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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20 ㅣ 필독서 시리즈 6
박균호 지음 / 센시오 / 2023년 3월
평점 :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의 작가님과는 각별하다. 현직 교사이면서 다작하는 작가이신 이분은 책 사랑이 가히 독보적이시다. 책을 출간하실 때마다 보내주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님을 통해 편집자님을 소개받았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책을 쓰고 싶은 열망을 아시고 소개만으로도 너무나 큰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다. 책이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편집자님과 소통하며 준비 중이다. 조만간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쓰신 책도 읽은 책들에 관한 것이 많지만 이 책은 서울대 누리집에 실린 서울대 지망생이 많이 읽은 책 통계를 바탕으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색다르다. 매월 책 한 권씩 읽고 만나 이야기 나누는 인문학 모임 덕분에 책에 실린 목록 중 1984, 데미안, 멋진 신세계, 미움받을 용기, 사피엔스, 정의란 무엇인가, 총균쇠, 페스트는 읽었다. 읽었던 책에 대해서는 나와 어떤 생각이 같고 어떤 부분은 다른지 살피는 재미가 있었고, 읽어보지 못한 책은 언젠가 읽을 책 목록으로 남길 수 있어 좋았다. 부분과 전체, 숨결이 바람이 될 때, 엔트로피, 침묵의 봄을 읽어보고 싶다.
책 뒷부분에 서울대 누리집의 실제 통계가 나오는데 단과대학별로 많이 읽은 책이 조금씩 다른 것이 흥미로웠다. 진로를 준비하며 책을 읽었을 수험생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대학 입시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공통점이 책을 열심히 읽은 것이라는 머리말을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학원보다도 과외보다도 좋은 것은 어린 시절부터의 꾸준한 독서라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게 되었고, 격하게 공감하기 때문이다. 독서가 모든 학문의 기초 소양이고 대학 수학 능력을 판별하는 수단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7장 양자역학에 대한 지적인 대화에서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을 창시한 물리학자이지만 테니스와 등산, 하이킹과 사이클링을 틈나는 대로 즐기고, 피아노로 실내악 연주도 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깊이 있는 학문적 성과를 내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다른 여러 활동들을 통해 더 오래 학문에 매달릴 수 있다는 생각을 나 역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노자의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팠다’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잡다하게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느라 늘 분주해서인지 하이젠베르크의 삶이 힘이 되었다. 양자역학에 대해 말로만 많이 듣고, 여러 책에서 개요만 살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양자역학의 개념을 조금이나마 정확하게 알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인문학 모임에서 올해 읽을 책은 모두 골라 두었는데 내년에는 이 책에 나오는 엔트로피라는 책도 함께 읽어보자고 하고 싶다. 그중 한 분이 과학 선생님이기도 하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과학에 관한 책을 읽어보려 하기 때문이다. 사실 혼자서는 안 읽어질 것 같기도 하다. 소개된 책들 중 죽은 시인의 사회가 독특하다. 보통은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데 이 책은 영화를 소설로 만들었다. 사실 오래전 영화의 원작인 줄 알고 읽어볼까 하다가 영화를 소설로 만든 것이라는 문구를 읽고 내려놓았던 적이 있어 이 책에 소개된 것이 의외였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영화를 소설로 만든 것 중에 훌륭한 건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왠지 궁금하다.
책을 읽으라는 잔소리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으로 소풍을 가서 책 구경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저자의 경험담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덕분에 아이가 독서를 의무가 아닌 즐거운 놀이로 생각했다니 이보다 더 좋은 가르침이 있을까?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도 독서는 필요하다. 누군가의 강제에 의한 억지 독서가 아닌 즐거움의 독서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때로는 저자와 같은 책의 대가들이 읽은 책을 따라 읽으며 독서가 낙인 사람들의 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비단 명문대 지망생뿐 아니라 보다 양질의 삶을 살아보고픈 이들에게 좋을 책이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0_mQ7Wg9pXk
* 위 글을 저자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