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오해는 풀고 가야지.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내 멧돼지의 단독 행보도 부쩍 늘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포항의 죽도 시장을 다녀왔던가 봅니다. 우리 멧돼지들의 먹성이야 세간에 이미 정평이 난 사실이지만 아내 멧돼지와 나도 다른 멧돼지들 못지않게 먹성이 좋은 편입니다. 시장에 나온 여러 음식들 중에 박달 대게가 아내 멧돼지의 눈에 띄었었나 봅니다. 입맛을 다시던 아내 멧돼지는 주변의 많은 멧돼지들의 시선을 의식한 탓에 체면상 맛있겠다는 말은 못 하고 수족관의 대게 한 마리를 덥석 꺼내 물고는 "얘 이름을 지어줘야 할 것 같아요. 큰도리."라고 시장의 멧돼지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 순간 다른 멧돼지들에 비해 도리도리를 심하게 하는 내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박달 대게는 그렇게 '큰도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아내 멧돼지는 입에 물었던 '큰도리'를 수족관에 다시 넣어주면서 "이건 팔지 마세요."라고 하자 상인 멧돼지 왈, "예, 잘 보관할게요." 하더랍니다. 그쯤하고 떠났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아내 멧돼지나 나나 먹성이 오죽 좋아야지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나 봅니다. 아내 멧돼지는 기어코 큰도리 한 마리를 쪄 달라고 부탁해서 서울로 가져왔습니다. 다른 멧돼지들에게는 리더 멧돼지인 내가 좋아한다는 핑계를 대고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들도 아내 멧돼지의 동물 사랑 때문이 아니라 간편 도시락 대용이라는 것을 알 만한 멧돼지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나와 아내 멧돼지의 먹성 때문인 셈이지요.


어떻게든 세계 최강의 날리면 멧돼지의 눈에 들기 위해 리더 멧돼지에 취임한 직후부터 애를 써왔던 나는 결국 날리면 멧돼지의 꼬붕인 일본의 기시감 멧돼지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말하자면 그의 부하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지요. 기시감 멧돼지의 선조인 일본 조폭 멧돼지들에게 끌려가 갖은 고초와 강제 노동에 시달렸던 우리나라 멧돼지들에 대한 일본 멧돼지들의 사죄와 배상을 일절 요구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똘마니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와 같은 발표를 하자 일본은 물론 미국의 멧돼지들도 환영 일색이었습니다. 기시감 멧돼지를 비롯한 그의 똘마니들은 이게 웬 떡이냐는 듯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지만 겉으로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강제징용에 끌려갔던 우리나라의 늙은 멧돼지들은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닙니다. 적당히 몇 푼 쥐어주면 못 이기는 척 받고 말겠지요. 설사 안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 달리 무슨 대책이 있겠습니까. 천박한 것들! 나를 지지하는 일부 나의 똘마니들 중 한 사람은 "식민 지배받은 나라 중에 지금도 사죄나 배상하라고 악쓰는 나라가 한국 말고 어디 있나"라고 했으며 또 다른 멧돼지는 "나는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말로 지지를 표명하고 어떤 목사 멧돼지는 일장기를 흔들며 나를 응원했습니다. 그야말로 나는 기시감 멧돼지에게 넙죽 엎드린 셈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말입니다. 왜냐하면 나와 나를 지지하는 똘마니들의 선조들은 일본의 은혜로 이 자리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아, 요즘 참 나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깊어지는 듯해서 말인데 짧게 해명을 하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내가 모든 요직을 예전 나의 뒷골목 똘마니들로 채우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사실 그것은 일부러 그들만 골라 임명한 게 아니었습니다. 나의 전반적인 국정운영이 대부분 탈법이거나 불법인 까닭에 나의 임기가 끝나면 요직에 임명되었던 그들 모두 감옥에 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요직에 지명된 일반 멧돼지들 대부분은 지명을 고사하거나 숫제 지원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뒷골목 출신의 똘마니들은 그들 후배들이 버티고 있는 한 적어도 감옥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여 내가 지명하는 순간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뒷배를 믿고 있는 까닭에 내가 임명한 요직을 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도 이런 현실이 영 개운치 않고 답답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 점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나의 불법이나 탈법적인 국정운영을 앞으로 지양하거나 개선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어제는 우리 편 무리의 대표 멧돼지를 선출하는 날이었습니다. 결국 내가 원했던 멧돼지가 당선되었고 그는 나의 1년 선배이기도 하지만 선거 기간 동안 그가 보인 행보는 참으로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내가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도 당선되기 힘들었을 듯합니다. 앞으로 나는 대표 멧돼지가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혼쭐을 내 줄 생각입니다. 물론 그의 돈생은 비리가 워낙 많아서 내 말을 듣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할 테지만 말입니다. 내가 이렇게 저간의 사정을 구구절절 밝히는 이유는 쌓인 오해는 풀고 가야 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날리면 멧돼지가 나를 초청하는 걸 보면 나는 조만간 그의 심복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경고 : 이 글은 단지 허구에 의한 소설일 뿐 특정 사실이 아님을 엄중 고지함.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3-04-03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8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갑게 느껴지는 봄바람에 비해 햇살은 무척이나 따사로운 하루였습니다. 매화나무의 꽃망울이 부풀기 시작하고 옛 애인의 편지처럼 국토의 끝 멀리 남쪽에서 싱그러운 꽃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봄바람을 타고 그 향기마저 전해지는 듯하여 가슴은 둥실 날아갈 듯 들뜨는 요즘입니다. 봄맞이 대청소를 하던 휴일 오후에도 베란다 창 너머 아련한 상념의 세계를 향해 나도 모르게 손을 뻗고 닿을 수 없는 그리움에 한동안 넋을 놓았던...


3월을 준비하던 2월 하순은 참으로 바쁜 날들이었습니다. 개강 준비를 하는 아들을 도와 대학가 주변에 세를 얻은 방으로 이삿짐을 날랐었고, 매년 이맘때면 준비해야 하는 사무실의 여러 서류와 준비물들, 이런저런 상담과 각종 모임 등으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른 채 정신없이 흘려보냈던 것입니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더러 "그래도 바쁜 게 좋지." 인사치레의 말들을 던지곤 합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어제는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이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이나 나중에 여러 언론을 통해 전해 듣게 되는 사람들이나 대통령의 기념사는 주요 관심사일 수밖에 없었을 듯합니다. 그런 까닭에 대통령의 기념사를 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고 화를 참지 못하는 듯 보였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라고 했던 대통령의 말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었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강자는 언제나 약소국을 침범해도 된다는 뜻이겠지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는 것도, 히틀러가 주변의 여러 나라들을 침범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른 것도 모두 용서가 되는 일이며, 약소국의 국민들은 그 모든 게 자신들의 불찰일 뿐이며 침략자인 그들을 원망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일 것입니다.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라는 대목은 더욱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우리의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일본을 향한 끝없는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그들은 요지부동 달라진 게 없는데 대통령 혼자 그렇게 믿고 있는 듯하여 딱하게 여겨졌던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날짜마저 흐릿해져 가는 날이 있습니다. 8월 29일! 1910년 8월 29일 을사오적 중 한 명이었던 이완용과 일제의 데라우치 통감 사이에 조인되어 발표되었던 경술국치. 우리는 주권을 잃고 일제의 식민지국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우리 대통령의 논리라면 멀지 않은 미래에 경술국치일 또한 국가 기념일로 변해야 마땅할 듯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부끄러운 역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와같다면 2023-03-02 17:05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조선 민족이 나라를 잃은 것은 스스로 못나고 약했기 때문이니, 일본을 탓할 일이 아니다. 지금 조선 민족의 과제는 일본과 협력하여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는 것이다.”
2023년 3.1절 대통령 기념사의 역사적 의미는, 1940년대 친일파들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복권시킨 데에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겁니다.

이런 소릴 삼일절 날 듣다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꼼쥐 2023-03-05 15:03   좋아요 1 | URL
그와 같은 기념사를 듣고서도 국민의힘 구회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으니 아마도 그들은 지금도 천황 폐하의 신민이 되고 싶어 하는 족속들인가 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더구나 제대로 된 보수라면 그와 같은 말을 듣는 즉시 칼을 빼 들고 자결이라도 했겠지요.

은하수 2023-03-02 18: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어젠 정말 너무 어이없고 화났어요
내가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는게 맞나.. 저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맞나... 누가 뽑은건지 참담하기 이를데 없는 하루였어요.
역사인식이 있긴 한건지 의심스럽네요
차라리 없으면 제대로 가르쳐 줄텐데 어디서 못돼먹은걸 배워 와서는 그걸 수시로 써먹네요
˝그거 다 무식해서 그래요~~˝ 하던 드라마 대사를 날려 주고 싶네요
나와 같다면 님 말씀 백퍼 공감합니다.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안돼서 그래요!

꼼쥐 2023-03-05 15:06   좋아요 2 | URL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면 정치로부터 멀어지고, 정치로부터 멀어지면 그놈이 그놈이라는 양비론에 손을 들어주게 되며, 수구언론의 꼬임에 여지없이 걸려들게 마련이지요. 정부가 경제를 등한시하는 이유도 다 그런 데 목적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젊은이들을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하게 함으로써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잉크냄새 2023-03-02 19: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치를 하는 놈들이니 머리가 모자라서 저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죠. 분노의 임계선을 자꾸 건드려보는 느낌입니다. 더 이상 분노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는 그 임계선을 스스로 설정하고 확장해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더 심한 망발이, 망발을 넘어선 파렴치한 행동이 서슴없이 나오리라 봅니다.

꼼쥐 2023-03-05 15:10   좋아요 1 | URL
얼굴을 심하게 뜯어 고친 어떤 여인은 연일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면서 설쳐대더군요. 주가조작 조사를 받으라는 국민들의 여론이 비등한대도 말이죠. 그까짓것 아무것도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그들의 뻔뻔함은 정말 인간 이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singri 2023-03-02 2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친일파들 진짜 끝이 없네요

꼼쥐 2023-03-05 15:10   좋아요 1 | URL
이 정권이 끝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쭉 이어지겠지요.
 

11. 완연한 봄, 나는 왜 짜증만 느는가?


내 기억에 봄은 언제나 바람과 함께 오고 더위와 함께 흩어지곤 했습니다. 오늘처럼 하늘이 맑고 창밖으로는 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며 스쳐가는 날이면 '아, 벌써 봄이 왔구나!' 내심 놀라며 감탄하게 됩니다. 어쩌다 바람이 없는 날이면 탁한 미세먼지가 며칠씩 이어지고, 그러다 오늘처럼 바람이 불어 공기질이 반짝 좋아지는 날이 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바람과 미세먼지의 끝없는 반복을 몇 차례 겪고 나면 미처 대비하지 못한 더위가 화염방사기의 불꽃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고, 황량하기만 하던 숲이 연녹색 생명의 색깔로 물들기 시작하는, 꿈처럼 아름다운 풍경은 이제 어느 오래된 시인의 시집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것은 마치 공룡이 출몰하던 중생대 백악기의 기록처럼 사람들 기억의 지층 속에서 단단한 화석으로 굳어가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대한민국의 리더 멧돼지가 된 지도 벌써 만 1년이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11월에서 1월 사이에 짝짓기를 하는 멧돼지의 생태상, 시기적으로 보면 우리 멧돼지에게 겨울은 가장 원기가 왕성한 계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다른 어느 때보다 기운이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이를 보다 못한 아내 멧돼지는 내가 취임한 후 9개월간의 주요 성과 10가지를 정리한 20초짜리 영상을 2월 한 달간 전국 146개 옥외 전광판에 송출하도록 지시를 내렸겠습니까. 순전히 나의 축 처진 어깨에 힘을 불어넣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말입니다.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나 사상 최대 수출액 달성으로 세계 수출 순위 6위를 달성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 성과라기보다 감춰야 할 오점에 불과하지만 아내 멧돼지는 이를 포장하여 사기에 가까운 말로 뭉뚱그렸던 것입니다. 사실 부동산 침체와 사상 최대의 무역 적자를 성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게 다 나의 지지율 감소로 인한 급격한 원기 하락이 원인이었습니다. 그 외의 성과도 나의 치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전임 리더 멧돼지의 성과라고 하는 게 옳겠습니다.


상대편 무리의 대장을 내 뒷골목 똘마니들을 시켜 잡아들이라고 했던 게 아무래도 조금 무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말의 거리에는 온통 나에 대한 욕설과 조롱으로 넘쳐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걸 보면 나의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하는 멧돼지보다 그르다고 생각하는 멧돼지들이 훨씬 많은 게 아닐까 싶은 것입니다. 게다가 결혼 전에 있었던 아내 멧돼지의 주가 조작 증거들이 속속 드러남으로써 나는 요즘 밤잠을 설칠 지경입니다. 차라리 아내 멧돼지를 감옥에 보내고 새장가를 드는 게 어떨까 하는 못된 생각도 하고 말입니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나를 도와준 아내 멧돼지의 노력이나 희생은 내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아내 멧돼지와 장모 멧돼지 역시 나의 권력을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열을 올렸던 것 또한 사실인 까닭에 나는 그들에게 조금의 미안함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나를 많은 일반 멧돼지들이 사정도 모르는 채 욕을 할 게 너무도 뻔하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자식도 없는 내가 다른 젊은 암컷 멧돼지와 살아보고픈 마음을 굳이 숨겨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어차피 한 번뿐인 돈생인데 말입니다.


발정기가 지나서인지 아니면 환절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똘마니 멧돼지들에 대한 짜증이 늘었습니다. 자살 예방을 위한 대책이라며 내놓은 게 번개탄 생산 금지를 거론하지 않나, 매년 남아도는 쌀 생산량을 세금으로 수매하는 기존 제도의 불합리성을 제거하기 위해 저생산의 품종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둥 한심하기 짝이 없는 대책만 나열하고 있는 것도 나의 짜증을 유발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지만 일본의 기시감 멧돼지 역시 얄밉게 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뭐 하나 내 뜻대로 풀려나가는 게 없는 듯합니다. 게다가 북한의 여정 멧돼지가 깐죽대는 것도 참아내기 힘듭니다.


완연한 봄인 듯합니다. 창밖으론 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며 치달리고 괜스레 부아가 치밀어 짜증만 한가득입니다.


*경고 : 이 글은 단지 허구에 의한 소설일 뿐 특정 사실이 아님을 엄중 고지함.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23-02-20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대한뉘우스>의 부활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꼼쥐 2023-02-24 16:03   좋아요 0 | URL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언론들의 작태를 보면 말이죠.

라로 2023-02-2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1년도 안 되었군요! ㅠㅠ

꼼쥐 2023-02-24 16:05   좋아요 0 | URL
시간이 너무 천천히 가는 것 같아요. ㅠㅠ
총선에서 본때를 보여줘야 할 텐데 말이죠.

singri 2023-02-2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미가요도 틀어주고 조만간 이완용 나올지도요

꼼쥐 2023-02-24 16:06   좋아요 0 | URL
일왕 생일에 외교부 2차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기미가요도 틀고 다케시마의 날에 맞춰 일본 자위대와 함께 독도에서 훈련도 하고...

2023-02-21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4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해와 다르게 예정된 행사는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일 없이 꼬박꼬박 열리는 듯합니다. 다만 확연히 악화된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행사의 씀씀이나 규모는 대폭 줄어든 게 사실입니다. 심지어 졸업식과 입학식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길거리에서 북적이던 꽃 판매상을 찾아볼 수가 없는 것도 하나의 이색적인 풍경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장미꽃 한 송이에 만 원을 호가하는 상황이니 사용한 꽃다발이 인터넷 사이트에 중고판매로 올라온다는 게 일견 이해가 됩니다. 등유가격 상승으로 난방비가 치솟으면서 생화 가격도 덩달아 올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화훼 농사를 접은 농가가 늘어나면서 장미 공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지만 어디 꽃의 가격뿐이겠습니까. 주변을 둘러봐도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물품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렇듯 우리들 호주머니 사정은 갈수록 찬바람이 불고 좀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계절은 이미 겨울을 지나 봄으로 가고 있는 듯합니다. 바야흐로 생명의 계절입니다. 공원 한 귀퉁이에서 보았던 벌개미취의 마른 꽃대궁에도 물기를 머금은 생명의 기운이 풀풀 날리는 듯하고 까칠한 목련의 나무 기둥에 귀를 갖다 대면 아스라한 물소리가 신화 속 음성처럼 들려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하나 아쉬운 것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데 말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낮은 인구증가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대입 수험생이 70만 명대였던 것이 지금은 30만 명대 후반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이제는 재수, 삼수를 할수록 명문대에 합격할 확률이 월등히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지방대의 소멸은 현실로 다가왔다는 게 중론입니다. 명절에 만난 어린 조카들에게 농담처럼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너희들이 대학에 갈 즈음에는 모두 의대생이 될지도 모르겠다. 다들 의사가 되고 싶어 하니 말이야." 나는 사실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정말 그렇게 될 날이 코앞에 닥칠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어느 학자와 짧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분이나 저나 동의했던 바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로부터 적극적으로 이민을 수용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국가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말하자면 유럽의 선진국들과 비슷한 경로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지요. 일할 사람이 없어 이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 이로 인해 인종간 갈등이 발생하고, 이것이 곧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우리는 지금 그와 같은 방향으로 치닫는 과도기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 듯합니다.


2023년 1월 한 달의 무역 적자액이 127억 달러라고 하더니 2월 들어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열흘 만에 5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굴욕적이라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결과 얻게 될 이득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G7 회의 초청 정도가 될까요? 그렇게 된들 말 한마디 못하고 올 게 뻔하지만 말입니다. 세계 민주주의 성숙도에서 우리나라는 16위에서 24위로 추락했고, 무역적자는 갈수록 그 폭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는 지금 과연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낮에는 제법 봄기운이 느껴질 만큼 기온이 크게 오른다. 우리가 시간과 맞교환했던 지난겨울의 경험들은 좋든 싫든 이제 기억 속에 박제된 채 망각의 그날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어느새 입춘도 지나고 바야흐로 계절은 봄을 향해 달려갈 일만 남았다. 그리고 시간은 속도를 붙여 빠르게 흘러갈 것이다. 나와 같은 도시내기들에겐 계절의 순환이란 어차피 무의미한 변화이며 추석 명절이나 되어서야 겨우 시간의 속도를 가늠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정월 대보름이었던 어제는 달을 보면서 아들과 통화했었다. 내일 아침 일찍 제주도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기 때문이다. '제2회 장애.非장애 대학생 창업경진대회' 참가차 팀원들과 함께 제주도로 갈 예정이라며 행사가 끝나는 금요일에 귀가하지 않고 제주도에서 며칠 더 머물렀다가 오겠다는 보고를 하는 것이었다. 제주도에 자주 갈 수 있는 것도 아닌 까닭에 경진대회를 핑계로 떠난 길이니 한라산에도 올라보고 제주도 풍광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는 게 아들의 바람이었다. 아들은 이미 금요일 항공권을 월요일로 미루고 주말에 묵을 곳도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고 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아들과 같은 시기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방학 내내 막노동을 하거나 과외를 하는 등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바쁜 나날을 보냈을 뿐 언감생심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3개월 전보다 0.3% 포인트 내린 1.7%로 수정했다고 한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 및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올려 잡았는데 유독 우리나라 전망치만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나마 이것은 후하게 평가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경제학자들 중에는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2023년 1월 소비자 물가가 5.2% 상승하였고, 농산물이나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또한 5.0% 상승함으로써 200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고 한다. 경제 전망은 이렇듯 곳곳에서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데 정부는 두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보고 있는 추세다. 어쩌면 그들로서도 역부족일지도 모른다. 그게 어디 경제뿐이랴. 외교, 안보, 복지, 안전 등 어느 곳 하나 속 시원히 풀려나가는 곳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한가하게 권력놀음에 빠져 있다. 누가 누가 윤과 가까운지 도토리 키재기 놀음을 하고 있는 모양새는 국민들이 보기에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꼴이다.


대통령도 어쩌면 자신의 무능에 가슴을 치면서 천공의 신통력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지 모른다. 기적이라도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기온이 올라 봄이 멀지 않은 듯한데 경제 상황을 보면 봄기운을 느끼지 못할 듯하다. 동방규(東方?)의 한시에 나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떠올리게 하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ingri 2023-02-06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책없음이 대책ㅡㅡ;;
올해는 내리막이 얼마나 스펙타클할지.


꼼쥐 2023-02-08 18:49   좋아요 1 | URL
적어도 나라가 회생불능의 상태까지는 가지 말아야 할 텐데 말이죠. 걱정입니다.

꼬마요정 2023-02-06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양적완화에 뒤이어 인플레이션 잡는다고 미국이 금리를 미친듯이 인상하니 남아나겠습니까ㅠㅠ 이럴 때 좋은 정책 잡아줄 인물이 있으면 좋겠어요. 윤핵관 이런 단어 말고 진짜 경제인, 정치인, 전문 관료... 그런 인재가 있긴 할까요ㅠㅠ

꼼쥐 2023-02-08 18:51   좋아요 1 | URL
어떤 못난 사람은 모든 부서에 검사들만 기용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지요. 제정신이 아닌 듯합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