에 책을 내게 된다. 해방 직전 죽음을 맞은 윤동주 시인과 달리 시 속에서 피를 토하며 외쳐 댄 자유에의 의지가 그의 생전에 열매를 맺어서 다행이다. 얼마나 많은 문필가들이 숨죽이며 하고 싶은 말을 뱉어내지 못하고 마음으로 삼켜댔을까? 짧지 않은 그 세월을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았을 조상들의 마음이 싯구 구절구절마다 전해오는 듯했다.

   그들의 그렇게 바라던 자유를 우리는 공기 마시듯 늘 향유하고 있다. 고마움을 모른 채. 역사를 잊지 말고, 현재에 감사하며, 불평하기 보다는 보다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책을 읽으러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진지한 얼굴을 보며 밝은 미래를 느낄 수 있었다. 휴가 철이라 그런지 꽤 넓은 공간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앉은 이들과 함께 숨 쉬는 이 시간과 공간이 멋지다. 심훈님이 고민하던 당시 이후 몇 십 년 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줄 알고 있었을까? 그의 울분의 외침이 결실을 맺을 것을 꿈꾸었을까?

- 그날이 오면 (13쪽)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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