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보고 싶어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6
김중석 지음 / 보림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월드컵 열풍에 딸아이는 외국 여행을 가고 싶다고 야단입니다. 자기 반 친구 중에는 가족과 함께 독일로 월드컵 응원하러 간 친구도 있다면서요. 이렇게 가족과 함께한 여행은 정말 즐겁고 신나겠지요. 하지만 가족 중 누군가를 떼어놓고 떠나는 여행은 그것이 길든 짧든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것 같네요.

이 책의 주인공 하윤이는 아빠를 남겨둔 채 엄마랑 단 둘이서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이젠 한 집에서 늘 부대끼며 살던 아빠가 없습니다. 짐정리를 도와주거나  함께 병원에 갈 아빠가 너무 멀리 있습니다.  얼마나 아빠가 보고 싶었을까요? 하윤이는 애정을 듬뿍 담은 편지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전합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친구를 사귀었고 선생님은 누구인지,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하나 적어 나갑니다. 편지를 읽어 나가다 보면 하윤이가 어떻게 뉴질랜드에 적응해서 생활해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놀리는 개구쟁이 친구들도 있지만 꿋꿋하게 학교 생활을 해내고 있는 하윤이가 기특합니다.

친구  엘리자베스의 집에 놀러간 날 엘리자베스의 아빠가 공놀이도 해주고 그림책도 읽어주고 맛있는 것도 만들어주자 하윤이는 아빠 생각이 납니다.  엘리자베스네 가족이 따스한 거실에 다정하게 앉아 있고 하윤이 홀로 베란다 벤치에 앉아 있는 장면이 무척 대조적입니다. 집을 떠날 때 가져온 듯한 아빠 닮은 인형을 소중히 끌어안은 하윤이의 표정이 우울해 보입니다. 하윤이가 빨리 아빠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풍경이 꼭 우리 나라 시골 마을 어딘가랑 비슷합니다. 아이들도 서양 사람들 같지 않아 자꾸만 친근감이 느껴지네요.

어린이들의 조기 유학을 긍정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이 그림책을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홉 살 큰아이는 아빠랑 같이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다고 했고, 일곱 살 작은 아이는 우리 나라에서 아빠랑 살고 싶다고 하네요. 결국 우리 아이들은 아빠랑은 헤어져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이니까 같이 살아야 한다네요.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보다 더 중요한 게 또 뭐가 있을까 묻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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