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쿵!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 / 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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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보던 책 중에 두 권씩 있는 책이 몇 권 있습니다. <사과가 쿵!>도 그 중 하나이지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좋아하는 책만 읽어 달라고 하고 그런 책을 가지고 놀다 보면 책이 너덜너덜해지곤 했지요. 결국 둘째를 키우면서는 새로 한 권씩 사야 했답니다.

아기들을 위한 전집류나 시리즈물에는 보드북이 많은데 창작 동화는 보드북으로 나오는 경우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아요. 보드북과 페이퍼북을 같이 만들어 엄마나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영어 동화책을 보고는 부러워만 했는데 이번에 보림에서 나온 이 책을 보고는 무지 반가웠답니다. 이젠 책이 찢어질까 봐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정말 커다란 사과 하나가 들판에 떨어졌습니다. 두더지, 개미, 벌, 나비, 너구리, 여우, 토끼, 돼지, 심지어 악어랑 사자, 코끼리에 기린까지 모두 모여 사과를 나누어 먹었군요. 사과 하나를 가지고 싸우지도 않고 나누어 먹는 모습이 예쁩니다.

그 많은 동물들이 배불리 먹었는데도 사과가  얼마나 큰지 남았습니다. 마침 비가  내리자 동물들이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뼈대만 남은 사과 속으로 들어가 비를 피합니다. 옹기종기 모여앉은 동물들의 표정이 정말 귀엽습니다. 

쿵, 사각사각, 야금야금, 쪽쪽쪽, 냠냠냠, 아삭아삭, 우적우적, 와사삭와사삭, 날름날름 등의 재미있는 의성어를 흉내내는 재미에 빠진 아이들은 읽고 또 읽어줘도 재미있어 합니다.

아이가 자랐다고 조카에게 물려주지 마세요. 아이들이 한글을 깨우치고 처음 읽기 시작하는 책도 이런 책입니다. 읽을 글의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만족감을 빨리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아기들의 첫 그림책으로 무엇을 고를까 망설이는 모든 엄마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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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켜는 고슈 그림이 있는 책방 4
미야자와 겐지 지음, 허정은 그림, 박종진 옮김 / 보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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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피아노를 치는 걸 듣고 있으면 속이 끓어오르곤 한다. 벌써 피아노를 시작한 지 2년 가까이 되건만 피아노 연주를 즐기기는커녕 쉽다 싶은 곡도 너무 많이 틀려 옆에서 듣는 엄마를 지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엄마의 잔소리는 매일같이 늘어갔고, 아이는 피아노를 더 지루하게 생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 책을 다 보고 나자 딸아이를 안아주고 싶어졌다. 언젠가 엄마의 잔소리 끝에 "엄마도 한 번 쳐보세요. 피아노 치는 거 공부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요." 라고 말했다. 피아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엄마는 틀리는 부분만 지적할 줄 알았지 특별한 재능이 없는 아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는 헤아려주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엄마의 잔소리에 상처 받았을 딸아이,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열심히 연주하지만 고슈는 늘 지휘자에게 지적만 받는다. 화를 내는지 기뻐하는지 그의 연주에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슈는 포기하지 않는다. 눈물을 흘리며 다시 첼로를 안고 연습을 한다. 그날 밤부터 고슈의 집으로 동물 손님들이 찾아온다.

고양이는 격정적으로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인도해주고, 뻐꾸기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연주하는 법을, 너구리는 동료와 함께 어울려 연주하는 법을 깨우치게 해준다.  병든 아기 들쥐에게 연주를 들려줌으로써 음악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동물들과 함께하면서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게 된 고슈는 마을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박수 갈채를 받는다. 얼떨결에 앵콜곡까지 연주하게 된 고슈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첼로 연주자가 된다.  음악의 힘은 연주하는 이와 듣는 이가 함께 즐거울 때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고슈는 동물들을 통해 배웠다.

그림은 음악의 신비한 느낌이 느껴지게 한다. 늘 지적당하는 고슈 때문에 표정도 없고 우울하기만 하던 단원의 표정이 어느새 밝고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으로 변한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그림이 점점  밝고 환해지면서 주인공의 인생이 앞으로 환희에 빛날 것을 예고해준다.

늘 뒤처지고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를 채근만 하는 엄마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진정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 채근하는 것보다는 함께 힘들어하고 그 고통을 나누려 할 때  에너지가 샘솟는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노력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오게 마련 아닐까? 고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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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필요해! 국민서관 그림동화 51
뮈데 프린츠 모엔슨 지음, 조용흠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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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걱정 몇 가지 품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겠지요? 걱정을 빨리 잊고 다음 행동을 하느냐, 아니면 그 걱정 속에 파묻혀 헤어나오지 못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거예요. 사실 저는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슨 결정을 빨리 내리지도 못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많지요. 나중에는 그때 왜 그런 걱정을 했는지 한심해하면서도 또 다른 걱정거리를 발견(?)해내곤 한다니까요.

여기 저랑 비슷한 생쥐가 있어 소개합니다. 걱정이란 걱정은 다하는 생쥐 한 마리가 있었대요. 먹이를 많이 못 모을까 봐 걱정, 잠잘 때 누군가 들어와 잡아 먹을까 봐 걱정. 늘 걱정만 하는데 어느 날 정말 걱정거리가 생겼답니다. 이웃에 낯선 들쥐 한 마리가 이사를 온 거예요. 왠지 위험해 보이는 그 들쥐 때문에 생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들쥐에 대해 연구하고 들쥐 꿈에 시달리다 결국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문에 못질까지 하게 됩니다.

걱정에 걱정을 하던 생쥐는 병이 나 드러누워서도 여전히 들쥐에 대한 걱정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들쥐로부터 초대장이 왔어요. 초대를 거절하면 또 무슨 일이 날지 모른다는 걱정에 들쥐네 집으로 갑니다. 들쥐가 내온 케익을 보고도 독약이 들었으면 어쩌나 걱정이 끊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들쥐와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놀다 보니 걱정 같은 건 싹 잊을 수 있었지요. 케익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온 생쥐에게 이젠 걱정 같은 건 없을 것 같지요? 하지만 이 생쥐 아직도 아주 아주 조금은 걱정이 된답니다.

그럼 아직도 생쥐가 걱정에 싸여 문을 잠그고 있을까요? 마지막 장을 넘기면 깜짝 놀랄 장면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들쥐가 이사 올 때 타고 온 오토바이를 같이 타고 신나하는 생쥐를 볼 수 있거든요. 정말 다행스런 일이지요? 괜히 의심이나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에 싸여 인생을 허비할 뻔했잖아요.

우리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은 하지 말고 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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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데지마 게이자부로 지음, 정숙경 옮김 / 보림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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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한 마리 여우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뭔가를 찾아낼 듯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네요.

아기 여우가 엄마 곁을 떠나 성장하고 또 다른 짝을 만나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먹이를 찾아나선 여우가 혼자 서 있는 숲은 어둡고 차갑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노란 달빛이 숲을 더 쓸쓸하게 만드네요.

갑자기 발견한 토끼를 따라가다 신비한 숲을 발견한 여우는 문득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엄마랑 형제들이 나오는 장면은 노란색 민들레로 가득 차 있어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다시 아침이 밝아오고 주변은 보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배고픈 여우가 뭔가를 발견합니다.

먹잇감이 아닙니다.

먹이를 찾은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생겼습니다.

추운 겨울을 함께 보내고 따뜻한 봄을 함께 맞이할 짝을 만난 것입니다.

목판화의 강렬한 선과 단조로운 색이 한번 보면 오랫동안 여운이 남게 합니다.

내용이 비슷한 그림책 <회색 늑대의 눈, 비룡소 출판>이 생각나는군요.

한번 같이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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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보고 싶어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6
김중석 지음 / 보림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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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드컵 열풍에 딸아이는 외국 여행을 가고 싶다고 야단입니다. 자기 반 친구 중에는 가족과 함께 독일로 월드컵 응원하러 간 친구도 있다면서요. 이렇게 가족과 함께한 여행은 정말 즐겁고 신나겠지요. 하지만 가족 중 누군가를 떼어놓고 떠나는 여행은 그것이 길든 짧든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것 같네요.

이 책의 주인공 하윤이는 아빠를 남겨둔 채 엄마랑 단 둘이서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이젠 한 집에서 늘 부대끼며 살던 아빠가 없습니다. 짐정리를 도와주거나  함께 병원에 갈 아빠가 너무 멀리 있습니다.  얼마나 아빠가 보고 싶었을까요? 하윤이는 애정을 듬뿍 담은 편지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전합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친구를 사귀었고 선생님은 누구인지,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하나 적어 나갑니다. 편지를 읽어 나가다 보면 하윤이가 어떻게 뉴질랜드에 적응해서 생활해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놀리는 개구쟁이 친구들도 있지만 꿋꿋하게 학교 생활을 해내고 있는 하윤이가 기특합니다.

친구  엘리자베스의 집에 놀러간 날 엘리자베스의 아빠가 공놀이도 해주고 그림책도 읽어주고 맛있는 것도 만들어주자 하윤이는 아빠 생각이 납니다.  엘리자베스네 가족이 따스한 거실에 다정하게 앉아 있고 하윤이 홀로 베란다 벤치에 앉아 있는 장면이 무척 대조적입니다. 집을 떠날 때 가져온 듯한 아빠 닮은 인형을 소중히 끌어안은 하윤이의 표정이 우울해 보입니다. 하윤이가 빨리 아빠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풍경이 꼭 우리 나라 시골 마을 어딘가랑 비슷합니다. 아이들도 서양 사람들 같지 않아 자꾸만 친근감이 느껴지네요.

어린이들의 조기 유학을 긍정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이 그림책을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홉 살 큰아이는 아빠랑 같이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다고 했고, 일곱 살 작은 아이는 우리 나라에서 아빠랑 살고 싶다고 하네요. 결국 우리 아이들은 아빠랑은 헤어져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이니까 같이 살아야 한다네요.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보다 더 중요한 게 또 뭐가 있을까 묻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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