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랄라! 싱가포르 - 최신개정판 랄랄라 시티 가이드 2
이나미.정태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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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63698935


  몇 년 전 교회에서 제자반 교육을 받았습니다아줌마 넷에 총각 한 명으로 이루어진 저녁 반이었는데 서로의 흉허물까지 다 꺼내놓고 이야기 나누느라 서로 많이 친하게 지냈습니다우리는 지도해주신 목사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제자였습니다다음 해에 바로 싱가포르로 사역을 가셨기 때문입니다아쉬움을 뒤로 하며 언젠가는 싱가포르에 뵈러 간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그 후 이 년 동안 계속 우리끼리 가끔 만나고 있었는데 멀리 이사 가신 분과 결혼한 신혼인 청년을 빼고 아줌마 세 명이 싱가포르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얼떨결에 한 말이지만 실제로 가게 되어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가족이 아닌 다른 분들과 함께 내가 계획해서 해외여행을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저렴한 항공권을 검색하느라 꼬박 이틀이 넘게 걸렸습니다호텔도 마찬가지입니다하지만 둘을 정해 두고 입금을 하니 준비가 반은 끝난 느낌이었습니다이제 일정 짜고 짐 싸는 일만 남았습니다싱가포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책을 찾아보는 일이 급했습니다헌책방에서 괜찮아 보이는 책을 주문해서 오자마자 포스트잇을 잔뜩 붙여 가며 읽었습니다. 2박 4일의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어떤 곳에 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지를 생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여행은 준비 과정부터 돌아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소중합니다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랄랄라 시리즈에 아직은 많은 책이 있지 않지만 여러 여행 책들 중 알짜 정보에 귀한 사진이 가득해서 좋았습니다여행하는 동안 책을 들고 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관광이나 남들 다 하는 것 따라하기 보다는 우리만의 여유 있고 낭만 가득한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그리고 친구처럼 가까웠던 목사님 가족과 오랜만에 만나 그간의 못 다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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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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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61703499


  인문학 모임에서 지난 달 조금은 무겁고 어려운 책을 읽어서 이번 달에는 가벼운 소설집을 택했습니다한 분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표지 그림과는 다르게 내용이 유머러스하면서도 괴기스럽기도 했습니다.

 

  퀴르발 남작이 어떤 사람인 줄 아십니까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도는 사람입니다이 이야기를 너무 사실적으로 하고 있어서 실존 인물인 줄 알고 깜박 속아 넘어가기도 했습니다그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식인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고찰로 넘어갑니다그뿐 아닙니다마녀에 대한 역사적 연구홈즈의 숨겨진 사건 등 작가의 상상력은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집니다급기야 <<프랑켄쉬타인>>을 쓴 작가까지 불러냅니다.

 

  요즘 읽은 몇 권의 책에서 우리나라 작가들 속 주인공이 꼭 우리나라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인도네시아 소녀가 주인공이라거나중세 유럽의 인물이 등장한다거나 하는 등 생각을 넓게 가지면 꼭 무대는 우리나라시대는 현재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과거 고전 작품들 속 주인공들은 작가의 상상을 통해 재해석되어 다시 태어납니다그것도 낱낱이 파헤쳐진 채 말이죠참 독특한 소설집입니다그나마 현실과 가장 비슷한 <<마리아그런데 말이야>>에서도 대화의 단절을 줄이기 위해 마리아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기까지 합니다무료한 일상에 대한 해소를 위해 스스로 다중인격을 만들어낸 사람의 이야기자신을 창조한 작가의 죽음을 추리하는 홈즈 등 기발하고도 엉뚱한 이야기들을 통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여행하는 기분이었습니다.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파고들며 연구했던 작가의 고민과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들입니다.




- 눈을 뜨면 시계 보며 샤워를 몇 분 안에 끝내야 하는지부터 계산하고, 접대 술자리에서는 재미도 없는 농담에 녹음기처럼 웃어주고, 퇴근하면 TV 채널이나 돌리다가 잠들고…… 가끔 지하철에서 사람들에 찡겨 검은 차창을 우두커니 마주할 때면, 저 휑한 표정의 남자가 누군가 싶을 때가 있어요. 취미라도 하나 필요했습니다. 밥벌이와 무관하게 내가 살아 꿈틀거린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래서 제 안에 다른 사람을 만들어보기로 한 겁니다. 꽤 독특한 취미 아닙니까? (126-127쪽)

- 손쉬운 패스티시나 헐거운 패러디를 넘어서 새로운 탈주선을 격렬하게 혹은 유쾌하게 그리려 했다는 점에서, 그러면서도 매우 치밀한 논증적 서사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제훈의 소설은 21세기 소설의 새로운 출구를 예감케 한다. (287쪽 해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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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위로 - 삶을 바꾸는 나만의 집
소린 밸브스 지음, 윤서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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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60581224


  힘든 하루를 보내고 몸을 뉘일 집이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그 집에 내가 사랑하는 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계속 생활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잡동사니가 쌓이는 걸 종종 깨닫곤 합니다버려야 할 것들을 제때에 버리지 못하면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도 합니다.

 

  공간은 우리에게 위로를 줄 수도 있고스트레스의 주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TV에서 청소를 하지 않는 아가씨의 이야기를 본 일이 있습니다.쓰레기와 함께 생활하는 그녀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자신이 있는 장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지혜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꼭 비싼 돈을 들여서 물건을 사거나새로운 곳에 이사를 가지 않아도자신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남기고싫어하는 물건들을 처분하기만 해도 우리의 삶이 달라질 거라는 메시지에 공감합니다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을 쌓아 둔 채 자신의 현재의 불행을 한탄하는 건 어리석은 일인 것 같습니다.

 

  남자인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남자 파트너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잠깐 놀라기도 했습니다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는 동성애를 떳떳하게 밝히고 있다는 것이 문화적 충격이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자신이 사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오감을 만족시키는 아름답고 편안한 집좋은 추억으로 가득한 집에서 살 수 있다면 청소나 약간의 노력을 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 어떤 문제가 존재한다면 이사를 한다 해도 소용이 없다. 이상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만큼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틀림없다. 당신은 그 모든 문제를 그 새로운 공간으로 고스란히 끌고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는 비난을 중단해야 한다. 핑계를 대지 말고 지금의 공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살고 있는 공간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당신의 안과 밖을 더 나은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50쪽)

- 새로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당신이 오래전부터 모아온 물건들을 보라. 그것들은 당신을 정말로 기쁘게 해주는가? 어떤 물건은 당신이 이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특정 시기를 떠올리게 해줄지도 모른다. 우리가 모은 물건은 반드시 내려놓아야 할 불쾌한 기억이나 감정이나 장소에 오니를 단단히 묶어두는 닻이 될 수 있다. 그 물건들은 당신이 그 불쾌한 감정을 알아채고 방출할 준비가 되었을 때 방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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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티타 - 한 피아니스트의 음악과 사랑의 변주곡
로제 그르니에 지음, 윤은오 옮김 / 아테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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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57751543


  언젠가부터 핸드폰 메모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적혀 있던 로제 그르니에 작가의 책을 검색하다 헌책방에서 아주 저렴하게 팔고 있는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그냥 보기에 만화책 표지같이 생겼는데 음악가의 이야기라는 설명을 보고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1차 세계대전 즈음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피아노를 치던 한 음악가의 인생 이야기입니다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었던 미셸은2차 대전을 맞아 자신도 전쟁터로 가게 됩니다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주 되는 악곡처럼 피아니스트의 인생에도 여러 종류의 사랑이 변주되어 등장합니다.

 

  음악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왠지 사랑에 더 민감할 것 같습니다나이도 더디게 먹는 것 같기도 합니다머리가 하얗지만 젊어 보이는 예술가들도 많이 있습니다마음 속 열정 때문인가봅니다가끔은 이런 열정으로 인해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어린 연인을 만나기도 합니다미셸도 그런 경험을 합니다가장 이해되지 않은 건 조카손녀 엠마에게 느끼는 묘한 감정입니다.

 

  책 전반을 타고 음악이 흐르는 음악가의 잔잔한 일생 이야기입니다역사 속 음악가들도 간혹 만날 수 있습니다쉽진 않지만 여러 가지 사랑을 감정의 큰 동요 없이 들려주는 문체가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 쥬느비에브 마이오크는 진부한 표현을 되풀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제 1차 세계대전은 내 남편을 앗아가더니 이젠 제 2차 대전이 내 아들들을 데려가려 하는군!" (29쪽)

- 아르드류는 근시안은 아니었지만 순진함이 그를 맹목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평생 유혹할 궁리를 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거부는 할 줄 모르는 돈 쥬앙이었던 것이다.(35쪽)

- 두 명의 증인과 함께 조심스럽게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쥬느비에브 마이오크는 이 예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체로 지나치게 자기 아들들을 사랑하는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플로랑스는 그의 어머니에게서 이중으로 경쟁자였던 것이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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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고래 모노동화 1
김경주 지음, 유지원 디자인 / 허밍버드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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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55739243


  '동화'라고 하면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을 위해 씌어진 동화도 있습니다얼마 전에 읽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도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어쩌면 더 큰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어린 왕자>>는 말할 것도 없지요이 책도 어린이들이 보아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치료 받느라 멀리 떠나있는 동안에 쓰나미가 몰려와 동생을 잃은 소녀에게 그 상처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다시 올 쓰나미가 무서워서일까요?어느 날 그녀는 나무 위에 있는 보트(쓰나미에 밀려왔다 나무에 걸린 것)에서 생활하기 시작합니다그냥 재미로만 사는 게 아니라 나무 밑에는 내려오지 않고 아버지로부터 가끔 필수품을 공급 받으며 나무 위에서만 삽니다너무 외로울 것 같은데 오히려 그녀는 마음의 문을 열고 여러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편지를 전해주는 우체부갑자기 나타난 낙하병가끔 들르는 아버지윤리선생님형이상학자벌목꾼 등 정말 다양합니다심지어 동물이나 나이테와도 이야기를 합니다.

 

  이상한 것은 제가 알기로 인도네시아에 눈이 없는데 이 소녀는 겨울이 되어 너무 춥다고 하고눈도 온다고 하는 것입니다작가적 상상력인지 오류인지 궁금합니다보통 이런 우화적인 소설을 알레고리라고도 하는데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계속 등장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선생님입니다윤리교사라고 자처하는 그는 나무를 회초리로 때리며 잘못된 걸 고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너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요교육을 풍자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낙하병은 자신이 누구와 싸우는지도 모르고 전쟁터로 향하던 중 뛰어내립니다목적 없는 전쟁싸움을 위한 싸움을 비꼬는 의미이겠지요이 책 속에는 그런 이야기가 수없이 많이 등장합니다이건 무슨 의미일까하고 계속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있었던 쓰나미 이후 정말 나무 위의 보트에서 사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작가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이 이야기를 떠올렸겠지요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한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 두어야겠습니다.

 

- "전쟁은 모두를 죄인으로 만들지." … "전쟁은 왜 하는 거죠?" "더 이상 서로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야." (98쪽)

- 전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렸어요. 선생님은 제가 사는 나무의 허리를 회초리로 때리기 시작했어요. "어서 내려오지 못해, 이것아! 선생님 말을 안 들으면 평생 빌어먹을 팔자가 된다고." "선생님, 나무는 왜 때리세요?" "이 나무가 문제니까.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는 게 교육이다." (138쪽)

- "선생님은 안에 무얼 숨기셨죠?" "죄책감"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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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빛 2015-12-12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씨? 반가워요. 오늘 쫑 모임에서~^^초등 선생님이셨을 줄이야..깜짝 놀랐어요. 음악 좋아하고 책 좋아하고 공감되는 부분 많을듯요. 자주 놀러?올것 같아요.좋은 정보,글 풍족하네요...^^

2015-12-13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