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글의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5편의 단편 글이 실려 있는 이 책의 첫 장 프러시안블루, 를 읽었다. 이 장은 시안화물에 대한 글이며, 이차 대전 독일의 뉘른베르크의 전범 괴링에 대한 소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읽으면서 시안화물에 대한 발견에서 부터 독가스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역사를 재밌게 설명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전자책 25페이지 앨런 튜링의 자살에 대해 설명한 후, 1차 대전시 독가스 살포 그리고 프린츠 하버로 이어지는 과정의 턴이 너무나 매끄럽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깨달었다 한 꼭지의 이야기가 끝나면서 쓰윽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흐름이 딱딱하지도 어색하지 않은 체,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이런 글흐름은 작가의 재능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 콘텐츠가 풍부하고 전문적이어서 이야기의 자연적 흐름을 터득한 것이겠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는 타고난 세해라자데의 후예가 아닐까 싶다.
내일은 2장 슈바르츠실트의 특이점,을 읽을 건데, 완전 기대된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을 1916년에 발표하고, 전쟁터에서 슈바르츠실트가 아인슈타인도 못 푼 일반상대성 방정식을 풀었다.
현재는 슈바르츠실트의 방정식해뿐만 아니라 여러 방정식의 해가 있지만, 일단 최초로 일반상대성 방정식을 푼 사람으로 우리의 역사는 슈바르츠실트를 기억한다. 그리고 또 하나 그는 자신이 구한 해에서 이상한 특성을 발견했다는 편지를 아인슈타인에게 쓴다.
충분한 질량이 충분히 작은 곳에 압축되어 있으면 시공간에 폐쇄된 호주머니가 형성되며 방정식의 수학적 특이성, 물리학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괴이한 특성이라고 말이다. 당시에 두 사람은 그 의미를 몰랐지만, 후대의 물리학자들은 그것이 실재한다는 것을 밝혀내고 우리는 그것을 블랙홀이라고 알고 있다.
나는 아인슈타인에 대해 읽을 때마다 이 슈바르츠실트와 조루즈 르메르트의 에피소드를 읽고 또 읽곤 하는데, 천재들의 배틀같아서 좋아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도 모르는 것을 논문만 읽고 수학만 가지고 방정식의 해뿐만 아니라 후대에 블랙홀의 탄생을 예견할 수 있다니, 심지어 르메르트는 우주의 팽창을 수학을 통해 알아냈다는 사실은 너무나 짜릿하다.
작가는 슈바르츠실트에 대해 어떤 썰을 풀어나갈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