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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Wild - 송인섭 교수의 AI시대의 감성 창조 교육법
송인섭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2월
평점 :
이 책은 몇 개월 전 학교 도서관에 구입 신청을 했던 책이다. 한동안 다른 분이 빌려갔었는지 안 보였는데 이번에 AI 수업을 준비하는 중이어서인지 눈에 띄어 얼른 빌려 왔다. 좋든 싫든 우리는 로봇이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시대를 살아야 한다. 거부하거나 비판만 한다고 그런 날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말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에도 기존의 방법을 답습할 것이 아니라 엄청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특수 상황에 직면하면서 의도치 않게 그 시대를 빠르게 맞이하게 되었다. 학교 현장은 처음에 엄청난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이들의 등교가 미뤄지고, 선생님들은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태를 맞게 된다. 줌이나 온라인 수업 기반이 아직 익숙지 않았던 우리 학년은 시작을 카카오 라이브톡으로 했다. 아침 조회를 단톡 방에서 라이브톡으로 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대화창 메시지로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우리에겐 신선한 충격이었고, 아이들도 새로운 방법들에 적응을 해 나갔다. 하지만 라이브톡으로 수업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영상을 만들거나 링크를 공유해 아이들의 학습을 유도했다.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많지 않았던 선생님들은 사진으로 과제를 받는 일로 하루를 보냈다. 올해의 학생들은 작년을 겪었기 때문에 기기적 결함이나 학습 기기가 없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작년에는 과도기여서 부모님의 핸드폰을 빌려 과제를 제출하는 일도 있었고, 옆반 아이들 몇 명은 1학기 말부터 시작한 줌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시간을 늘려 가며 줌 수업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줌으로 수업하는 노하우를 쌓아가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자유시간이 많아지면서 자기 주도 학습이 엄청나게 좋아지거나 자유시간을 게임으로 채우며 나태해지기도 하는 걸 보았다.
이런 시대를 맞은 우리는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어쩌면 온라인 수업을 등교 수업과 병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불편한 점도 있지만 분명 장점도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자율적으로 공부 계획을 세워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단순 암기보다는 자유롭게 검색하거나 책을 읽는 시간,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통찰력을 키워 갈 수도 있다. 물론 학교는 아이들의 개인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으로 살아갈 미래는 지금의 직업 중 없어지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지금 암기 위주의 공부나 주입식 수업을 통해 배운 지식은 나중에 사용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학교나 학원에서 남들도 다 하니까 하는 공부보다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책과 경험을 통해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미래 사회의 인재가 되기 위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 입시 제도가 먼저 바뀌어야 하겠지만, 어쨌든 앞으로는 좋은 대학을 나와 튼튼한 평생직장에 취직할 생각을 하는 건 무의미해질지 모른다. 그렇다고 공부하는 것 자체를 멈춰서는 안 된다.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컴퓨터처럼 외워서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는 인재가 될 수 없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며, 특히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개인 공부보다 소그룹 활동을 많이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요즘 줌 수업 중 적어도 한 번은 소그룹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나 소수의 모임에서 의견을 내고 친구들의 말에 경청하며 하나의 결과를 이루어가는 과정은 아이들의 사회지수나 감성지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다중지능 이론에 의하면 아이들은 저마다 높은 지수를 가진 분야가 있음을 알게 된다.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누구나 가진 지능 중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 분야에 재능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저는... 을 못해요.'하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우리는 누구나 그 분야의 지능도 가지고 있음을, 그리고 개발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어느 한두 분야가 두드러질 때 그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줄 경우 다른 분야로도 전이됨을 기억해야 한다. 교육적 자극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다중지능을 발전시키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은 교사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책에서 나온 한 실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두 팀으로 나누어 그들이 이룬 성과에 대해 한 팀은 '똑똑하다'라고 칭찬을 하고, 또 한 팀은 '열심히 했다'라고 칭찬을 했다. 다음 과제에 당면했을 때,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또 그 말을 듣기 위해 능력보다 쉬운 문제를 선택해 해결하고자 했고, 열심히 했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보다 어려운 문제를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교사로서 앞으로 아이들을 칭찬할 때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이다. 아이들의 장기적인 발전과 능력 향상, 그리고 동기유발을 위해 '똑똑하다'보다는 '정말 열심히 했음'을 칭찬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AI 시대에 각광받을 아이들의 감성과 창조성, 로봇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희소성을 찾아낼 수 있도록 아이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자신감을 키워주어야 한다. 자생력을 가진 아이들이 저마다 미래의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스스로 동기를 불러일으키도록 교사와 부모는 관찰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로봇과 공생하며 로봇으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풍성한 삶을 누리는 사람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 팟티 목소리 리뷰: https://www.podty.me/cast/206415
- 존 듀이가 주장한 경험 교육은 다른 교육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전인교육으로 발전했다. 전인교육이란 인간이 지니고 있는 모든 자질을 전면적으로, 또 조화롭게 육성하려는 교육을 말한다. 인간은 신체적, 지적, 정의적, 심리체동적 특징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전체를 이루는 존재다.... 학습자가 갖고 있는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육성하려는 전인교육을 달리 표현하면 아마도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변화나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전인적 특성을 만드는 교육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격동의 변화를 대처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렇다. 전인교육은 어떠한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말하는 ‘자생력‘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교육이다.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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