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존 우드'는 최악의 선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막연한 소망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쉽지 않다. 사막에서 필요한 것이 하나의 오아시스라면,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절실한 것은 바로 '교육'이라는 미래다. 많은 나라의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탓에 결국은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자아를 상실하고,  단순 노동이나, 성 매매의 희상자로 전락하는 일이 오랫동안 반복되고 있다. 특히 남자에 비해 여자들이 교육에 배제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는데, 아이들을 실질적으로 교육시키는 가장 중요한 존재가 어머니 임을 생각할 때, 이 문제는 조속히 고쳐져야만 하는 고질병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 명의 여자 아이를 무사히 고등교육까지 마치게 한다면 그녀의 2세들까지 어느 정도의 훌륭한 교육이 보장되는 셈이니, '1×1=4'라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굴지의 거대 기업 마이크로 소프트사에서 간부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존 우드는 가난한 나라에 학교와 도서관 건립 하는데, 단순한 자원 봉사와 재정적으로 기부하는 수준을 넘어서 하나의 완성된 사업체를 건립하여 성공적으로 진행 시켰다. 주말과 휴가도 반납한 채 10년 넘게 거대 기업에 근무하면서 휴식을 가질 겸 네팔로 휴가를 떠났다가 현지의 열악하고 낙후된 학교와 조악한 도서관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도서관 사업에 관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룸투리드(Room To Read)'는 비영리 기관으로 네팔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나 베트남, 스리랑카와 아프리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 수 많은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었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교육부의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현실 탓에 글자조차 읽을 수 없는 가혹한 상태에서 존 우드는 현지 사람들에게 신조차 하지 못한 일을 대신 수행한 것이다.

  책이 없는 어린 시절을 나는 도저히 상상 할 수 없다. 책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어머니께서 사다주신 위인전과 동화책을 자주 읽으며 다른 세상을 알게 되고, 꿈을 키워 나갔다. 글자를 배운 후에는 교과서마저 재미있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좋은 책과 올바른 교육이다. 종교적 색채가 너무 뚜렷한 이슬람 국가나 기타 아시아 국가들에 올바른 교육관을 심어 주었다면 이도교를 배척하기 위해 테러를 자행하는 일도 현저히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인도나 아프리카의 여성들이 자신을 권리를 찾지 못한 채 돈에 팔려 시집가거나 부모로부터 성매매를 강요 당하는 일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 생각된다. 가난은 언제나 더 큰 가난을 불러들인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교육의 기회가 없다. 그러므로 개발도상국가에 일시적인 물적 구호보다는 보다 멀리 바라보며 크게 생각 할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임이 틀림 없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크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빌 게이츠의 모토가 크게 생각하는 열린 사고방식, 그리고 빠르게 진행시키는 일처리 능력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최악의 선택은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아무도 나서서 하지 않았던 일을, 그리고 대부분은 걱정스러워 했던 일을 존 우드는 열정을 가지고 당당하게 이룩해 냈다. 학교가 없는 지역에 3000개에 달하는 학교와 도서관을 건립하면서 그는 이미 카네기와 맞먹는 업적으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재능 있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그야말로 훌륭하고 따뜻한, 더 할 수 없이 보람 찬 일들을 해냈다. 누가 강요해서가 아닌, 본인들의 자발적인 박애정신으로 말이다. 동화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읻르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 역시 무언가 도와줄 일이 없을지 궁리해 봐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 슬립 - 전2권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우연찮게 3월 1일 쯤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 민족사의 아픈 날이기에 1940년대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 책을 읽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3.1절 특집 다큐멘터리로 위안부 문제나 일본 자국과 우리의 상반된 역사의식을 시청 할 때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지만, 어쩌면 이 소설에서 묘사된 대로 그 때 그 시절 강력하게 주입받게 된 과잉된 조국애를 이용한 영웅심리 탓도 일본 제국주의의 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일본과 한국은 역사문제의 문화 관점과 입장이 너무나 다르다 보니 소설 하나를 읽어도 기타의 상념들이 뭉글뭉글 솟아나곤 했다. 하지만 이런 불필요한 개인감정은 접어두고 책 속으로 들어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이 책은 기대만큼 만족을 주는 작품이었다.

  <타임 슬립>은 시간 여행을 통해 자신들의 인생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발견해 나간다는 판타지 소설이다. 상반된 시대의 두 사람, 어떠한 운명으로 인해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구성이지만, 내용만큼은 아주 탄탄하고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21세기에 사는 19세의 ‘겐타’는 서핑이 취미로, 서핑을 타다가 시공간을 이동하게 된다. 바다 속에서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 시대는 쇼와 19년. 한창 2세 세계대전의 물이 올랐을 무렵이다. 위기일발의 전시 상황에서 사방에 폭격기가 날아다니고, 폭탄이 투하된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해군부대에 끌려가게 되고 생전 처음 보는 전투기를 조종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닥친다. 그리고 같은 시각, 20세기의 해군 부대에서 21세기로 날아온 ‘고이치’가 눈을 뜬 곳은 사방이 새하얀 병원의 침대다. 생전 처음 보는 요상한 물건들과 이상한 차림의 사람들을 보고 온갖 억측과 망상에 시달리기 시작하는데…….

  겐타와 고이치는 똑같은 외모에 똑같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어, 갑자기 변해버린 두 사람을 그저 주변 사람들은 그들의 정신에 이상이 생겼다고만 생각할 뿐이다. 너무나 당혹스러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겐타와 고이치는 점점 자신이 속한 시대에 적응해 나가기위해 노력하면서 괴롭던 심경을 해소가 나가기 시작한다. 60년이 넘은 세월의 변화에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다가 점차 익숙해져가는 두 남자의 모습이 매우 흥미진진했다. 시간이 만들어 낸 그 놀라운 과학의 발전 앞에서 그리고 사치와 향락에만 빠져 생명의 소중함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회한에 잠기는 고이치. 15살 안팎의 소년들이 군대에 끌려와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전투를 치르는 소년들을 바라보며 괴로워하는 겐타. 원래 그들의 세상이 아니었던 곳에서 발견하게 되는 그 시대의 아픔과 혼란은 새삼 현재의 삶이 얼마나 자신들에게 소중했던 것인지, 커다란 의미를 되새겨 준다.

  살인 병기가 되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인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겐타는 괴로워한다. 원래 자신이 살던 21세기에서는 뭐든지 불평하고, 인내심도 부족하고, 그저 가볍게 하루를 살 뿐이었는데, 과거 생사를 넘어서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보며 진정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진정 죽어야만 하는 걸까. 어차피 일본이 항복하게 될 텐데…. 그리고 미래로 날아간 고이치 역시, 예절도, 자부심도, 검소함도 모두 망각한 채 살아가는 21세기 일본인들을 위해 죽을 결심까지 했던 자신과 전장의 동료들을 생각하며 새삼 환멸을 느낀다. 고작 이런 꼴을 보기 위해서 반세기 전, 모든 이들이 목숨 바쳐 나를 구했던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각자 두 사람이 느끼는 과거와 미래의 모습은 예상과는 너무도 달랐던 것이다. 아니, 과거는 어떨지 몰라도, 미래의 사람들은 과거의 고통들은 모두 잊은 채 배불리 먹고,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살 뿐이다.

  세대가 달라서 이해할 수 없었던 옛 어른들의 가르침을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선조들이 겪었던 고통과 피부로 느꼈던 혼란들은 지금과는 너무도 다르지만, 지금은 너무나 풍족하게 살아감에도 늘 불평, 불만이 끊이지 않는 우리가 아니었던가. <타임 스립>은 이렇게, 우리가 미처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과거의 고통들을, 순간 이동 한다는 설정으로 독자들에게도 직접 느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후미코와 겐타의 운명적인 만남이 긴 여운을 남겼다. 그녀가 사랑을 가득 담아 바라보고 있던 사진을 찍던 인물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이야기는 이렇게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얽히면서 비밀이 하나씩 하나씩 드러내면서 놀라움을 선사하는데, 각자의 시점이 교차되는 이야기지만, 겐타와 고이치 부분만 따로 떼어 읽어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아몬드꽃 표지) - 그림과 편지로 읽는 고독한 예술가의 초상
빈센트 반 고흐 지음, H. 안나 수 엮음, 이창실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견고한 양장으로 제본된 이 책은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수많은 편지들과 그의 초기작, 데생들을 살펴 볼 수 있어 매우 귀중한 작품집이다. 런던에서부터 파리와 프로방스로 이동하면서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지속하였던 빈센트는 그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절친한 벗이었던 테오에게 670여 통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서신을 주고받으며 외로움을 달랬다. 가난한 화가였던 고흐는 매번 편지로 물감과 금전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달변하게 된다. 이제는 고흐의 그림만큼이나 유명하진 테오에게 보내는 빈센트의 편지들이지만, 원본과 함께 편지에 묘사된 실제 그림까지 살펴 볼 수 있다는 점이 여느 책과는 다른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고흐의 유명한 후기작품만 봐왔던 터라 초기의 습작 데생들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뒤늦은 나이에 독학으로 그림을 깨우쳐갔던 고흐답게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로 현재의 명화들이 탄생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그에게 천부적인 화가로서의 재능이 부족했다는 뜻이 아니다. 그저 그림에 미쳤다는 표현 밖에는 쓸 수 없을 만큼 그에겐 그림이 전부였기에, 매일 매일을 오로지 그림 생각을 하며 어떻게 하면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사물과 풍경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 몰골 했던 사실을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좋아했던 고흐답게, 그의 편지는 또 하나의 문학이고 예술이다. 숭배에 가깝게 자연을 사랑했던 섬세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너무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는 감히 붓을 들 수조차 없었고, 어떤 식으로 화폭에 담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막막해서 몹시 우울했었다는 그의 상념이 따뜻하게 가슴으로 전해짐을 느꼈다. 타는듯 한 태양과 샛노란 해바라기, 강렬한 색채의 대비, 올리브 나무, 아몬드 꽃, 밀밭, 농부, 의자, 침대, 구두. 고흐를 상징하는 이 모든 것이 그저 너무 슬프고, 또 아름답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는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연의 생명력이 존재하고 있다.

  튼튼한 이 책을 아주 오랫동안, 그리고 자주 꺼내보게 될 것 같다. (비록 아령만큼 무거워 허리에 무리가 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여느 미술관련 서적들보다 월등히 우수한 종이재질과 고흐의 그림을 찍은 사진들이 실물처럼 아주 아주 정교하다. 색감도 다른 책들보다 가장 마음에 든다. 물론 직접 보는 것에는 비할 수 없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직접 네덜란드는 뉴욕으로 달려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케이트 제이콥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대산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여자들의 삶은 제 각각 다르지만, 대부분은 비슷한 걱정과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 전 세계를 어디를 가도 공통되는 문제, 우선 가장 먼저 자신들의 자립심의 정도와 결혼과 육아 문제이다.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뉴욕의 여자들이라고 해서 우리와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저마다 짊어진 고통의 문제들로 언제나 씨름하고, 하루를 어떻게 더 유익한 방향으로 살아갈 런지에 대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삶이란 것이 그렇듯이 아주 작은 전환점을 계기로 인생의 혁명을 가져 올 수도 있는 것인데, 워커 모녀 수예점의 안방마님 조지아의 경우는 젊은 시절 덜컥 생겨버린 딸 다코타의 탄생이 그러하다.

  조지아는 사랑했던 제임스를 떠나보낸 후 혼자서 딸을 키워야만 했던 미혼모다. 힘들고 두렵고 어렵기만 했던 첫 출발이지만 스스로의 자립에 성공하여 수예점 사업은 날로 윤택해져 가고 있다. 사업의 번창과 함께 찾아온 뜻밖의 손님들로 그녀 인생의 제 2의 변환기를 맞이하는데……. 우선 임신과 동시에 두 모녀를 헌신짝처럼 버려두고 프랑스로 제 갈길 갔던 제임스와, 고등학교 시절 단짝 친구였지만 절교 선언을 했던 캐시가 나타났다. 이런 뜻밖의 손님들과의 재회는 생각보다 지난 과거의 앙금이 깊었던 탓에 금세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매주 금요일 밤의 뜨개질 친구들과도 새로운 우정을 쌓아가고, 어머니보다 더 아늑한 존재 애니타가 언제나 그녀를 지켜준다. 조지아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은 하나 같이 믿음직스럽고 다정하다. 힘겨웠던 날들에 대한 보상일까? 이제는 이 따뜻한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삶의 위안을 얻고 살아갈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은 각자의 삶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애인과 다투고, 남편과 사별하고, 외로움에 몸부림 치고, 직장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이별과 만남, 재화, 갈등. 모든 이들의 인연들을 통해 오늘 보다 내일은 더 희망적일 거라고 확신을 건네주는 친구들의 이야기다. 다코타가 만든 달콤한 쿠키와 머핀을 먹으며, 따끈한 차를 마시고, 각자의 비밀스런 삶을 토론하면서 얻게 되는 위로의 과정들. 수다스럽기도 하지만, 때로는 침묵으로 포옹하면서 묵묵히 뜨개질을 하는 금요일 밤 만큼은 그녀들의 일상 중, 가장 행복하고 편안하기만 하다. 걱정 근심으로 꼬박 밤을 새우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게 되는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여성들의 동반자가 되어 주었던 뜨개질은 그녀들의 인생과도 너무도 닮아있다. 처음에는 서툴기만 해서 엉망진창의 덩어리를 이루지만, 계속 계속 습관처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새 멋진 스웨터 하나가 완성되어 있다. 구식의 취미라는 핀잔을 들을지언정, 손으로 만든 예술품을 몸에 걸치거나 선물 하는 순간의 치유력만큼은 그 누구도 뜨개질을 우습게보지 못할 것이다. 서투른 인생의 첫 출발과 처음 잡는 바늘로 첫 코를 뜨는 순간의 느낌은 아마도 비슷한 수준의 짜릿함을 선사하지 않을까?

  이 소설을 통해서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는 감동과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배웠다. 누구라도 읽게 되는 조지아의 클럽의 새내기 회원으로 발일 들이고 싶을 것이다. 더불어 이 작품의 영화 주인공으로 줄리아 로버츠가 캐스팅 되었다니! 그럼 이 책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헐리우드 톱스타 줄리아 로버츠양 역은 누가 맡는단 말인가!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머릿속으로 막연한 캐스팅을 점쳐 보지만, 너무 어렵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영화가 너무도 기대된다는 것. 소설과 마찬가지로 여자들의 심금을 울려줄 진한 감동의 작품이 탄생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테크놀로지, 창조와 욕망의 역사
토머스 휴즈 지음, 김정미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테크놀로지를 현대인의 관점에서 볼 때 그 복잡성과 다양성의 측면은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테크놀로지라는 용어는 20세기 초반부터 일반화되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과거에는 단지 공업기술과 실용 기술을 논하기 위한 용어가, 2차 산업혁명 이후로 급속도로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단지 기계 문명의 시대가 도래 되었던 과거의 신세계가 현대에 이르러 공학, 문학, 예술에 이르는 광범위한 모든 시스템의 총괄적인 세계를 가리킨다. 상당히 난해하게 보이지만 축소해서 생각해보면 결국 기계 문명이 장악한 미래의 설계도 까지 총망라 된 하나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2차 산업 혁명은 전기, 내연 기관에 따른 대량 생산을 가능케 했고, 19세기 후반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발명이라는 창작은 결국 물질 만능이 판을 치는 시장 체계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정보 통신, 나노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3차 산업혁명은 기계 없이는 단 한 순간도 견뎌내지 못하지만, 그를 통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인간의 새로운 이상 세계를 실현시켰다. 황무지에서 밭을 일구고 공장을 세우고, 자동차를 만들고, 컴퓨터로 조작되는 어지러운 테크놀로지의 완성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연의 질서에 위배되는 수많은 모순도 간과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지만, 급속도로 변화하는 질서에 따른 황폐해져가는 자연은 어떤 놀라운 발명으로도 다시는 보상 받을 수 없다.

  신의 영역에 침범한 죄를 물어야 할까? 파우스트 박사처럼 자연을 지배하는 교만을 저지르면서까지 부득의하게 쟁취 하려고 했던 모든 만용에 대하여 테크놀로지를 이상화하여 절대적으로 신봉한 수많은 지식인들의 생각을 물론 긍정적은 측면으로 바라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변화하는 체계에 대하여 굳이 반대 입장을 표방하고 싶지도 않다. 이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점점 더 세분화 되고, 고도로 발전해 나가는 테크놀로지 시대라는 비약적인 움직임의 긍정적인 힘을 믿어보고 싶다. SF 소설에서 나타나는 사이보그와 인간들뿐인 황량한 미래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으나, 에버글레이즈 습지 복원 프로젝트처럼 망가진 자연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 또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토머스 휴즈’는 ‘테크놀로지’라는 복잡하고도 광범위한 개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많은 역사가, 과학자, 철학자, 예술가들의 통찰력을 빌려 이 책을 서술하였다. 기존에 밝혀진 자료들과 더불어 테크놀로지의 역사와 창조의 노력들을 작가 나름의 관념대로 재해석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 기술 문명을 정의 내리고 있다. 신개척지에서 살던 19세기 미국의 특징을 일대 변화시켰고, 이제는 전 세계가 화합하여 시스템과 통제, 정보통신의 확산, 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규정되는 새로운 문명으로 이어졌다. 다가올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기 위해 우리는 언제나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운 발명품이 탄생되어 신세계를 개척하게 될 런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창조에의 욕망이 지속되는 한, 굳이 기대감을 감출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