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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이런 3월이 있었나,

고3때 느꼈던 가장 절망적인 3월은 아무것도 아닌 고통스러운 3월을 보내고 나니

집앞 놀이터에 심어진 목련꽃이 모두 손을 벌리며 서 있다.

3월 말쯤 구경 가자던 매화도, 산수유 꽃 구경도 모두 물건나 갔다.

3월에 미쳐 못 읽은 책들을 읽어야겠다.

 

 

 

 

 

 

 

 

 

 

 

 

 

 

 

1.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_ 생떽쥐베리 잠언집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읽은 <어린왕자>는 몇년에 한번씩 다시 읽고 있다.

출판사를 다르게 읽는것도 있고, 마음에 드는 출판사의 책을 여러번 때로는 어린왕자가 사라졌던 그 장만 다시 읽을때도 있다.

그가 남긴 글은 다 읽어 보았지만, 여전히 뭔가 목마르다.

생텍쥐베리와 관련된 잠언집으로 엮었다고 하니 뭔가 그리움의 향수가 훨씬 더 많이 녹아 들것 같다.

 

 

 

 

 

 

 

 

 

 

 

 

 

 

 

2. 태도에 관하여_ 임경선

 

 

그녀의  책을 한권 읽고는 나는 그녀의 문장이 마음에 들어 그녀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얼굴도 예쁜데, 이렇게 글도 잘쓴다니.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적어 놓은 상처들을 가끔 들여다 보면, 삶은 때로는 누구에게나 공평한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녀는 좀 잘나보인다.

 

그녀가 그동안 여러곳에 패널로 있었던 라디오의 글들과 엮에 낸 이 책은, 나는 또 그녀를 질투할지 모르겠다.

 

 

 

 

 

 

 

 

 

 

 

 

 

 

 

3. 인도에서 만난 철학자들.

 

인도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것이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인도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서

인도를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다니. 이건 뭔가 싶지만 이상하게 인도에 관련된 책은 또 꾸준하게

읽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나의 목록에 추가된 이 책, 나는 정말 인도를 갈 수 있을까?

 

 

 

 

 

 

 

 

 

 

 

 

 

 

 

 

 

4. 하기 힘든 말 _ 마스다 마리

 

마스다 마리의 책을 좋아하고 집에도 여러권 가지고 있고, 읽었지만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책들에 때로는 그녀가 좋으니까 좋기도 하다가

너무 많이 나오면 뭔가 반감이 좀 생기기도 하는데...

하지만 그녀의 쉼표 같은 글에는 반가울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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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4-0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두 `인도에서 만난 철학자들` 궁금했어요^~^ 마스다 미리의 `하기 힘든말`은 읽었는데 요게 출판사별로 번역해서 그런지 연도수가 좀뒤주박죽인게 좀 아쉽더라구요 ㅋ 수짱이나 여성공감 만화는 이렇게 탄생되었구나 하고 느낄수 있던 책인거 같아요^~^

오후즈음 2015-04-22 17:03   좋아요 0 | URL
이제야 덧글을 달아요. ㅠㅠ 요즘 제가 메롱인 정신이라서...이제 메롱 정신은 업했습니다. ㅎㅎ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 읽고 싶은것을 이렇게 골랐는데....인도에서 만난 철학자는 뽑히지 않았습니다. ㅜㅜ
제가 사서 읽어야겠네요.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 행복한 오기사의 스페인 체류기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유명한 오영욱 건축가의 블로그 네임은 오기사다. 그의 블로그를 야금야금 보면서 자신을 캐릭터한 귀여운 그림에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생각했는데, 그는 어느덧 영화배우이자 탤런트인 여배우와 작년에 결혼해 유부남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유부남이 되시기 이전의 총각 시절의 1년 바르셀로나 자유 체류기라고 해야 하는 걸까?




 

스페인 관련 책을 사서 읽고 있다가 헌책방에서 만난 오기사님의 책을 발견했다. 그동안 오기사님 블로그를 자주 들락거리긴 했지만 정작 책은 사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맞아 한번 읽어 보자며 책을 사서 집에서 읽다가 문득 출판 날짜를 확인하니까, 2006년에 출판된 책이다. 1년만 지나도 여행 정보가 달라지는 요즘에 출판 된지 10년이나 된 책을 덥석 사서 온 나는 대체 뭔가 싶지만 이건 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주는 그런 책이 아닌, 여행 에세이니 그냥 읽기로 했다.


출판된지 10년이 지났지만 바르셀로나에 있는 가우디의 구엘 공원이 없어지거나 카사 밀라가 이사를 갔을라고. 아무렴, 아름다운 것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책 뒷면을 보니까 " 2006년 우수만화기획 출판지원도서”라고 쓰여 있다. 그때 이런 책이 신선했었나 생각해보니 한참 유럽 여행의 붐이 막 불었던 것도 같고.

 

오기사님이 1년 동안 건축 공부를 하면서, 아마도 그냥 친구들을 만나고 스페인어도 배우고 재미있게 놀면서 지내며 느낀 바르셀로나는 어떤 도시일까.


 

요즘 유명 유럽 카페에 스페인 관련 정보를 보면 “소매치기 당했어요!”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 이 도시는 나에게는 지갑을 단단히 묶거나 핸드폰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체인을 둘둘 말아 다녀야하는 도시라는 생각만 들어서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너무 받게 된다. 세계유산 보유국 중에 1위라는 나라가 어째서 여행객 지갑만 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 이렇게 득실거리는 걸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 핸드폰 테이블에 올려놓고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받으러 갔다가 와도 그대로 있고, 심지어 화장실도 갔다 왔던 적도 있으니 우리나라 치안이 좋구나!는 아니더라도 이런 걸로 스트레스를 받을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에 부정부패가 심해도 나름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표지에 “가우디 건물 세 개 봤으니 떠나야지”라는 문장에 허거덕 했다. 우리도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니까.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과, 구엘 공원, 카사 바뜨요만 구경을 가자며 일정을 짜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생각을 했는데 책속에 나온 구석구석은 못 가더라도 하루는 바르셀로네타 비치에 누워 있어 보거나 시에스타를 즐기는 그들과 함께 타파스와 상그리아를 마시고 와야겠다.

 

“ 기다림은

어쩌다 저질러 버린

키스의

뒷감당 같은 것.

 

아쉬움은

인색했던 사랑 고백처럼

멀어져 갈 뿐. ”

P296


 

이런 문장도 쓰시고, 페이지마다 웃음이 번지는 책을 읽고 나니 어서 빨리 바르셀로나에 가고 싶어졌다. 이 책을 더 빨리 만났다면 더 빨리 바르셀로나에 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깊어진다. 10년된 책이라도 감성은 충분히 지금 같은 책, 참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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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4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블로그 본것 같아요^^

오후즈음 2015-03-25 00:05   좋아요 1 | URL
헛, 그장소님도 아시는구나~~

얼마전에 결혼하시고 (와이프가 엄지원이시더만요 ㅋㅋ) 와이프랑 생각하셨데요.
해외 여행을 가고 싶은데 가정 형편상 어려워 갈 수 없는 학생들을 일년에 한번씩 한달 정도 같이 떠나는 것이 어떨까? 그게, 또 다른 사회적 기부겠지요? 그래서 더 멋진 분이신것 같아요.
얼마전에 청춘 4명과 인도 다녀 오셨더라구요. ^^

해피북 2015-03-24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옷 저두 이런 여행기 책이 좋더라구요 읽어봐야 겠습니닷 ㅋ 아 그리구 제가 읽은 책에도 잠깐 언급되었던데 소매치기 조심 해야 한대요 여행가시면 복대같은거 꼭 챙기세요^~^

오후즈음 2015-03-25 00:07   좋아요 1 | URL
저도 이런 여행기가 좋긴한데, 여행기가...너무 10년꺼라서 ㅋㅋㅋ
여튼....저는 5월말에 가는데요. 그전에 복대 + 자물쇠 + 안전 지갑 등등 사려고 목록을 적고 있어요
.....그간 유럽 여러번 다녀 왔는데 한번도 뭘 잃어 버린적이 없거든요. 처음으로 단단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장소] 2015-03-2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서울살던때..였는데..저. 그림체가 좋아서 한참 따라 그린적이 있었거든요.
연습으로요.
책보다..여행기도 좋았지만..건물들을 저..선으로 그려보는 재미였달까요..ㅎㅎㅎ
사심이...듬뿍~오후 즈음 님..5월엔 여행가시는 군요! 잘 준비하셔서.. 탈없늠 즐거운 여행되시길..바랄게요..(뭐지..후딱..빨리 보내?!^^; 아직 안 간다니.)
 

 

 

 

 

 

 

 

 

 

" 세상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재미가 있고 들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모든 사람은 자기 무게를 짊어지고 자기 삶을 걸어가고 있고 , 자기 삶을 당당하게 말할 자격이 있기 때문에 "




힐링캠프를 잘 보지 않다가 김제동 토크 콘서트로 이번주는 나온다고 하여 챙겨 봤다.

아침에 다시 보기로 한번 더 봤다.

그동안 나 또한 이렇게 누군가에게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마지막 노래를 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훌쩍이고 있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힘들다는 열여섯살 소년의 고민을 신중하게 들어주는 김제동과 500여명의 사람들이

함께 용기를 주기 위해 모드 일어서서 격려해줬던 그 장면은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내가 실수를 하면 그 실수에 대한 타박이 아니라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그런 사람이 필요했던 날들에

가슴 뭉클했던 순간.

나는 누군가의 얘기에 공감을 하지 않고 훈수만 두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많은 생각했던 밤.



나는 한때 김제동이 싫었었다.

이유는 그의 결혼관때문이었다. 한때 그는 자신은 결혼할 여자보다 며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나이 사십에 자신을 다섯째 딸 다음으로 낳은 어머니를 모시며, 자신의 누나들과 함께 있어줄 그런 며느리.

대체 어떤 여자가 아내가 아닌 며느리 자리에 가서 살겠다고 하겠냔말이다.

 

이번 힐링캠프에도 그런 얘기를 했다. 자신에게 시집을 오면 많이 힘들것이라고.

늦은 나이에 아들을 낳은 어머니의 집착과 다정한 다섯 누이들의 참견을 견뎌야 한다고 말이다.

그 말을 듣는순간 이 사람, 주변에서 많이 욕을 먹었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뭔가 마음을 많이 내려 놓은 듯한 발언에 그를 아무 사심없이 멀뚱히 계속 보게 되었다.

 

한시간동안 편집에서 보여준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를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흘쩍거려서 지금이라도 콘서트를 한다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 내 얘기를 이렇게 진정성 있게 들어줄 사람이 있었던가 싶고, 나도 그의 얘기를 진정성 있게 들어 주고 싶어서

그의 얘기를 듣는 동안 마음이 참, 알딸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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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24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모 일간지에서 본건데 요즘 여자들이 선호하는 뇌섹남의 조건이 여자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라고 하더군요.

오후즈음 2015-03-24 20:33   좋아요 0 | URL
근데 남자도 그렇지 않나요? 자신의 말을 경청해주는 여자!!
생각해보니 그런 자세로 앉아서 들어주는 남 + 녀를 생각해보니 멋지네요.

김제동의 어제 힐링 토크 콘서트는 정말, 요 근래에 본 방송중 최고였어요.
보면서 저도 정말, 마음의 일부분이 느슨해지면서 기분 좋더라구요.

해피북 2015-03-25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관에 대해 말하기 까지 상당한 고민을 했을거 같아요 저렇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낼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이의 속도 잘 들여다볼거 같아 왠지 아내되실분께 정말 잘할꺼 같단 생각이 들어요 좋은 분을 만나야 할텐데 말이죠 김제동씨 책 읽어본 적있는데 저두 토크 콘서트에 가고 싶더라구요^~^

오후즈음 2015-03-25 00:12   좋아요 0 | URL
아마도 처음에 며느리가 필요하다고 했었던때는 거의 7~8년이 된것 같구요. 그동안 많이 변했었는지
사실 이번에 얘기하는데 정말 마음이 너무 짠해 지더라구요.
심적으로 참 고민이 많겠구나. 아들 하나 낳았는데 저렇게 결혼도 안하고 있으니 어머님이 참...속이 속이 아니겠다는 생각도 했다가...그전 얘기를 떠 올리면 아우, 누가 결혼을 할까? 생각도 들기도 했다가....

뭐 여튼...좋은 분은 만나셨으면 좋겠다는. 토크 콘서트는 보니까 제주도를 끝으로 이번엔 계획이 없으신것도 같고 ㅠㅠ 가고 싶어요~~

꽃핑키 2015-03-25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발언 오히려 겸손하게 들리더라구요. 친척언니 중에 8남매 장손에게 시집간 언니가 있는데 샤기 결혼 비슷하게ㅋㅋ 어릴때 였고 딱히 형부가 거짓말 한건 아녔지만 나중에 엄청 울고 힘들어 하던거 기억나서요. 첨부터 재동씨 처럼 까주면, 마음의 준비라도 단단하게 할 수 있겠다. 했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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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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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 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빠져나갔다. 특별법 제정을 요청하며 ‘살려달라’는 유가족들의 외침이 손닿을 거리에서 들렸지만 대통령은 끝끝내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창현 아버지 이남석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어 떠나려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 애원하는 창현이 아빠를 김무성 대표도 차갑게 외면하고 차에 올랐다. 아들이 죽은 이유를 알겠다고 나선 아버지의 간절함은 팽개쳐져 바닥을 뒹굴었다. 그날 그 두 사람이 밟고 지나간 것은 붉은 카펫이 아니라 유가족들의 피눈물이었다. 잔혹한 풍경이었다.” P137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은 19일 금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출발했던 절반의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은 금요일에 집에 올 수 없게 됐다. 아이들이 떠났던 가슴 아픈 그 날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봄에 떠났던 아이들을 맞이할 그 봄이 다시 오고 있는 것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240여 일간 아직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족 분들을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 분들이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다. 작가 분들도 기록을 하다가 울고, 이 글을 옮기다 우셨다는 내용은 쓰지 않아도 전달되었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겠냐는 답변에 할 말이 없다. 자식을 잃어 본적이 없으니 심장을 도려내는 아품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며칠 후면 돌아올 것을 알았던 아들이, 딸이 영영 돌아오지 않는데 어떻게 그 슬픔을 내가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너무 철들었던 아이,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를 위해 벗어주었던 아이, 반장이라는 직함의 무게를 지니고 있기에 친구들을 더 구하러 간 아이, 기도하는 엄마의 무릎이 아플까봐 방석을 사주고 싶다고 글짓기를 한 아이, 장학금으로 부모님 결혼기념일 여행을 보내줬던 아이, 봉사를 하기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던 아이들이 왜 구해지지 못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은 부모들에게 진실은 너무 매몰차기만 하다. 그 어떤 것 하나도 시원하게 밝혀지는 것이 없다.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을 한 선장은 가장 먼저 탈출을 했고, 선원 대부분 탈출에 성공했다. 신고한지 한 시간이 넘도록 구조요청을 했는데도 해경은 구하지 않고 있었다. 전원 구조라는 매체의 오보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배는 점점 가라앉는 것을 그저 지켜만 보게 했던 그 이유를 아이들과 일반인의 가족들 포함해서 모두 알고 싶지만 그 진실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아무 곳에도 없다. 이런 가족들은 결국 분노 할 수밖에 없고 시위를 했고 단식기도를 했다. 시위를 하던 도중 자신을 막아선 경찰의 안경을 뺏어 보니 그 사람도 어린 청년이었다. 그 어린 청년들도 유가족들에게 그저, “미안해요”라는 말을 할뿐이다.

 

“왜 책임질 사람들은 쏙 빠지고 자식 같은 애들하고만 싸우게 만들어놨더라고요” P127

 

 

 

어떤 이가 그랬다. 4월의 바다가 그렇게 차가울지 몰랐다고. 그렇게 차가운 바다에서 하루 만에 돌아온 아이의 손톱 밑이 저체온증으로 까맣게 죽어 있었다고. 진도로 내려가는 동안은 제발 살아만 있으라고 빌었다. 엄마가, 아빠가 내려 갈동안만 제발 버텨 달라고. 그때까지만 제발 살아 있으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제발 아이들의 시신만이라도 봤으면 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의 시신이 한 달, 두 달 사이에 나오자 생전에 예쁜 모습만 기억하라며 보길 권하지 않아 보지 않은 부모는 끝내 그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그 무섭고 막막하고 분노가 일던 그곳을 빠져 나갈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했다. 아이가 죽어서 왔는데 감사하다니. 어떻게 죽은 아이를 찾을 수 있어서 축하한다는 말을 서로 나누다 다시 부둥켜안고 울 수밖에 없는 그 억울한 순간은 왜, 만들어 진 것일까. 점점 떠나는 진도체육관은 어느덧 몇몇 사람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제발 살아 있어 달라고 원했던 기도가 어느덧 제발 시신만이라도 찾게 해 달라는 것으로 바뀌며 이제는 마지막으로 남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로 변했다. 모두 떠나는 것이 무서웠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잊지 않겠다고 한 그 말들이 색 바랜 노란 리본처럼 모두 잊고, 심지어는 이제 그만하라는 그 말이 무섭다.

 

 

 

“한번 대리기사를 불러서 타고 가는데 이만저만 해서 유가족인데 술 한 잔 마시고 간다고 말하니까 뭐라는지 알아요? 보상금이 3억밖에 안 나왔다면서요? 이러는 거야. 내가 3억을 누가 줬는데요? 라고 물었잖아. 정부에서 나온 거라면 안산이 특별 재난지역이 되어서 시에서 4인 가족 기준으로 108만원이 지급되는데 3인이라서 30만원 빠진 금액이 3개월 나온거, 그리고 직장 다니는 부모님 같은 경우 회사에서 급여가 안 나오면 노동부에서 3개월씩 120만원인가 지원한게 전부야.” P284

 

 

 

어떤 이의 덧글을 읽으면서 나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사고로 인해 유가족에게 몇억씩 돌아갈 것이고 그 보상금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 돈이면 어디 가게를 하나 얻을 수 있고 먹고 살만해지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나밖에 없는 딸이 세상에 없고, 부인도 없는 딸을 키우기 위해 애쓴 아버지는 매일 일하다 손마디가 짤린 손가락으로 노란 리본을 묵묵하게 접고만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죽고 싶어 하루 종일 울고, 형을 화장을 하고 온 날 동생은 이제 형은 어디서 잠을 자냐고 묻는다. 차디찬 바다가 아니라 이제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이냐고. 그럼 나도 그곳에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그래서 엄마 아빠가 안 계신 틈에 자살을 준비했던 동생에게 그 돈이 무슨 소용리라고.

정부는 지금 세월호를 인양하는 부분에서도 돈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냥 그 바다 속에 세월호를 침식시키고 시키고 싶은 것 같다. 그 누구도 진실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한 달 전 [눈 먼 자들의 국가]라는 책을 읽고 리뷰를 썼는데 어떤 이가 비밀 덧글을 달았다. 내가 대통령이 진도에 내려와 눈물 한 방울 흘리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고 그렇게 말하고는 이후부터 모든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얘기에, “그러면 니 생각대로 대통령이 맨날 울고 있어야 속이 시원하냐. 대통령이 사람 죽을 때마다 다 찾아가 맨날 울고 책임져야 하냐?”였다. 그 덧글을 보며 참담했다. 일을 당하지 않은 나도 덧글에 이렇게 화가 나기 시작하는데 유가족들에게 쏟아지는 냉담한 시선은 얼마나 아플까. 그 참기 어려운 날들을 대체, 이 봄날에 어떻게 참고 지내시는 것인가.

 

 

 

 

 

 

 

“그러나 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날 수 없다. 참사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기다림만이 이를 일깨워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 4월 16일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야 겨우, 304명이 희생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P341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확률을 따지지 않는다. 단 한 사람이라도,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으며, 모욕당해도 되는 죽음은 없다. 부인되어야 할 삶이 없는 세상으로, 가족들은 우리를 이끌고 있다. “ P343~344

 

 

 

 

 

 

 

 

 


 

3월 6일 찾았던 광화문에는 큰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이 계셨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관의 피습 사건에 화가나신 한 단체분들께서

고 노무현과 고 김대중 정부를 비판하셨다. 대표 몇분이서 돌아가면서 열번을 토하시는 말씀중에는 대부분 고인이 된 두 대통령을 논하며 그들의 정부로 인해서 나라가 망했다고 했다.


 

 

그들의 건너편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묵묵히 서명을 받고 계셨다. 그들은 모두 침착했고 더이상의 울분도 없어 보였다. 이날 광화문에서 만난 이 두 모습에 내내 슬프게 다가 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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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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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좋아하는 친구가 집에 놀러와 주방을 살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줄 것인가 기대 했지만 그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주방을 살피는 것이 어느덧 취미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테인리스 냄비를 길들여 놓은 것을 보면서 집주인의 부지런함을 알게 된다고 했다. 그 부분에서 게으른 모습을 들킨 것같아 화가 났다가 어느덧 얼룩져 걸려 있는 스테인리스 냄비 뚜껑을 보며 물기를 말려 닦아 놓을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것에 스스로 게으름을 인정했다.

 

 

 

친구와 같이 나도 지인의 집을 가거나 블로그에서 집을 공개하면서 보여주는 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유심히 보는 것이 서재이다. 서재의 정리정돈은 중요하지 않다. 그건 나도 못하기 때문에 관심두지 않는다. 예쁘게 꾸며진 집들을 소개하는 인터넷의 이런 저런 소개거리들을 보면서 서재가 없는 집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을 읽고 꼭 몇 천권씩 장식하지 않는다고 해도 책장이 없는 집은 나에게는 아름다운 집이 아니다.

 

 

 

<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라는 책으로 알게 된 지은이 윤성근의 또 다른 책이야기 <책이 좀 많습니다.>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서재를 찾아가는 기행문 같은 책이다. 책을 사랑하고 책을 좋아하는 23명의 책 얘기를 통해 그들의 서재를 한참을 구경하고 나왔다. 집이 좋아 발 디딜 틈이 없는 작은 거실이 몇 백만 원 소파와 러그를 깔아 놓은 수백평의 집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그냥, 책 때문이다. 그들이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고 사들인 책,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들을 수집하고 읽으며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놓는 그 책을 향한 애정이 봄날의 꽃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지금껏 내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갖고 있는 책 양과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책을 아주 많이 갖고 있더라도 마음 깊이 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서재라고 할 것도 없이 사는 사람인데 책을 향한 애정이 누구 못지않게 큰 사람을 많이 봐왔다. 책이 많다고 해서 모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소유하는 것과 그 대상을 좋아하는 것이 같다고 말한다. 전혀 다른 얘기다. 어려운 철학책을 파고들 필요도 없이 사람을 만나고 그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조곤조곤 들여다보면 금세 안다. 무엇을 마음 깊이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가지려 하기보다, 자기 곁에 쌓아두려 하기보다 자유롭게 놓아주는 일을 즐긴다." P67~ 68

 

 

 

책이 있어야 아름다운 집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에 사실 이 부분에 가장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부분이었다. 내가 소유하려고 했던 책들은 어쩌면 읽으며 삶을 반성하는 대상이 아닌 그저 소유욕에서 비롯된 진열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어느 날부터 책장에 더 이상 꼽을 수 없어 점점 바닥으로 쌓여지고 있는 책들중 내가 감명 깊게 읽고 소장하고 싶은 책들, 그리고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책속의 인터뷰를 했던 한분의 말처럼, 평소 <논어>를 끼고 살며 읽는 직장 상사가 논어의 내용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그저 읽는 것으로 끝나는 독서는 필요 없다는 것에 공감하며 그동안 수집의 대상으로만 내가 책을 대한 것은 아니었나 반성해 본다.

 

 

 

“책 읽기는 무엇을 채우기보다는 오히려 비우는 느낌입니다. 무위자연이라는 말도 있듯이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건 제 안에서 깔끔하게 소화돼 없어지는 겁니다.” P288

 

 

저자의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으며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 알려주었다.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즐거워 보였던 신문사를 다녔던 이는 신문사를 그만두고 박사과정 공부를 하며 책 읽는 시간을 갖으며 행복해 하고, 컨테이너에 서재를 만들어 행복해 했던 이는 더 이상 컨테이너 서재를 가지고 있지 않게 되었다. 농부였던 이는 퇴촌 집을 정리했지만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농부로 남아 있기는 하다. 특별할 것 같았던 그들의 삶도 그저 책을 좀 더 사랑하고 애착을 갖는 사람일뿐 별반 다르지 않는 삶의 일상을 이어 나가고 있다.

 

 

 

내게는 한때 애서가라는 사람들은 수천 권의 책을 소장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애서가”라는 사람들이 꼭 수천 권의 책을 자랑하듯 소유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단 한명의 작가를 좋아해서 그 작가의 책들만으로 책상 한 줄을 세워 놓고 수십 번씩 읽어 나가는 나의 지인은 집에 책이 별로 없다. 그러면서 자신은 책이 많이 있는 우리 집을 부러워했었는데 문득 나는 나의 지인이 부럽다.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면서 그를 통해 삶이 바뀌고 단정해지고, 부지런해지는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것, 그것을 책을 통해 이뤄냈다는 것으로 그는 진정한 애서가가 아닐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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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3-2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작가님의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라는 책도 있군요^^ 살펴봐야 겠어요 ㅎ

오후즈님의 글을 읽으며 따금거려 혼났어요 저희집 스테인레스 냄비나 주전자는 다른 사람이 보면 원래 검은 색인줄 알거 같아서요ㅋ 설거지만 후딱하고 책 한장 더 읽고싶어 모든걸 미루게 되는게 습관 처럼 되서 잘 안고쳐지내요 ^~^

오후즈음 2015-03-22 14:19   좋아요 0 | URL
저도 부지런하지 못하고 관리를 안하기때문에...스테인레스 냄비+ 주전자는 늘 그을려 있거든요.
청소보다 책, 저도 그래요. 뭘 투자해야 하는 시간에 책 한장을 더 읽자 뭐 그런..ㅋㅋ

cyrus 2015-03-2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친한 친구의 집에 가면 늘 항상 보는 것이 책장과 냉장고입니다. 이 집에 어떤 책이 있는지, 냉장고 안에 먹을 만한 것이 있는지 몰래 보는 겁니다. 냉장고에 먹을 음식이 없어도 읽을 만한 책이 있으면 그 자리에 읽는 편이에요. 그런데 지금까지 친구 집에 가면서 저를 만족한 책장과 냉장고를 본 적이 없어요. ^^;;

오후즈음 2015-03-22 14:21   좋아요 0 | URL
저도 늘 친구집에 가면 보는것이 책장과 화장실이예요.
화장실은 그집의 주인이 얼마나 부지런한지를 바로 보여주거든요.
그리고 책장, 이 사람은 어떤 책을 읽나 참 궁금해요. 가끔 작가별로 책을 모아서 읽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뭔가 월척을 낚은 그런 느낌이 들기는 하더라구요.